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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이탈리아 피자 전문점 창업, 6년 만에 10억원 모은 개그맨 이원승

■ 기획·최호열 기자 ■ 글·최은성 ■ 사진·정경택 기자

입력 2003.10.10 11:33:00

대학로에서 피자 전문점 디마떼오를 운영하고 있는 개그맨 이원승.
그는 피자가게 하나로 창업 6년 만에 재산을 10억원 이상 불리는 데 성공했다.
그가 공개하는 대출과 저축을 이용한 재테크 비결.
정통 이탈리아 피자 전문점 창업, 6년 만에 10억원 모은 개그맨 이원승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미국식 팬피자가 아니라 이탈리아 나폴리 지방의 정통 장작구이 피자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대학로의 피자 전문점 디마떼오. 이곳의 사장인 개그맨 이원승(42)은 개그맨 시절 축적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연극판에서 다진 끈기를 바탕으로 창업 6년 만에 10억원대의 재산을 모아 동료 연예인들 사이에선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그와 나폴리식 피자와의 인연은 97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BS 프로그램 ‘도전 지구탐험대’의 출연섭외를 받은 그는 이탈리아 나폴리의 피자가게에서 정통 나폴리 피자 만들기에 도전하게 되었다. 피자를 만드는 노하우가 철저하게 도제 시스템에 의해 전수되는 ‘디마떼오’는 피자의 본고장인 나폴리에서도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서 1주일 동안 반죽부터 장작에 굽는 법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그는 점점 나폴리식 피자 맛에 매료되었다. 그리고 이를 국내에 도입하면 사업성이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촬영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온 그는 결심을 굳히고 다시 나폴리로 가서 디마떼오 사장과 끈질긴 협상을 벌인 끝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 본사에서 기술을 익힌 주방장을 채용하는 조건으로 한국 내 독점 사업권을 따냈다. 그리고 98년 1월 대학로에 문을 열게 되었다.
창업을 할 당시 건물 인수과정에서 사연도 많았다. 지금 디마떼오가 있는 건물은 원래 그가 임대해 지하에 하늘땅소극장을, 1층에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엔 건물 2층을 임대해 피자가게를 열 생각이었다. 그런데 건물주가 임대보증금을 2배 이상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피자집과 소극장 그리고 커피숍을 합친 임대보증금이 건물 시세의 80%에 이르는 상황이었어요. 문득 그럴 바에야 아예 건물을 사버리는 게 이득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건물주와 협상을 통해 부지 1백21평에 지상 3층 지하 1층 건물을 1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당시 그가 가진 전재산은 연예 활동을 하며 그동안 모아두었던 6억5천만원뿐. 나머지 6억5천만원은 건물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
정통 이탈리아 피자 전문점 창업, 6년 만에 10억원 모은 개그맨 이원승

정통 이탈리아식 피자인 장작구이 피자로 사업에 성공한 이원승이 자신의 피자를 자랑하고 있다.


그는 디마떼오에 전념하기 위해 지하 소극장 운영을 지인에게 넘기고 1층에서 하던 커피숍을 정리해 지상 1층과 2층에 피자가게를 열었다. 당시 돈이 없어 친구들이 2억5천만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투자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은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건물을 인수하고 피자가게를 열 무렵 IMF 외환위기가 터진 것이다. 경제 위기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탓에 피자가게를 연 후 두달 동안 적자에 시달려야 했다. 한달 매출이 1천5백만∼2천만원 수준에 불과해 1천2백만원의 은행 이자를 내고 5명의 직원 월급을 주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그는 친구들한테 돈을 꿔가며 급한 불을 끄기에 급급했다. 게다가 사람들에게 피자가게를 알리기 위해 홍보 전단지를 돌리다 경찰서에 다섯 차례나 잡혀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정통 이탈리아 피자 전문점 창업, 6년 만에 10억원 모은 개그맨 이원승

이원승의 성공비결은 저축을 잘 활용한 것이었다.


“그때는 정말 어둡고 깊은 터널에 갇힌 느낌이었어요. 도대체 탈출구가 어디인지 알 수도, 찾을 수 없는 막막한 심정이었죠. 하지만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반드시 사업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더욱 다져나갔죠.”
그러던 중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그가 출연했던 ‘도전 지구탐험대’의 나폴리 피자편이 대통령 선거 등으로 방영이 늦어지다 98년 3월 방영이 된 것이다. 그러면서 나폴리식 장작구이 피자가 알려지기 시작했고, 더불어 대학로 디마떼오의 이름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위기 뒤에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서서히 매출이 오르기 시작해 6개월이 지나면서 흑자로 돌아서더니 문을 연 지 1년이 지나면서부터는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사업은 날로 번창해 지난해에는 대출금 6억5천만원을 모두 갚아 건물이 완전하게 그의 소유가 되었다. 가게 또한 현재 월매출 1억2천만∼1억3천만원으로 웬만한 중소기업 규모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 가운데 재료비와 인건비, 기타 공과금 등을 빼고 나면 총매출의 20%인 약 2천5백만원 정도가 순이익이다.
현재 그의 명의로 된 재산은 시세 13억원인 대학로 건물 한채가 전부다. 하지만 디마떼오 법인 명의로 대학로에 시세 2억원인 27평형 빌라가 있고, 성북동에 전세보증금 1억5천만원의 직원 기숙사가 있다. 이외에도 금융자산이 1억5천만원 정도 된다고 하니 계산해보면 6년 만에 순수 자산규모가 11억5천만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IMF로 장사 안돼 홍보전단지 돌리다 경찰서에 잡혀가기도


