박연경(이하 박) 유선씨, 올해도 벌써 한 달이 지났어요. 연초에 계획하신 것들은 잘 지키고 있으세요?
윤유선(이하 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고 운동도 열심히 하자고 다짐했는데, 잘 지키지 못하고 있어서 반성 중이에요(웃음).
박 저도 운동이 새해 계획이었는데 생각처럼 지켜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집 주변을 산책하는 걸로 대신하고 있어요.
윤 운동으로 걷기가 제일 좋다고 하던데 잘 하셨네요. 날씨가 추워지면서 몸에 군살이 붙어서 고민이라 저도 내일부터 걷기 운동이라도 열심히 해야겠어요.
박 그럼, 오늘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면서 기운을 북돋아주는 요리를 가르쳐드릴게요.
윤 예전부터 꼭 배워보고 싶었던 요리예요. 제대로 배워 자주 해먹어야 겠어요.
박 우선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쑥차로 입안을 개운하게 하고 담백하게 만든 밤양갱을 함께 낼 거예요. 그런 다음 삶은 콩에 유자청을 올려 만든 샐러드와 매실청된장소스에 버무린 파프리카, 표고버섯, 닭가슴살을 아삭한 봄동에 올려 만든 봄동쌈으로 입맛을 돌게할 거예요. 마지막으로 영양만점 전복죽과 얼큰한 어묵탕을 함께 내면 속은 든든하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상차림이 완성되죠.
윤 야채와 닭가슴살로 만든 요리들이라 다이어트식으로 좋을 것 같아요. 몸에 좋은 쑥과 콩, 전복 등으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니 더욱 기대돼요.
박 네. 그럼, 지금부터 영양만점 다이어트 상차림을 만들어볼까요?
윤 선생님 쑥차는 어떻게 만드나요?
박 봄에 들에서 딴 쑥으로 만들어야 제맛이지만 요즘에는 구하기 어려우니 하우스에서 재배한 것을 이용해야죠. 밀폐용기에 쑥과 흑설탕을 켜켜이 넣고 실온에 일주일 정도 두세요. 쑥이 진한 색으로 변하면서 물이 배어 나오면 끓는 물에 한 큰술 넣고 꿀을 섞어 마시면 돼요.
윤 음~ 쑥의 진한 향과 쌉쌀한 맛이 어우러져 일품인걸요? 향긋한 향에 몸이 절로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박 지난 봄에 담아두었던 거라 더욱 깊은 맛이 날 거예요. 쑥과 함께 질경이 등 봄나물도 함께 넣으면 독특한 맛과 향을 더할 수 있어요. 이렇게 담아 몇 개월 동안 숙성시켰다가 먹으면 깊은 맛이 더해지죠.
윤 그 어떤 차보다 몸에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설날에 쑥차를 만들어 부모님께 선물하면 이 맛에 반하실 것 같은데요?
박 쑥차와 함께 먹으면 좋을 양갱 만드는 법을 알려드릴테니 함께 선물해보세요. 양갱을 만들 때는 젤라틴보다는 칼로리가 없는 한천을 이용하는 게 좋아요. 물에 불린 한천에 설탕을 넣고 끓이다가 팥앙금을 넣고 섞은 다음 굳히면 손쉽게 양갱이 완성돼죠.
윤 아이들이 양갱을 좋아해서 종종 사주곤 하는데 설탕이 많이 들어 있어 걱정이거든요. 만드는 방법을 알았으니 이제는 직접 만들어줘야겠어요.
박 설탕의 양을 줄이고 대신 꿀을 더 넣어도 좋아요. 팥앙금 대신 녹차가루나 다른 곡물가루를 넣어 다양한 맛을 낼 수도 있고요.
윤 팥앙금은 어떻게 만들어요? 지난 여름에 팥빙수를 만들면서 한번 만들어봤는데 이상하게 쓴맛이 나더라고요.
박 끓는 물에 팥을 넣고 한번 끓인 뒤 물을 갈아 넣고 팥이 물러질 정도로 푹 삶아주면 돼요. 한번 끓여낸 다음 새물로 다시 삶아야 팥 특유의 떫은맛이 없어진답니다.
윤 그렇군요. 다시 도전해봐야겠어요! 선생님 이 콩샐러드는 어떻게 만드신 거예요? 유자청소스가 맛깔스러워 보여요.
박 붉은 콩을 준비해 끓는 물에 푹 삶은 뒤 직접 만든 유자청소스를 뿌려 먹으면 상큼한 맛과 향이 그만이죠.
윤 저는 겨울이면 유자차를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좋아하거든요. 맛있는 유자청 만드는 비법 좀 가르쳐주세요.
박 유자를 깨끗이 씻어 껍질째 채썬 다음 물과 설탕을 1대1 비율로 섞어 끓여 만든 시럽에 재워두세요. 일주일 정도 숙성시키면 맛있는 유자청을 만들 수 있어요.
윤 유자청을 많이 만들어두었다가 샐러드소스로 활용하거나 고기구이와 함께 먹어도 좋을 것 같아요.
