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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중독증 남편을 둔 아내 & 섹스중독증에 걸린 여성들의 고백

‘섹스에 대한 지나친 집착 갖가지 사례 & 치료법’

■ 글ㆍ박란희‘주간조선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 도움말ㆍ이윤수(한국성과학연구소 소장), 설현욱(서울성의학클리닉 원장)

입력 2004.09.02 14:25:00

시도 때도 없이 남편이 섹스를 요구한다면? 섹스를 거부하면 반드시 자위라도 하고 잠을 잔다면? 당신의 남편은 섹스중독증일 가능성이 높다. 르윈스키와의 섹스스캔들로 유명한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과 같은‘섹스중독증’ 환자가 국내에도 5%나 되고, 그 중에 여성도 30%나 된다고 한다.
섹스중독증 여성, 섹스중독증 남편을 둔 아내의 고민과 해결책을 찾아보았다.
섹스중독증 남편을 둔 아내 & 섹스중독증에 걸린 여성들의 고백

“45세의 중소기업 간부입니다. 끝없는 섹스 생각 때문에 고민입니다. 28세에 결혼한 이후 여러 명의 애인과 관계를 맺었습니다. 차를 운전하고 가다가도 건널목을 건너는 여자만 봐도 섹스 생각이 납니다. 사무실 여자를 훔쳐보며 섹스 생각을 하죠. 잠자리에서도 오직 섹스 생각뿐이라 주책이라고 생각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아 다행입니다.”
“32세 기혼자입니다. 한번 자위를 하면 2∼3번은 해야 직성이 풀리고 인터넷 사이트의 야한 사진을 보면서 합니다. 여자 팬티와 스타킹에 광적인 집착을 합니다. 어릴 적에 엄격한 환경 속에서 자랐기 때문일까요?”
성 클리닉을 찾아 상담한 남성들의 고민 내용이다. 이처럼 성 클리닉에는 섹스에 대한 지나친 집착 때문에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남성들의 상담이 제법 많은 편이다.
‘섹스중독증’이란 이처럼 섹스를 통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것으로, 성충동을 참지 못해 강박적으로 섹스에 매달리는 증상을 말한다. 알코올, 도박, 마약, 인터넷, 사이버섹스 등의 중독과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갑자기 중단하면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섹스중독증은 1983년 미국의 정신과 의사 패트릭 캐론스가 ‘어둠 밖으로’란 책에서 처음 선보인 용어로, ‘성욕과잉증’ ‘님포마니아(nymphomania)’ 등으로 불린다. 서울성의학클리닉 설현욱 원장은 “돈주앙처럼 한 여자를 정복하면 다른 여자를 찾아가는 타입, 맺어질 수 없는 파트너에게 계속 매달리는 타입, 강박적으로 자위에 몰입하는 타입, 동시에 여러 사람들과 성관계를 맺는 타입 등 다양하다”며 “일반적으로 성인의 약 5%를 섹스중독증 환자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류층이 섹스중독에 빠질 위험이 높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기업의 CEO나 간부 중에서 섹스중독자가 증가해 경영에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스가 많고 원조교제나 성인사이트 등 성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나라도 섹스중독자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섹스중독증의 사례
스트레스 풀기 위해 과도한 자위행위
결혼 7년째인 주부 임나연씨(가명·34)는 남편의 ‘과도한 자위행위’ 때문에 전화상담을 해왔다. 회사원인 남편은 그에게 매일 섹스를 요구했다. 하지만 아이 둘을 키우면서 집안일까지 해내느라 그는 잠자리가 귀찮기만 했다. 게다가 몸무게가 불어나면서 섹스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때로 창피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남편은 임씨의 사정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 달에 평균 2번밖에 하지 않는 섹스 때문에 부부싸움도 자주 했다. 급기야 남편은 아내 몰래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성인사이트도 매일매일 들어가는 듯 보였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일이 많은 날이면 자위 횟수도 더 많아졌다.
임씨는 “남편이 매일 자위를 하고 그것도 평균 2회씩 한다”며 “다른 것은 절제를 잘하는데 유독 섹스만큼은 자제를 못하는 남편이 싫다”고 말했다. 165cm의 키를 가진 남편의 몸무게가 51kg밖에 나가지 않는 이유도 자위행위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흔히 섹스중독의 70%가 남성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여성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주부 박은경씨(가명·37)는 강박적으로 자위에 매달려 상담을 받았다. 최씨는 “남편이 서툴기만 하니까 그와의 잠자리는 귀찮기만 하다”며 “처음에는 섹스 대신 자위를 하는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이틀에 한 번, 심지어 하루에 몇 번씩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섹스중독증 남편을 둔 아내 & 섹스중독증에 걸린 여성들의 고백

