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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숨은 재능 키우는 교육’

홈스쿨링으로 천재 남매 길러낸 엄마 진경혜씨가 들려줬어요!

기획·이남희 기자 / 글·이주영‘자유기고가’ / 사진·조영철 기자 || ■ 장소협찬·서울 프라자호텔

입력 2007.01.24 14:09:00

아홉 살에 대학에 진학해 미국 최연소 대학입학 기록을 세운 쇼 야노와 지난 9월 열 살 나이로 미국 시카고 트루먼 칼리지에 입학한 사유리 야노 남매. 이들이 천재로 성장한 배경에는 한국인 어머니 진경혜씨의 남다른 교육이 있었다. 진씨에게 홈스쿨링을 통해 ‘자녀의 숨은 재능을 키우는 교육법’에 대해 들었다.
‘아이의 숨은 재능 키우는 교육’

시카고 의대에 최연소로 입학한 쇼 야노군(왼쪽)과 10세의 나이에 시카고 트루먼 칼리지에 입학한 사유리 야노양(오른쪽)을 키운 한국인 엄마 진경혜씨.


미국을 깜짝 놀라게 한 천재 남매가 있다. 일본인 아버지 가쓰라 야노와 한국인 어머니 진경혜씨(46) 사이에서 태어난 쇼 야노군(16)과 사유리 야노양(11)이 그 주인공. 두 사람은 정규 학교를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통해 각각 9세, 10세에 대학에 진학, 화제를 모았다.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천재이기를 바란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천재보다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 행복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었지요.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지능지수(IQ)가 200이 넘어 ‘측정 불가’인 오빠 쇼는 현재 미국 시카고 의대에 다니고 있다. 아홉 살에 미국 최연소 대학입학 기록을 세우며 로욜라대학에 들어간 뒤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열두 살에는 시카고 의대에 장학생으로 들어갔다. 그는 세 살 때 쇼팽의 왈츠 곡을 피아노로 연주했을 뿐만 아니라 한 해 뒤에는 작곡을 시작할 정도로 천재성을 드러냈다.
쇼가 일곱 살이 됐을 때 그는 일반 학교에 진학할 수 없었다. 뛰어난 학업능력 때문에 그를 받아주는 학교가 없었기 때문. 결국 엄마 진씨가 홈스쿨링으로 고등학교 과정을 가르쳐야만 했고 쇼는 고교 과정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미국의 수능시험인 SAT에서 1600점 만점에 1500점을 받았다.
여동생 사유리도 정식 학교는 다섯 살 때 1년 다닌 것이 전부다. 그 이후로는 쭉 홈스쿨링을 통해 공부했다. 사유리는 지난해 9월 미국 시카고 트루먼 칼리지에 입학해 영어작문과 미분기하학 수업을 받은 뒤 ‘예쁜 심장을 마음껏 보기 위해’ 오빠처럼 의대에 진학할 예정이다.

색색깔의 모빌로 집중력 키워주고 쿠키 만들면서 분수 개념 가르쳐
남매의 이런 경력을 들으면 보통사람들은 ‘엄마가 아이를 잡았구나’ 하는 오해를 하곤 한다. 하지만 진씨는 오히려 그 반대였다고 말한다.
“두 아이가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잠도 못자고 공부한 사람은 바로 저였어요. 공부를 마치 게임처럼, 즐거운 쇼를 하는 것처럼 가르치려면 밤 새워 공부해야 했거든요.”
진경혜씨는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했지만 결혼 후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았다. 그런 그에게 아이들의 학습속도는 너무 빠르게 느껴졌다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모르는 게 많아지자 그는 개인교습까지 따로 받았다고 한다.
쇼와 사유리가 학습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게 된 건 타고난 지능 덕도 있지만, 공부하는 재미를 일찍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진씨는 두 아이가 어떤 공부든 놀이로 생각하도록 도왔다고.
“아이들은 놀면서도 다 배우더라고요. 억지로 가르치려 들지 말고 그냥 놀게 두면 그 속에서 원리를 터득하죠. 그런 후 다음 단계의 놀이를 자연스럽게 소개해 흥미를 유발시키기만 해도 돼요.”
진씨가 처음 시작한 놀이는 모빌이었다. 아이들이 한 가지 모빌만 보면 지루할까봐 모양과 색깔을 교대로 바꿔주었다고. 그는 “어린 시절 모빌을 보면서 길러진 능력이 훗날 공부할 때 필요한 집중력을 키워줬다”고 말한다.

