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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아름다운 부부

결혼 6년 만에 첫아이 출산한 송채환·박진오 수중분만체험&부부사랑법

“모유 수유하고 육아일기 쓰며 엄마 아빠 된 행복 만끽해요”

■ 글·김지영 기자 ■ 사진·김형우 기자, 메이스튜디오 제공

입력 2004.06.10 11:43:00

탤런트 송채환과 영화감독 박진오씨가 결혼 6년 만에 첫아이를 얻는 기쁨을 맛봤다.
출산의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해 수중분만을 했다는 이들 부부가 들려준 출산 전 과정, 출산 후 더 애틋해진 부부사랑 이야기.
결혼 6년 만에 첫아이 출산한 송채환·박진오 수중분만체험&부부사랑법

탤런트 송채환(36)이 드디어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지난 4월20일 두 시간여의 수중분만 끝에 3.12kg의 예쁜 딸을 낳은 것. 출산 보름 만인 5월4일 만난 송채환과 남편 박진오 감독(34)은 결혼 6년 만에 아이를 얻은 기쁨이 남다른 듯 출산 전후의 상황을 생생하게 들려주었다.
“4월19일 아침부터 배가 살살 아팠어요. 하지만 병원에서는 ‘아직 멀었으니 더 있다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이 불안해하며 ‘빨리 가자’고 재촉하는데도 ‘참는 데까지 참아보겠다’고 고집을 부리다 밤 10시가 넘어서야 집을 나섰어요. 병원에 가는 동안 남편이 조심스럽게 차를 몰았지만 진통이 심해서인지 조금만 흔들려도 마치 시속 200km로 달리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밤 11시45분경 병원에 도착했을 때 자궁 문은 이미 6~7cm나 열려 있었다.
“보통 1~2cm가 열려도 아프다는데 저는 무조건 참아야 하는 줄 알았어요. 원장님 말씀이 하마터면 차 안에서 아이를 낳을 뻔했대요. 너무 감사한 건 저희가 바라던 대로 수중분만을 한 거예요. 수중분만은 양수가 터져도 안 되고 출산하는 날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못하거든요.”

수중분만 내내 손을 맞잡고 출산의 고통과 기쁨 함께 나눠
수중분만을 해도 되겠다는 의사의 결정에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은 남편 박진오 감독이다. 그는 의사가 욕조에 물을 받으며 분만 준비를 하는 동안 아내와 아기를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양초를 켜고 인형과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는 생일카드 등을 진열했다. 또 준비가 끝난 뒤에는 송채환과 함께 욕조에 들어가 출산의 고통과 기쁨을 나누었다.
“수중분만은 남편이 분만에 참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모와 아이의 고통을 덜어준다고 해서 꼭 하고 싶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아내가 저에게 기대고 앉아 손을 맞잡은 상태에서 호흡을 하고 힘을 주니까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고, 영적으로도 통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결혼 6년 만에 첫아이 출산한 송채환·박진오 수중분만체험&부부사랑법

출산의 고통은 상상 이상이었지만 자신보다 7배는 더 힘들다는 아기의 고통을 생각하며 견뎌냈다는 송채환은 “머리가 보인다”는 의사의 말을 듣는 순간 불끈 힘이 솟았다고 한다. 아기의 고통을 덜어주려면 아이를 빨리 몸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진통이 올 때마다 힘을 주는데 갑자기 아기의 머리가 나오더군요. 순간 남편이 목을 뒤로 휙 젖혔어요. 남편은 감격스럽기도 하고 아기가 너무 신성해서 도무지 쳐다볼 수가 없었대요. 또 힘을 주니까 오른쪽 어깨가 먼저 나오더니 왼쪽 어깨가 쑥 빠지면서 아기가 태어났어요. 처음에는 아기가 물 속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원장님이 배에다 손을 대니까 휙 돌며 배영 자세를 취했어요. 물 위에 떠서 좋아하는 아이에게 가슴을 대줬더니 본능적으로 빨더군요.”
탯줄은 남편 박진오 감독이 직접 잘랐다. 평소에는 더할 나위 없이 침착한 박감독도 그때는 긴장한 나머지 손이 부르르 떨렸다고 한다. 박감독은 이내 아기의 머리에 손을 얹고 “세상에 태어난 걸 환영한다”며 축복 기도를 올렸다고.
“보통 아기를 낳을 때는 너무 아파서 남편이 미워진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고맙고 의지가 되더라고요. 특히 남편의 기도가 얼마나 큰힘이 됐는지 몰라요. 제가 수중분만을 하는 내내 남편은 뒤에서 ‘이 순간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신실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대요. 남편의 축복 기도가 끝나고 아이 코에 끼웠던 공기흡입기를 빼자 아기가 울더군요.”
송채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박감독도 한마디 거들었다.
“아기를 보는 순간 감격스럽고 성스러워 만감이 교차했어요. 정말 잘 키워야겠구나 하는 책임감도 들고. 힘든데도 잘 견뎌준 아내와 건강하게 나와준 아이가 고마웠어요.”

