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묵(이하 홍) 이 자리에 나오기 전에 이연희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팍시러브에 들어가봤어요. ‘성’에 대한 내용들이 아주 세밀하면서도 재미있게 잘 정리되어 있더군요. 욕심 같아서는 사이트를 완전히 오픈해서 우리나라 여성들을 위한 성 교육장으로 만들었으면 싶어요. 사실, 대한가족협회·아우성·내일여성센터 등 성에 대한 사이트는 많지만 들어가 보면 꼭 중·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성교육하듯이 만들어져 있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재미가 없어 안 들어가죠. 그런데 비해 팍시러브는 내용이 유혹적이고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연희(이하 이) 감사합니다. 우리 사이트는 뭘 가르치기보다는 누구나 다 아는 것이지만 말하지 않았던 것을 끄집어내고, 이를 통해 여성들이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 죄책감이나 두려움을 없애는 데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어요.
홍 여성이 자신의 성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건 한국의 현실에선 대단한 용기를 낸 것이죠. 앞으로 이연희씨 같은 여성들이 많아져야 해요. 그런데 어떻게 해서 사이트까지 만들게 되었나요?
이 2000년에 한 남자가 운영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 커뮤니티에 가입하게 되었어요. 자칭 1천명의 여자와 관계를 가졌고, 테크닉이 강해서 모든 여자를 다 만족시킬 수 있는 고수라는 남자가 회원들에게 비법을 가르쳐주는 곳이었는데, 여자로서 공감하지 못하는 내용이 너무 많았어요. 그래서 용기를 내 ‘내 경험에서 보면 그게 아니다’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죠. 그러자 많은 여성 지지세력이 생겼고 남성 팬도 생겨났어요. 그래서 다음카페에 ‘여성들이 이야기하고 싶지만 털어놓을 수 없었던 자신의 성’에 대해 일기를 쓰듯 털어놓는 카페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그게 음란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폐쇄당했어요.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다른 곳엔 더 음란한 내용도 많은데 정말 어렵게 용기 내어 쓴 우리의 고백이 누군가의 잣대에 의해 음란하다며 삭제를 당한다는 게 어이가 없고…. 그래서 2백만원을 들여 사이트를 오픈했어요. 처음엔 회원 30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4만여명까지 늘었어요.
서양에선 아내의 오르가슴 찾아주는 부부 워크숍 열려
홍 전 원래 심리학자예요. 그중에서도 사랑의 심리를 전공했는데, 사랑을 연구하면서 자연스레 섹스의 심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서양에서는 평균적으로 네번째 만남에서 성관계를 갖는데, 성관계를 하기까지, 그리고 성관계를 하면서, 그리고 성관계를 끝내고 헤어진 다음에 일어나는 남자와 여자의 심리적 변화들이 사람들마다 다 다르니까 참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성과 관련지어 심리학적인 연구를 하기 시작한 게 벌써 30년이 넘었어요. 그러다 보니 성 전문가가 되었죠. 평생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다니니까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정말 행복해요.
이 전 한국인 중에 성 치료 전문가가 있는 줄 몰랐어요.
홍 71년에 호주로 간 후 줄곧 그곳에서 연구와 강의를 했어요. 이제 은퇴할 나이가 얼마 남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는 성문화가 어떤가 알고 싶어 온 거예요. 이번 학기 동안 연세대 등에서 강의도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는 성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냐면 제가 97년에 두달 정도 ‘임포의 전화’를 개설했는데, 무려 6천7백통의 상담전화가 왔어요. 그런데 상담한 것을 통계를 내보니까 서양은 40대 후반이 되어서야 성기능장애가 오는데 우리나라는 20∼45세가 75%나 되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여자들은 성교육이 제대로 안되어 있고 기능들도 신통치 않은 남자들과 살면서 불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하는 거예요.
이 전 평소 궁금했던 게 외국에서는 성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하는 것이었어요.
