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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한은희 강추! 가족여행지

충남 홍성

역사 유적지 구경하고 싱싱한 해산물 맛봐요~

기획·강현숙 기자 / 글 & 사진·한은희‘여행작가’

2007. 02. 15

칙칙폭폭~ 기차를 타면 색다른 기분을 느끼며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홍주의사총, 당간지주, 홍주성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고 서해 바다에서 잡아올린 싱싱한 새조개와 굴을 맛볼 수 있는 홍성으로 기차를 타고 떠나보자. 첫째 날 홍성역-홍주의사총-당간지주-조양문-점심식사-홍주아문-안회당-여하정-홍주성곽-남당항-저녁식사-홍성온천 1박 둘째 날 홍성역-광천역-광천시장-옹암리 새우젓마을-천북굴단지-귀가

충남 홍성

홍주성 안에 자리한 육각형 정자인 ‘여하정’. 조선시대 관아 건물로 작은 연못을 바라보고 있다.


충남 중서부에 자리한 홍성은 서해와 면해 있어 사시사철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특히 2월에 방문하면 한창 물이 오른 새조개와 굴 맛이 일품이다. 고려 말기 명장 최영 장군, 조선 세종 때의 문신인 성삼문,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한용운 등 충절 높은 인물들을 배출한 곳으로 홍주성, 조양문, 홍주의사총 등 유적지도 많아 역사공부도 할 수 있다.

첫째 날

홍성 여행의 시작, 홍성역
충남 홍성

소박한 시골 분위기를 간직한 홍성역.


아침 7시55분,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장항선 기차를 타고 홍성역에 도착하니 오전 10시가 조금 넘었다. 기차에서 내리니 1923년부터 충남 서해안의 관문 역할을 해온 홍성역사가 반긴다. 역사 안에는 홍성 출신 작가들의 시서화가 걸려 있는데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홍성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발권창구로 가서 홍성군 관광지도를 얻어야 한다. 홍성역과 버스터미널에 관광안내소가 없기 때문. 홍성역 안에 마련된 쉼터에서 지도를 펴고 홍주의사총, 당간지주, 홍주성 등 여행 목적지와 위치를 미리 파악하면 좀 더 쉽게 여행할 수 있다.
다음으로 할 일은 홍성을 돌아볼 교통수단을 구하는 것. 역사 직원들에게 물어보니 ‘걸어서 돌아보라’고 조언한다. 시의 외곽으로 나가는 버스노선은 잘돼 있지만 시내를 순환하는 버스는 없기 때문.
홍성의 중심가로 이어지는 넓은 도로가 나오면 도로를 건너 홍성관광안내도가 있는 고암근린공원으로 간다. 공원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홍성버스터미널이 나오면 홍성읍을 돌아본 뒤 방문할 남당항의 버스 시간을 알아본다. 오후 1시·2시10분·3시20분·4시30분에 버스가 있는데 일몰을 보기 위해서는 3시2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는 것이 좋다.

홍성 사람들의 충의를 만나요~ 홍주의사총
충남 홍성

일본군에 대항해 싸우다 순국한 의병들의 무덤인 ‘홍주의사총’.


첫 번째 여행지는 일본군에 대항해 싸우다 순국한 의병들의 무덤인 ‘홍주의사총’이다. 홍성버스터미널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내려가다 큰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 ‘홍주의사총’ 방향이다. 홍성을 가로질러 흐르는 시내를 건너면 도로 건너편으로 홍주의사총이 보인다.
1905년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을사조약을 체결하자 이에 반대한 의병장 민종식은 1906년 의병을 모아 홍주성에 주둔하던 일본군을 공격해 함락시키지만 대포를 앞세운 일본군이 공격하면서 수백 명의 의병이 죽게 된다. 그 후 1949년 홍성군수와 경찰서장이 이곳에 나무를 심다가 많은 유골을 발견하고 연유를 알아본 뒤 합장을 하고 봉분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9백 의사가 묻힌 곳이라 해 ‘구백의총’으로 불리다가 92년부터 ‘홍주의사총’으로 바꿔 부르고 있다.
충남 홍성

홍성역에서 기차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도착하는 광천역 근처에는 다양한 젓갈을 파는 광천시장이 있다.


