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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마이 러브’에서 ‘신애라 남편’으로 얼굴 알린 ‘늦깎이’탤런트 정욱

기획·김명희 기자 / 글·김이연‘자유기고가’ / 사진·지호영 기자

입력 2007.01.24 15:16:00

SBS 금요드라마 ‘마이 러브’에서 ‘신애라 남편’으로 출연해 주목받은 탤런트 정욱. 그는 지난 94년 SBS 탤런트 공채시험에 합격했지만 군 입대 등으로 뒤늦게 연기를 시작한 ‘늦깎이 신인’이다. 다섯 살배기 아들을 둔 지금에야 연기의 맛을 알았다는 그를 만났다.
드라마 ‘마이 러브’에서 ‘신애라 남편’으로 얼굴 알린 ‘늦깎이’탤런트 정욱

1월 초 종영하는 SBS 금요드라마 ‘마이 러브’에서 여주인공 장미란(신애라)의 남편 김재우 역을 맡아 많은 이들에게 얼굴을 알린 탤런트 정욱(34). 신인 같지만 낯설지 않은 얼굴인 그는 94년 SBS 공채 탤런트로 연기생활에 입문했지만 군 입대 등으로 뒤늦게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신인 아닌 신인이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과 밴드를 조직할 만큼 음악에 관심이 많았지만 “노래를 할 바엔 차라리 연기를 하라”는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서울예대에 입학, 연출을 전공했다. 그러다가 대학 2학년 때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탤런트 시험을 보게 됐고 그해 SBS 공채 4기 탤런트시험에 합격,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다.
“하지만 원래 연기자를 꿈꾸던 것도 아니었고 어린 나이에 너무 쉽게 탤런트 시험에 합격하자 기고만장해서 열심히 하지 않았어요. 공채시험에 합격만 하면 그냥 다 된 거라 생각했죠. 절실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인기스타면서도 군 제대 앞두고 밤잠 설치는 차인표 선배 보며 연기에 대한 각오 새롭게 다졌어요”
그가 본격적으로 연기에 몰두한 것은 제대 이후. 스물여덟에 군에 입대한 그는 차인표, 구본승, 이휘재 등과 함께 군복무를 하면서 연기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다지게 됐다고 한다.
“인기스타인 그들도 제대를 앞두고는 잠을 못자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만큼 힘들어하더라고요. 제대 후 다시 순탄하게 연예계에 복귀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던 거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제가 너무 안일하게 살아왔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제대 후 방송국 관계자와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배역을 구했고, 다행히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단역을 맡아 꾸준히 일할 수 있었지만 몇 년간의 공백은 그를 많이 힘들게 했다고.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이 많아지면서 자리가 좁아지는 걸 느꼈어요. 그동안 자기 투자와 개발에 소홀했던 탓에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 뒤로 주호성 선생님을 찾아가 거의 2년간 붙어 있으면서 연기를 배웠습니다.”

드라마 ‘마이 러브’에서 ‘신애라 남편’으로 얼굴 알린 ‘늦깎이’탤런트 정욱

어떤 배역을 맡겨도 소화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정욱.


열심히 연기를 배운 덕분에 그는 2004년 SBS 실화극장 ‘죄와 벌’에서 검사 역을 고정적으로 맡게 됐다고 한다.
“대사가 모두 법률용어인데다가 길기도 해서 처음엔 많이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 덕에 지금은 대사 외우는 거 하나는 자신 있죠. 신인들은 아무래도 대사가 길면 부담이 많거든요.”
‘죄와 벌’에 1년 넘게 출연하던 그에게 또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당시 SBS 드라마 ‘토지’를 연출하던 이종한 PD가 ‘죄와 벌’에서 연기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는 선뜻 ‘용이’(박상원)의 아들 ‘홍이’로 캐스팅한 것. 그 인연은 현재 이 PD가 연출 중인 사극 ‘연개소문’에까지 이어졌다. 이 PD가 그를 수나라 문제의 네째 아들 양량 역에 캐스팅한 것. 양량은 형인 양광을 대신해 전투에 나갔다가 전염병과 폭염으로 인해 대패하고 양광에게 죽임을 당한 비운의 인물.
“이종한 PD님은 연기자들이 개인시간을 갖지 못할 정도로 혹독하게 연습을 시키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연개소문’의 양량 역은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가장 애정이 가는 인물입니다.”
그는 스물 아홉 살에 결혼, 다섯 살배기 아들을 두고 있다. 철없이 살았던 그에게 결혼과 아이의 탄생은 연기와 인생을 좀 더 신중하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나날이 커가는 아들을 보면 힘이 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
하지만 거의 매일 아이가 잘 때 들어가고 일어나기 전에 나오기 때문에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한다.
“처음으로 아이를 데리고 목욕탕에 갔을 때였어요. 어릴 적 아버지나 어머니 따라 목욕탕에 가면 요구르트나 바나나 우유를 사주시곤 했는데 그때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서 아들에게도 사줬죠. 아들 역시 좋아하며 맛있게 먹는데 왠지 감동스러워 ‘울컥’하더군요. 그때 생각했어요. 아이가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을 돈 때문에 못하게 하는 그런 아빠는 되지 말자고요.”
전에는 아이가 사랑스러워도 어색해서 잘 표현하지 못하는 편이었는데, 그 이후에는 아이한테 더 정성을 쏟게 됐다고 한다. 결혼 전 공연기획 일을 하던 아내는 일 때문에 가정에 소홀한 그를 잘 이해해주어 항상 고마운 마음이라고.
요즘 그는 1월 중순부터 방영될 SBS 미니시리즈 ‘외과의사 봉달희’에 캐스팅돼 거의 매일 서울대학병원에 나가 연기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외과의사…’에서 외과 레지던트 봉달희(이요원)를 괴롭히는 냉철한 외과 치프를 맡은 그는 역할에 맞는 분위기를 내기 위해 운동을 하며 살을 빼는 중이라고. 그는 어떤 배역을 맡겨도 잘 소화해낼 수 있는 깊이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여성동아 2007년 1월 5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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