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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요즘 떴어요

화제의 드라마 ‘앞집 여자’ 문제 남편 3인방 손현주·이두일·이병욱

‘드라마 촬영 뒷얘기 & 실제 결혼생활 솔직 공개’

■ 기획·이한경 기자 ■ 글·조희숙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3.09.04 17:33:00

저녁마다 주부들을 TV 앞으로 끌어모으고 있는 MBC 미니시리즈 ‘앞집 여자’ 열풍이 거세다.
세쌍의 부부가 모두 ‘딴짓’을 하지만 이들의 모습이 추해 보이지 않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건 ‘앞집 여자’들 보다 더 눈길을 끄는 ‘앞집 남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주부들에게 ‘한국 남자들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칭찬을 듣고 있는 앞집 남자 3인방 릴레이 인터뷰.
화제의 드라마  ‘앞집 여자’ 문제 남편 3인방 손현주·이두일·이병욱

요즘 제가 인기라고요? 하하. 아마 만만해서 그럴 겁니다. 제가 장동건처럼 잘생긴 것도 아니고 멋진 근육질 몸매를 가진 것도 아니잖아요. 혹시 주부들이 저를 좋아하신다면 내 남편을 뚝 떼어다 브라운관에 갖다놓은 것처럼 자연스러워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얼마전에 ‘앞집 여자’에서 부부로 출연하는 유호정씨랑 이혼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서 법원에 갔어요. 가서 보니까 예전에 오연수씨와 ‘결혼의 법칙’ 촬영을 하면서 바로 옆자리에서 이혼했던 기억이 나더군요. 연기자가 된 후로 제가 가장 많이 맡은 배역이 ‘사위’와 ‘남편’이었을 거예요. 연기생활 13년 동안 ‘남편’ 역할을 숱하게 맡았으니 주부들이 내 남편처럼 편안하게 느끼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이번에 MBC 미니시리즈 ‘앞집 여자’에서 제가 맡은 배역은 평범한 샐러리맨 가장인 상태라는 인물입니다. 아무데서나 방귀나 트림도 풍풍 내뿜고 대기업 만년 차장으로 야망을 잊은 지 오래라고 할 수 있죠. 게다가 딸아이의 미술교사랑 바람이 나면서도 금방 뒷덜미가 잡혀 코너에 몰리는 어리숙한 인물이기도 하고요.
누구나 한번쯤 일탈을 꿈꾸잖아요. 하지만 TV에 자주 나오는 불륜 드라마처럼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불륜을 저지른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TV를 통해 엿보는 것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앞집 여자’는 한여름밤에 일어날 수 있는 해프닝쯤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상대역 유호정씨요? 훌륭한 배우죠. 게다가 남편인 이재룡씨는 제 대학교 1년 선배니까 아주 잘 아는 사이이기도 하고요. 극중 상태와 저는 결혼 7년차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어요. 성악가였던 집사람과 97년에 결혼했고 여섯살짜리 딸과 얼마전에 태어난 씩씩한 아들을 둔 1남1녀의 가장이랍니다. 그래서인지 집사람은 ‘앞집 여자’를 아주 재미있게 보는 눈치예요.
화제의 드라마  ‘앞집 여자’ 문제 남편 3인방 손현주·이두일·이병욱

극중 배역과 비슷한 상황이다 보니 요즘에는 ‘‘앞집 여자’의 상태처럼 유혹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하는 질문을 자주 받곤 한답니다. 물론 대답은 ‘아니오’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참 괜찮은 사람이구나’하는 느낌을 받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느낌일 뿐이죠. 남편분들 여기서 잠깐 이성을 잃으면 실수하니까 조심하세요. 하하.
요즘 저희 집은 둘째아이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딸아이는 겨우 여섯살이고 갓난아이는 아직 백일도 안됐으니 알 만하시죠? 게다가 집사람은 피아노 레슨을 꽤 오래 해오고 있기 때문에 집안일을 온전히 집사람한테만 맡길 수가 없어요. 동동거리는 집사람을 보면 주부들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많이 도우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설거지나 청소, 요리를 좋아하는 것은 저희 집안 내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희 아버님께서 손수 빨래나 청소를 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라서 그런지 집안일이 자연스럽기도 하거든요.
요즘엔 드라마 촬영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하는 것이 가장 미안해요. 9월에 드라마가 마무리되는 대로 가족들 데리고 제주도라도 훌쩍 다녀올 생각이에요. 힘든 일을 마치고 가족과 떠나는 오붓한 여행길, 이런 게 결혼한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행복 아닐까요?

