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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체험 공개

영어강사 오성식이 들려준 ‘조기 유학 체험기’

“영어에 있어 조기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그만큼 잃는 것도 있다는 사실 알아야 해요”

기획·이남희 기자 / 글·장옥경‘자유기고가’ / 사진ㆍ지재만 기자

입력 2006.05.08 18:05:00

90년대 스타 영어강사로 이름을 날린 오성식씨가 6년 만에 방송에 복귀했다. 초등학교 6학년, 3학년 남매의 아빠이기도 한 오성식씨를 만나 그간의 생활과 영어교육에 대한 남다른 노하우를 들었다.
영어강사 오성식이 들려준 ‘조기 유학 체험기’

‘스타 영어강사’ 오성식씨(46)가 돌아왔다. 지난 3월 말부터 매일 오전 6시와 오후 8시에 방송되는 원음방송 ‘오성식의 굿모닝 쇼’와 ‘오성식의 굿이브닝 쇼’ 진행을 맡으며 6년 만에 다시 마이크 앞에 앉은 것.
오씨는 1990년부터 10년간 KBS 2FM ‘굿모닝 팝스’를 진행하며 매일 밝은 목소리로 청취자들의 아침을 깨웠다. ‘굿모닝 팝스’는 재미있는 생활영어로 인기를 모으며 ‘라디오 영어 프로그램의 대명사’가 됐고, 그는 ‘생활영어의 대부’로 떠올랐다. 그런 그가 건강상의 이유로 2000년 홀연히 방송을 떠난 뒤 6년 만에 반가운 모습을 드러냈다. 방송 시작 나흘째 되던 날, 서울 서초동 영어연구원에서 만난 오성식씨는 여전히 활기찬 모습이었다.
“그저 잊힌 사람일 것이다 생각했어요. ‘불러준 것만도 고맙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방송을 시작하고 보니 반응이 뜨겁네요.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고 감회가 새로워요. 누구나 영어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그가 2000년 방송을 떠난 것은 재충전의 기회를 얻기 위함이었다. 오랜 방송활동으로 누적된 피로감이 컸던 것. 또한 채우지는 못하고 자꾸 꺼내 쓰기만 해서 당시 자신의 컨텐츠가 바닥까지 고갈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공백기 동안 오씨는 2001년부터 2년간 초빙연구원 자격으로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에서 강연도 하고 공부도 했다. 그가 미국행을 택한 것은 재충전의 목적도 있지만, 자녀교육을 위한 이유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쉬는 기간 동안 지병인 C형 간염도 치료했다. 그는 92년 C형 간염 보균자임을 알았는데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오랫동안 고생하다 지난해에야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항암 치료에 버금가는 약물 치료로 탈모 증세까지 보이던 그는 이제 건강을 회복하고 특유의 밝은 목소리도 되찾았다.
현재까지 C형 간염의 감염 경로는 수혈 외에는 불분명한데 수혈을 받은 경험이 없는 오씨는 자신이 C형 간염에 걸린 원인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영양제를 비롯한 온갖 약을 남용해왔고, 하루 두 갑씩 담배를 피웠으며, 1년 3백65일 중 3백60일을 일할 정도로 일 중독자였다는 것. 반면 직업적으로 쌓이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몰랐다고 한다.
그는 지난 2004년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돼 C형 간염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었다.
“1주일에 한 번씩 주사를 맞고 매일 두 차례 약을 먹으며 신약 치료를 받기 시작했는데 부작용이 항암제 수준이었어요. 머리카락이 빠지고, 감정조절이 안돼 아무 때나 신경질을 냈죠. 원래는 간염 바이러스가 없어진 후에도 완전히 병을 물리치기까지 1년간 투약해야 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6개월 만에 중단했어요.”
그는 치료를 중단한 지 10개월 정도 됐는데, 아직도 정신집중은 잘 안되는 것 같다고 한다.