박 맞아요. 고기의 잡내도 없애주고 상큼한 맛이나 그만이죠. 차로 마시면 감기예방에 도움도 되고요.
윤 집에 가는 길에 당장 유자 사다가 유자청 좀 만들어둬야겠어요. 요리할 때마다 활용하면 요긴하겠는데요?
박 이번에는 눈도 즐거워지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되는 요리를 알려드릴게요. 지방은 없고 단백질은 풍부한 닭가슴살과 표고버섯·파프리카 등을 잘게 썰어 올리브오일에 볶은 다음 아삭한 봄동에 싸먹는 쌈요리예요.
윤 듣기만 해도 몸이 건강해지는게 느껴지는데요? 운동 후 출출할 때 두세 개만 싸 먹어도 든든할 것 같아요. 칼로리가 낮아 남편 술안주로 만들어줘도 뱃살 걱정 없겠네요(웃음).
박 그렇죠. 닭고기가 들어 있어 아이들도 좋아한답니다. 매실청된장소스에 버무리면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죠. 이번에는 추운 겨울철에 기운 돋워주는 영양만점 전복죽을 만들어볼게요. 전복은 자연산은 개당 5만원 정도로 비싸지만 양식 전복은 1만~2만원이면 살 수 있어요.
윤 검은 빛이 많이 도는 것이 자연산이죠? 얼마 전에 감기로 한참 고생하고 있을 때 남편이 전복죽을 사 와서 맛있게 먹었는데 이번에는 제가 만들어줘야겠네요.
박 유선씨 남편은 참 가정적인 것 같아요. 항상 유선씨를 위해주니 얼마나 행복하겠어요?
윤 선생님,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웃음)!
박 맞아요. 오는 정이 있으면 가는 정도 있는 것이고요~.
윤 사실 남편은 말로는 잘 표현하지 못하는 무뚝뚝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퇴근길에 아이들에게 줄 과자나 과일을 자주 사갖고 들어오는 걸 보면 ‘참 가정적인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이 들곤 해요.
박 그래요. 저도 20년 가까이 남편과 살다보니 그런 소소한 일들이 더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남편이 요리를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라면서 디지털카메라를 하나 사줬어요. ‘디지털 카메라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선물 받고 감동했다니까요.
윤 어머, 선생님 블로그에 한번 들어가봐야겠네요. 저도 예쁘게 찍어서 올려주세요! 오늘도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벌써 마지막 요리네요.
박 유선씨를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마지막 요리는 고춧가루와 청양고추를 넣어 매콤하게 끓인 어묵국이에요.
윤 겨울에는 뭐니뭐니해도 따끈한 국물이 제격인 것 같아요. 어묵꼬치는 빼먹는 재미도 있고요. 그런데 어묵국은 국물을 끓여내는 게 어렵더라고요.
박 멸치와 다시마, 무, 양파, 대파를 넣고 끓이다가 가다랑어가루를 넣고 3분간 더 끓인 다음 건더기를 체로 건져내면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을 만들 수 있어요.
윤 음~ 정말 맛이 깔끔한데요! 전복죽과 먹으면 잘 어울리겠어요. 선생님, 다음 달에도 맛있는 요리 기대할게요~!.
박 다음 달에는 봄을 맞아 신선한 야채를 이용한 요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윤 네, 좋아요.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요리 만들어 가족들에게 뽐내면서 다음 시간 기다릴게요.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 도전! 입맛 돋우는 영양요리
1 쑥차 쑥을 흑설탕과 꿀에 켜켜이 재워두었다가 끓는 물에 타 먹는 건강차로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줘 여자 몸에 좋아요.
2 밤양갱 칼로리가 없는 한천을 이용해 만든 양갱으로 밤을 넣어 씹히는 맛을 더했어요. 식사 전 출출한 속을 달래주거나 간식으로 적당해요.
3 유자청샐러드 담백한 콩과 잣, 시금치에 달콤한 유자청소스를 올려 먹는 샐러드로 식사 전 입맛을 돋워주기 좋아요. 유자청의 은은한 향을 입 안 가득 느낄 수 있답니다.
4 봄동쌈 닭가슴살, 파프리카, 표고버섯 등 영양만점 재료를 올리브오일에 볶아 매실청소스에 버무린 뒤 봄동에 싸먹는 쌈이에요. 다이어트식은 물론 술안주로도 잘 어울린답니다.
5 전복죽 기운을 돋워주는 건강식품 전복으로 만든 죽이에요. 다시마물로 끓여서 맛이 깔끔하고 대추를 넣어 달콤한 맛을 더했어요.
6 매운어묵탕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어묵국에 청양고추와 고춧가루를 듬뿍 넣어 매콤하게 끓였어요. 가다랑어가루로 깔끔한 맛을 냈답니다.
