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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 서기 위해 중국 베이징 방문한 이영애

“매 순간 즉흥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한 번 더 되돌아보며 성숙해지려고 해요”

■ 글·구미화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4.08.03 11:11:00

MBC 드라마 ‘대장금’으로 톱스타의 명성을 재확인한 이영애가 한류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중국에서 한국의 미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지난 7월15일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 선 것. 본지가 단독으로 이영애의 중국 나들이에 동행해 ‘대장금’ 이후의 근황과 앙드레김과의 특별한 인연, 새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대해 직접 들었다.
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 서기 위해 중국 베이징 방문한 이영애

드라마 시청률의 역사를 새로 쓴 MBC 특별기획 드라마 ‘대장금’의 헤로인 이영애(33). 지난 3월 ‘대장금’이 종영된 이후 휴식기를 갖고 있는 이영애가 오랜만에 패션쇼 무대에 섰다. 화장품 CF ‘산소 같은 여자’로 주목받기 시작한 95년 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 선 이후 9년 만이다.
패션쇼를 하루 앞둔 7월14일, 베이징 하얏트 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만난 이영애는 한동안 휴식기를 가진 덕분인지 ‘대장금’ 촬영중일 때보다 한결 건강해 보였다. ‘대장금’이 막을 내린 후 이렇다할 공식 활동이 없었던 그가 패션쇼 무대에 선 건 10년 가까이 이어온 앙드레김과의 깊은 인연 때문. 그는 중국을 강타한 한류열풍의 여파로 생긴 중국 팬들을 직접 만나고 싶은 바람도 있었다고 한다.
“아주 오랜만에 패션쇼 무대에 서는 거라 연기할 때와는 또 다르게 많이 떨려요. 하지만 앙드레김 선생님은 제가 오랫동안 존경해온 분이고,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떨리더라도 최선을 다해야죠. 많지는 않지만 저를 아시는 중국 팬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에도 자신을 아끼는 팬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이영애는 활동을 쉬는 동안에라도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아직 자신의 드라마나 영화가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상황이라 팬의 규모가 소수에 불과하다며 겸손함을 보였지만 중국에 머무는 동안 베이징의 유력 일간지 ‘신경보’에서 이영애의 중국 방문을 두 면에 걸쳐 보도하는 등 현지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영애는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중국 진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첸 카이거, 장이모, 왕가위 등 중국 감독들의 작품에 관심이 많다. 배우라면 국적에 상관없이 시나리오와 배역이 좋은 작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중국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처절한 복수극 ‘친절한 금자씨’ 통해 온화한 이미지 벗고 싶어
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 서기 위해 중국 베이징 방문한 이영애

이영애는 현재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올드보이’ 박찬욱 감독의 차기작 ‘친절한 금자씨’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상태. ‘친절한 금자씨’는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에 이은 박찬욱 감독의 복수극 시리즈 완결편으로 남자를 향한 한 여자의 처절한 복수를 다룬다.
“제가 맡은 여자 주인공 금자는 사랑하는 남자에 의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10년 넘게 감옥살이를 하는 인물이에요. ‘친절한 금자씨’는 금자가 감옥에서 나와 그 남자에게 복수를 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게 될 거예요.”
박찬욱 감독은 ‘복수는 나의 것’과 ‘올드보이’에서 각각 딸을 유괴 당한 아버지와 15년간 8평 남짓한 공간에 감금당한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를 섬뜩한 영상에 담았다. 때문에 박감독 스스로도 “여배우들이 내 영화를 무서워한다”고 말할 정도. 그런 복수극 완결편에 이영애가 출연한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연기자로서 하나의 모험이죠. ‘친절한 금자씨’는 연기자로서 제 인생에 하나의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이 제 연기 생활의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되고, 제 연기력도 한층 성숙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 서기 위해 중국 베이징 방문한 이영애

그렇다고 그에게 폭력적이거나 잔혹한 장면에 대한 염려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이영애는 그러나 “이미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박감독과 수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영화의 내용을 충분히 조율하고 있다”며 이번 영화가 그동안 온화하고 청순한 여성미의 대명사로 불려온 자신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장금’ 촬영을 앞두고 궁중요리를 배워 화제를 모았던 그는 이번 영화를 위해 조만간 케이크 만드는 법을 배울 예정이다. ‘올드보이’에서 자장면을 복선으로 깔았던 박감독이 그에게 케이크 만드는 법을 배우라고 주문한 것. 이영애는 “크랭크인하는 11월까지 3~4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어 아직 시작은 안했지만 조만간 케이크 만드는 법을 배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앙드레김이 다리를 놓아 얼마 전부터 조수미와 편지 주고받아
이날 이영애는 앙드레김이 직접 제작한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그는 평소 흰 남방에 청바지와 같은 편안한 캐주얼 차림을 즐기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 강렬한 색깔의 옷도 입는데 이날의 붉은색 원피스는 앙드레김이 중국 방문을 기념해 화려한 색깔로 만든 것으로 마음에 쏙 든다고 했다.
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 서기 위해 중국 베이징 방문한 이영애

