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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희망 일기

어려운 가정형편 뒤늦게 알려져 화제 모은 최연소 ‘퀴즈영웅’ 이창환

■ 글·송화선‘주간동아 기자’ ■ 사진·김형우 기자

입력 2005.02.11 11:37:00

‘퀴즈 대한민국’에서 최연소·최고액 ‘퀴즈영웅’으로 화제를 모은 대구외고 3학년 이창환군. 방송이 나간 후 그가 홀어머니 밑에서 생활보호대상자로 살면서도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대구지역 수석을 차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또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대견한 젊은이’ 이군을 만났다.
어려운 가정형편 뒤늦게 알려져 화제 모은 최연소 ‘퀴즈영웅’ 이창환

지난 1월16일 방송된 KBS ‘퀴즈 대한민국’에서 역대 최고 상금인 5천8백10만원을 받으며 최연소 ‘퀴즈영웅’으로 등극한 이창환군(18).
이군은 자신이 ‘퀴즈영웅’이 된 것에 대해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하며 구김살 없이 밝은 표정으로 기자를 맞아주었다.
이군은 현재 대구의 저소득층 밀집 지역 반야월에 살고 있다. “친구들도 환경이 다 나와 비슷해 가정형편이 어려운지도 몰랐다”고 말하는 이군은 사실 어린 시절에는 21평 ‘내 집’에서 살 만큼 형편이 괜찮았다고 한다. 하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한 뒤로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고 어머니 혼자 꾸려가는 살림은 이들을 전세로, 월세로, 그리고 한 독지가가 운영하는 무월세 거주 시설로 내몰았다.
이군은 ‘퀴즈영웅’ 등극 소감으로 “어머니가 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 아픈 적은 많았지만, 정작 나는 힘든 줄 모르고 살았다. 이제부터 마음껏 효도하라고 이런 운이 주어진 모양”이라고 말했다.
10급 위생공무원 시험 준비하신 어머니 위해 학부모 노릇까지 한 효자
대구외국어고를 수석으로 입학한 이군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전국 고교생 증권 경시대회’에서 2등의 성적으로 입상해 5백만원의 상금을 받은 적이 있다. 그 돈으로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초등학교 5학년 이후 처음으로 오붓한 외식을 했고, 동생에게 휴대전화도 사줬다고 한다. 이군은 또한 같은 해 ‘제1회 전국 고교생 경제 경시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해 ‘대학입학금과 등록금의 50%’를 장학금으로 받았다. 지난해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과학축전’에 한국 대표로 출전해 12일 동안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하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경제 신문을 읽는 게 재미있었어요. 고등학교에 가서도 다른 친구들은 입시 준비로 한창 바쁠 때 저 혼자 ‘경제학원론’을 읽곤 했죠. 고2 때부터 증권·경제 관련 경시대회가 많이 열렸는데, 다른 친구들은 미처 준비하지 않았던 분야라 제가 좋은 성적을 거뒀던 것 같아요.”
드라마보다 시사 프로그램이나 교양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어머니 덕분에 그 역시 다방면의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그는 바쁜 고3 때도 매일 아침 1시간씩 신문 보는 일을 빼놓지 않았고 주말이면 4~5종의 신문을 쌓아놓고 꼼꼼히 읽었다고. 이런 바탕이 그에게 다양한 상식을 길러주었음은 물론이다. 그는 이번 퀴즈 대회에서도 서울로 올라오는 기차 안에서 읽은 잡지 기사 덕분에 ‘순천’이란 답을 말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군은 “나보다는 오히려 지난해 고졸 검정고시와 10급 위생직 공무원 시험에 모두 합격한 어머니가 더 대단하다”며 슬쩍 말을 돌렸다. 그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말하는 그의 어머니 채판순씨(45)는 중학교만 졸업한 뒤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항상 교양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은 분이라고 한다. 이군과 그의 동생이 다닌 초등학교에서 급식담당 직원으로 일했던 그의 어머니는 지난해 위생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끝에 결국 46.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고 한다.

어려운 가정형편 뒤늦게 알려져 화제 모은 최연소 ‘퀴즈영웅’ 이창환

올해 대학생이 되는 이창환군은 세계 최고 기업의 CEO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이군은 “남들은 고3이라고 뒷바라지도 받는다는데, 사실 우리 집에서는 내가 ‘수험생 학부모’ 같았다”고 말한다. 밤늦도록 책상에 앉아 계시는 어머니를 위해 커피를 타다 드리고,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를 해드렸다고.
이군은 “지금까지 도와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특히 고등학교 3학년 때 교사용 학습지를 건네주신 담임 선생님, 어렵고 힘들 때마다 격려해주신 영자신문반 담당 선생님, 그리고 이번에 퀴즈대회에 출전하고, 대학 논술고사에 응시하느라 서울에 머무는 동안 자신을 아들처럼 돌봐준 유경용 목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번 입시에서 서울대 경영학과에 지원해 합격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이군은 대학에 가면 멋진 연애를 해보고 싶고,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며 많은 경험도 쌓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중에는 세계 최고 기업의 CEO가 되어 나라에 봉사하고 싶다는 포부도 들려주었다. 또한 무엇보다 가장 먼저 어머니께 효도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군은 이번에 받은 상금 가운데 이공계 장학금을 제외한 2천여 만원을 모두 어머니께 드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군은 꿈 많고 이룰 것도 많은, 그의 미래를 지켜보는 이들까지 행복하게 만들어줄 만한 건강한 청년이었다.

여성동아 2005년 2월 4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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