<b>홍성묵 교수는?</b><br>호주 웨스턴 시드니 대학 심리학 교수. 성기능 장애자 치료를 위한 ‘ Macarthur Centre for Sexual Health’를 대학 부설기관으로 창립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 정부공인 성치료사이며 아시아 성학 연합회 실행 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아름다운 사랑과 성’ ‘사랑은 진할수록 아름답다’가 있다.
홍 인간은 성적인 존재예요. 임산부가 성적으로 흥분을 하면 뱃속에 있는 태아의 고추가 발기돼요. 태어나기 전부터 성적인 존재인 것이죠. 서양은 그런 인식이 있기 때문에 신체적 발달이나 나이에 맞춰 매년 성교육을 시켜요.
이 우리나라는 사춘기 전에 한번 하는데, 그나마도 엉터리로 하는 게 전부예요. 성교육이란 게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하고, 집이 나오고, 창문에 하트가 그려지면서 남자와 여자가 껴안는 그림자가 나오고, 정자가 난자를 향해 달려가는 식이에요. 그 중간 과정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 남자들의 경우 포르노에서 보거나 친구들에게 주워들은 게 성지식의 전부인 셈이죠. 심지어 30대 중반인데도 클리토리스가 어디 있는지를 모르는 남자들이 많아요.
홍 연세대에서 강의를 하면서 ‘성지식을 어디에서 얻느냐’고 물으니까 많은 학생들이 실전에서 얻는다고 해요(웃음). 실전에서 몇명하고나 해보았겠어요. 그리고 관계를 한 다음에 멋쩍어서 그런 이야기 안하고 헤어지잖아요.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러 차례 성경험을 했으면서도 성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른다는 거예요.
이 확실히 달라진 게, 예전엔 숫처녀임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는데 이젠 창피해하고, 능력 없다고 생각할까봐 숨겨요. 그리고 사실 자기가 아무리 1백명의 이성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해도 새로운 사람과 성관계를 가질 때는 서로 상대에 대해서는 초보란 말이에요. 그러면 서로 몸에 대해 잘 알아가려고 하고, 이야기하고, 표현을 해야 하는데, 그런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단절되어 있고 기본적인 성지식이 없다 보니까 답답한 거예요. 여자는 멀뚱멀뚱 누워서 남자가 뭔가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고 남자는 엉뚱한 섹스만 하고…. 그러니까 짜증이 나죠. 부부간의 성트러블도 커뮤니케이션의 부재와 여자가 자기 몸에 대해 무지한 것에서 오는 것 같아요. 저는 남자들도 성지식을 많이 알아야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자들이 자위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홍 물론입니다.
이 자위행위를 하면서 자기가 어떻게 하면 오르가슴을 느끼는지를 알면 상대 남자에게 어떻게든 전달을 할 수 있거든요.
홍 좋은 걸 지적했는데, 섹스는 기본적으로 자기 쾌락을 위해서 하는 거예요. 그렇게 하다 보면 둘이 딱 맞게 되어 있어요. 그런데 한국남성들은 ‘해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성관계가 끝난 뒤 ‘좋았어?’ 하고 물어요. 그런 질문은 존재하질 않는 거예요. 누가 누굴 좋게 하고 좋음을 받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에요. 서로 즐거우려고 하는 거지.
이 흔히 상대방의 성감대를 찾아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도 잘못된 것 같아요. 남성은 발기를 해서 사정을 하면 대부분 오르가슴을 느끼잖아요. 하지만 여성은 오르가슴을 느끼려면 충분한 자극이 있어야 해요. 클리토리스를 통해 자극을 주면 남자랑 성관계를 하지 않아도 오르가슴을 느껴요. 한 학자가 1백명을 실험했는데 94명이 오르가슴을 느꼈다고 해요. 그런데 남자와의 섹스에서 오르가슴을 못 느끼는 여성이 40%가 된다고 하잖아요.
