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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이 사람의 주장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저자 정찬용씨가 일러주는 ‘우리 아이 영어공부 재미있게 하는 법’

“문법과 암기 스트레스 버리고 알아들을 때까지 영화 보고 들으면 저절로 귀가 뚫려요”

■ 기획·구미화 기자 ■ 글·장옥경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4.09.10 16:23:00

99년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정찬용씨.
이후 문법과 암기 중심의 영어학습법으로는 절대 영어를 정복할 수 없다며 영상물을 이용한 영어학습의 효과를 강조해온 그가 최근 ‘신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를 펴냈다.
그로부터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영어를 정복할 수 있는 비법을 들어봤다.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저자 정찬용씨가 일러주는 ‘우리 아이 영어공부 재미있게 하는 법’

서울 잠원동의 토스 잉글리시 DVD 룸. 7명의 초등학생들이 녹색의 뚱보 괴물 ‘슈렉’과 피오나 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영화 ‘슈렉’에 푹 빠져 있다. ‘숏다리’ 파과드 영주와 피오나 공주의 결혼식이 한창 진행 중인 장면에서 어린이 한 명이 입술 위로 손을 가져가며 “Oh, No!” 하며 안타까워한다.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어린이가 “Shrek, where are you?” 하고 외친다. 마침내 화면에 슈렉이 나타나자 영화 스토리에 몰입해 있던 어린이들이 일제히 박수를 치며 좋아한다. 그 순간 강사가 정지 버튼을 누르자 어린이들은 “에이” 하며 아쉬워한다.
하루 10분, 영어공부를 시작하기 전 DVD 애니메이션을 보는 시간은 아이들에게 너무 짧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다음 순간, 아이들은 금세 또 다른 학습 재미에 빠져든다. 어학 학습기를 이용해 방금 본 영화에 나오는 주요 문장을 따라 읽으며 마치 슈렉이나 피오나 공주, 파과드 영주가 되기라도 한 것처럼 연기를 하는 것.
“‘슈렉’이든 ‘해리포터 시리즈’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DVD를 하나 구해서 반복적으로 보게 하고, 스토리가 있는 영어 테이프를 음악 테이프처럼 집안에 항시 틀어놓으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DVD와 영어 테이프를 바꿔주는 것을 2년간 계속하면 아이의 영어실력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99년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정찬용씨(46)가 어린이 영어교육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 만한 DVD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도록 하는 것. DVD를 보며 영어를 배우는 정찬용식 영어수업을 ‘토스(Training On Screen System) 잉글리시’라고 하는데 문법이나 암기 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배제하고, DVD를 통해 어린아이들을 자연스럽게 영어환경에 노출시킴으로써 외국인에 대한 두려움과 딱딱한 수업에 대한 거부감이 들지 않고, 영어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
정찬용씨는 “대부분의 어린이 영어교육이 주입식 방법에 의존하고 있어 영어발음과 문장, 표현력 등이 콩글리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어릴수록 쉽고 재미있는 영어학습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6일간 듣고, 하루 쉬는 방법으로 영어 테이프와 DVD 한 달 이상 계속 반복해 들어야
‘영어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는 사람들 대다수가 영어공부의 시작을 암기라고 생각한다. 알파벳부터 시작해 발음기호와 문법, 수많은 단어까지 모두 암기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것. 정찬용씨는 그러나 이렇게 ‘달달 외우는’ 방식으로 영어를 익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영어를 암기하기 시작하면 외워야 할 것이 한도 끝도 없어요. 그러나 인간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암기력이 뛰어난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또 테이프에 나오는 문장을 통째로 외운다 해도 우리 삶의 순간은 너무도 다양해 그걸 전부 교재에 담는 것은 불가능하죠. 테이프에 들어 있는 것과 같은 상황에 처한다 하더라도 모든 사람이 교재에 나오는 것처럼 그렇게 정형화된 이야기를 하지는 않고요.”
이러한 논리로 그가 주장하는 건 영어든 일본어든 언어는 학습 대상이 아니라, 습관이 되어야 한다는 것.
“영어도 자전거 타기나 수영을 배우듯 해야 합니다. 자전거 타기나 수영 동작이 체화가 되면 오랫동안 그 동작을 안 했어도 다시 시작했을 때 손이나 다리가 저절로 움직입니다. 영어도 머리보다 혀가 먼저 말을 하는 상태가 되어야 하죠.”
정찬용씨는 ‘머리보다 혀가 먼저 움직이는 영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공부방법을 과감히 버리고 다음의 다섯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한 단계가 완성되기 전에는 절대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저자 정찬용씨가 일러주는 ‘우리 아이 영어공부 재미있게 하는 법’