홍주의사총으로 들어가 왼쪽으로 가면 문화관광해설사가 상주하는 관리사무소가 있다. 이곳에 들르면 홍주의사총에 대한 설명과 홍성 관광에 대한 기본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홍주의사총은 일몰 전까지 관람이 가능하며 관람료는 무료.

고려시대 보물 구경해요~ 당간지주
홍주의사총에서 나와 길을 건너 읍내로 들어가면 홍성에서 가장 오래된 번화가가 시작된다. 매달 1일과 5일에 홍성장이 열리는 곳으로 평상시에도 상권이 잘 형성돼 있다. 이곳에 보물 제 538호인 ‘당간지주’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다. 절에서는 불교의식이 있을 때 사찰 입구에 ‘당(幢)’이라는 깃발을 달아두는데, 이 깃발을 다는 장대를 ‘당간’이라고 하고, 당간을 양쪽에서 지탱해주는 두 개의 돌기둥을 ‘당간지주’라고 부른다. 이곳
충남 홍성

홍주성의 동문인 조양문. 일본이 홍주성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일부 파괴됐으나 지금은 원형을 복원해놓았다.

의 당간지주는 높이가 4.8m이며 78cm의 간격을 두고 마주하고 있고 위쪽에는 당간을 고정시키기 위한 홈이 파여 있다. 고려 중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고려시대 이곳에 ‘광경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한다. 인근에 자리한 홍성여중 운동장에 광경사 3층 석탑도 남아있다.



홍주성의 흔적을 살펴요~ 조양문·홍주아문·안회당·여하정
당간지주를 구경한 뒤 농협을 지나서 계속 직진해 걸으면 홍성의 중심도로가 나온다. 그곳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멀리 홍주성(삼국시대 축조된 뒤 조선 문종 때 새로 쌓은 옛 성으로 을사조약에 반대해 일으킨 의병부대가 일본을 물리친 곳으로 유명하다) 동문인 조양문이 눈에 들어온다. 조선 말기, 홍주성
충남 홍성

우리나라 관아의 출입문 중 가장 크고 특이한 형태를 지닌 ‘홍주아문’.

이 의병들의 전초기지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본이 홍주성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성곽 일부와 서문·북문이 없어지고 이 문만 남게 됐다고 한다. 일본과 의병 간 전투에서 일부 파괴됐으나 지금은 원형을 복원해놓았다.
조양문에서 군청 이정표를 따라 이어지는 좁은 도로로 들어가다 주차장을 끼고 왼쪽으로 가면 오래된 나무 한 그루가 서있는 원형 로터리가 나온다. 여기에는 기와를 이고 있는 아(亞)자형 문이 있고 문루에는 ‘홍주아문’이라는 현판이 달려있다. 조양문의 문루를 설치할 때 함께 세운 것으로 우리나라 아문(관아의 출입문) 중에서 가장 크고 특이한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조선시대 관아의 구조와 형태를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아문을 살펴본 뒤 군청 안으로 들어가면 건물 사이로 난 길이 보인다. 여기로 들어가면 홍주성의 동헌(지방 관아에서 고을 원이나 감사, 병사 등이 공사를 처리하던 중심 건물)이었던 안회당과 작은 연못을 바라보고 있는 육각형 정자인 여하정을 구경할 수 있다. 원래 홍주성 안에는 관아 건물이 35채 있었는데 지금은 안회당과 여하정만 남아있다.
여하정 뒤로 이어진 완만한 경사의 언덕을 오르면 낭떠러지가 나오는데 그 이유는 완만한 언덕이 바로 홍주성곽이기 때문이다. 성곽의 바깥쪽을 보고 싶으면 성곽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길을 잡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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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당항의 묘미 중 하나인 일몰. 태양이 수평선처럼 보이는 안면도 너머로 가라앉는 모습이 장관이다.