결혼 6년 만에 첫아이 출산한 송채환·박진오 수중분만체험&부부사랑법

박진오·송채환 부부는 아이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며 키우고 싶다고 한다.


엄마 아빠의 극진한 사랑 속에서 태어난 아기의 이름은 소울. 박감독이 몇 달간의 고심 끝에 지은 이름 ‘소울’은 영혼이라는 의미를 지닌 영어단어 ‘soul’에서 따온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아이의 이름을 뭘로 지을까 하고 고민을 했어요. 아이가 자라서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뜻깊은 이름이 좋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아내가 좋아하는 조각가인 카미유 클로델에서 따온 ‘미우’로 지으려고 했는데, 문득 영혼이라는 의미의 ‘soul(소울)’이 떠올랐어요. 사람은 육체가 싸고 있지만 영혼에 정체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좋은 영혼으로 성장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소울로 정했어요. 한글로 옮겨보니 순수 한글 이름 같은 느낌도 있고 부르기도 좋았고요. 대신 적당한 한자를 찾지 못해 옥편을 보며 고민중이에요.”
박감독은 소울이가 태어나던 날부터 육아일기를 쓰고 있다. 아내의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훗날 태어날 아이에게 줄 의미 있는 선물을 찾다가 육아일기를 생각해낸 것. 아이가 스무살 성년이 되는 해에 이 일기를 선물할 생각이라는 박감독은 수중분만실을 꾸미면서도 당시의 상황과 느낌을 육아일기에 적어두었다고 한다. 또 태어나자마자 자른 손톱과 발톱을 비닐로 포장해 일기장 한 귀퉁이에 붙이고, 손도장과 발도장을 찍은 종이도 끼워두었다. 그런 감동의 순간마다 느낀 아빠의 생각이 낱낱이 기록됐음은 물론이다.
아기가 태어나던 날부터 육아일기 써온 아빠
결혼 6년 만에 첫아이 출산한 송채환·박진오 수중분만체험&부부사랑법

“아내는 소울이가 태어나자마자 아이를 또 낳자고 했지만 사실 저는 소울이 하나로 족해요. 소울이가 너무 대견스러운 게 임신기간 동안 참 순했어요. 제가 먹고 싶은 게 없냐고 물어볼 정도로 입덧도 한번 안 하고 아내가 바쁘게 일할 때도 힘들게 하지 않았어요. 또 병원에 도착한 지 두 시간 만에 순조롭고 건강하게 나와준 것도 기특하고요. 참 효녀인 것 같아요.”
미국 유학파 출신으로 지난해 신예감독들의 장편 데뷔 작품을 지원해주는 칸 영화제의 ‘레지던시’ 과정까지 마친 박진오 감독은 송채환이 임신한 동안 늘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 장편영화 데뷔작을 준비하고 선댄스 영화제에 참석하느라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지낸 것. 때문에 그는 송채환과 떨어져 있는 동안 매일 다섯 차례 이상 전화 통화를 했는데도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한다.
“아내와 올초까지 같이 있다가 일 때문에 미국에 갔는데 1, 2월 두달 동안 몸이 많이 안 좋았어요. 하지만 아내가 걱정할까봐 아프다는 말은 도저히 못하겠더군요. 아내 역시 나 같은 심정일 거라고 생각하니 어찌나 불안하던지, 가족은 역시 한데 모여 살아야겠구나 하고 뼈저리게 느꼈어요.”
지난 3월 만삭인 아내의 곁을 지키기 위해 귀국한 박감독은 출산 준비를 도우며 내심 딸이기를 바랐다고 한다. 송채환은 그에게 “당신을 닮은 아들을 낳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지만 그는 송채환을 닮은 예쁜 딸이 태어나기를 고대한 것. 미국에서 지낼 때도 일부러 ‘딸 키우는 법’이라는 책을 읽었다는 박감독은 소원대로 딸을 얻자 한편으로 걱정이 된다고 털어놓는다.
“이제는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성차별이 존재하고, 아동범죄도 심각하잖아요. 그래서 아빠로서 더욱 책임의식을 갖게 되고요. 저는 무엇보다 아이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키워주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하나의 인격체로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또 남을 배려할 줄 알고, 겸손한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고 사랑도 많이 줄 거예요. 무엇보다 아이를 위해서는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 싶어요. 부모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도 따르게 되어 있거든요.”
송채환도 남편과 같은 생각이라고 한다. 그 또한 아이가 엄마 아빠의 끼를 물려받아 연예계 진출을 희망한다고 해도 반대하지 않겠다는 것.

