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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이렇게 가르쳐요!

4남매 기르는 국성순씨의 알뜰 육아법

연극놀이로 한글 떼게 하고 직접 영어 가르치는 열성 엄마

■ 기획·이한경 기자 ■ 글·이승민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4.01.06 16:55:00

두 아이 키우기도 어렵다는 요즘, 네 아이를 낳아 키우며 알콩달콩 살아가는 집이 있다.
네 아이 모두 학원도 안 보내고 학습지 한번 시키지 않으며 엄마가 직접 가르치는 국성순씨집. 아이들 간식은 늘 직접 만들어 먹이고 자신이 영어독서지도사 과정을 수료해 아이들을 가르치는 열성 엄마 국씨의 육아 노하우.
4남매 기르는 국성순씨의 알뜰 육아법

국성순씨(37) 집을 방문하기 전, ‘어떻게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고 있나’ 보다는 ‘어떻게 4남매를 키우고 있는가’가 더 궁금했다. 물론 집안은 아이들의 놀이터로 아무리 치워도 표시가 나지 않는 상태일 것이고 아이들 소리로 하루 종일 시끌벅적할 터였다.
“띵동”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오늘의 주인공인 국성순씨와 4남매가 취재진을 맞이했다. 큰딸 하영이(11)는 안방에서 독서에 열중하고 있었고, 둘째딸 아영이(9)는 때마침 놀러온 동네 친구와 장난이 한창이었다. 연년생 민영이(6)와 정권이(5)는 작은방에서 오락에 열중하고 있었다.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저는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 함께 놀아주는 거죠. 어떻게 놀아줄 것인가를 항상 고민하고 나름대로 생각한 방법을 실천한 것뿐이에요.”

동화책 내용을 아이들과 함께 연극으로 꾸며
그가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연극. 아이들과 동화책을 읽고 나면 그 내용으로 대본을 짜고 연기를 했다. 서로 역할을 나누어 연기에 몰입하다 보면 동화책의 내용을 더 풍부하게 이해하게 되고, 아이들의 창의력과 표현력도 좋아진다고 한다. 큰딸 하영이가 말을 할 때부터 시작했으니 그의 연극 지도 경력은 벌써 8~9년에 이른다.
“결혼 전에 극단에 있었거든요. 작은 극단의 창립 멤버로 기획에서부터 대본 작업과 연기까지 전부 해봤답니다. 결혼하면서 극단 일을 그만두었는데, 큰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던 어느 날, 이 내용을 연극으로 만들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4남매 기르는 국성순씨의 알뜰 육아법

동화책의 내용을 연극으로 만들기 위해서 국씨는 먼저 한권의 동화책을 아이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여러 번 읽어준다고 한다. 그런 다음 아이와 함께 책의 줄거리를 요약하고 주인공을 정해 대본을 구성한다. 아이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엄마가 그 내용을 받아쓰고, 서로 역할을 나누어 연기 연습을 한다. 그러다가 관련된 노래를 함께 부르고, 율동도 하다 보면 엄마도 즐겁고 아이들도 신이 난다고 한다. 처음에는 엄마와 아이 한명과 대사를 주고받는 식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고, 연극이라는 형태에 익숙해지면 등장인물 수를 늘려나간다.
“우리 아이들은 언니가 엄마와 연극놀이를 하는 것을 동생이 지켜보고, 조금 큰 후에는 자기도 역할을 맡아 참여하면서 자랐어요.”
연극놀이 덕분인지 아이들은 특별히 한글이나 숫자를 가르치지 않아도 엄마도 모르는 사이에 한글을 떼고 숫자를 익혔다. 이렇게 연극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논다고 해도 요즘같이 조기교육이 치열한 세상에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들지 않을까.
“아이들을 무조건 학원에 보내거나 학습지를 시킨다고 해서 다 잘하는 건 아니잖아요. 가기 싫은 학원에 억지로 다니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학습지도 마찬가지고요. 아이들에게 무언가 시키려고 안달을 하는 건 엄마의 욕심이 아닐까 싶어요. 학원에 보냈으니까 뭐라도 배우겠지 하며 엄마 스스로 안도감을 느끼는 거죠.”

4남매 기르는 국성순씨의 알뜰 육아법

결혼 전 극단에서 활동한 국성순씨는 큰아이를 낳고부터 연극놀이를 시작했다.


