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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후배와 결혼하는 KBS 아나운서 김태규 러브스토리

■ 글·구미화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3.11.10 11:00:00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박찬호 선수의 경기를 현지에서 중계하는 등 스포츠 뉴스 쪽에서 활약해온 KBS 김태규 아나운서가 새신랑이 된다.
KBS 아나운서실 최고참 노총각 꼬리표를 뗄 수 있게 된 그가 들려주는 지난 1년간의 러브스토리.
대학 후배와 결혼하는 KBS 아나운서 김태규 러브스토리

KBS‘4시 뉴스’와 라디오 ‘스포츠 하이라이트’를 진행하고 있는 김태규 아나운서(34). 95년 이후 줄곧 뉴스와 교양프로에 전념해온 그가 11월29일 여의도 KBS홀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그와 화촉을 밝힐 신부는 현재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체육교사로 재직중인 임애란씨(28). 공으로 하는 운동은 못하는 게 없을 정도로 운동을 좋아하는 김아나운서는 평소 ‘활달한 성격에 스포츠를 좋아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사람’을 이상형으로 꼽았는데 예비신부 임씨가 딱 이상형이라며 웃는다.
두 사람은 지난해 가을,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기만 아나운서의 소개로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게 됐다. 그러나 사실 두 사람의 인연은 김아나운서 쪽에서만 보면 훨씬 더 과거로 거슬러올라간다. 김태규 아나운서와 임애란씨, 그리고 김기만 아나운서 모두 연세대학교 동문인데 김태규 아나운서는 94년, 임씨가 대학 신입생일 때부터 그녀를 알았다고 한다.
“그 친구 집이 김천이라 기숙사 생활을 했는데 친구 따라 기숙사에 놀러갔다가 몇번 본 적이 있어요. 친구들에게 얘기도 많이 들었고. 게다가 그 친구가 응원단 출신이에요. 귀엽고 건강한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그때 그 친구는 대학에 갓 입학한 1학년이고, 저는 군대 갔다와 졸업을 앞둔 복학생인데 말이 안되는 것 같아서 포기했죠(웃음).”
‘귀엽고 예쁜’ 임씨가 한눈에 쏙 들어왔지만 복학생 양심상 신입생을 여자로 볼 수 없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졸업할 때까지 말 한번 붙여보지 못했는데도 그녀는 그 뒤로도 그의 머릿속에 가끔씩 등장했다고 한다. 복학생의 양심적인 참을성을 하늘도 기특하게 여기고 메신저를 보낸 것일까.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흐른 2001년, 그녀의 과 선배인 김기만 아나운서가 KBS에 입사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9월, 마침 박찬호 경기 중계를 마치고 미국에서 돌아온 그는 전국체전 중계를 위해 김기만 아나운서와 함께 부산에 내려가게 됐다.
“인연이란 게 따로 있나봐요. 사실 전국체전 중계가 아니었다면 까마득한 후배인 김기만 아나운서와 함께 일할 기회가 거의 없거든요. 그런데 일주일을 함께 지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그 친구 이야기가 나왔고, 김기만 아나운서가 소개팅을 주선하겠다고 하더라고요.”


“함께 운동하고, 쇼핑하며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는 남편이 되고 싶어요”
그러나 김기만 아나운서의 제안을 받은 그녀는 ‘나이가 많고, 방송국에 다니는 사람은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소개팅을 거절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까마득한 후배가 아나운서실 최고령 노총각에게 한번 꺼낸 소개팅 이야기를 다시 주워담을 수는 없는 일. 간곡히 설득한 끝에 임씨가 마지못해 소개팅 장소로 나왔다고 한다.
“김기만 아나운서가 중간에서 애를 많이 쓴 거죠. 다행히 그 친구(임씨)도 막상 만나보니 제가 나이에 비해 순진한 것 같고(웃음), 소탈해서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역시 그저 먼발치에서 귀엽고 예쁜 후배로만 보아왔던 그녀를 직접 만나보니 건강하고 활달한 모습이 기대에 어긋나지 않아 만족했다고 한다. 이후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했는데 김아나운서가 오후 2시에 출근해 10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하는 터라 주로 주말에 만나 함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공원을 걸으며 데이트를 해왔다고 한다.

대학 후배와 결혼하는 KBS 아나운서 김태규 러브스토리

김태규 아나운서와 예비신부 임애란씨.


30대 중반이 될 때까지, 결혼한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들은 결혼을 어떻게 했을까’ 하는 게 가장 궁금했다는 김아나운서는 임씨를 만나면서 ‘이렇게 되면 결혼을 하고 싶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결혼을 예감하는 특별한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전 쉽게 말하면 단순한 성격이라 안 좋은 일은 빨리 잊고, 되도록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에요. 반면 그 친구는 활달하고 솔직한 성격이면서도 일 욕심이 많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고요. 제가 대충 넘기려는 거 그 친구가 챙기고, 그 친구가 스트레스 받는 거 제가 다독이다 보면 서로 보완관계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걸 이번에 처음 느꼈어요. 그리고 ‘이 사람이 없으면 안되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보다 ‘이 사람이랑 살면 재미있겠다’ 하는 생각이 강했어요.”
게다가 대학 때부터 부모님 품을 떠나 혼자 생활하면서도 흐트러짐 없이 열심히 살고, 생활력도 강하고, 당당하고 활달한 임씨의 모습이 맘에 쏙 들었다고 한다. “프러포즈는 직접 했냐”고 물었더니 “물론이죠” 하는 대답이 돌아온다.
“지난 여름에 프러포즈할 생각으로 처음 만났던 압구정동의 카페로 나오라고 했어요. 마침 그 날 방송국 출근하기 전에 커플링을 맞춰 나눠 끼기도 했는데 밤에 다시 만나 꽃과 함께 프러포즈했죠. ‘앞으로도 계속 너랑 웃으면서 살고 싶다’고 했더니 ‘그게 프러포즈냐’고 묻고는 한참 있다가 자기도 그러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날 어찌나 어색하고 쑥스러웠던지 커피만 마시고 헤어진 기억이 나요(웃음).”
그동안 황현정·이재웅 커플을 포함해 결혼식 사회를 50회 정도는 본 것 같다는 그의 결혼식 사회는 후배 신형일 아나운서가 맡기로 했다. 일주일 정도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신접살림은 여의도 근처의 아파트에 차릴 예정이다.
그는 앞으로도 아내에게 친구같이 편안한 남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이 서로 너무 집착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동반자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인터뷰 내내 소탈한 웃음을 보여준 그에게서 먼 길을 돌아 다시 찾아온 사랑에 대한 애틋함이 진솔하게 묻어났다. 아들 딸 구별 없이 둘을 낳아 온 가족이 모두 친구처럼 지냈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대로 깨소금 냄새 폴폴 나는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길 기대한다.

여성동아 2003년 10월 4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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