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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이 남자의 일과 사랑

우리 시대 최고의 연기자 최고의 가장 최수종 프라이버시 인터뷰

“인생의 시련기 통해 가족과 친구, 돈의 소중함 뼈저리게 느꼈어요”

■ 글·김지영 기자 ■ 사진·김용해 기자

입력 2004.02.03 11:07:00

데뷔 후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는 최수종.
일과 사랑에 모두 성공한 그의 해맑은 웃음 뒤에는 일찍이 인생의 시련기를 꿋꿋하게 헤쳐나간 뚝심과 성숙함이 자리하고 있다. 그가 담담하게 털어놓은 지난 세월과 결혼생활 11년째를 맞은 남편, 두 아이 아빠로서의 생활.
우리 시대 최고의 연기자  최고의 가장 최수종 프라이버시 인터뷰

탤런트 최수종(42)이 지난해 11월부터 송은이, 신정환, 황보와 함께 SBS ‘최수종쇼’의 진행자로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 몇번 MC로 나선 경험은 있지만 자신의 이름을 걸고 토크쇼를 진행하기는 이번이 처음. ‘최수종쇼’는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신동엽 김원희의 헤이헤이헤이’ 후속 프로그램이라 만만치 않은 부담을 안고 출발했지만 일반인과 연예인팀이 엽기적인 노래 대결을 펼치는 ‘자아도취 노래방’이 인기 코너로 자리를 잡으면서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하고 있다.
“KBS 일일드라마 ‘저 푸른 초원 위에’가 끝난 뒤 좀 쉬려고 했는데 얼떨결에 이 프로그램을 맡게 됐어요. 경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MC들이 워낙 입심 좋은 개그맨들이라 웃겨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았지만 요즘에는 좀 여유가 생겼어요. 아직 미흡한 점이 많지만 성급하게 결론을 내지 말고 긴 안목을 가지고 지켜봐주셨으면 해요.”

과외 지도하던 학생 어머니의 권유로 연예계 데뷔
지난 87년 데뷔작인 KBS 청소년드라마 ‘사랑이 꽃피는 나무’를 통해 스타덤에 오른 후 줄곧 톱스타의 자리를 지켜온 최수종. 본래 그의 꿈은 비즈니스맨이었다. 하지만 그가 꿈을 접고 연기자로 나선 데는 그만한 사연이 있었다.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한 후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그는 86년 마지막 한 학기를 남겨두고 귀국했다. 청와대 보안과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파라과이에서 사업을 하던 아버지가 부도로 인한 충격으로 세상을 뜨면서 집안이 풍비박산 난 것.
“어머니는 학업을 마치라고 종용했지만 가장 시급한 문제는 돈이었어요. 미국에서 제가 지내던 집의 월세가 몇달째 밀려 있었고, 서울의 어머니 역시 갈 데가 없어 이집 저집 전전하다 병까지 얻은 상황이었어요. 장남으로서 가만 있을 수 없어 파라과이에서 대학에 다니던 남동생한테는 학업을 마치라고 못박아놓고, 그때부터 돈 되는 일이라면 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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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가 생기면 대화로 풀어가기에 부부싸움이 되지 않는다는 최수종과 하희라 부부.


우선 어머니와 함께 지낼 월세 지하방 한칸을 서울에 얻은 그는 라면이나 수제비로 끼니를 때우고 막노동판, 극장 매점 등을 전전하며 닥치는 대로 일했다. 어머니 병원비에 집세, 생활비를 대기가 만만치 않았지만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어머니도 마찬가지였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남을 먼저 배려하고, 피해를 주어서는 안된다는 소신을 지키며 살아온 분이거든요.”
그러던 중 그는 당시 ‘몰래바이트’라고 불리던 과외지도를 하며 고3학생을 가르치다 뜻밖의 제의를 받았다. 어려운 환경에서 착실하게 살아가는 그에게 좋은 인상을 받은 학생의 어머니가 느닷없이 “탤런트를 해볼 생각이 없느냐”고 물은 것. 그때 그의 첫마디는 “돈 주나요?”였다고 한다.
“알고 보니 학생의 어머니는 KBS 예능국장의 따님이었는데, 출연료가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돈 되는 일을 찾아서 할 때이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어요. 그렇게 엉겁결에 시작한 작품이 ‘사랑이 꽃피는 나무’인데, 운 좋게도 남자주인공 현우 역할을 맡아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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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만 해도 그는 한달에 1백만원의 출연료를 받는 신인연기자에 불과했지만 4개월 후에는 각종 인기순위 조사에서 1위를 휩쓰는 연예계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그는 더욱 아끼고 저축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느낀 게 많아요. 아버지 사업이 한창 번창할 때는 집에 항상 사람이 들끓었는데 가세가 기우니까 찾아오는 사람이 없더군요. 그런 경험을 통해 가족과 친구, 돈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았어요. 제가 아내와 아이들에게 잘하려고 하고, 예나 지금이나 근검절약하는 것도 그때문이에요. 무엇보다 저는 절대 사람을 가식적으로 대하지 않아요. 덕분에 주위에 적도 없고, 좋은 친구들이 많아요. 친구들과 지금도 꼼장어에 닭똥집을 놓고 소주잔을 기울이곤 하죠.”