초등학생인 하영이와 아영이는 학교 공부도 잘하는 편이어서 주변에서 ‘학원도 안 가고 학습지도 안 하는데 어떻게 공부를 잘하냐’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현재 국씨는 아이들 학교 숙제를 직접 봐주고 있는데 중학교 정도까지는 봐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대신 그후부터는 엄마가 지도하기 힘드니 지금부터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고. 지식과 기술이 아니라 ‘요점을 찾아내는 방법’을 알게 되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풀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국씨가 아이들 교육에 직접 뛰어든 것은 만만치 않은 사교육비 때문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넷이니 학습지 하나씩만 시켜도 1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는 것. “다른 부모들처럼 아이들 교육을 시키다가는 파산에 이른다”는 게 그의 농담 섞인 이야기다. 그래서 아이들 학원 보낼 돈으로 자신이 직접 배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지난 여름부터 영어독서지도사 과정을 수강하기 시작했다. 한글이나 수학은 괜찮지만 영어를 가르치기에는 실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재미있게 영어 가르치는 방법을 배우고 있어요. 연극놀이를 할 때 요즘은 영어를 간간이 섞어 넣기도 하지요.”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씨는 얼마전 영어교실을 열었다. 집에서 동네 아이들을 모아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한 것. 아직 학생들은 얼마 없지만 그의 아이들과 더불어 재미있게 영어 수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영어독서지도사 전문인 과정도 수료해서 영어교육 전문가로 나서는 것이 그의 꿈이다.

“아이들과 지지고 볶으며 살지만 넷이라서 더 좋아요”
아이들 간식을 챙겨주어야 할 시간이 되자 국씨는 아이들과 함께 경단 만들기를 시작했다. 아이들은 경단 만들기에 익숙한 듯 스스로 자기에게 맞는 일을 맡았다. 셋째 민영이과 넷째 정권이는 엄마와 함께 찹쌀 반죽을 동그랗게 빚었고, 하영이는 카스텔라를 체에 내려 곱게 가루를 냈다. 물을 끓여 경단을 익히고 꿀을 바른 후 빵가루를 묻히자 금세 맛있는 경단이 완성되었다. 여기에 따뜻한 녹차가 곁들여졌다. 녹차는 엄마와 함께 다도를 배웠다는 둘째딸 아영이가 정성껏 우려내었다.
“아이들 간식을 직접 만들어 먹여요. 경단은 가장 자주 만들어 먹는 간식인데 아이들이 만드는 것도 재미있어하고 몸에도 좋고요. 아이들이 넷이다 보니 간식비도 만만치 않거든요.”
아이들은 신기하게 녹차도 좋아했다. 다섯살배기 정권이도 단숨에 한잔을 비웠다. 정식으로 다도를 익힌 국씨와 하영이, 아영이 덕분에 이들 가족은 매일 저녁 차 마시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천천히 차를 우리면서 하룻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 큰 사랑을 느끼게 된다고.

4남매 기르는 국성순씨의 알뜰 육아법

간식 시간마다 차를 준비하는 둘째딸 아영이. 국성순씨네 4남매는 모두 녹차를 좋아한다.


“아들이 막내라서 남들은 아들 보려고 넷씩이나 낳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거예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적었으면 내가 더 잘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 정도 키워놓고 보니 많이 낳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서로 싸우는 일들이 많지만 국씨는 절대 끼여들지 않는다고 한다. 여러 번 아이들을 중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오히려 엄마의 판정에 승복하지 않고 서로 ‘누나만 좋아한다’ ‘동생만 예뻐한다’며 불만을 나타냈던 것. 그래서 아이들이 싸우면 무조건 내버려두는데 그랬더니 서로 실컷 싸우면서 아이들만의 질서를 만들어갔다고 한다. 위계질서가 생겨서 큰아이는 동생을 보살펴주고 작은아이들은 누나나 언니 말을 잘 듣게 되었다는 것.
“주변에서 육아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냐고 많이 물으세요. 그런데 제가 워낙 낙천적인 성격이어서 그런지 육아 스트레스를 별로 못 느껴봤어요. 아이들과 함께 놀고 제 공부도 열심히 하며 바쁘게 지내서 그런가 봐요.”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는 4남매네 집. 엄마의 사랑만큼 큰 가르침이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여성동아 2004년 1월 4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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