최씨는 올해 직장에서 일도 많고 자녀 육아문제로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때문인지 자위를 하지 않으면 초조해지는 증세를 보였다. 최씨는 “어디 몰래 들어가서 편하게 자위할 곳이 없을까만 자꾸 생각난다”며 “너무 수치스럽고 죄책감까지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임씨의 남편이나 주부 최씨와 마찬가지로 불안이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과도하게 섹스에 집착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섹스중독증의 사례라고 말한다. 한국성과학연구소 이윤수 소장은 “알코올중독자가 알코올 때문에 직장은 물론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듯 섹스중독자들도 성적 강박 때문에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느끼게 된다”며 “중증 섹스중독자들은 하루 종일 섹스에 대해 생각하고 사창가를 밥 먹듯 드나들면서도 이 사실을 숨긴다”고 말했다.
우울증·조울증으로 인해 섹스에 집착
“신혼 초부터 남편은 밤마다 잠을 재우지 않았어요. 적게는 3∼4회, 많게는 5∼6회까지 섹스를 요구했습니다. 눈을 마주칠 때마다 섹스를 원했고, 심지어 집에 있을 때는 옷을 벗고 있으라고 했어요. 한 달 반 동안 이런 생활이 계속되다보니 병원 신세까지 졌어요. 하지만 남편의 요구는 멈추지 않더군요.”
참다 못한 주부 김지나씨(가명·35)는 올 3월 남편(42)을 상대로 혼인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가 남편과 결혼한 것은 지난해 11월. 신접살림을 시작하자마자 남편은 과도하게 섹스에 집착했다. 이상하게 생각한 김씨가 시누이를 다그치자 “10년 전부터 조울증을 앓았고 가족들은 동생의 결혼을 위해 이를 숨길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의사로부터 완치가 어렵다는 얘기를 들은 김씨는 남편과 시어머니(73)에게 각각 2천만원, 3천만원의 위자료 청구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으므로 혼인 취소사유에 해당한다”며 남편에게 위자료 2천만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직장인인 미혼 여성 양모씨(34)도 “성욕을 참을 수 없어 괴롭다”며 상담을 신청했다. 양씨는 “30세에 처음 성에 눈을 떴는데, 그 후 머릿속은 온통 섹스에 대한 생각뿐”이라며 “섹스를 할 대상을 찾기 위해 인터넷 채팅을 할 때도 많다”고 했다.
몸무게가 60kg이 넘는 양씨는 자신의 몸매에 대해 콤플렉스가 있다고 했다. 양씨는 “채팅으로 만난 사람들의 무시하는 듯한 말투, 가벼운 여자로 보는 시선이 따갑게 느껴질 때마다 우울해 진다”며 “그럴 때마다 또다시 섹스를 해야만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김씨의 남편이나 양씨의 경우처럼 우울증이나 조울증 환자가 섹스중독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조울증 환자는 기분이 좋아지는 단계에서 섹스에 몰입한다고 한다. 설현욱 원장은 “어린 시절에 성적인 충격을 받았거나 성장환경이 성에 대해 지나치게 억압적인 경우 걸리기 쉽다”고 말했다.