찢어진 신발 꿰매 신는 짠돌이로 산 적 있지만 베푸는 데 인색하지 않아
데뷔 후 그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좋은 반응을 얻는 등 행운이 따랐다. 하지만 거기에는 그의 끊임없는 노력이 뒷받침되었다. 고교시절 CF감독의 눈에 띄어 학생복 지면 광고 모델로 잠깐 활동한 적이 있지만 연예계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그는 남보다 두배 더 노력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 늘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작품에 임했다.
“아침 7시부터 연습이 있으면 저는 한 시간 더 일찍 가서 준비하고, 다른 출연자들이 대본을 열번 보면 남의 대사까지 달달 외울 정도로 연습을 철저히 했어요. 그래서 PD들 사이에서는 최수종을 쓰면 펑크 나는 일이 없다는 말까지 돌았죠(웃음).”
인기스타가 된 뒤에도 그는 버스를 타고 다니며 찢어진 신발을 꿰매 신을 정도로 알뜰하게 살았다. 그럼에도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해 뭐든 베풀어야 직성이 풀렸다. 생활고에 시달릴 때도 그는 교회에 다니며 집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학용품을 사서 나눠주곤 했다.
“86년 학업을 포기하고 귀국했을 때 갈 데가 마땅치 않아 터미널에서 잠을 잔 적이 있어요. 의자에 가만히 누워 있었더니 한 노숙자 할아버지가 신문을 덮어주더라고요. 그때 할아버지를 보며 다짐한 게 있어요. ‘나보다 더 어려워 보이는데도 저 할아버지는 남에게 베풀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졌구나. 신체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것만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저 할아버지처럼 남에게 베풀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살자’고요. 제가 소아암환자를 꾸준히 돕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예요.”
멋진 비즈니스맨을 꿈꾸며 경영학을 공부하던 그에게 연기자는 전혀 생각지 않은 새로운 인생이었지만 그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운명에 순응했다.
“제가 꿈꿨던 것처럼 비즈니스맨이 되지 못한 것은 운명이라고 생각해요. 연기는 저에게 도전해볼 만한 분야였고, 그래서 그 길을 가기로 결정했죠. 그것은 저 자신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아직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은 없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연기자로서 인기를 더해갈수록 그는 남보다 더 겸손하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초심을 잃지 말자. 그리고 진실하자’는 자신의 좌우명처럼 살아온 것. 그런 그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한다.

우리 시대 최고의 연기자  최고의 가장 최수종 프라이버시 인터뷰

데뷔 후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최수종쇼’를 진행하고 있는 그는, ‘초심을 잃지 말자’는 자신의 좌우명처럼 늘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연기생활에 임하고 있다.


“가정이 편해야 무슨 일이든 잘되는 법이죠. 아무리 사회생활을 잘해도 가정이 평안하지 않으면 오래 가지 못해요. 저는 일찍이 가정의 소중함을 깨달았기 때문에 일보다 가정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는 없어요. 집에서는 남편과 아빠로서, 밖에서는 연기자로서 최선을 다해야죠. 하지만 아내의 내조가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 고맙게도 아내가 아이들과 가정을 잘 건사해줘서 마음 편히 일할 수 있었습니다.”
후배 연기자 하희라와 결혼한 지 어느덧 11년째를 맞은 그는 자타가 인정하는 애처가다. 아내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아내와 전화통화를 한다. 매일 보면서도 그렇게 할 이야기가 많으냐고 물었더니 그가 허허 웃는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별일은 없는지 관심을 갖다 보니 자주 전화통화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남들은 그것을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희는 그게 습관이 됐기 때문에 너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요. 요즘 우리나라 이혼율이 50%에 가깝다고 하던데, 부부 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하고요. 저희는 평소 대화를 많이 하고, 애정 표현도 솔직하게 하는 편이라 살면 살수록 부부간에 정이 돈독해지는 것 같아요.”



