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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나눔 체험

황혜영 주부의 박물관 자원봉사

기획·강현숙 기자 / 정리·안소희‘자유기고가’ / 사진·정경택 기자

입력 2006.04.07 16:57:00

올해로 3년째 국립민속박물관 안에 자리한 어린이박물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주부 황혜영씨(38). 꼬마 친구들에게 박물관의 전시물을 설명하며 행복을 느낀다는 그가 들려주는 봉사활동 체험기.
황혜영 주부의 박물관 자원봉사

아침 9시, 전철역에서 내려 박물관을 향해 바삐 걸음을 옮긴다. 2년 넘게 매주 이 길을 걷다 보니 이젠 바닥에 깔린 보도블록조차 친근하게 느껴질 정도다. 처음에는 나도 박물관이란 곳이 딱딱하고 멀게만 느껴졌다. 박물관에 가면 정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그저 전시물을 구경하고 줄지어 나오기 바빴다. 그런데 아들 성우(14)의 체험학습 과제를 하면서 자연스레 박물관에 대한 흥미가 생겼다. 박물관에 가기 전 자료를 찾고 관람 후 아이와 그날 경험한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박물관이 재미있고 신나는 곳으로 다가온 것. 휴일이면 아이들과 함께 자주 박물관을 찾던 나는 우연히 국립민속박물관 자원봉사자 모집 공고를 보게 됐고 배운다는 욕심에, 박물관 운영에 일정 부분 참여한다는 기쁨에 자원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오늘은 오전 11시부터 유치원 꼬마 친구들이 ‘병아리 민속교실’에 참가할 예정이라 준비할 것이 많다. ‘병아리 민속교실’은 어린이들이 전통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 필요한 자료와 도구, 노래 테이프 등 빠진 준비물이 없는지 점검하고 진행순서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박물관 안에 담당 선생님이 따로 있지만 시작에서 마무리까지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필요하다.
드디어 오전 11시,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띤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 선생님이 짤막한 설명과 함께 그림을 보여주자 아이들 반응이 조금은 시큰둥하다. 일상생활에서 접하지 못한 물건이라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모양이다. 둥그런 모양에 손잡이가 달린 옛날 다리미를 내놓으며 무엇인지 물어보니 “프라이팬이요” “냄비요” 등 저마다 생각을 말하며 토론까지 벌인다. 아이들이 점점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전시물을 직접 만지고 둘러보게 한다. 나는 선생님 옆에서 아이들이 전시물을 잘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돕는 일을 한다.
황혜영 주부의 박물관 자원봉사

다음은 전통 의생활을 체험해보는 ‘누에야 고마워’ 순서. “이제 우리 친구들에게 누에고치를 나눠줄 거예요. 옛날에는 이 누에고치로 실을 뽑아 옷을 만들어 입었어요. 우리도 실을 뽑아볼까요?”라고 말하는 선생님의 말을 듣고 아이들의 눈과 입이 휘둥그레진다. 실이 기계가 아닌 벌레에서 나온다는 사실이 신기한 모양이다. 모형 초가를 짓고 아바타에 한복을 갈아입히는 등 본격적인 체험학습에 들어가면 나는 아이들의 질문에 답해주며 수월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는다.
민속교실 체험이 끝난 뒤 흐트러진 전시물을 정리하고 자료를 챙기자 벌써 오후 1시가 넘었다. 박물관 앞뜰을 걸어나와 집으로 향하는 길, 키 작은 들꽃들이 소박하게 피어 있다. 또 빚을 졌다. 즐거운 만남에 좋은 구경, 좋은 일 했다는 마음의 호사까지. 오늘은 들꽃까지 덤으로 얻어가는 기분 좋은 날이다.
박물관 봉사 여기서도 할 수 있어요
박물관 자원봉사는 주 1회 3~4시간 정도 전시 안내와 행사 진행 등의 활동을 한다. 박물관에 따라 간단한 교육 과정을 수료한 뒤 참여할 수 있다. 보통 1년에 1~2회, 봄 가을에 모집을 하며, 개별 행사에 필요한 자원봉사자들은 수시로 모집한다.

▼ 국립민속박물관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02-3704-3121▼ 삼성어린이박물관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 02-2143-3600▼ 경기도박물관 경기도 용인시 기흥읍 031-288-5387▼ 인천어린이박물관 인천시 남구 문학동 032-432-5600▼ 어린이환경전시관 캐니빌리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석운동 031-706-2930▼ 국립춘천박물관 강원도 춘천시 석사동 033-260-1523▼ 백제역사문화관 충남 부여군 규암면 041-834-2715▼ 국립제주박물관 제주도 제주시 삼사석로 064-720-8104

※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는 주부들의 훈훈한 사연을 찾습니다. 자원봉사를 하시는 주부 본인이나 주위 분들의 간단한 사연을 적어 연락처와 함께 이메일(real1life@hanmail. net)로 보내주세요. 문의 02-361-0965

여성동아 2006년 4월 5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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