‘아이의 숨은 재능 키우는 교육’

“우리 집에 와 보면 사람들이 깜짝 놀라요. 아이들이 천재라니까 뭔가 특별한 교재나 교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장난감은 사지 않고 만들었어요. 그냥 집안에 있는 물건들을 주로 이용했죠. 예를 들어 티슈 박스를 주어 맘대로 휴지를 뽑게 하거나 휴지를 뭉쳐서 새로운 모양을 만들어 보게 했어요. 이런 만들기 놀이는 손조작 능력을 향상시켜줄 뿐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거든요.”
부엌은 쇼와 사유리의 놀이터이자 교실이었다. 부엌에 놓인 여러 가지 살림을 두드리면서 음악 놀이를 했는데, 이 놀이를 통해 리듬감을 키운 두 아이는 모두 피아노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다고 한다.
“계량컵이나 스푼으로 재료를 담으면서 분수의 개념을 가르쳤어요. 4분의 1 스푼의 소금과 파우더를 각각 떠서 2분의 1 스푼에 담게 하면, 4분의 1과 4분의 1을 더해 2분의 1이 된다는 걸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잖아요. 신나서 쿠키를 만들던 쇼는 ‘엄마, 수학은 참 재밌고 중요한 거예요. 이걸 모르면 맛있는 케이크도 쿠키도 만들 수 없잖아요’ 하고 말하더라고요.”
놀이를 통해 수학을 접한 쇼에게 수학은 따분한 계산 공부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재밌는 놀이였다고 한다. 진씨는 “공부가 재미있다고 느끼면 그 다음 단계부터는 쉽다”고 설명한다.

“가슴이 따뜻한 천재로 키우기 위해 ‘뛰어난 사람일수록 사회적 책임이 크다’고 늘 강조해요”
홈스쿨링으로 고등학교 과정까지 마쳤지만 야노 남매의 사회성은 영재 전문가들이 놀랄 정도다. 이는 진씨 부부가 아이들의 인성교육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진씨 부부는 어린 시절부터 천재 소리를 들으며 자란 아이들이 자칫 교만해질까봐 “뛰어난 사람일수록 사회적 책임이 크다”는 것을 늘 강조했다. 쇼는 아빠와 함께 매주 화요일 새벽마다 노숙자 보호소에 가서 화장실을 청소하고 잠자리를 정리하는 봉사 활동을 했다고. 봉사활동에 앞서 아빠가 쇼에게 알려준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았다.
“그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 혹시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해라. 그들의 형편에 대해 동정심을 갖지 말고, 그 사람들과 너를 비교해 행운아라는 생각도 하지 마라. 너의 조그만 힘이 그들의 자립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만 감사해야 한다.”
빡빡하기로 소문난 의과대학 수업을 받으면서도 쇼는 소아과 병원에서 보호자를 위한 식사준비 봉사를 1주일에 한 번씩 하고 있다. 또 시카고대학 병원에서 매년 열리는 암 환자 및 소아과 환자를 위한 기념행사의 게스트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고.
진씨는 쇼와 사유리가 지식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고 남의 아픔에 눈물 흘릴 줄 아는 가슴 따뜻한 사람으로 커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는 최근 남매를 키우면서 터득한 교육 노하우를 담아 ‘아이의 천재성을 키우는 엄마의 힘’이란 책을 펴냈다.

진경혜씨의 조언! 아이 천재성 발견하려면 이렇게~
‘아이의 숨은 재능 키우는 교육’
모든 아이에게는 숨은 천재성이 있다고 믿는 진경혜씨는 “아이의 장단점을 파악해 부족한 점은 채워주고 타고난 재능은 적절히 계발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쇼와 사유리 남매를 키우면서 터득한 진씨만의 교육 노하우 14가지를 소개한다.



적절치 못한 칭찬은 하지 마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만 적절치 못한 칭찬은 오히려 아이를 망칠 수 있다. ‘공부를 잘한다’는 칭찬을 많이 듣고 자란 아이는 오히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모험을 두려워하는 성향을 가질 수 있다. 칭찬을 할 때는 결과보다는 과정에 대해 칭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칭찬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기쁨과 자긍심을 느끼기 위해서 공부하게 된다.

실패를 경험하게 하라 쇼는 실험을 할 때 보통 세 번 정도 같은 방법으로 해보고, 그래도 결과가 도출되지 않으면 아예 방법을 바꾸어서 다시 실험한다고 한다. 쇼가 실패를 계속해도 다시 다른 방법을 찾는 건 실패한 실험에서도 배울 게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화내는 법을 가르쳐라 화를 내는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아이가 화를 낼 때 왜 화를 내냐며 감정적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화를 내는 이유를 파악하고 이를 발전적으로 풀어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고 화를 내는 이유를 제대로 말하지 못할 때는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건강한 자신감을 키워줘라 아무것도 제대로 가르쳐주지 않고 ‘넌 무엇이든 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만 길러주는 것은 자칫 자만심만 심어줄 수 있다. 자신의 결정을 믿고 어려운 일에 직면했을 때 헤쳐나갈 줄 아는 건강한 자신감을 키워줘라.