아내와 하루 수십번 통화하고 아이들과 한 약속 반드시 지키는 아빠
일보다 가정이 더 소중하다고 말해온 그의 부인 하희라 역시 집에서든 밖에서든 야무진 여자다. 한창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 최수종과 결혼한 후 과감히 연기생활을 접고 한동안 아이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살았던 하희라는 재작년 KBS 일일드라마 ‘당신 옆이 좋아’로 4년 만에 연기활동을 재개한 뒤 다시 주부의 자리로 돌아가 아들 민서와 딸 윤서의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아내는 아이들을 참 잘 다뤄요. 아이들은 대개 엄마가 외출할 때 칭얼거리게 마련이잖아요. 그때 아내는 아이들에게 무슨 일로 나가는지, 왜 나가야 하는지 조근조근 설명해주는데, 그럼 신기하게 아이들도 알아듣더라고요. 또 우리 아이들은 저와 아내가 어릴 때부터 높임말로 대해줬더니 말할 때 꼭 높임말을 써요.”
그는 바쁜 틈틈이 아이들과 함께 공연을 보고, 크리스마스에는 직접 산타클로스 복장을 입고 선물을 나눠줄 정도로 자상하고 따뜻한 아빠다. 그의 육아관은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이로 키우는 것. 이를 위해 그는 아이들과 한번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킨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절대 거짓말을 해서는 안돼요.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얘기한 것을 다 기억하고 있어요. 하지만 엄마 아빠가 그것을 그냥 흘려버리면 본의 아니게 거짓말이 되는데, 그럼 아이들은 거짓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부모의 말도 신뢰하지 않게 돼요. 그래서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들과 한 약속은 지키려고 하죠. 아내도 마찬가지고요.”
연예계에서도 잉꼬 커플로 손꼽히는 최수종 하희라 부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는 이들도 과연 부부싸움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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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종은 가족여행에 장인장모를 꼭 모시고 갈 정도로 처가 식구들을 챙긴다.


“저희는 뭐든 대화로 풀기 때문에 싸우려야 싸움이 되질 않아요. 감정이 상하게 만드는 쪽은 주로 저인데, 항상 술이 화근이죠. 다음날 일찍 촬영이 있는데도 제가 술을 2차까지 마시고 늦게 들어가면 속상해하죠. 하지만 남자들이 술자리를 갖다 보면 분위기에 취해 본의 아니게 2차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잖아요. 저는 아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있다가 제 잘못을 시인한 다음 이해시키는데,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이해하기가 힘들 것 같아서 한번은 술자리에 아내를 데리고 나갔어요. 그랬더니 이제는 모임이 생기면 자기가 먼저 2차 가자고 해요(웃음).”
그는 아내 하희라에 대해 참으로 현명하고 사랑스러운 여자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희라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남편 내조에 살림을 도맡아하고, 따로 살고 있는 시어머니에게도 후한 점수를 받는 며느리라고 한다.
“어머니는 저희가 결혼할 때부터 같이 사는 것을 원치 않으셨어요. 아무리 잘해도 같이 살다 보면 서운한 마음이 들게 마련이니 떨어져 지내면서 가끔 보면 더 반갑고 더 잘하게 되지 않겠냐면서요. 그런데 그 말이 맞더라고요. 어머니는 아내를 친딸처럼 여기고, 아내도 어머니를 친정어머니처럼 챙겨 은근히 샘이 날 정도예요. 아내는 신년 달력이 나오면 가장 먼저 가족 친지들의 생일을 표시해두었다가 때가 되면 어김없이 선물을 해요. 그러니 누가 미워하겠어요.”
하희라는 요리학원에서 특별 강습을 받기도 했다. 신혼초에는 음식솜씨가 없었는데 그 덕분에 요즘에는 “맛이 끝내준다”고 한다. 학원에서 배운 요리를 이것저것 만들어내는 아내를 도와 그가 종종 하는 일은 칼질.
“저도 나름대로 요리를 잘해요. 외국에서 혼자 살 때 직접 만들어 먹어 웬만한 요리는 다 할 줄 알아요. 그런데 이제는 아내가 저보다 훨씬 나아요. 뭐든 척척 만들어내거든요. 가끔 부엌을 기웃거리다 재료 손질이나 야채 써는 일을 도와주는데, 제가 칼질을 꽤 잘해요(웃음).”
하희라가 시집 식구에게 잘하는 것 이상으로 그 역시 처가 식구들을 끔찍이 챙긴다. 새해 첫날 본가에 가는 대신 설날에는 처가에 가고, 가족 여행을 떠날 때는 장인장모님을 모시고 간다. 얼마전 하희라가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 여행을 다녀올 때도 그는 장인장모를 같이 보내드렸다.
“처가에 잘하면 집안이 편해요. 아내도 시집식구들에게 잘하게 돼 있고요. 살아생전 아버지도 어머니나 외가에 무척 잘하셨어요. 장인어른도 무척 가정적인 분이라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고, 종종 중국요리도 해주시죠. 덕분에 저는 돈 주고 자장면을 먹은 적이 거의 없어요.”

