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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박미경 이영자 매니저 백민이 털어놓은 스타들과의 인연 & 23년 연예계 생활

■ 글·김지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입력 2004.04.09 17:15:00

최진실 박미경 홍진경 등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빅엔터테인먼트의 백민 사장.
그는 23년째 톱스타들을 관리하고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 졸업 후 바로 사회에 나와 일찍이 인생을 배웠다는 그가 털어놓은 연예계 ‘미다스의 손’이 되기까지의 곡절 많은 인생 스토리.
최진실 박미경 이영자 매니저 백민이 털어놓은 스타들과의 인연 & 23년 연예계 생활

황기순 이영자 조정현 등 자신과 친분이 있는 연예인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가장 마음이 아팠다는 백민 사장.


연예계에서 ‘스타제조기’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매니저들에게는 나름의 연예인 관리 비결이 있다. 최진실 박미경 홍진경 등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빅엔터테인먼트의 백민 사장(46). 그는 무엇보다 연예인과의 신의를 중시한다. 지난 23년 동안 그가 자신과 일했던 이홍렬 서세원 이성미 조정현 김종찬 변진섭 이영자 신동엽 등의 스타들과 얼굴을 붉히지 않고 헤어질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라고 한다.
“지금껏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면서 금전 문제 만큼은 깨끗해야 한다는 소신을 지키며 살아왔어요. 그렇지 않으면 오래 가지 못해요. 연예인과 소속사가 법정싸움까지 가는 이유도 다 돈 문제 때문이잖아요. 내가 좀 손해보더라도 남을 먼저 배려하면 편하게 일할 수 있어요. 10을 줬다고 10을 돌려받으려고 하면 서로 감정만 상하게 마련이에요. 저는 한번 준 것에 대해서는 미련이 없어요. 알아주면 고맙고 모르면 할 수 없다는 생각이에요.”
학창시절 내내 반장을 도맡았을 정도로 리더십이 강하고 연예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지난 81년 이홍렬 김형곤 서세원 이성미 등 당시 한창 인기를 얻고 있던 개그맨들의 매니저로 방송가에 발을 들여놓았다. 당시만 해도 매니지먼트의 개념이 없던 때라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했지만 하나같이 스타급 연예인들이라 일이 술술 풀렸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무명의 이영자를 발굴, 스타로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
그가 이영자를 처음 만난 건 80년대 말 전유성이 운영하던 코미디클럽에서였다. 당시 그곳에서 ‘빛나리’ 최성훈과 듀엣으로 코미디를 하던 이영자를 보고 한눈에 재목임을 알아본 그는 3천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스카우트했다. 이영자는 데뷔 초기에 뚱뚱하다는 이유로 좌절을 겪기도 했지만 91년 SBS 코미디 프로그램 ‘기쁜 우리 토요일’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단박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영자는 정말 탁월한 연기자예요. 매니저가 끼를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연결해주면 주어진 기회를 백분 활용하거든요. 사실 매니저의 역할은 20~30%고, 나머지는 연기자가 만들어가야 하거든요. 아이디어도 내고, 애드리브도 하면서요. 지금도 저는 이영자를 최고의 개그우먼이라고 생각해요. 마음고생을 많이 한 만큼 정말 잘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고, 언젠가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으리라 믿어요.”
이영자 외에도 황기순 조정현 김종찬 변진섭 등을 영입, 한때는 30여명의 연예인을 거느렸던 그는 95년 직접 주최한 팝스타 스티비 원더의 내한공연이 6억~7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위기를 맞았다. 결국 IMF한파가 불어닥친 98년 사업을 정리한 그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위해 홀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친누나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귀국한 그는 GM기획 김광수 사장의 제의로 이영자와 신동엽의 매니지먼트를 맡으면서 2년만에 다시 연예계로 복귀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고생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3년 전 이영자가 다이어트 파문으로 연예 활동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는 위기를 맞은 것. 그는 이영자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재기의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최진실 박미경 이영자 매니저 백민이 털어놓은 스타들과의 인연 & 23년 연예계 생활

“저와 인연을 맺었던 연예인들에 관한 좋지 않은 소식이 들리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아요. 그래서 도박 때문에 인생을 망친 황기순이나 반신 불수로 살고 있는 조정현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미어져요. 지금은 이영자도 복귀에 성공하고 황기순도 열심히 살고 있어서 다행이긴 하지만, 정말 착하고 잘 됐으면 하는 사람들에게 아픔과 고통이 따르니까 안타깝고 속상해요. 앞으로는 그들에게 정말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겠어요.”
반평생을 매니지먼트 사업에 바쳐 평생을 함께 갈 수 있는 사람들을 얻은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는 백민 사장. 연예계에서 몇 안 되는 성공한 매니저로 꼽히는 그의 여유있는 웃음 뒤에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꿋꿋하게 견뎌낸 뚝심과 배짱이 있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낮에는 공장, 밤에는 야간학교에 다니며 일찍이 인생을 배웠다고 한다.
“처음에 들어간 공장이 형광등 만드는 공장이었는데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어요. 다른 사람들은 저녁 6시까지 일하는데 저만 5시에 끝내줘서 야간 학교에 다니며 검정고시 준비를 할 수 있었어요. 어린 나이에 공장에 다니며 학업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집안을 일으켜야한다는 생각으로 앞만 보고 달렸어요. 덕분에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경희대 경영학과 야간에 합격했죠. 비록 대학을 끝까지 다니지는 못했지만 가난을 통해 인생을 배울 수 있었던 그 시절은 무척 값진 시간이었어요.”
그 시절 좌우명으로 삼은 ‘정직하게 살자’는 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살아왔다는 그는 이제 오래 갈 수 있는 가족같은 연예인들을 관리하며 시트콤과 영화 제작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빅엔터테인먼트의 식구로 홍진경 박미경 최진실 김지선 조영구 등을 새로 영입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한다.
“요즘에는 신인을 발굴해도 조금 인기를 얻으면 바로 나가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20년 넘게 이 일을 하다보니 이제는 인간성 좋고 오래 갈 수 있는 친구들과 가족처럼 지내며 일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또 먼 훗날 후회하지 않도록 가족들에게 더욱 잘할 거고요.”
예전에는 일 때문에 바쁘다는 핑계로 가정에 소홀했지만, 지금 그는 아침마다 두 딸을 등교시키고 저녁 8시 이후에는 스케줄을 잡지 않는 가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또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가족들과 보낸다고.
“미국에서 지낸 2년 동안 교회에 다니면서 느낀 게 많아요. 무엇보다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꼈어요. 가족과 석달에 한번씩 만나면서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어요. 무엇보다 제가 어떤 선택을 하든 묵묵히 믿고 따라주는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자 내조자인 아내에게 더없이 고마워요. 저는 큰 욕심 없어요. 저의 가족, 빅엔터테인먼트 식구들 모두 건강하게 잘 살아가기를 바랄 뿐입니다.”

여성동아 2004년 4월 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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