섹스중독증 남편을 둔 아내 & 섹스중독증에 걸린 여성들의 고백

“여보, 돈 줄 테니 나가서 좀 하고 와!”
주부 최미자씨(가명·42)는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고 급기야 이런 말까지 내뱉었다. 남편은 그런 아내를 멀뚱히 쳐다보며 당황해 했다. 하지만 최씨는 결혼 15년 동안 섹스로 인해 고통받은 세월을 돌이켜보며 속에 있는 말을 한 것 같아 시원해졌다.
“날마다 섹스를 요구했어요. 생리 중일 때도 봐주는 일이 없었고, 심지어 산후조리 기간인데도 섹스를 하자고 덤벼들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나이 들면 덜하겠지’ 하며 위로하고 살았지만, 남편은 나날이 정력이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어떨 때는 섹스 생각만 하고 사는 짐승 같아 보여요.”
최씨는 남편 때문에 한때 섹스기피증까지 앓았다고 한다. 그는 “성욕을 감소시킬 수 있는 약을 처방해달라”며 병원을 찾았다. 전문가들은 그의 경우처럼 성행위의 횟수가 성생활 만족의 척도가 아니라고 말한다. 부부 모두 만족스럽다면 매일의 섹스라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한 사람이 만족은커녕 고통을 느낀다면 이는 분명히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부부치료를 권유했지만 최씨의 남편은 병원을 찾지 않았다. 자신은 성능력이 너무나 훌륭한데 병원에 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양소영씨(가명·41)는 몇 년 전 IMF 위기를 겪으면서 남편 사업이 부도를 맞았다. 때문에 남편은 살림을 했고, 그는 밤늦게까지 동대문시장에서 옷장사를 했다. 생활 사이클이 맞지 않아 일주일에 한 번밖에 함께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생활이 계속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피곤해서 녹초가 된 그에게 남편이 섹스를 요구한 것. “싫다”고 거절하면 “무시한다”며 오히려 화를 냈다.
“빨리 돈을 벌어서 집안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마음에 섹스 생각은 전혀 나지 않아요. 그런데 남편은 기구까지 사와서 섹스를 하자고 조르더군요.”
그는 그런 남편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전문가들은 양씨 남편과 같은 사례 또한 섹스중독증의 증상 중 하나라고 말한다. 정신과 전문의 신성철 박사는 “강하게, 자주 섹스를 해야 남자답다고 믿는 남성들은 배우자의 의사에 상관없이 섹스를 요구한다”며 “‘여자를 즐겁게 한다’는 식으로 일방적으로 자기 행위를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섹스중독증에 사이버중독증까지
결혼 6년차 주부 이영희씨(가명·35)는 “남편이 포르노중독인 것 같다”며 병원을 찾았다.
“저에게 포르노에 나오는 여자들처럼 똑같이 해주기를 바라는데 저는 정말 싫어요. 매일매일 야한 사진과 동영상을 봅니다. 부부관계를 할 때 불도 끄지 못하게 하고, 자기 앞에서 자위를 해보라고 하고요. 심지어 음부의 털도 다 깎으라고 해요. 제가 이해를 못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남편이 병인가요?”
병원에서 남편에게 내린 결론은 ‘섹스중독증에 사이버중독증까지 겹쳐 있는 상태’라는 것. 20∼30대 남성들에게 나타나는 증세라고 한다. 흔히 포르노는 남성이면 누구나 즐기는 것으로 이해되지만, 지나치다면 분명 병적인 현상이다.
이윤수비뇨기과 김경희 전문의는 “밤을 지새우며 인터넷 포르노에 몰두하거나 음란한 대화를 나누는 등의 행동은 모두 인터넷 포르노중독 증상으로 보아야 한다”며 “포르노에 나오는 성행위는 다분히 과장되고 왜곡되어 있음에도 온라인상에서 쾌감을 느끼는 행위를 오프라인상에서 파트너에게 강요한다면 이는 분명히 섹스중독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경우 부부간의 대화를 시도해보고 해결점이 보이지 않으면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여성동아 2004년 9월 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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