홍 여성이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 달라요. 크게 두 가지 학설이 있는데 하나는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면 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질을 자극해서 느껴야 한다는 거예요.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을 주장하는 사람은 질에 삽입해서 왕복운동을 할 때 그 자극이 클리토리스에 얼마나 전달되느냐에 따라 오르가슴의 강도가 달라진다고 해요. 결국 질과 클리토리스가 얼마나 떨어져 있느냐에 오르가슴의 강도가 결정된다는 것이죠. 이럴 경우 후배위를 하면서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이 그럼 질 오르가슴은 뭔가요?
홍 질구에서 12시 방향으로 1∼2cm 안쪽에 지스폿이라는 게 있어요. 80년대에 비벌리 위플이라는 여성학자가 1백명의 여성을 데리고 실험을 했는데, 92명에게 지스폿이 있다는 걸 밝혀냈어요. 두 손가락으로 그곳을 1분 정도 휘젓다보면 손가락 사이에 잡힐 정도로 볼록 부풀어오르는 게 있는데, 거기에 성쾌감을 느낄 수 있는 세포가 몰려 있다고 해요. 그러니까 성관계할 때 남성들이 아내의 지스폿을 찾아내 집중적으로 공격을 해주면 돼요.
이 질 오르가슴과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을 분리해서 이야기하는데 제가 느끼기로는 둘 다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저뿐 아니라 많은 여성들이 질 자극만으로는 오르가슴을 못 느낀다고 하거든요.
<b>이연희씨는?</b><br>당당하게 여성의 오르가슴을 찾자면 ‘대한여성 오르가슴운동본부’를 조직, 인터넷 사이트 팍시러브(www.foxylove.net)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홍대앞에서 성을 소재로 한 이색 카페 ‘G-spot’을 운영하며 여성의 솔직한 성문화 확산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홍 서양에선 부부끼리 모아놓고 아내의 오르가슴을 찾아주는 워크숍을 해요. 서양은 이런 게 일반적인데 한국에서는 잘 안돼요. 남자들이 오려고 하질 않아요.
이 남자들은 여자친구가 성경험이 많으면 성관계를 할 때 전 남자와 자기를 비교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남자들은 자기가 여자를 ‘뽕’ 가게 했다는 자랑을 하는 한편으로 여자가 오르가슴을 알면 안된다고 말하는 이중심리가 있어요. 전 그게 삽입 위주의 성문화 때문이라고 생각을 해요. 삽입 위주 섹스가 너무 지나쳐 남자가 크고 강하면 여자는 무조건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어요. 여자가 오르가슴을 느끼고 못 느끼고는 무조건 남자 탓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니까 ‘내가 못했을 때 이 여자는 어떻게 나올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는 거죠. 저는 삽입 위주의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홍 사랑하는 방식, 섹스하는 방식의 패턴을 확장할 필요가 있어요. 체위부터 시작해서 다양하게 개발해야 해요. 한국남자는 주로 삽입만 하려고 하는 데 문제가 있어요. 최근 우리나라에 섹스리스 커플이 많아요. 이들에 대해 성기능장애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예전엔 단계적 학설이라고 해서 자극을 받아 흥분기에 가고, 고조기에 가고, 오르가슴을 느낀 후 쇠퇴기에 간다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최근엔 서클이론이라고 해서 삽입, 오럴, 애무, 손만 꼭 잡는 것 등 각각의 정거장이 있는데 어느 것이든 부부가 행복하게 사랑을 나누고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다면 구태여 삽입섹스는 안해도 된다는 이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어요.