정찬용씨가 DVD 영화를 주제로 초등학생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는 어린아이들일수록 영어를 재미있게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단계는 듣기 연습 과정이다. 정찬용씨는 첫 번째 단계만 훌륭히 소화해도 영어실력이 월등히 좋아진다고 자신한다.
“우선 자기 영어수준에 맞는 카세트테이프를 한 개(한 질이 아님) 구합니다. 그리고 그 테이프를 A면에서 B면까지 한 번에 이어서 수시로 들어야 해요. 6일간 계속한 뒤에 반드시 하루는 쉬어야 합니다. 하루를 쉬는 이유는 언어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저장되는 특수한 메커니즘 때문이죠. 6일 동안 머릿속에 입력은 됐으나 제대로 분류되지 못하고 이곳저곳에 쌓여 있던 언어 정보를 뇌가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거죠. 테이프에 담긴 모든 소리가 들릴 때까지 이런 과정을 계속합니다.”
이때 절대 외운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저 테이프에 담긴 내용이 뇌리에 박힐 때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 듣기만 해야 한다는 것. ‘아, 이 단어만 알면 무슨 얘긴지 좀 알아들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도 사전을 찾아봐서는 안 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만들어진 뇌의 언어 분류체계가 순식간에 뒤엉키게 된다고. 정찬용씨는 테이프를 다시 듣는 순간,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테이프의 속도를 앞서 가면서 다음 내용이 그대로 연상되면 완전히 들리는 것으로 생각해도 좋다고 설명한다.
첫 번째 단계가 끝나면 어법을 깨치기 위한 두 번째 단계로 들어간다. 완전히 들리는 것으로 판단된 테이프를 꺼내 받아쓰기를 하는 것. 받아쓰기를 하되, 한 문장씩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문장을 끝까지 듣고 테이프를 정지한 뒤 받아쓰는 과정을 한 문장 전체를 완성할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단어를 정확히 모르면 소리로 짐작되는 철자를 쓴다.
“영어로 말하는 스타일에 익숙해지는 것이 이 단계의 목표입니다. 한 문장이 완성될 때까지 계속 그 문장만 들어야 하는 이유는 잘 안 들리는 부분에 아직도 체화되지 못한 소리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테이프의 전체 내용을 다 받아썼으면 모르는 단어의 철자가 맞는지 영영사전으로 확인을 합니다. 이때 철자가 틀려서 사전으로 정확한 단어를 찾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크게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들은 대로 말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니까요.”
테이프 내용 받아쓰기가 완성되었다면 테이프의 내용을 발음과 억양까지 그대로 따라 하며 반복해서 읽는다. 마치 성대모사 훈련을 하듯 하는 것이 요령. 모든 문장이 드디어 완전히 입에 익숙해졌다는 느낌이 들면 끝내는데 이때도 6일 동안 계속한 후에 하루는 완전히 영어와 담을 쌓고 지내야 한다.

모르는 단어 나오면 반드시 영영사전 활용해야
세 번째 단계는 영영사전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정찬용씨는 모르는 단어를 확인할 때 반드시 영영사전을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영한사전을 보면 금세 속은 시원하겠지만, 거기에 익숙해지면 영원히 ‘머리보다 혀가 먼저 말을 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테이프의 내용을 완전히 체화하는 과정에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영영사전을 이용해 정확한 철자와 의미를 이해하고, 뜻풀이 과정에서 또다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찾는 것이 영영사전 활용 단계의 핵심. 해설과 예문까지 큰 소리로 낭독하며 체화해야 이 단계가 마무리된다.
네 번째 단계는 영화를 활용해 보고 듣고 말하는 단계다. 좋아하는 영화 DVD 하나를 구해 매일 반복해 본다. 영어 테이프를 활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듣기가 완벽해지면 받아쓰기와 낭독을 하고, 모르는 단어를 영영사전으로 찾아 예문까지 낭독을 하는 전 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정찬용씨는 영화를 보면서 감정이 이입되면 영어실력이 저절로 발전한다고 한다.
“비디오테이프보다 DVD를 권하는 것은 우리말 자막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에요. DVD가 없어 비디오로 봐야 한다면 한글 자막을 가리고 보아야 합니다. ‘다이하드’나 ‘람보’ 같은 영화는 재미는 있지만 영어를 익히는 데는 도움이 안 돼요. ‘브레이브 하트’나 ‘여왕마고’ 같은 작품도 오래된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적합하지 않고요. 시대 배경이 현재이고, 대사가 많은 영화가 좋습니다.”
마지막 단계는 영자신문 최신판을 구해 사회면부터 짧은 기사를 골라 큰 소리로 20번 이상씩 낭독하는 것. 완전히 소화될 때까지 하는데 뉴스 앵커가 된 기분으로 하면 효과적이라고 한다.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저자 정찬용씨가 일러주는 ‘우리 아이 영어공부 재미있게 하는 법’

