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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예비 후보로 나선 오세훈 변호사 부인 송현옥

“연애 5년, 결혼생활 21년간 지켜본 내 남편 오세훈”

기획·구가인 기자 / 글·오진영‘자유기고가’ / 사진ㆍ박해윤 기자

입력 2006.05.04 14:30:00

2년 전 17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 선언을 했던 오세훈 변호사가 서울시장 예비 후보로 나섰다. 그의 부인 송현옥씨를 만나 경선 출마를 결심하기까지의 사연과 ‘남편 오세훈’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서울시장 예비 후보로 나선 오세훈 변호사 부인 송현옥

오세훈 변호사의 부인 송현옥 교수(45·세종대 연극영화과)를 만난 것은 지난 4월18일이었다. 송 교수는 먼저 ‘정계 은퇴’로도 비칠 수 있는 2004년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오 변호사가 이번 한나라당의 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한 이유를 설명하고 싶어했다. 당시 40대 초선 의원이었던 오변호사의 ‘용퇴 선언’은 “아름다운 선택”이라 불리며 언론의 갈채를 받았다. 그 선택으로 오세훈 변호사는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지만, 이번 출마로 ‘정계 은퇴선언 번복’에 대해 해명하라는 부담스러운 요구를 받게 됐다.

“이미지는 날조한다고 꾸며지는 게 아니잖아요”
“지난해 11월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남편 이름이 거론되고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주위 사람들이 출마를 권유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남편은 출마할 생각이 없었어요. 굳이 내가 나서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던 거죠. 저도 반대했고요.”
오 변호사의 마음이 흔들린 것은 강금실 전 장관의 출마설이 불거지면서부터. 한나라당 후보라면 누구라도 당선된다던 처음 분위기가 거센 ‘강풍’에 밀리는 상황이었다.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한나라당 내에서 오세훈 전 의원의 영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런 상황에서 계속 안 나가겠다고 버티면 남편이 자칫 비겁한 사람으로 비쳐질 수도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출마 선언을 하기까지 며칠을 뒤돌아보면 마술 같기도 하고 결국 이 길이 운명이었구나 싶기도 합니다.”
추사유시(趨舍有時), 사람의 진퇴에는 각각 그 시기가 있다는 고사성어다. 오세훈 후보가 지난 2004년 불출마 선언 당시 선배의원들에게 용퇴를 건의하며 보낸 편지에 썼던 말이다. 당시 물러날 때를 현명하게 선택했던 그가 이번에는 앞장서야 할 때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저희는 평범한 생활인으로 재미있고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선거 바람에 휘말려 중심을 잃지 않으려고 남편은 한동안 외부와 연락을 끊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선거에 나간다는 건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고 가족의 양해를 얻어야 하기에 저와도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서울시장 예비 후보로 나선 오세훈 변호사 부인 송현옥

동갑내기인 송현옥 교수와 오세훈 변호사는 고등학교 때 처음 만났다.


출마 선언 직후 오 변호사의 지지도는 수직상승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선호도는 그 ‘실체’보다 그의 ‘이미지’와 ‘인기’에 힘입은 것이라는 세간의 평도 받고 있다. 역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강금실 전 장관의 보랏빛 스카프와 오세훈 전 의원의 녹색 넥타이가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부터 서울시장 선거는 ‘이미지 대 이미지’ 전쟁으로 급변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그런 해석은 시민들을 과소평가하는 데서 나오는 것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연예인 인기투표하듯이 시민들이 시장을 고른다고 생각하는 건 지나친 기우라고 봅니다. 강 전 장관도 그렇고 우리 남편도 공인으로서 노출된 삶을 10여 년간이나 살아왔습니다. 사람들이 남편에게서 ‘클린 이미지’를 봤다면 그것이 그에게 체화된 때문 아닐까요? 이미지는 날조한다고 꾸며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이 세월을 거쳐 서서히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스카프를 두르고 넥타이를 매지 않더라도 이미 법무부 장관 시절과 국회의원 시절 중요한 국면에서 내린 정치적 결단을 통해 자신들의 이미지를 가꿔왔다는 설명이다.

“다혈질 남편이 원만한 사람으로 바뀐 데는 제 영향이 커요”
서울시장 예비 후보로 나선 오세훈 변호사 부인 송현옥

오세훈 변호사의 부인 송현옥 교수는 “남편에 대한 사랑과 기대가 크다는 것에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겁나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송 교수와 오 변호사는 고등학교 시절 만나 대학 때 연애를 통해 스물네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결혼했다. 두 사람의 교제에 대해 송 교수의 친정어머니는 남자가 외아들이라는 이유로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3~4년을 지켜보시더니 어머니가 그러셨어요. 저 친구는 고시를 붙건 안 붙건 믿을 수 있겠다고요.”
오세훈·송현옥 부부는 두 딸 주원(22·이화여대 무용과 3년), 승원(20·이화여대 사회과학계열 1년)을 두고 있다. 오 변호사는 한 인터뷰에서 “결혼 전까지는 전형적인 한국 남자, 외아들이었지만 직장인 아내와 함께 딸 둘을 키우다 보니 생각이 많이 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딸들이 자란 뒤, 어떤 세상이 될까 고민하다 보니 호주제 폐지를 위한 민법 개정안을 발의할 때도 자연스럽게 동참했다고 한다.
“그런 열린 태도가 남편의 큰 장점입니다. ‘절대로 된다, 안 된다’ 식의 틀 속에 자기를 가두지 않는 사람이거든요. 일단 자신을 열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발전시키는 사람입니다. 진보와 보수를 함께 끌어안을 수 있는 중도파라고 할까요.”
그는 젊은 시절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그대로 말해버리는 ‘다혈질’ 남편이 지금처럼 원만한 사람으로 바뀐 데는 자신의 영향이 컸다며 웃었다. 어떤 현상이든지 뒤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해왔다는 것.
송 교수는 오세훈 후보가 내놓은 공약 중 “서울을 문화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공약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고 한다.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컨텐츠가 중요한데, 그 컨텐츠를 담을 그릇은 현임 시장이 어느 정도 일구어 놓았다는 이야기다.
“어떤 정치인이든 자기대에서 업적을 이루려고 강박관념을 가지면 위험하다고 봅니다. 전임자가 해놓은 것을 첫 번째 계단으로 삼아 다음 계단으로 올라가는 정치를 해야지요. 이명박 시장이 청계천 복원 등 하드웨어를 훌륭히 구축해놓으셨잖아요. 그에 걸맞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다음 시장의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 변호사가 국회의원이던 시절 대학교수인 아내는 다른 국회의원들에 비해 지역구 활동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도 남편을 적극 지원하고 돕겠지만 그것이 자신의 일과 약속보다 앞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5월 말에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각색한 연극을 무대에 올릴 예정입니다. 남편이 한나라당 경선을 통과해 시장선거에 나간다면 열심히 돕겠지만 제 연습시간을 제외한 다른 시간에 하게 되겠지요.”
남편의 맞수라 할 수 있는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에 대해서는 “직접 겪어본 적 없어 길게 말할 수 없지만 훌륭하신 분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금실 전 장관이나 오세훈 전 의원 모두 자격을 갖춘 후보들이기에 이번 시장선거는 시민들에게 축제가 되면 좋겠다는 기사를 한 인터넷 매체에서 읽고 큰 감동을 받았어요. 누가 당선되더라도 잘 해나가리란 기대가 있는 선거라면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치 때문에 상처받지 않는 선거, 그런 선거가 이루어지리라는 희망을 갖고 싶은 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 심정입니다.”

여성동아 2006년 5월 5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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