이 그 부분에 동의해요. 밥을 먹는데 맛있는 음식을 다 차리고 먹을 수도 있지만 간단하게 라면만 먹을 수도 있고 차만 마실 수도 있는 것처럼 성욕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남자는 삽입섹스를 하고 싶은 데 여자는 하기 싫을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성욕이 있는 사람이 자위를 하고 옆에서 도와주는 것으로도 저는 섹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삽입을 하고 사정을 해야 섹스가 끝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다양한 방법은 생각도 안 해보고 그냥 나 하자는대로 안한다고 삐쳐버리죠. 그러면서 점점 마음이 멀어지거든요. 전 가장 행복한 관계는 자신의 자위행위 도구로 상대방을 완전히 쓸 수 있을 때, 자기가 상대방의 자위행위에 완전한 도구가 될 때 최상의 커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홍 이연희씨의 말처럼 성기능장애를 치료할 때 부부가 같이 자위행위를 하는 테크닉을 배워요. 자위행위는 몰래 하는 게 아니에요.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모든 게 오픈이 되어 있어야 해요. 같이 즐겨야 하는 것이죠. 자위행위도 섹스와 똑같은 것으로 간주해야 해요.
이 그렇죠. 성생활을 원활하게 하려면 섹스의 범위를 좀더 넓히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안 그러면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 강박관념도 강해질 수밖에 없어요.
홍 여자도 섹스에 대해 좀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어요.
이 여자도 자위행위를 해야 하고, 그걸 남편에게 보여주면서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상대방에게 알려야 해요. 오르가슴은 자기가 개발하고 상대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에요. 좋은 섹스는 남들이 하는 섹스가 아니라 자신의 취향을 살려서 하는 것이거든요.
홍 멋있는 섹스를 하려면 두 사람이 완전히 오픈되어 있어야 해요. 먼저 부부간에 가지고 있는 다른 문제들을 완전히 정리해야 해요. 갈등이 있는 상태는 부부생활에 지장을 줘요. 섹스와 관련되지 않은 다른 문제부터 깨끗이 해결을 하면 섹스를 하고 싶어져요. 그렇지 않으면 꼴도 보기 싫은데 섹스를 하고 싶겠어요?
이 많은 남자들이 아무리 화가 나고 싸워도 한번 섹스를 해주면 다 해결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강간이에요. 여자 입장에서는 수치스러울 때가 많아요.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아주 나쁜 오해 중 하나죠.
홍 그래서 저는 워크숍을 할 때 부부가 신나게 싸움하는 법부터 가르쳐요. 싸워서 섹스와 상관없는 문제부터 해결한 후에 각자 성에 대한 테크닉을 개발하라고 하죠.
이 저는 잠자리에서 자신이 자위행위하는 것을 보여주는 관계라면 정말 마음의 문을 열고 있는 것이라고 봐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건 정말 자기의 끝이니까요. 자위를 보여준다는 것은 자기 자존심의 끝을 보여주는 것이잖아요.
홍 그건 자존심하고 전혀 관계없는 거예요. 사람마다 다른 거예요. 삽입섹스를 좋아하면 삽입을 하는 거고 자위를 좋아하면 자위를 하는 거지 자위행위가 삽입섹스보다 못한 거라고 생각하면 안돼요.
이 그렇지만 결혼했는데 자위를 한다고 하면 변태라고 보는 그런 의식이 있어요.
홍 그게 잘못된 거예요.
이 잘못된 생각이죠. 성관계를 훨씬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일 수 있는데….
홍 부부간에 성생활이 안 이루어지면 두 사람에게 모두 책임이 있지 한 사람에게만 있지 않아요. 책임이 누가 더 많으냐의 문제일 뿐이죠. 예를 들면 포르노를 보다 아내가 무심코 ‘저 사람은 당신 것보다 훨씬 크네’ 하고 한 이야기에 남편은 ‘내 아내는 내 고추가 작아서 불만족스럽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생각하고, 스트레스를 받아 발기부전으로 이어지기도 해요. 테이블 매너처럼 섹스도 매너가 있어요. 남편의 크기가 작다거나, 아내가 처녀가 아니었다는 식의 근본적으로 고칠 수 없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절대 하는 게 아니에요. 말한다고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서양에서는 여성의 손가방에 바이브레이터가 다 들어 있어
이 섹스 테크닉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세요.