형제자매끼리 절대 비교하지 마라 부모가 비교하면 아이들은 라이벌 의식을 느끼고 부모와의 대화 자체를 피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다툼에 끼어들지 말고 서로가 해결하도록 지켜보는 것이 좋다.

아이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여줘라 쇼는 엄마와 마주 앉아 눈을 맞춰가며 대화하는 걸 즐기지만 사유리는 마주 보고 앉아 있으면 말문이 막히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사유리와는 주로 산책을 하거나 빨래를 개키면서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아이들마다 대화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있다. 바로 자기가 하는 말을 자르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길 원한다는 것이다. 자꾸 아이들 말에 끼어들면서 부모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대화 채널은 닫히기 마련이다. 아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아이의 음성과 얼굴 표정을 살피며 끝까지 들어야 한다. 잘 듣는 것만으로도 이미 훌륭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가족회의를 통해 의견을 나눠라 아이를 글로벌 인재로 키우려면 가족회의부터 시작하도록 하자. 글로벌 인재란 급속하게 변하는 국제 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인재를 뜻한다. 글로벌 인재가 되려면 능숙한 대화 능력과 타협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아이들은 가족회의를 통해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자기 주장을 펼치거나 상대방을 설득시키면서 대화법과 협상능력을 배운다.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을 맛보게 하라 남을 돕거나 자신을 희생하면서 얻은 행복은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다. 이 같은 행복은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좋은 옷을 입을 때 느끼는 감정과는 다르다. 쇼와 사유리는 지금까지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왔다. 남을 위해 봉사하면서 얻는 기쁨을 알게 되면 그만큼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내면이 강한 아이로 키워라 내면이 강인한 사람은 솔직하고 겸손한 태도를 보이며 자신의 감정도 잘 조절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비판에 흔들리지 않고 상대방의 의견도 존중하는 포용력을 가질 수 있다. 쇼가 로욜라대학을 다닐 때 ‘헤이 꼬마! 초등학교로 돌아가!’라는 야유를 받은 적이 있다. 쇼는 그때 그 학생을 잠시 물끄러미 본 후 아무 말 없이 그 자리를 떴다고 했다. 사실 쇼나 사유리처럼 주목받는 경우, 심지가 굳지 않으면 흔들릴 일도 많다. 두 아이가 굳건히 자기 길을 가게 된 것도 결국 내면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면적인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네가 하는 짓이 그렇지 뭐’라는 식의 면박을 절대 줘서는 안 된다. 자신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보지 못하면 절대 내적인 강인함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사춘기를 이해하고 기다려라 사춘기가 되면 아이들은 부모가 싫어하는 여러 가지 행동을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춘기는 한때’라는 인식이다. 부모가 옷차림이나 태도 등 사소한 일로 아이와 다투다 보면, 정말 중요한 문제를 거론할 기회는 놓쳐 부모의 가치관을 가르칠 수 없다. 사춘기는 아이가 독립적인 성인이 되기 위한 몸부림이라 생각하고 기다려주는 여유가 부모에게 필요하다.

아이의 결정을 격려하라 매일 세수하고 양치질하는 간단한 일부터 시작해 아이의 나이와 능력에 맞는 집안일을 가르치자. 아이들은 자기 일을 알아서 스스로 하면서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을 배운다. 스스로 결정하고 해낼 때는 크게 격려해주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반복하라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든 ‘최상의 해답은 없다’라는 태도로 다가가야 한다. 아이들은 ‘무조건 답이 하나다’ 혹은 ‘답이 틀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자기 의견을 말하지 못하곤 한다. 하지만 하나의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계속 질문을 하면서 생각의 폭을 넓히는 게 진정한 공부다.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줘라 아이가 상상력과 창의성을 총동원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격려하자.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창의성이 높은 사람은 몇 가지 공통적인 성격을 보인다고 한다. 바로 호기심과 긍정적인 성격, 그리고 쉽게 포기하지 않는 끈기다. 아인슈타인은 처음 발표한 중력에 관한 논문에서 오류가 발견되자 과감히 인정하고 그 후 끈질기게 실험을 반복해 정확한 이론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이처럼 아이의 창의성을 길러주면 문제해결 능력이 높아진다.

예술교육으로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줘라 음악과 미술 교육은 아이의 세상을 향한 시야를 넓혀줄 뿐 아니라 지적 능력 계발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을 음악회나 미술관에 자주 데리고 가 예술과 가까워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다.


여성동아 2007년 1월 5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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