화제의 드라마  ‘앞집 여자’ 문제 남편 3인방 손현주·이두일·이병욱

마누라가 샤워하는 소리만 들어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퇴출 은행원 봉섭. 이 사람이 ‘앞집 여자’에서 제가 맡은 역할입니다. 일시적인 실직 상태라고는 하지만 봉섭은 미용실을 운영하는 아내의 셔터맨이자 집안 일을 도맡아 하는 ‘주부남편’인 셈이죠. 그래서 취직 면접 보는 일보다 아줌마들과 수다떠는 일이 더 쉬운 남자이기도 하고요.
혹시 제 실제 모습도 그런 것 아니냐고요? 사실 저는 말수가 많은 편이 아니에요. 그나마 친해지면 나은 편이지만 같이 일하는 동료라도 붙임성 있게 말붙이고 떠드는 성격이 못된답니다. 제가 출연 배우들 중 유일하게 말을 많이 한 사람을 꼽으라면 손현주씨일 겁니다.
이병욱씨보다 부딪히는 신이 많아서 그런지 짬짬이 얘기를 나눌 시간이 있거든요. 아, 그리고 또 한 사람이 있네요. 제 부인으로 나오는 진희경씨와도 아주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희경씨는 느낌을 참 중요하게 생각하는 배우예요. 연기도 실생활처럼 하려고 ‘여보’라고 부르기도 하고 간식을 챙겨주는 등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제가 TV를 통해 처음으로 인사드린 것은 90년 SBS ‘머나먼 쏭바강’이에요. 그동안 SBS ‘카이스트’ ‘모래시계’ ‘달팽이’와 영화 ‘이재수의 난’ ‘돈을 갖고 튀어라’ ‘무사’ 등 많은 작품에 출연했죠. 현재는 KBS ‘매직키드 마수리’라는 어린이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드라마라서 그런지 다른 드라마보다 책임과 애착이 많은 작품이기도 하죠.
제가 연극배우 출신이라는 사실을 아는 분이 많지는 않으실 거예요. 87년 연우무대에 입단하면서 배우생활을 처음 시작했어요.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숱한 배역을 맡았는데 주로 깡패, 형사, 무능한 남편 등이 기억에 남는군요. 아마 퉁퉁한 제 이미지 때문일 겁니다.
특히 ‘앞집 여자’에서처럼 실직한 가장 역할은 IMF 시절에도 맡아본 경험이 있답니다. 또 실제로 4년 전에는 일이 없어서 ‘놀아본 경험’도 있기 때문에 연기하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되기도 했고요. 다행히 성격이 낙천적인 편이라 그 시절에도 크게 힘들다는 생각은 안했어요.
처음 드라마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제가 느낀 봉섭이라는 인물은 드센 부인과 살아가는 무능한 가장이었어요. 일시적 실업자로 가사를 맡으며 살림하는 여자들의 고충을 보여주자는 것이 제작진의 의도였고 자연스럽게 반바지에 슬리퍼가 제 주요 의상 컨셉트가 되었죠.
촬영하면서 가끔 제가 봉섭이라면 어떨까 생각해보곤 한답니다. 아마 힘들겠지만 적응하면서 살아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얼마전에 알았는데 결혼은 누구 한 사람에 의한 일방적인 부양이 아니라 상호부양의 의무가 있다고 하더군요. 능력이 안되고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면 가정을 위해 남자가 살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극중에서 쌍둥이 아빠로 나오지만 저는 요즘 태교에 한창인 예비 아빠랍니다. 올해말쯤이면 드디어 첫아이가 태어납니다. 나름대로 동화책도 읽어주고 태담도 나누는 편인데 서툴고 쑥스럽기만 하네요. 아내는 연우무대에서 같이 연극하던 2년 후배로 6년 전에 결혼했어요. 아이가 조금 늦은 편이죠. 덕분에 집사람과 저는 친구처럼 신혼을 오래 즐긴 편이에요. 드라마 속 봉섭처럼 죽을 잘 끓이지는 못하지만 집사람에게 카레라이스나 떡볶이 같은 요리를 서비스하기도 하고, 새벽에 무작정 여행을 떠나기도 하면서 말이죠.
곧 드라마가 종영을 맞는데 이번 작품으로 결혼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결혼은 신뢰가 아닐까 싶어요. 사랑해서, 혹은 아이 때문에 산다는 사람도 있지만 끝까지 부부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려면 서로 믿음이 있어야 하겠죠. 그런 점에서 아내는 제 삶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코디네이터라고 말하고 싶어요.