일몰 구경하고 해산물 맛봐요~ 남당항
홍주성곽을 따라 걷다 골목을 빠져나오면 ‘서당’ 간판이 걸린 건물이 있는 작은 도로가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홍성온천’이 자리한 홍성 사거리가 나오는데, ‘남당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버스정류장 표시는 없지만 ‘가자주류’를 지나 의류매장 ‘인디언’ 앞이 버스가 서는 곳이다.
버스를 타고 1시간을 달려 남당리 종점에 도착하면 포구로 나가본다. 방파제를 따라 바다 끝으로 나가 사진을 찍으면 예쁘다. 바닷가로 내려가서 천천히 걷다 보면 태양이 낮게 드리워지면서 일몰이 시작된다. 하늘에서 내려온 태양이 멀리 수평선처럼 보이는 안면도 너머로 가라앉는 모습이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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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당항의 별미로 알려진 자연산 새조개. 야채를 넣어 끓인 물에 조갯살을 넣어 데쳐먹으면 맛있다.


일몰을 구경한 뒤에는 남당항의 겨울 별미인 자연산 새조개를 맛본다. 육질이 쫄깃하고 달콤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새조개는 6~11월에는 알을 품고 있어 먹을 수 없고 알을 낳고 난 1~3월에만 맛볼 수 있다. 껍질이 약해서 조금만 힘을 줘도 부서져 인공적으로는 키울 수 없다고.
새조개는 야채를 넣어 끓인 물에 조갯살을 넣어 살짝 데쳐먹는 ‘샤브샤브’가 인기! 조개국물에 국수나 라면을 넣어 끓여 먹어도 맛있다. 샤브샤브는 1kg 4만원대이며 4인 가족이 넉넉히 먹을 수 있다. 식당에서 먹지 않고 새조개만 구입할 경우 1kg 3만5천원대. 자연산 조개이므로 시세에 따라 약간의 가격 차이는 있다.

둘째 날
충남 홍성

옹암리에서 구경할 수 있는 새우젓 배.


짭조름한 젓갈 맛보고 구경해요~ 광천역
남당리에서 버스를 타고 홍성으로 돌아와 홍성온천에서 1박을 한 뒤 아침에 홍성역으로 간다. 둘째 날 구경할 곳은 젓갈 냄새가 가득한 광천역 주변으로 홍성역에서 기차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도착한다.
광천역사에서 나오면 광천시장으로 길이 이어지는데, 길을 따라 ‘광천 김’을 파는 상점들이 즐비하다. 김 가게들이 끝나는 지점 너머로 광천시장을 대표하는 ‘젓갈시장’이 보인다. 광천은 예부터 새우젓, 오징어젓, 황석어젓 등 다양한 젓갈 산지로 알려져 있다. 광천 젓갈이 유명한 이유는 인근 옹암리에 자리한 젓갈토굴 때문. 돌산을 파고 굴을 만들어 일년 내내 같은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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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백여 채의 굴구이집이 모여 있는 천북굴단지 전경.

에서 젓갈을 숙성시킨다고 한다. 젓갈 가격은 새우젓 육젓 1kg 3만원, 새우젓 오젓 1kg 5만원, 황석어젓 1kg 5천~6천원대.
특히 매달 4일과 9일에 열리는 장날에 방문하면 젓갈은 물론 싱싱한 어물전과 야채전, 고소한 지짐이와 막걸리 등을 맛보고 항아리를 사고파는 옹기전, 흥겨운 각설이패를 구경하는 등 정겨운 시골장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젓갈이 숙성되는 토굴이 보고 싶다면 옹암리로 가본다. 광천역에서 기찻길을 따라 장터를 돌아가면 광천버스터미널이 나온다. 이곳에서 보령 방면으로 가는 옹암리행 버스를 타고 ‘옹암 새우젓마을’이나 ‘죽림리 삼거리’에서 하차한다. 죽림리 삼거리에서 내리면 옷빼미상회(041-641-2076)가 눈에 띈다. 길 건너편에 자리한 토굴에서 삭힌 새우젓을 판매하는 곳으로 토굴 구경과 토굴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육젓 1kg 3만원, 오젓 1kg 5만원.

