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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를 찾아 오르는 평창동 미술관길

글·구가인 기자 / 사진·지호영‘프리랜서’

입력 2006.09.18 14:48:00

서울 강북의 인사동과 사간동, 강남의 청담동, 신사동과 더불어 서울의 대표적인 갤러리 밀집지역으로 꼽히는 평창동. 이곳은 미술관 ‘거리’라는 말보다 미술관 ‘언덕’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게 적합하다. 한산으로 향하는 등산로 인근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람이 선선한 가을에 찾아가기 좋은 곳, 평창동 미술관길을 다녀왔다.
삶의 여유를 찾아 오르는 평창동 미술관길

삶의 여유를 찾아 오르는 평창동 미술관길

01 가나아트센터 입구 모습.
02 중정(한국의 전통 마당) 구조를 따온 야외공연장의 모습. 공연이 없을 때는 레스토랑으로 쓰인다.
03 05 가나아트센터에는 밖이 보이는 통유리로 된 공간이 많다.
04 가나아트센터 제1전시관. 총 3개의 주 전시관이 있다.

서울 평창동 일대는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음에도(광화문에서 차로 10분) ‘거리’라는 말을 붙이기 무색할 만큼 인적이 드물다. 일반 주택이 꽤 많이 들어서 있지만 워낙 크고 담이 높은 탓에 처음 방문한 사람은 위축되는 느낌을 받을 정도. 이렇듯 폐쇄된 듯 보이는 공간 속에 ‘열린 공간’인 미술관들이 한 무리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마치 꽁꽁 싸여진 상자 군데군데 뚫어놓은 숨구멍처럼 평창동 일대 미술관길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미술작품이 보여주는 낯설고 새로운 분위기를 흡수하고, 전망 좋은 장소에 앉아 깊은 숨을 내쉬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 평창동 미술관 언덕을 올라보자.

삶의 여유를 찾아 오르는 평창동 미술관길

06 지하에 동굴 분위기를 풍기는 전시관이 있는 토탈미술관.
07 조각전문 미술관인 김종영 미술관.

#들이쉼 - 가나아트센터와 미술관길
갤러리의 수적인 측면만 놓고 볼 때 평창동은 다른 갤러리 밀집지역에 비해 협소한 편이다. 인사동에 90여개, 사간동이나 청담동에 30~40개 갤러리가 있는 것에 비하면 평창동에는 겨우 10개가 조금 넘는 미술관과 갤러리가 있기 때문. 그중에서도 걸을 수 있는 범위 안에 위치한 곳은 열 개 남짓하다. 하지만 양과 질이 꼭 비례하진 않는 법. 한두 군데의 좋은 갤러리 방문만으로도 부족한 문화적 욕구를 채울 수 있다.
각각의 미술관에 찾아가기 전, 먼저 미술관들이 위치한 언덕길을 전체적으로 조망해보길 권한다. 우뚝 선 벽들로 인해 다소 밋밋할 수 있는 공간에 미술관들은 특유의 개성 있는 모양과 강렬한 색채로 시각적인 자극을 준다.
이들 미술관 중에서도 미술관 언덕길 초반부에 있는 가나아트센터(02-720-1020)는 평창동 미술관길을 대표한다. 83년 개관해 지난 98년 평창동에 들어선 가나아트센터는 나무로 된 바닥이나 여백이 많고 단아한 구조가 현대적이면서도 한국적인 느낌을 풍긴다. 인천공항 건축에도 참여한 프랑스 건축가 장 미셸 빌 모트가 설계한 이곳은 8백여 평의 넓은 공간에 2개 층에 걸쳐 있는 3개의 주 전시관과 레스토랑, 아트숍 등 부대시설로 이뤄졌다. 주로 동시대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전시를 볼 수 있으며, 전시장 중간중간 커다란 유리벽을 통과해 쏟아지는 햇살이나 그 너머에 보이는 바깥 풍경도 볼거리다. 더욱이 눈을 반짝하게 하는 것은 집안의 안채와 바깥채 사이에 있던 한국의 전통 마당인 ‘중정’을 본떠 만든 야외공연장. 한 달에 한두 번씩 실력 있는 음악인들의 공연이나 예술행사가 열린다고 한다. 9월에는 이은미, 정원영 밴드 등이 공연할 거라고 하니, 공연정보도 틈틈이 챙겨보면 좋을 듯하다.
이 외에 들를 만한 곳으로는 미술경매소인 서울옥션(02-395-0333)과 가나아트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토탈미술관(02-379-3994), 조각전문 김종영 미술관(02-3217-6484)을 꼽을 수 있다. 가나아트센터 바로 옆 연녹색 건물에 위치한 서울옥션은 평상시에는 일반인들의 방문이 허용되지 않지만 한 달에 한두 번씩 경매가 열릴 때면 방문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입구의 강렬한 빨간색 벽면이 인상적인 토탈미술관에서는 미술 전시회 외에 음악공연이나 예술 강연회 등을 접할 수 있다. 특히 이곳은 동굴의 느낌을 주는 서늘한 지하 전시장이 매력적이다. 조각전문 미술관인 김종영 미술관에서는 우성 김종영 선생의 작품 전시를 기본으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오늘의 작가전’ 등이 열린다. 혹시 시간이 넉넉하다면 미디어 라이브러리에서 미술 관련 서적과 각종 시청각 자료를 구경하는 것도 좋다. 한편 규모는 크지 않지만 최근의 미술경향을 살필 수 있는 세줄 갤러리(02-391-9171)와 키미 갤러리(02-394-6411) 등도 들러볼 만한 곳으로 추천한다.