이혼이 사회문제가 되는 요즘, 모범이 되는 가정의 모습 보여주고 싶어
그는 스스로 일복이 터진 사람이라고 말한다. 데뷔 후 지금까지 일이 끊이지 않는 것. 하지만 그는 겹치기 출연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다. 다작을 하면 연기가 식상해 보이는 데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연기생활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러 작품을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으니까 당장은 좋겠지만 결국은 제 살 깎아먹기나 다름없어요. 건강도 상하고, 연기 생명도 단축되니까요. 그래서 한 작품이 끝날 때까지는 다른 작품을 하지 않았는데 그 바람에 영화 출연 기회를 많이 놓쳤죠. 하지만 후회는 없어요. 인생을 흔히 마라톤에 비유하듯 저 역시 일할 때는 마라토너 같은 자세로 임해요. 마라톤은 자기 페이스 조절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경기라 출발이 빨라도 마지막에 테이프를 누가 끊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어요.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제가 기자들에게 성급하게 결론을 내지 말고 끝까지 지켜봐달라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지난 18년 동안 연기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그는 KBS 대하사극 ‘태조 왕건’과 미니시리즈 ‘야망의 전설’을 꼽았다. 두 드라마는 그가 부드럽고 자상한 이미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연기 변신에 성공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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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어울리는 술자리를 좋아하는 최수종. 옆의 두 사람은 평소 자주 만나는 후배 연기자들이다.


“제가 왕건에 캐스팅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어요. 짙은 쌍꺼풀 눈을 가진 임금한테서 어떻게 천하를 호령하는 위엄이 나오겠냐면서요. ‘야망의 전설’에서는 밑바닥 인생을 사는 깡패 역할을 했는데 그때도 ‘미스 캐스팅’이라는 말이 많았어요. 더욱이 경쟁 프로그램이 당시 최고의 시청률을 올리던 드라마여서 좋은 반응을 얻으리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어요. 아니나 다를까, 첫회 시청률이 10% 미만으로 저조했지만 나중에는 드라마 가운데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죠. 덕분에 저도 두 작품으로 연기대상을 거머쥐었고요.”
하지만 그것은 거저 얻은 상이 아니다. 그는 당시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특히 ‘태조 왕건’ 때는 8kg을 찌웠다 다시 6kg을 감량하는 등 나이와 캐릭터에 걸맞게 보이도록 무진 애를 썼다.
데뷔 후 지금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하고 성실하게 살기에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최수종. 앞으로의 인생 계획에 대해 묻자 그는 연기자로서나 가장으로서 더 모범이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에는 사람들이 저를 볼 때마다 아내의 안부를 묻는 것이나 잉꼬커플이라고 부르는 게 좀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이제는 아내에게도 말했지만, 부담감을 갖고 살기로 했어요. 이혼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저희 부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범이 되는 예쁘고 따뜻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3월에는 연기로 복귀할 계획이라는 최수종. 그는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약속 시각에 늦을세라 아내와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서울 잠실의 서커스 공연장으로 황급히 달려갔다.


여성동아 2004년 2월 4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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