“영어에도 성장판 있어 어릴 때부터 영어 가르쳐야”
휴식기를 갖는 동안 그는 ‘60세가 넘었을 때 인생을 돌아보면 무엇이 가장 후회될까’ 생각하니 눈앞이 아찔했다고 한다. 자신은 아이들에게 돈만 주는 아빠였지 아빠의 역할은 제대로 못해왔다는 자괴감이 들어서였다.
“제 부모님은 제게 돈을 남겨 주지는 않았지만, 저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풍족한 사랑을 쏟아주셨어요. 그러나 저는 아이들에게 ‘빵점짜리’ 아버지였어요. 제 삶을 돌이켜보니 아이들이 눈떠 있는 모습은 도통 기억나지 않는 거예요. 아이들이 잠잘 때 집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영어강사 오성식이 들려준 ‘조기 유학 체험기’

6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그는 원음방송에서 영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청취자 곁으로 돌아왔다.


오씨는 영어강사로서의 자신도 재충전하고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제대로 영어교육을 시켜보고자 미국유학을 계획했다. 그러잖아도 ‘오성식의 아들 딸은 당연히 영어를 잘할 것’이라는 세간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던 터였다.
오씨는 지난 2001년 여름 가족과 함께 2년간의 유학길에 올랐다. 자신이 86년부터 1년 6개월 동안 외국인을 위한 영어교수법 과정(TESOL·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을 이수하며 석사학위를 취득한 미시간주립대학을 15년 만에 초빙연구원 자격으로 다시 찾은 것이다.
“아내가 영어를 못해서 두 아이의 학부모 역할을 제가 했어요. 다른 학부모보다 두 배 정도 자주 학교를 찾아가서 아이들이 수업하는 모습도 보고 교사와 상담도 했어요. 학부모 회의에도 참석했고요. 방학 때마다 가족과 함께 미국 동부, 서부, 남부를 돌아봤고 멕시코까지 어지간한 곳은 다 여행했어요. 주말엔 아내, 아이들과 함께 장을 보고 제가 직접 요리도 해주었고요.”
오씨는 서울에서 못한 아빠 노릇, 남편 노릇을 미국에서 원 없이 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그는 초등학교 1학년인 딸, 유치원생인 아들과 함께 매일 영어 비디오를 보고 영어 동화책을 읽었다. 두 아이가 한눈팔지 않을 만큼 재미난 것들을 골랐다. 꾸준히 영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노출되다 보니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영어는 뼈와 함께 자란다’는 것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오씨는 영어습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라고 주장한다. 영어에도 성장판이 있다는 것. 그는 “아이들의 뇌에는 언어습득 장치가 있지만, 성인이 되면 이것이 사라진다”고 한다. 어렸을 때 잘 먹은 아이가 성장이 빠른 것처럼,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시작하고 영어를 많이 접한 아이들이 커서도 영어를 잘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창 몸이 자랄 나이에 영어를 시작해야 자연스럽게 늘지, 육체적 성장이 멈춘 뒤 영어를 시작하면 생각처럼 많이 늘지 않습니다. 영어를 일찍 접할수록 원어민에 가깝게 소화할 수 있고 또 잘 잊어버리지 않지요.”
영어에 있어서 조기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무조건 조기 교육이 중요한 것만은 아니라고. 사실 오씨는 미국에서 좀 더 오래 머무를 계획이었다. 시애틀 한국 교포방송에서 영어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할 계획까지 세워두었는데 2003년 가을 서둘러 귀국한 이유는 아이들의 교육 때문이었다.
“작은아이가 밤늦도록 카드놀이를 해서 재차 경고를 했는데도 말을 안 듣는 거예요. 버릇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에서 카드 몇 장을 빼앗아 찢었지요. 그런데 옆에 있던 큰아이가 영어로 ‘강자가 약자를 힘으로 제압하는 건 부당하다. 카드는 돈을 주고 산 건데 카드를 찢는 것은 곧 돈을 찢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빠가 좋아하는 골프를 못하게 하고 채를 부러뜨리면 좋겠느냐’며 속사포처럼 쏘아댔어요.”
큰아이에게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말을 하라고 했지만 “한국어로는 감정표현이 안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오씨는 순간 ‘이게 내 아이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즈음 아이들은 영어에 서툰 엄마와 의사소통이 잘 안됐다. 아이들이 감정표현을 영어로만 하게 되니, 엄마와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오씨는 ‘이러다가 우리 아이들을 미국인으로 만드는 게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덜컥 들었다고 한다.
“속담에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미국생활을 통해 그 말이 맞다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2년 동안 미국에서 생활하고 미국학교를 다니며 우리 아이들은 영어를 얻었지만, 한국어를 구사하는 데는 그만큼 공백이 생겼어요.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그건 마찬가지예요.”
초등학생 시절 1, 2년간 영어권 나라에서 생활할 경우 평생 영어를 잘 구사할 수 있는 기초를 닦지만, 언어적인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았을 때 생긴 혼란은 숙제로 남게 된다고. 그러므로 부모는 조기 유학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초등학생도 1년 정도 해외연수를 다녀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가족이 떨어져 지낸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언어습득이라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어릴 적 1년은 매우 의미 있는 기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저런 이유로 장기간 자녀를 영어권 국가에 보낼 수 없는 대다수의 부모가 택하는 방법이 단기 연수입니다. 하지만 방학 때 3~4주 정도 캐나다, 미국 등지에 아이를 보내는 것은 투자비용에 비해 얻는 것이 좀 적다고 여겨집니다.”