유자청샐러드
■ 준·비·재·료
시금치 20g, 붉은 콩 50g, 잣 1큰술, 소금 약간, 유자청드레싱(유자청 3½큰술, 올리브오일 3큰술, 레몬즙 1큰술, 소금 약간)
■ 만·들·기
1 시금치는 손질해 깨끗이 씻고 붉은 콩은 물에 불린 다음 끓는 소금물에 넣고 삶는다.
2 기름을 두르지 않는 팬을 달군 뒤 잣을 넣고 노릇해지도록 굽는다.
3 분량의 재료를 고루 섞어 유자청드레싱을 만든다.
4 그릇에 시금치와 삶은 콩, 구운 잣을 담고 유자청드레싱을 곁들인다.
쑥차
■ 준·비·재·료 쑥
100g, 흑설탕 2큰술, 꿀 적당량
■ 만·들·기
1 쑥은 손질한 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다음 햇빛에 말린다.
2 밀폐용기에 말린 쑥과 흑설탕을 켜켜이 넣고 서늘한 곳에서 숙성시킨다.
3 쑥에서 물기가 촉촉하게 나오면 컵에 한 큰술 덜어낸 뒤 끓는 물을 붓고 꿀을 타서 마신다.
밤양갱
■ 준·비·재·료
한천가루·꿀 2큰술씩, 물 1컵, 팥앙금 350g, 녹차가루 3큰술, 설탕 160g, 밤 1컵
■ 만·들·기
1 한천가루를 물에 붓고 10분 동안 불린 후 약한 불에서 끈기가 생길 때까지 서서히 끓이다가 설탕 60g을 넣어 녹인다.
2 녹인 한천 ⅔분량에는 팥앙금을 넣고 저어가며 끓이다가 꿀을 1큰술을 넣고, 나머지에는 녹차가루를 넣고 저어가며 끓이다가 꿀 1큰술을 넣어 각각 양갱국물을 만든다.
3 밤은 껍질을 벗겨 중간 불에 삶은 뒤 물을 버린다. 여기에 찬물 2컵과 설탕 100g을 넣고 중간 불에서 조린다.
4 양갱틀에 밤을 넣고 완성된 양갱국물을 넣은 뒤 실온에 두었다가 냉장고에서 2시간 동안 굳힌다.
매운어묵탕
■ 준·비·재·료
어묵 350g, 곤약 50g, 팽이버섯·쑥갓 20g씩, 붉은 고추·청양고추 1개씩, 고춧가루 1큰술, 소금 약간, 다시마물(국물용 멸치 40마리, 다시마(5×5cm) 4장, 무 50g, 양파 ½개, 대파 1대, 가다랑어가루 30g, 물 6컵)
■ 만·들·기
1 냄비에 다시마물 재료를 넣고 30분간 끓이다가 가다랑어가루를 넣고 3분 후에 불을 끄고 재료를 체로 건져내 다시마물을 만든다.
2 어묵은 꼬치에 끼우고 팽이버섯은 밑둥을 자르고 가닥을 나눈 후 송송 썬 붉은 고추에 끼운다. 곤약은 길쭉하게 썰어 세로로 칼집을 넣고 뒤집어 모양 낸다.
3 다시마물에 고춧가루, 청양고추를 넣고 끓이다가 어묵을 넣고 5분간 끓인다.
4 팽이버섯과 곤약, 손질한 쑥갓을 넣어 다시 한 번 끓인다.
전복죽
■ 준·비·재·료
전복 100g, 쌀 1컵, 다시마물(무·양파 50g씩, 다시마(5×5cm) 4장, 물 8컵), 참기름 1큰술, 소금·김 약간씩, 대추 1개
■ 만·들·기
1 전복은 숟가락으로 알맹이를 분리하고 소금으로 문질러 깨끗이 씻은 다음 얇게 저민다.
2 쌀은 물에 30분간 불렸다가 체에 받쳐 물기를 뺀다.
3 냄비에 분량의 재료를 넣고 끓여 다시마물을 만든다.
4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전복과 쌀을 볶다가 다시마물 7컵을 붓고 중간 불에서 은근히 끓인다.
5 전복죽에 소금으로 간한 다음 대추와 김고명을 올린다.
봄동쌈
■ 준·비·재·료
봄동잎 5장, 마른 표고버섯 2개, 닭가슴살 100g, 빨강 파프리카·청피망 20g씩, 칵테일새우 5마리, 매실청된장소스(식초 2큰술, 매실청 1큰술, 된장 2작은술, 연겨자 1작은술)
■ 만·들·기
1 봄동은 여린 잎으로 골라 깨끗이 씻는다.
2 마른 표고버섯은 물에 불려 물기를 뺀 후 작게 깍뚝 썰어 올리브오일을 두른 팬에 볶는다.
3 닭가슴살은 작게 깍뚝 썰어 올리브오일을 두른 팬에 넣고 볶는다.
4 파프리카와 피망은 깨끗이 씻어 각각 깍뚝썰고, 칵테일새우는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5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만든 매실청된장소스에 표고버섯, 닭가슴살, 파프리카, 피망을 넣고 버무린다.
6 봄동 위에 ⑤를 한입 크기씩 올려 담고 칵테일새우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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