충남 홍성

새우젓, 오징어젓, 황석어젓 등 다양한 젓갈을 구경하고 구입할 수 있는 광천시장.


겨울 바다의 보양식 굴이 가득해요~ 천북굴단지
광천버스터미널에서 천북 방면 장은리행 버스를 타고 40여 분 달리면 1백여 채의 굴구이집이 모여있는 천북굴단지 주차장 입구에 도착한다. 굴단지에 자리한 가게 앞에는 물기를 가득 머금은 석화더미들이 쌓여있다. 한창 때는 한 사람이 하루에 100kg의 굴을 딸 수 있을 정도로 굴이 많이 난다고 한다.
천북에는 ‘배 타는 어부의 딸은 얼굴이 까맣고 굴 따는 어부의 딸은 피부가 하얗다’는 말이 전해진다. 그만큼 굴이 피부미용에 좋고, 기운을 북돋워주는 효과가 있어 겨우내 추위로 움츠린 몸에 활력을 준다는 것. 천북굴단지의 가게들은 모두 막 채취한 싱싱한 굴을 사용하기 때문에 어느 곳에 들어가도 맛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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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북굴단지에서는 싱싱한 굴을 불에 직접 구워 먹는 굴구이를 맛볼 수 있다.

굴을 맛볼 수 있다. 굴구이를 주문하면 작은 통 가득 굴이 담겨져 나오는데 고소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4인 가족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굴구이 한 판 가격은 2만5천원.

※ 취재 후기
기차로 홍성에 가니 모처럼 ‘여행다운’ 여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차를 갖고 여행할 때는 어느 곳에 차를 세워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자유로운 기분을 만끽하며 구석구석을 여행할 수 있었죠. 단, 걸어서 구경하는 곳이 많은 만큼 짐은 최대한 적게 가져가고 미리 기차를 예약해야 원하는 시간에 여행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알아두면 좋아요
교통편

기차시간 문의 한국철도공사 1544-7788 www.korail.go.kr
버스시간 문의 홍성여객터미널 041-632-2425

먹을 곳

충남 홍성
조양문 근처에 자리한 한우일번지는 홍성에서도 이름난 고깃집. 뚝배기불고기(7천원)와 생선회처럼 넓적하게 썰어내는 육회(2만5천원)가 맛있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30분~오후 10시이며 첫째·셋째 일요일 휴무. 문의 041-634-6744
남당항에 위치한 백산횟집은 새조개 샤브샤브가 일품인 식당으로 가격은 1kg 4만~4만5천원대. 영업시간은 오전 10시~오후 9시이며 연중무휴. 문의 041-634-5219
천북굴단지의 선창횟집은 싱싱한 굴로 구운 굴구이로 유명하며 가격은 한 판에 2만5천원. 영업시간은 오전 9시~오후 9시이며 10월 말~4월까지 운영한다. 문의 041-641-2092

잠잘 곳

홍성온천 남당리에서 홍성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고 홍성 사거리에서 내리면 건너편에 홍성온천이 자리하고 있다. 홍성온천의 물은 천연 알칼리성 중산나트륨 성분이 들어있어 신경통, 알레르기성 피부염, 만성습진에 효과가 있다. 24시간 찜질방도 갖추고 있으며 온천 옆에 숙박이 가능한 온천파크가 위치해 있다. 방, 주방, 거실로 이뤄진 가족실은 6개가 있다. 온천 이용료는 어른 4천5백원·어린이 3천원, 찜질방 이용료는 어른 6천원·어린이 4천원. 온천파크 숙박료는 가족실 1박 7만원, 일반객실 1박 3만~3만5천원이다. 문의 041-633-6666(온천), 7777(온천파크) www.hongseongsp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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