홍 자위행위가 왜 필요하냐면 자위를 통해 조루증상을 치유할 수 있어요. 조루란 게 삽입 후 3분 이내 사정을 했을 때, 10번 중 7번이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6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하잖아요. 치료방법이 뭐냐면 자위를 해서 미리 성자극에 대해 익숙하게 만드는 거예요. 아내하고 관계를 하기 15분 전에 사정을 하지 않고 자극을 줘 둔감하게 하는 거예요. 흔히 조루를 막는다고 알려진 크림이나 스프레이엔 신경을 둔감하게 하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 그걸 사용하면 여성의 질까지 둔감하게 만들어요. 그럼 섹스를 뭐하러 해요? 짜릿짜릿한 맛에 하는 건데. 그래서 테크닉을 기르라는 거예요. 테크닉은 부부워크숍을 통해 배울 수 있어요.
이 오럴섹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데, 남자들은 보통 여자에게 잘 안해줘요. 하는 방법도 모르고. ‘커니링구스’ 하면 남자 50%가 질을 자극해야 하는지 아는데 그게 아니라 혀를 질 안에 넣는 거죠. 그런데 여자들은 그러면 싫거든요. 좋은 사람도 있겠지만 싫은 경우가 더 많아요. 남자들은 하느라고 한 건데 여자는 만족스럽지 못하고.
홍 질은 섹스의 기능보다는 아이를 낳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요. 반면 클리토리스는 다른 기능 없이 오직 성적 쾌감만 느낄 수 있어요.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 위해 가정마다 바이브레이터를 하나씩 다 가지고 있어야 해요. 여자가 오르가슴을 못 느낀다고 하면 남자가 이것을 가지고 먼저 여자를 애무하면 손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빨라요. 서양은 여성의 손가방에 다 들어 있어요. 아주 합법적인 건데 우리나라는 이상한 성문화가 있어서 이걸 가지고 있으면 이상하게 보고 변태라고 이야기를 해요.
이 한국여자는 자위를 할 때는 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데 섹스를 할 때는 삽입 위주로 해요. 클리토리스는 손도 안대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자위를 할 때는 오르가슴을 느끼는데 섹스를 할 때는 못 느끼니까 내가 뭔가 이상한 것 아닌가 생각해요. 그럴 땐 배우자에게 요구하든지 자기 손으로 직접 자극을 하든지 해서 오르가슴을 느끼는 용기를 내야 해요.
홍 부부간에 섹스를 할 때 성감대 지도를 그려야 해요. 자위행위를 한다든지 해서 자기 성감대가 어딘가를 확실히 안 다음 그걸 상대와 교환을 하면 돼요. 그전에 자기 성기에 대해 자긍심이 있어야 해요. 남자는 자기 성기가 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드문데 여자는 생리를 한다든지 해서 그런지 자긍심을 갖고 있지 않더라고요.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게 한국은 성 위생에 너무 무지해요. 냉이 나오는 걸 자연스러운 걸로 알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냉은 몸속에 있는 좋은 균이 죽은 시체예요. 나쁜 게 몸에 들어갔다는 증거죠. 남자가 여자의 질을 애무해주어야 한다는 것만 알아가지고 씻지도 않은 손으로 만지니까 더러운 게 들어가서 생기는 거예요. 앞으론 섹스를 할 때 남자가 샤워하지 않으면 절대 거부하세요. 이건 생명에 관한 문제예요. 냉이 많으면 경구염증이 생기고, 심해지면 암으로 발전해요. 자기 목숨은 자기가 지켜야죠.
이 남들도 다 그렇다고 생각을 하고, 그게 위험한 건지 인식을 못해서 그래요. 무지한 거죠.