결혼 6년 만에 첫아이 출산한 송채환·박진오 수중분만체험&부부사랑법

임신 기간 내내 딸 소울이가 부드럽고 낙천적인 아빠의 성격을 닮기를 바랐다는 송채환.


유쾌하고 명랑한 송채환과 과묵하고 침착한 박진오 감독. 성격은 반대지만 생김새도 닮고 인생관도 비슷한 이들 부부는 결혼생활 6년 내내 신혼 때 같은 금실을 유지하고 있다.
박감독은 본래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데다 말수도 적어 언뜻 무뚝뚝해 보이지만 송채환과 둘이 있을 때는 장난도 잘 치고 더할 나위 없이 다정다감한 남편이라고 한다. 그런 박감독에게 아내 송채환의 매력에 대해 묻자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점”이라고 했다.
“아내는 정말 마음이 맑아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도 남다르고 베푸는 것을 좋아하죠. 더욱이 성격도 명랑하고 긍정적인데다 의협심이 강해서 옳지 않은 일을 보면 가만있지 않아요. 또 자신보다 어려운 이들에게는 부드럽고요. 그렇게 자꾸만 좋은 점들이 보이니까 살면 살수록 아내가 좋아져요.”
박감독은 소울이가 태어난 후 건강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아빠와 남편으로서 아이와 아내에게 좀더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고 싶기 때문이다. 또 송채환은 소울이에게 모유 먹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임신한 후 체중이 20kg까지 불었어요. 관리를 하지 않으면 살 찌는 체질인데다 아이 건강을 생각해서 잘 먹었거든요. 근데 모유 수유를 해서 그런지 보름 만에 7.5kg이 빠지네요. 저는 아이가 원하면 1년이든 2년이든 모유 수유를 할 생각인데 다행히 젖도 잘 나오고 아이가 잘 먹어요.”
박감독은 모유 수유에 열성을 쏟고 있는 아내 송채환이 대견스럽다고 한다.
“아내는 모유를 먹이겠다는 의지가 참 대단해요. 아이가 두시간마다 깨는데 그때마다 젖을 물려요. 모유 수유가 아이와 엄마에게 모두 좋다지만 이러다 혹여 아내가 아프지는 않을까 염려되기도 해요.”
그런 엄마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서일까. 소울이는 잘 울지도 않고, 잘 잔다고 한다. 송채환은 그게 모두 태교 덕분이라고 했다. 임신중 그는 남편이 좋아하는 바흐음악도 들었지만 아기가 시끄러운 데서도 잘 적응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신나는 댄스 음악에 맞춰 춤도 추었다는 것. 또 태담을 들려줄 때마다 부드럽고 낙천적인 남편을 닮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아빠만 닮아라” 하고 말했더니 정말 소울이가 아빠 성품을 닮아 순하다고 한다.
“신생아실에서 아기들이 울 때도 소울이 혼자만 새근새근 잘 자더라고요. 오죽하면 제가 청각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의심했겠어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마음 편하게 지내는 것이 가장 좋은 태교가 아닌가 싶어요.”
출산 후 모유수유원에서 세 식구가 함께 지내다 보니 신혼 때처럼 애틋한 감정이 생겼다는 이들 부부는 하지만 아쉽게도 또다시 이별을 해야 한다. 박감독이 영화작업 때문에 곧 미국으로 건너가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프랑스 한국 등에서 영화 연출 제의를 받았는데 너무 신중을 기하다 시나리오가 나와 있는 상태에서도 만들지를 못했어요. 비록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첫 장편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계획은 틀어졌지만 마음에 여유가 생긴 만큼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송채환은 그런 남편을 위한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
“남편은 좋은 영화를 만들어서 아이에게 선물하고 싶대요. ‘아빠는 최고의 감독’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한 영화요. 저도 남편이 좋은 영화를 만들기를 바라고, 꼭 그럴 거라 믿어요. 저는 가을쯤 활동을 재개할 것 같아요. 들어오는 작품은 많지만 이제는 전처럼 무리해서 일하지 않을 거예요. 하고 싶은 작품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아이와 함께 보낼 생각이에요.”
남편의 연고가 있는 미국이나 프랑스에서 아이를 낳을 수도 있었지만 공인으로서 양심을 지키고 싶어 한국에서의 출산을 고집한 송채환과 그런 아내가 대견스럽다는 남편 박진오 감독. 같은 곳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이들 부부의 모습이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도 잊혀지지 않았다.

여성동아 2004년 6월 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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