앙드레김은 그동안 이영애를 비롯해 김희선, 최지우, 장서희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자신의 패션쇼 무대에 올렸다. 그렇다고 앙드레김이 모델을 선정할 때 높은 인기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은 아니다. 앙드레김은 한결같이 ‘지적이고 순수한 아름다움’을 강조해왔다. 그런 점에서 이영애야말로 앙드레김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미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적임자가 아닐까 싶다. 그는 데뷔 이래 줄곧 지적이고 청순한 미의 대명사로 불려왔기 때문. 지금껏 그런 지적인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쑥스러워하며 “그렇게 봐주신다니 노력해야겠네요” 하며 웃었다.
“평소 모습은 그렇지 않을 때도 많아요. 아무래도 대외적인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각인이 돼서 그런 것 같아요. ‘친절한 금자씨’를 선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그런 이미지 변신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 서기 위해 중국 베이징 방문한 이영애

중국 방문 첫날인 7월14일, 중국 기예단의 공연을 관람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이영애.


많은 톱스타들과 교분을 쌓고 있는 앙드레김이 이영애에 대해 특히 남다른 애정을 보이는 것은 그의 한결같은 성격과 겸손함 때문이다. 95년, 이영애를 처음 만났다는 앙드레김은 “국내에서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대장금’이 요즘은 미국에서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는 신문 보도를 최근에 봤다. 10월이면 일본에서도 방영이 된다고 하니 이제 한국의 스타에서 월드스타로 발돋움할 텐데 이영애씨의 순수하고 깨끗하고 청아한, 지성적인 품위는 9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어머니를 동반한 이영애와 함께 오페라 ‘카르멘’ ‘리골레토’ 등 몇 차례 클래식 공연을 관람했다는 앙드레김은 이영애가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 서기 위해 중국 베이징 방문한 이영애

“이영애씨는 자기 자랑을 통 안해요. 매우 겸손하고 조용하죠. 오랜만에 이영애씨를 다시 만나 음악에 관심이 많은 걸 알고 너무 기뻤어요. 우리나라 연예인들은 영화나 드라마 등 자기 일은 굉장히 열심히 하지만 사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과 지식은 아주 적어요. 그런데 이영애씨는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니까 공연을 보러 가는 수준이 아니고 음악을 전문적으로 알고 심취하더라고요.”
이영애는 연예계뿐만 아니라 문화계 인사들과도 두루 친분을 쌓아온 앙드레김이 중간에서 다리를 놓아 얼마 전부터 소프라노 조수미와도 편지를 주고받는 등 교류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앙드레김에 따르면 이영애는 피아노 실력도 수준급이라고 한다.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피아노를 배운 그는 요즘도 집에서 어머니를 위해 종종 피아노를 연주한다고.
이영애는 이번 베이징 패션쇼에도 어머니와 동행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 역시 서울로 돌아오는 날 베이징 수도공항에서 뒤늦게 취재진에게 알려졌을 만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수줍은 성격이었다. 형제(2남1녀) 중 유일한 딸로 평소 살갑게 어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이영애는 베이징에서 돌아온 다음날인 7월17일에도 평소 친분이 두터운 윤석화가 제작하고 출연하는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 첫 공연을 어머니와 함께 관람했다.
영화 촬영에 들어가기 전 막간의 휴식을 알차게 보내고 있는 이영애. 어느새 서른 중반을 향해가는 그에게 결혼 계획을 묻자 “때가 되면 하겠죠” 하며 웃는다. 투명한 피부를 유지하는 비결로 그는 “물을 많이 마시고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라는 교과서 같은 대답과 함께 “나이가 들수록 매 순간 즉흥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한 번 더 되돌아볼 기회를 가지려고 노력하게 된다”는 말을 했는데, 그 말 속에 한해 두해 더 깊은 매력을 발산하는 그의 아름다움의 비결이 녹아 있는 듯했다.
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 서기 위해 중국 베이징 방문한 이영애

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 서기 위해 중국 베이징 방문한 이영애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이영애가 어머니와 함께 베이징 수도공항에서 앙드레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패션쇼 당일인 7월15일, 인민대회당에서 앙드레김, 이서진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1백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여성동아 2004년 8월 4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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