정찬용씨는 자신이 개발한 영어공부법 5단계를 좀더 편리하게 접근하도록 ‘매직박스’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광고, 대담, 만화에 이르기까지 신문의 모든 활자를 이런 식으로 반복하면 어느새 말문이 터지고, 읽으면 바로 이해되는 수준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다섯 단계까지 가는 데는 여간한 인내와 각오가 있지 않으면 안 됩니다. 끈기와 신념이 부족하고 발상의 전환이 안 되면 쉽지 않죠.”
하지만 끝까지 갔을 때의 열매는 아주 달다고 한다. 정찬용씨가 이처럼 자신만만하게 영어를 마스터하는 방법을 주창하게 된 데는 자신의 경험이 큰 몫을 했다. 서울대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84년 독일 유학길에 올랐던 그는 큰 혼란에 빠졌다고 한다.
“한국에서 했던 독일어 공부법이 전혀 효과가 없는 거예요. 회화가 안 되는데 어떻게 두꺼운 책을 읽고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겠어요? 외국어 공부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데 특이한 체험을 했어요. 스모그가 심해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 며칠 동안 기숙사에만 있었는데 종일 뉴스에서도 스모그에 관한 얘기만 나오는 거예요. 처음엔 내용이 귀에 잘 안 들어왔는데 계속해서 들으니 몇 가지 표현이 귀에 꽂히더라고요.”
‘아차’ 하고 무릎을 친 그는 텔레비전 채널을 돌려 축구 중계를 들었다. 그렇게 며칠을 계속하자 어느 날인가부터 축구 중계도 알아들을 수 있게 됐다. 책 소리 내어 읽기의 효과는 자동차 회사인 벤츠 공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터득한 방법이다. 기계를 작동시키면서 3백 페이지가 넘는 책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 내어 반복해 읽었더니 그 내용이 조금씩 이해가 되더라는 것. 영화도 마찬가지였다. 독일 TV에서는 영화를 많이 틀어주는데 계속해서 봤더니 어느 날부터 영화 스토리도 이해가 됐다. 굳이 암기를 하지 않아도, 문법을 따지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익힐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그는 하늘을 날 듯 기뻤다. 같은 방법으로 영어도 마스터할 수 있었다고 한다. 93년 귀국해 삼성에버랜드에 근무하기 시작한 그는 이런 자신의 경험을 담아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를 펴낸 것이다.
그러나 혼자서 다섯 단계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은 일. 정찬용씨는 최근 영어를 마스터하기 위한 다섯 단계를 일반인들이 좀더 쉽게 도전해보도록 필요한 요령과 자료를 모아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다섯 단계의 방법을 혼자서 하기는 힘들다는 독자들이 많아 CD 5장과 DVD 타이틀 3장, 영영사전, 전용 헤드셋, 영어전용학습기(대여)를 묶어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매직박스’를 구성했어요. 첫 단계부터 다섯 단계까지 가는데 필요한 모든 재료와 요령이 담겨있어 중학교 2학년생부터 누구나 따라할 수 있습니다.”
이를 어린이 수준에 맞게 특화해 서울과 경기 지역의 4개 캠퍼스를 중심으로 보급하고 있는 것이 토스 잉글리시다.
그동안의 잘못된 영어 공부법을 과감히 버리고,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영어를 체화하라고 주장하는 정찬용씨. 물론 그가 목표로 세운 고지에 이르기까지는 끈질긴 인내가 요구되지만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가 어린아이들에게까지 옮겨지고 있는 요즘, 문법과 암기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영화, 책, 신문을 활용해 영어에 흥미를 붙이라는 그의 말에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는 듯하다.

여성동아 2004년 9월 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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