“한국의 영어마을 잘 활용하면 해외연수 능가하는 효과 얻을 수 있어”
영어강사 오성식이 들려준 ‘조기 유학 체험기’

오성식씨는 “아이를 조기 유학 보낼 경우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성식씨는 “유학비용에 부담을 느낀다면 필리핀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좋다”고 말한다. 필리핀은 현지 생활비나 강사 인건비 등이 저렴하기 때문에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드는 경비의 50% 이하만 투자하고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는 것. 더구나 미국인의 발음과 거의 차이를 못 느낄 정도로 미국 영어에 능통한 필리핀 강사가 많다고 한다. 강사비용이 저렴한 만큼 강사 한 명당 학생 수를 더 적게 배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영어에 노출되는 비중을 높이자는 것이 언어연수의 기본 목적이라면, 얼마만큼 영어로 말할 기회를 많이 얻느냐가 연수지역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대목 아닐까요?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은 영어마을 제도가 잘돼 있어서 이를 잘 활용하면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온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영어도사’로 불리는 오씨는 앞으로 인터넷과 전화를 이용한 영어공부법을 보급할 계획이다. 대화상대가 한국 사람이든 미국 사람이든 영어는 자꾸 해야만 느는데 실제로 하루에 5분 정도도 영어로 말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 그는 전화, 인터넷, 와이브로(무선 휴대인터넷) 등을 통해 원하는 상대를 찾아 영어로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오성식이 들려주는 ‘효과적인 자녀 영어교육법’
▼ 칭찬은 최고의 동기부여!
미국에서 아이들의 수업을 지켜보며 가장 놀랐던 것은 교사들이 학생에게 참 많은 칭찬을 해준다는 점이었다. 조그만 성과를 거둬도 아이들에게 칭찬을 듬뿍 해줘 사기를 북돋워준 것. 딸의 경우, 입학 후 2주가 지나서야 ‘Excuse me’란 영어를 한마디했는데도 담임교사가 크게 칭찬해줬다고 한다. 칭찬과 인정은 최고의 동기부여가 된다.

▼ 학원은 아이가 즐겁게 다닐 수 있는 곳을 선택하라
영어 정복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아이가 싫증내지 않고 오래 다닐 수 있는 흥미로운 학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영어 수업에서 한 단계 낮은 반을 택하라
‘장님 나라에서는 애꾸가 왕’이란 속담이 있다. 내 자녀의 영어 능력보다 한 수 아래인 반에 보내면 아이의 기가 산다. 아이가 수준이 한 단계 높은 반에서 주눅이 들어 지내는 것보다는 한 단계 낮은 반에서 활발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 실력 향상에 더 큰 도움이 된다.

▼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라
아이에게 영어를 공부하라고 말하면서 부모는 영어공부를 등한시한다면 교육적인 효과가 전혀 없다. 생활 속에서 영어를 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것이 좋다. 영어 비디오를 보여주거나 영어 동화책을 함께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성동아 2006년 5월 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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