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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박리혜 부부 감동 출산기

장 수술 받은 병원에서 첫딸 얻은~

글·김명희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6.10.24 09:36:00

박찬호가 귀중한 선물을 얻었다. 부인 박리혜씨가 지난 8월 말 예쁜 딸을 낳은 것. 딸의 탯줄을 직접 잘랐다는 그가 아빠가 된 순간의 감동을 들려주었다.
박찬호·박리혜 부부 감동 출산기

자신이 장 수술을 받은 병원에서 딸은 얻은 박찬호. 탯줄을 직접 자른 그는 아이의 이름을 애린이라 지었다.


“예상치 못한 시련을 만났지만 그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을 발견했어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투수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박리혜(30) 부부가 지난 8월30일(한국시간) 소중한 첫딸을 얻었다.
박찬호는 아내의 출산 직후 자신의 홈페이지에 ‘아기가 인사를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출산의 기쁨을 전했다. 아내의 출산 과정을 지켜보고 탯줄을 직접 자르기도 한 그는 “무엇보다 아내의 건강한 출산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기대도 하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아내도 무사하고 아기도 건강하게 태어났어요. 고생하는 아내를 보며 엄청난 감동과 더불어 어머니께 감사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박찬호 부부의 출산 소식은 슬럼프 중에 찾아온 희망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박찬호는 지난 7월 말 갑작스런 장출혈 증세로 수술을 하고 혈액의 절반을 수혈받았으며 아내의 출산 일주일 전에도 출혈이 재발돼 다시 수혈받았다. 그는 수술 후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정맥주사를 통해 영양을 공급받아 체중이 6㎏ 정도 줄었다고 한다.
자신이 장 수술을 받은 바로 그 병원에서 딸을 얻은 박찬호는 “새로 태어난 딸과 아내가 아니었다면 자칫 생명을 잃을 뻔했다”고 말했다. 가족이 없었다면 무리를 해서라도 경기에 출전했을 것이고 그러면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었다는 것.

박찬호·박리혜 부부 감동 출산기

“다시 출혈이 시작돼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바로 입원해서 검사를 시작하자더군요. 마침 그날은 제가 등판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의사의 권유를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와 야구장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때 한 동료선수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어디서 소식을 들었는지 제게 다짜고짜 오늘 경기는 신경 쓰지 말고 입원하라고 하더군요. 제가 좀 피곤하긴 하지만 충분히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더니 그 친구가 갑자기 언성을 높이며 사랑하는 아내와 태어날 아기를 생각해보라고 조언하더군요.”
동료의 충고를 듣고 난 그는 문득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경기를 하다가 출혈이 심해지면 쓰러져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이 떠올랐다고 한다.
“아내와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니 겁이 났어요. 지난번 수혈을 받기 전 기력이 없어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고 곧 태어날 아기를 그런 약한 모습으로 맞이할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는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며 부상자 리스트에 오른 채 한 시즌을 마감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휴식을 취하며 건강을 되찾고 건강한 모습으로 아기를 만나는 것 또한 값진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딸의 모습 카메라 렌즈에 담아 지인들에게 보내
딸의 이름은 언덕 애(厓)자와 옥빛 린(璘)자를 써서 ‘애린’(Elynne)이라 지었다고 한다. 틈만 나면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는 딸의 모습을 카메라 렌즈에 담아 지인들에게 보내고 있다는 박찬호는 얼마 전 홈페이지에 아내,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는데 그의 아내는 갓 출산한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부기 없이 건강한 모습이었다. 지인에 따르면 리혜씨는 임신기간 중 입덧을 거의 하지 않았으며 남편이 등판하는 날에는 경기장에 나가 응원을 했다고 한다. 또 임신 중에는 딸기를 많이 먹었는데 딸기에는 엽산이 풍부해 산모와 태아의 건강에 좋다고 한다.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마운드에 설 날을 기다리고 있는 박찬호는 “딸은 얻은 후 인생의 깊이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됐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책임감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또 부상과 득녀라는 두 가지 일을 함께 겪으며 하늘이 주는 시련에는 반드시 행운이 따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시련에 오래도록 아파한다면 함께 얻은 행운의 포장을 뜯지 못할 뿐입니다. 많이 웃고 많이 행복해하는 사람들에게도 분명 시련은 함께 찾아왔을 것이고…. 지금 아파하며 시련을 겪는 분들도 곧 행운의 포장을 뜯게 되길 기원합니다.”

여성동아 2006년 10월 5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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