그가 재테크에 성공한 비결은 도대체 무엇일까?
무엇보다 대출을 활용해 부동산을 매입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다. 아파트나 건물 등 자본금이 많이 필요한 부동산에 투자할 때에는 대출을 적절히 활용하는 게 성공 재테크의 지름길이다. 단, 이때 대출 원금과 이자를 합쳐 구매가의 30%를 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그런데 그의 경우 대출부담이 50%에 이른다. 언뜻 생각하면 위험한 재테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건물이 시내 중심가인 황금상권에 있다는 점에서 건물 임대수입만으로도 충분히 이자를 충당할 수 있는 여건이었기 때문에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건물에 직접 창업을 함으로써 수익을 극대화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출 재테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대출 원리금에 대한 상환계획이다. 그는 이를 위해 지난 6년 동안 1억원짜리 저축을 1년형, 3년형, 4년형, 5년형 등으로 나누어 붓는 방법으로 지난해에 부채를 모두 청산했다. 이 방법으로 대출상환은 물론 대학로의 빌라와 직원 기숙사 전세보증금까지 마련했다.
그는 지금도 1억원짜리 적금통장을 3년 만기, 4년 만기, 7년 만기로 나누어 각각 불입하는 식으로 저축을 하고 있는데, 다음달이면 4년 동안 부은 1억원짜리 적금이 만기가 된다고 한다. 또한 비과세 통장에 4천만원을 불입하는 등 은행상품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그의 저축액수는 월수입 2천5백만원 중 생활비 1백50만원을 제외한 전부.
그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의 자리에 오르는 데 저축이 일등공신이었다”며 “매출이 적어 적자에 시달리던 때에도 저축을 빼먹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정통 이탈리아 피자 전문점 창업, 6년 만에 10억원 모은 개그맨 이원승

그가 말하는 저축 비결은 간단하다. ‘선저축 후소비’로 저축을 하고 난 후 남는 돈으로 지출을 하는 것이다. 실제 그는 자신을 위해 쓰는 용돈이 전혀 없다. 운동도 돈 들어가는 것은 ‘절대 사양’이다. 아침 7시면 어김없이 대학로에서 삼청동까지 걸어가 폭포에서 냉수욕을 즐기며 하루의 일과를 계획한 후 내려온다. 출퇴근도 자가용 대신 스쿠터를 이용한다. 세 식구의 생활비도 1백50만원을 넘지 않는다.
부자들에 관한 책들을 보면 공통적인 몇가지 특징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부자가 된 후에도 검소한 생활습관을 계속해서 유지한다는 사실이다. 이원승 역시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등 10여권 이상의 경제서적을 읽으며 돈은 모으는 것보다 지키고 불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에 사업에 성공한 지금도 짠돌이(?) 생활을 지켜가고 있다.
또한 자신뿐 아니라 가족의 실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아들 진구(11)에게도 용돈 기입장을 쓰게 하는 것은 물론 어린이용 경제서적을 읽도록 권유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경제관념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육철학이 숨어 있기도 하다.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성공 요인은 그가 디마떼오를 정통 나폴리식 피자가게로 꾸며 다른 피자가게와 차별화하는 전략을 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가게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장작구이 앞에서 피자를 굽는 이탈리아 요리사를 볼 수 있도록 한 시각적인 전략이 큰 몫을 했다. 그뿐 아니라 요리사들과 이탈리아어로 대화를 주고받는 이씨의 모습이 고객으로 하여금 마치 나폴리의 한 피자집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게 한다. 이씨는 이를 위해 오픈 전 6개월간 처음에는 연극 대사를 외우듯 이탈리아어를 배우는 노력을 기울였고 그후에도 꾸준히 이탈리아어를 익혀 지금은 이탈리아 요리사들과 자연스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마떼오에서 도제방식으로 피자기술을 제대로 익힌 요리사를 초빙, 채용해 맛의 품격을 유지한 것도 성공의 비결이 되었다. 맛은 물론 분위기까지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연예인들은 물론 정계와 재계 인사들까지 찾아올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의 꿈은 디마떼오가 대를 이어가는 것이다. 그에게서 아들로, 손자로 몇대를 이어가면서 디마떼오라는 브랜드 가치를 지켜가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디마떼오를 체인화하자는 주위 사람들의 제안을 정중하게 거절하고 있다. 대를 이어가려면 양적인 팽창보다 질적으로 깊이를 더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년 1월에는 6주년 개업 기념행사로 치즈 만드는 것을 직접 보면서 피자를 먹는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지금도 디마떼오가 문을 여는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자리를 지키는 이원승. 문을 열고 들어가면 크고 활기찬 목소리로 “어서오십시오” 하고 외치는 그를 볼 수 있다. 개그맨 이원승에서 사업가 이원승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한 셈이다. “인생이라는 연극에서 자신의 배역이 장사꾼으로 바뀌었을 뿐”이라고 말하는 그는 그 배역에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부도 얻게 됐지만 아직은 시작일 뿐이라면서 앞으로 더 지켜봐달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여성동아 2003년 10월 4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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