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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동고동락한 두 살 연하 매니저와 결혼하는 박수림

일년 중 3백55일을 함께하며 공개 데이트… 남자친구를 짝사랑하는 후배의 고민상담 받기도

글·구가인 기자 / 사진ㆍ조영철 기자

입력 2006.04.12 14:14:00

“드디어 찾았습니다~!” TV에 사랑을 싣고, 추억을 찾아주던 리포터 박수림이 제 짝을 찾았다. 5년간 동고동락해온 매니저 김윤기씨를 남편으로 맞게 된 것. 연예인과 매니저라는 특수한 관계 덕분에 누구에게도 의심받지 않고 공개 데이트를 즐겼다는 박수림·김윤기 커플을 만나 만남에서 결혼까지 풀 스토리를 들어봤다.
5년간 동고동락한 두 살 연하 매니저와 결혼하는 박수림

청담동의 한 사진 스튜디오. 적극적이고 쾌활한 이미지로 인기를 모았던 박수림(34)이 웨딩촬영을 위해 하얀 드레스를 입고 다소곳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옆에서 말없이 예비신부를 바라보고 있던 신랑에게 슬쩍 소감을 물어본다.
“예전에 TV 촬영을 하면서 한 번 웨딩드레스를 입은 적 있어요. 그래서 그다지 새로울 건 없어요. 그냥 지금도 일하는 것 같아요.”
예비신랑의 반응치곤 너무 담담하다고 생각한 찰나, 부끄러운 듯 뒷말이 이어진다.
“그래도 확실히… 예쁘긴 예쁘죠(웃음).”
명랑하고 외향적인 박수림과 달리, 신랑 김윤기씨(32)는 “예쁘다”는 표현도 잘 안 할 만큼 조용하고 내성적이라고 한다.
“서울에서 태어났는데도 툭툭 내뱉는 말투며 무뚝뚝한 성격이 경상도 남자 같아요.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애교 있어요. 남들 앞에선 결코 안 하는데 제 앞에서 성대모사도 잘하고(웃음). 자, 여기서 한번 보여줘봐~ 엉~.”
이렇듯 다른 성격을 보이는 두 사람은 지난 2001년부터 연예인과 매니저로 함께 일해온 사이. 치밀하고 진중한 성격의 김씨는 박수림에게 최고의 매니저였다고 한다.
“매니저라는 직업이 쉽지 않아요. 늘상 기다림의 연속이고 나쁜 소리도 대신 들어줘야하고, 그러면서 이미지 관리도 잘 해줘야 하는데 모든 걸 잘해냈어요.”
그렇다면 김윤기씨가 바라본 박수림은 어땠을까. 그는 신부 박수림에 대해 “배려심이 깊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TV에 나오는 모습과 밖에서의 모습이 다른 연예인들이 많은데, (박수림은) 늘 똑같아요. 사람들 잘 챙기고, 쾌활하고. 시간이 갈수록 그런 점에 마음이 끌렸죠.”
서로에 대한 호감이 쌓이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정확히 언제부터 연애를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어요. 서서히 그런 감정이 생긴 것 같은데… 다만, 제가 술을 많이 마시고 엘리베이터에서 기습 키스를 한 기억은 나요(웃음).”
박수림의 기습 키스가 촉진제가 된 것일까. 2년 전부터 두 사람의 관계는 더 살가워졌다고 한다. 연애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매일 만나는 게 모두 데이트가 됐다.
“아침에 일어나면 같이 일하러 갈 생각에 가슴이 부풀고, 일하는 게 늘상 즐거웠죠.”
하지만 ‘촬영장에서 장보기까지, 3백65일 중 3백55일을 함께 붙어 다니는’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하는 이들은 없었을까.
“전혀요. 가족은 물론 가까운 친구, 아파트 아줌마들, 경비 아저씨까지 모두 ‘매니저구나~’ 했어요. 얼마 전 정식으로 결혼 발표를 하니까 다들 감쪽같이 속았다고 하셨죠. 유난히 절친한 매니저와 연예인 사이라고만 생각했대요.”

5년간 동고동락한 두 살 연하 매니저와 결혼하는 박수림

매니저와 연예인이라는 특수(?)관계가 스캔들을 막은 셈이다. 워낙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다 보니 자신의 남자친구를 짝사랑하는 후배가 박수림에게 상담을 해온 적도 있다고 한다.
“한번은 후배가 ‘언니, 어떡해요. 오빠가 진짜 좋아요…’ 하고 진지하게 말하더라고요. 그때 제가 그랬죠. ‘글쎄 내 생각에 두 사람은 별로 안 어울리는 거 같아. 딴 남자 알아봐(웃음)’.”
박수림과 김윤기씨는 연상연하 커플이다. 박수림이 두 살 더 많은 상황, 연예인과 매니저 관계에 연상의 여인.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는 김윤기씨와 달리, 박수림은 약간의 걱정은 있었다고 답했다.
“매니저가 연인이 된 다음에는 더 편해졌어요. 하지만 저 때문에 더 좋은 여자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잃는 게 아닌지, 제가 앞길을 막는 게 아닌지 고민은 했지요.”
사실 박수림은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부모와 함께 살며 남동생 뒷바라지하기에 바쁜데다, 주변에서 채근하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 그런 박수림의 마음을 움직인 건 부모에 대한 김윤기씨의 마음 씀씀이였다. 일흔이 넘은 김씨의 아버지를 위해서 결혼을 서두르게 됐다고.
“정말 효자예요. 지금까지 제게 해왔던 모습도 있고 집에서도 잘하는 걸 보면서, 앞으로도 믿고 의지할 수 있겠다 싶었죠.”
조용하지만 내실 있는 사랑을 다져온 박수림·김윤기 커플. 이들의 프러포즈는 어땠을지 궁금하다.
“어느 날 저녁식사 후에 둘이 자주 걷던 집 근처 공원에 가자고 하더라고요. 한적한 곳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냈는데 달랑 귀고리 하나가 있었어요. 그걸 자기에게 채워달라고 하더니, 다른 상자를 또 꺼냈어요. 거기에 같은 모양의 귀고리와 목걸이가 있더라고요.”
늘 생글거리던 박수림도 그날만큼은 감동에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고 한다. 왜 반지가 아닌 귀고리와 목걸이냐는 질문에, 예비신랑은 특유의 담담한 미소로 답한다.
“그냥 반지는 식상하잖아요. 제가 귀고리를 좋아하기도 하고요.”
지난 1월부터 본격적인 결혼준비를 해왔지만, 결혼을 한 달 앞두고서야 언론에 공개한 이 커플은 4월2일로 잡힌 결혼식 역시 조용하게 치를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신혼여행은? “의심받을까봐 무리지어 다녔을 뿐 둘이서는 딱 한번 강원도로 여행을 다녀왔다”는 이들은 미국 시애틀에서부터 캐나다 밴쿠버까지 둘만의 허니문을 즐길 계획이다. 물론 결혼 후에도 환상의 매니저와 연예인 관계는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고.

여성동아 2006년 4월 5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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