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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새로운 재테크

거래은행에서 보험까지 해결하는 새로운 금융서비스 방카슈랑스 A to Z

■ 기획·최호열 기자 ■ 글·박진숙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3. 10. 07

저축·대출·보험·투자 상품을 한자리에서 해결하는 ‘원스톱 쇼핑’ 시대의 막이 올랐다. 여러 보험회사의 다양한 보험상품을 가까운 은행에서 비교한 뒤 최적의 상품을 골라 가입할 수 있는 방카슈랑스 서비스의 모든 것.

거래은행에서 보험까지 해결하는 새로운 금융서비스 방카슈랑스 A to Z

지난 9월3일부터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파는 방카슈랑스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만기가 된 적금을 찾기 위해 은행을 찾은 주부 김은희씨(35)는 목돈을 만들었다는 뿌듯함을 만끽할 겨를도 없이 이내 목돈을 어떻게 굴릴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저금리시대에 은행에 넣어두어 봤자 쥐꼬리만한 이자가 붙고, 그렇다고 주식에 투자하자니 원금을 날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 앞섰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김씨에게 은행원이 연금보험을 권했다. 비과세 혜택도 주어지고 특약을 이용하면 보장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에 김씨는 바로 옆에 마련된 보험창구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9월부터 김씨처럼 은행창구에서 저축과 보험에 관한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방카슈랑스 서비스가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와 상호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

방카슈랑스란?

방카슈랑스(Bancassurance)는 유럽에서 시작된 것으로 은행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방카(Banque)와 보험을 뜻하는 슈랑스(Assurance)의 합성어다. 즉 동네 은행과 제2금융권인 증권사, 상호저축은행에서 간편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편리한 서비스다. 따라서 저축, 대출, 보험, 투자 상품 등을 주거래 은행의 창구에서 원스톱으로 거래할 수 있어 불필요한 보험 가입을 줄이고 효과적인 재정관리를 하는 등 종합적인 자산관리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특히 모든 은행은 3개 이상의 손해보험회사 및 생명보험회사와 거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보험회사의 상품 가격과 보장조건을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어 고객의 입장에선 자신에게 적합한 보험상품을 고르기 쉬운 장점이 있다. 또한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되는 보험은 보험설계사들이 판매하는 상품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보험 내용이 단순하다.
방카슈랑스 특화상품은 기존에 나온 비슷한 보험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약 3∼7% 정도 저렴하다. 보험설계사를 통하지 않아 설계사 수당이나 모집 수당이 절감돼 보험료가 저렴해지는 것이다. 다만 보험설계사를 통해 가입할 때보다 충분한 설명을 들을 기회가 적을 수 있으므로 가입 전 여러 상품을 꼼꼼히 비교하고 보장특약을 챙겨 봐야 한다.

어떤 보험상품이 있나?

방카슈랑스 서비스는 3단계로 나눠 시행된다. 우선 지난 9월부터 연금과 생사혼합(양로), 개인저축보험, 신용생명, 주택화재, 장기저축보험 등이 판매된 것을 시작으로 2005년 4월 이후부터는 재해, 암보험 등 개인 보장성보험과 장기보장성 및 자동차보험, 2007년 4월 이후부터는 모든 보험상품이 판매된다. 따라서 지금 당장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은 일반연금, 연금저축, 어린이보험, 양로보험, 신용생명보험 등 ‘생명보험상품’과 개인연금, 장기저축성보험, 화재보험, 상해보험(단체상해보험 제외) 등 ‘손해보험상품’으로 구분된다.



거래은행에서 보험까지 해결하는 새로운 금융서비스 방카슈랑스 A to Z

은행보험상품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


[신용생명보험] 은행에서 대출받은 고객이 사망이나 질병으로 인해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됐을 때 남은 채무를 보험사에서 대신 갚아주는 보험으로 은행(대출)과 보험(보장)의 장점을 적절히 조화시킨 대표적인 방카슈랑스 상품이다. 은행 대출을 받으면서 가입하는 상품이지만 대출했다고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 필요에 따라 선택해서 가입하면 된다. 보험 만기는 1년이며, 이후엔 본인 선택에 따라 연장할 수 있다. 연간 보험료는 대출금액의 0.1∼0.3% 수준이다.
이 상품은 생명보험회사와 손해보험회사가 함께 내놓고 있는데 보험료는 손해보험회사 상품이 더 저렴하다. 손해보험사는 은행과 단체계약을 하는 형식으로 보험료를 할인해주기 때문이다. 보험료는 한꺼번에 납부하거나 매달 내는 방식 중에서 고를 수 있다. 매달 납부할 때에는 이자와 함께 보험료가 빠져나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연금보험] 은행에서 가장 주력하는 전략상품으로 일반 연금과 연금저축, 변약연금, 일시납 즉시 연금 등이 있다. 방카슈랑스 연금상품은 가입 후 7년 이상 유지하면 보험 차익에 대해 세금을 물지 않는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연금저축의 경우 연간 납입 보험료 가운데 2백40만원까지 소득공제 되는 장점도 있다. 다만 중도에 해약할 경우 공제된 세금을 다시 물어야 하므로 가입 전에 유념해야 한다. 연금은 20∼30년 후를 내다보고 가입하는 상품이므로 튼튼한 보험사인지 알아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중에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 은행이 아니라 보험사이기 때문이다.
보험료 인하 폭은 생명보험사마다 다르다. 삼성생명,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생명보험사의 경우 방카슈랑스 연금상품이라고 해서 보험료가 특별히 싸지는 않다. 반면 흥국생명, 동양생명, 신한생명 등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은 3∼7% 정도 보험료가 저렴한다. 이들 상품에 가입할 경우 우선 금리조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회사에 따라 매달 바뀌거나 3개월∼1년마다 이율을 변경하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저금리 추세일 때는 금리가 자주 변경되지 않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저축성·어린이·양로보험] 저축성보험은 일반적으로 ‘00재테크 보험’이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된다. 저축성보험은 은행적금이나 예금과 비슷한 성격을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7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장점이 있다. 저축성 보험의 만기는 5·7·10년 등으로 되어 있으며 기존 상품과 비교해 최고 3% 정도 저렴하다.
어린이보험은 기존에 나온 상품보다 사고 보장을 강화했다. 각종 상해사고와 식중독 등 질병위험, 왕따로 인한 정신적 피해까지 보장하는 상품도 있다. 계약만기 때 납입한 보험료를 되찾을 수 있다. 양로보험은 어린이보험보다 보장 기능이 더 많은 상품으로 사망하면 사망보험금도 받을 수 있고 노후 자금으로 쓸 목돈을 마련하기에도 좋다.
[손해보험] 손해보험사들이 내놓은 방카슈랑스 손해보험상품은 저축보다는 보장을 강화하는 데 신경을 썼다. 저축기능을 낮췄기 때문에 상품을 단순화해 이해하기 쉽고, 보험료가 기존의 상품에 비해 5∼10% 낮아진 게 특징이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이 선보인 ‘종합보험’ 또는 ‘상해보험’은 보험료가 예전 상품의 20∼30%에 불과하다. 동양화재는 가입 즉시 의료비를 보상해주는 ‘스마트 의료비 보장보험’과 화재 손해에 대해 최고 3천만원까지 보장하는 ‘가정 행복지킴이 보험’을 내놓았다.
그러나 주택화재보험, 여행보험, 골프보험 등은 은행과 보험사가 함께 제휴한 상품으로 방카슈랑스를 위해 특별히 개발된 상품은 없다. 이들 상품은 기존 형태 그대로 은행 창구에서 가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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