홍 서양에선 오럴섹스 뎀프라고 해서 랩을 씌우고 한다든지, 오럴섹스용 콘돔이 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교육은 안되어 있고 퇴폐문화만 발달되어 있어 문제예요.
홍교수와 이연희씨는 “섹스는 다양하게 해야한다”며 입을 모았다.
이 우리는 성병을 예방하려면 아예 섹스를 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도 안되는 소리만 하잖아요.
홍 우리의 섹스 현실을 보세요. 남자가 자장면을 먹은 입으로 오럴섹스를 해주고, 그걸 여자는 좋다고 받아요. 또, 남자가 포르노를 보고서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 항문섹스를 하자고 싫다는 아내를 꼬셔요. 하지만 막상 해보면 부인은 아프다고만 하고 별 재미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재미없네’ 하며 항문에 넣었던 성기를 그냥 다시 질에다 넣는단 말이에요. 상상만 해도 끔찍해요. 여자들은 소변을 본 뒤에 앞에서 뒤로 닦지 뒤에서 앞으로 닦지 않잖아요. 그럴 땐 자기 몸을 위해 신경을 쓰면서 왜 섹스를 할 때는 그걸 인식하지 못하는지 모르겠어요.
이 남자도 마찬가지지만 여자는 성교육이 임신이나 성병 등 보건 쪽에 치우쳐 있었잖아요. 깨끗하게 잘 가꿔주어야 한다고 배우는데, 실생활은 안 그렇거든요. 근데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자기를 중심에 놓고 성생활을 한다는 것이 무척 중요하더라고요.
홍 배란기 때 3~4일 동안 페르몬이라는 액체가 나오는데, 무색 무취 무맛이에요. 그게 남성으로 하여금 유혹을 받게 만들고 섹스를 하게 만드는 것이죠. 흔히 위생 때문에 깨끗이 씻어버리는데 그걸 모아서 냉장고에 넣었다가 케이크를 만들 때 넣어서 남편에게 먹이면 성적으로 미쳐버리게 되어 있어요. 농담이 아니라 성학자들이 실험을 했는데, 그 액체를 수집해서 한 집단은 가슴에 발라주고, 한 집단은 안 발라주고 섹스를 하게 했어요. 그랬더니 페르몬을 바른 집단과 섹스한 남편은 보통 때보다 더 오르가슴을 빨리 느끼고 만족도도 60%나 더 높았어요.
이 그걸 어떻게 채취하나요?
홍 만지면 느껴져요. 그런데 냉이 있는 사람은 같이 섞여 나오니까 안되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부부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이루어져야 하고, 그 다음엔 성에 대한 지식을 같이 공유하고, 두 사람만의 성적인 테크닉을 개발하길 바랍니다. 그러면 만족스러운 부부생활이 가능해요. 부부가 성적으로 만족하면 아침 밥상이 달라져요. 그리고 가정의 분위기가 달려져요. 그러면 자녀들도 밝게 크고, 더 나아가 사회를 화합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거죠. 그게 바로 세상을 구하는 겁니다.
이 그 말에 공감이 가네요. 전 부부간에는 서로 합의만 되면 변태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부부의 섹스가 다양하고 풍부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서로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요.
홍 맞아요. 성관계는 절대 침실에서만 해야 되는 것이 아니에요. 부엌에서 해보고, 욕실이나 마룻바닥에서도 해보고, 깊은 산속에 가서 야외에서 별을 보며 하기도 하고, 바닷가에서 파도소리 들으며 하기도 하고, 카섹스도 해야 하고, 일부러 집안 식구들이 있는 집을 떠나 러브호텔에 가서 신나게도 해보고….
이 남자들이 바람을 피우는 이유가 다른 여자들과 색다른 체험을 하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자기 아내의 안에도 다양한 모습이 있거든요. 그런 모습을 끄집어내 줄 수 있는 파트너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어요. 여자도 마찬가지고요.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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