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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둔 딸 있다”고백 후 6개월 만에 활동 재개한 ‘총각 아빠’ 김승현

■ 글·조희숙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4.02.03 14:56:00

훤칠한 외모로 인기몰이에 한창이던 지난해 당당히 ‘총각 아빠’임을 밝혔던 탤런트 김승현이 6개월 간의 공백기를 마치고 연기에 복귀했다. 뮤지컬 ‘십이야’에 이어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에 출연하는 것. 이제는 여자친구, 딸과 함께 마음놓고 외출할 수 있어 좋다는 김승현의 일과 사랑.
“숨겨둔 딸 있다”고백 후 6개월 만에 활동 재개한 ‘총각 아빠’ 김승현

탤런트 김승현(23)의 얼굴에는 요즘 활기가 흐른다. 1월18일까지 대학로 창조콘서트홀에서 공연한 뮤지컬 ‘십이야’의 주인공 세바스찬 역을 맡아 그동안 억눌러왔던 연기 열정을 마음껏 펼쳤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무대가 나이트클럽이에요. 배우들도 젊고 관객들도 젊어서 정말 재미있게 했어요. 솔직히 춤은 약한 편이지만 DJ 경험도 있고 힙합을 좋아해서 랩은 자신 있었어요. 다행히 반응이 좋아서 뿌듯하기도 했고요.”
‘십이야’는 그의 두번째 뮤지컬 출연작. 98년 이동건, 예지원 등과 함께 공연한 ‘방황하는 별들’에서 그는 주인공 지영태 역으로 열연했다. ‘십이야’ 출연을 기점으로 그는 연기활동에 가속이 붙은 듯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요즘 그가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는 KBS 수목드라마 ‘로즈마리’ 후속작품인 ‘꽃보다 아름다워’. 그는 극중에서 추소영의 이란성 쌍둥이 오빠로 출연중이다. 이외에도 영화와 또다른 드라마 출연요청을 받고 있다.
그가 이렇듯 연기활동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이 아빠’로서 어깨가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그는 “스무살에 아빠가 되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런 깜짝 고백은 팬들을 놀라게 했고, 당시 드라마와 시트콤을 통해 한창 인기몰이중이던 연예활동에 급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자칫 연예활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여자친구와 아버지 호적에 오른 딸아이를 위해 용기를 낸 것이었고, 다행히 팬들도 그가 ‘총각 아빠’임을 숨겨왔다는 배신감보다는 어려운 고백을 한 그의 용기와 가족사랑을 더 높이 평가해주었다.
“사실을 말한 후에 많이 편안해졌어요. 처음엔 팬들이 저를 좋게 봐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많은 분들이 격려를 해주셨어요. 같은 연예인농구단인 (손)지창 형은 ‘네가 나보다 선배’라며 어깨를 두드려주시더라고요. 친구들도 저를 다시 보게 되었다고 하기도 하고, 고민을 상담하러 찾아오는 친구들까지 생겼어요.”
하지만 그 고백 이후 그는 한동안 방송활동을 중단하다시피 했다. 간간이 KBS 일요아침드라마 ‘결혼 이야기’와 단막극 한두 편에 출연한 것이 전부였다. 자의반 타의반 갖게 된 공백기였지만 덕분에 그동안 소홀했던 일들을 챙길 수 있었다고 한다.
“우선 학교에 열심히 다녔어요. 이제 4학년이 되는데 방송활동하면서 학교를 제대로 못 나갔거든요. 친구들과 어울리기도 하면서 진짜 학생처럼 지냈어요. 여자친구랑 딸이랑 같이 외출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기도 했어요. 그게 가장 마음 편하고 좋더라고요.”

“숨겨둔 딸 있다”고백 후 6개월 만에 활동 재개한 ‘총각 아빠’ 김승현

생각도 전보다 많이 깊어졌다. 고백 후 결혼할 여자친구와 귀여운 딸을 책임져야 하는 어엿한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더 크게 느끼게 되면서 정신적으로 한층 성숙해진 것이다. 가끔 여자친구 집에 찾아가 그쪽 부모님을 뵙기도 한다는 그는 “어른들이 전보다 자신을 많이 미더워하는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흔히 ‘아이를 낳아봐야 어른이 된다’고 하잖아요. 요즘 부쩍 부모님을 많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요즘엔 일하는 것도 힘들어하시는 것 같아서 빨리 자리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들어요.”
여자친구를 공개한 후 “언제 결혼하느냐”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는 그는 “결혼은 형식적인 절차일 뿐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우리 두 사람의 생각”이라고 한다. 그는 이미 부모님 집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서로 믿음이 확실하기 때문에 결혼을 언제 하느냐는 별로 중요한 것 같지 않아요. 아직 여자친구나 저는 어리기 때문에 해보고 싶은 일이 많거든요. 결혼은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리가 잡히고 안정되었을 때 하고 싶어요. 그리고 아직 나이도 어린데 결혼한다고 사람들을 초청하는 것도 쑥스럽고요.”
그는 올해를 ‘도약의 해’로 잡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모델, 라디오 DJ, MC 등 모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김승현. 하지만 그가 가야 할 길이 연기자라는 사실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차승원 선배님을 모델로 삼고 있어요. 그분도 패션모델로 출발해서 영화배우로 인정받고 계시잖아요. 저도 모델로 연예활동을 시작해서 그런지 왠지 저와 과정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아직 그에게는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 대학도 졸업해야 하고 군대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마음이 더 조급해지는 것일까, “욕심내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연기자의 길을 가겠다”고 하면서도 “자꾸만 뛰어가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어떤 아빠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저랑 같이 커가니까 친구 같은 아빠가 되지 않을까요” 하고 말하는 그가 왠지 더 믿음직스럽게 보였다.

여성동아 2004년 2월 4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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