#내쉼 - 전망 좋은 장소에서 여유 한 잔
미술관 순회를 마친 후, 충만해진 느낌을 다독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장소는 어딜까. 평창동 일대는 지대가 높은 만큼 전망 좋은 장소가 많다. 높은 지대에서 멋진 집들을 내려다보며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삶의 여유를 찾아 오르는 평창동 미술관길

08 최근의 미술경향을 살필 수 있는 갤러리 세줄.
09 서울옥션 4층에 위치한 카페 모뜨. 평창동의 절경을 볼 수 있다.
10 키미 갤러리 2층에 있는 키미 아트 카페.
가나아트센터 내 빌레스토랑은 그런 재미를 주는 곳 중 하나. 이곳은 아트센터 내에 위치한 만큼 레스토랑 자체가 전시공간으로도 쓰인다고 한다. 예술작품과 함께하는 식사는 남다른 느낌을 줄 듯하다(단품요리 1만~2만원대, 코스요리 3만~7만원대). 서울옥션 4층에 위치한 카페 모뜨(02-379-6500)는 뛰어난 전망이 일품이다. 북한산과 함께 일대 담 높은 집들이 내려다보이는 흔치 않은 절경을 접할 수 있다(식사 1만6천~4만5천원대). 그러나 부담스러운 식사 대신 간단한 브런치나 저렴한 차 한잔을 원한다면 갤러리 내에 있는 작은 카페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김종영 미술관의 카페 ‘차’에서는 봉사료 1천원만 내면 음료와 함께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된다. 또 키미 갤러리 2층에 있는 키미 아트 카페에서는 1만원이 안되는 가격으로 각종 음료와 스낵, 브런치 세트를 즐길 수 있다. 물론 푸른 하늘과 평창동 일대 절경은 덤으로 주어진다.
미술관 순환버스
삶의 여유를 찾아 오르는 평창동 미술관길
삶의 여유를 찾아 오르는 평창동 미술관길
거리상으로 멀지 않지만 평창동 미술관길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가기엔 다소 불편하다. 차 없는 뚜벅이족 혹은 평창동을 처음 찾는 이들을 위한 보너스 정보. 가나아트센터에서 운행하는 미술관 순회버스를 이용해보자. 앙증맞은 그림이 그려진 파스텔 톤의 30인승 버스는 하루에 다섯 번 인사동부터 사간동, 평창동까지 숨어있는 미술관을 찾아 구석구석을 누빈다. 버스 요금은 1천원. 낮은 볼륨으로 흐르는 귀에 익은 클래식 음악들은 미술관 나들이를 한결 만족스럽게 해줄 것이다.


여성동아 2006년 9월 5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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