화제의 드라마  ‘앞집 여자’ 문제 남편 3인방 손현주·이두일·이병욱

드라마 ‘앞집 여자’에서 제가 맡은 동규라는 배역은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은 역할이었어요. 동규의 가정은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트러블이 많은 케이스죠. 깔끔한 입성에, 까다로운 입맛, 게다가 자존심도 강한 결코 만만한 성격이 아닌 동규와 남편 몰래 바람피우는 프로 바람꾼 애경. 애초 시놉시스에는 몇년 동안 각방을 쓰긴 하지만 아내 애경에게 자상한 인물로 설정되었는데 드라마에서는 이런 동규의 성격이 부각되지 않아서 조금 아쉽긴 해요.
연기자라고 해도 미혼인 제가 결혼 수년차 남편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 녹록한 일은 아니에요.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주변에 결혼한 커플들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큰누나 결혼생활이 개인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어요. 공무원인 누나는 맞벌이 부부인데 일하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아이들을 위해 투자하더라고요. 주말에도 큰누나 부부의 개인적인 시간은 아예 없어요. 그걸 보면서 결혼생활이 쉽지 않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도 오랫동안 사귀어온 여자친구가 있어요. 구체적으로 결혼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언제가 저도 결혼을 하게 되겠죠. ‘그때 이런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생각은 가끔 해봐요. 얼마전 도봉산에 올랐는데 엄마, 아빠 그리고 여섯살쯤 되는 꼬마랑 셋이 암벽등반을 하고 있더라고요. 위에서 엄마가 끌어주고 밑에서 아빠가 밀어주며 오르는 그 가족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요. 저도 결혼하면 그렇게 살고 싶더라고요.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면서 부부가 함께 성장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겠죠. 극중 동규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죠.
많은 분들이 제가 신인인 줄 알고 계시지만 저는 벌써 연기경력이 9년째 되는 소위 중고신인이라고 할 수 있죠. KBS 공채로 데뷔했고 동기생 중에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손하씨가 있어요. 제가 얼굴이 알려진 것은 불과 1∼2년 안팎이라 비교적 긴 시간을 무명으로 지냈어요. KBS 사극 ‘왕건’에서는 전령1, 낭인, 마의 태자 등 세 가지 단역을 한 적도 있어요.
제가 조금 알려지기 시작한 건 SBS 일일극 ‘해뜨는 집’이 아닐까 싶네요. 미혼모 여주인공을 사랑으로 감싸는 아주 착한 의사 역할이었죠. 덕분에 아주머니팬들이 많이 생겼어요. 얼마전 찜질방에 갔는데 아주머니들이 “실제로 보니까 너무 착하게 생겼다”며 반가워하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저는 선 굵은 악역에 매력을 많이 느끼는 편이에요. 그런 점에서 KBS ‘명성황후’에서 김옥균 역할이 인상에 남아요. 도포에 갓을 쓴 제 모습이 괜히 좋더라고요. 처음 탤런트가 되었을 때는 자신감이 넘치고 혈기왕성했지만 지금은 마음을 다스릴 줄 알게 됐어요. 한번은 KBS 주말연속극 ‘사랑하세요’에서 권투선수로 나오는 최수종 선배님의 상대역을 맡은 적이 있어요. 2시간반 동안 실컷 맞았죠. 그때 기분이 참 묘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맞아서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라 저에게 참 힘이 되는 기억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극중 제 아내로 나오는 애경 역할은 동갑내기 변정수씨가 맡고 있어요. 정수씨는 성격이 활달하고 유쾌한 사람이고 아이엄마라 그런지 어른스럽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특히 패션모델 출신답게 옷매무새가 조금이라도 비뚤어지면 순간적으로 바로잡아주는 데 입이 벌어질 정도예요.
현재 저는 MBC 일요아침드라마 ‘1%의 어떤 것’에서 강동원의 라이벌 태하 역으로 출연하고 있어요. 얼마 전부터는 국선도를 다시 시작했어요. 국선도는 5년 전에 처음 시작했는데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모든 일이 그렇듯 자기 뜻대로 걷기가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결혼요? 조금 성숙해져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책임감 있고 부끄럽지 않은 가장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어요.

여성동아 2003년 9월 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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