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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핑크빛 사랑

서로의 ‘아픔’ 감싸안고 연인관계 선언한 윤다훈·이태란

“내 사랑 누굴까? 그건 바로 너…”

■ 기획·최미선 기자(tiger@donga.com) ■ 글·김순희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3.01.08 17:11:00

핑크빛 사이임을 당당하게 고백한 윤다훈과 이태란. 아픈 상처 하나씩을 간직한 두 사람이 그 아픔을 서로 감싸안으며 조심스럽게 사랑을 키워나가고 있다. 3년 전부터 이태란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윤다훈의 사랑을 받아들이기까지 적잖이 속앓이를 했던 이태란.
<내 사랑 누굴까>에서 ‘시아주버님’과 ‘제수씨’라 부르던 두 사람이 진짜 연인관계로 변신해 직접 털어놓은 그들만의 사랑이야기.
서로의 ‘아픔’ 감싸안고 연인관계 선언한 윤다훈·이태란

윤다훈(39)과 이태란(28)이 활짝 웃었다. 두 사람의 웃는 모습이 참 예뻐 보였다. 확실히 사랑을 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즐거움이 묻어나는가 보다. 이태란과 윤다훈이 공개적으로 “사랑하고 있는 사이”라고 밝힌 다음날인 12월18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 맨해튼호텔에서 열린 KBS 주말 연속극 의 종영파티장은 시작부터 술렁이기 시작했다.
“몰랐어?” “진짜로 나도 몰랐다니까”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사랑의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어”. 의 출연진과 스태프들조차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채지 못했던 터라 삼삼오오 모여 앉은 그들은 윤다훈과 이태란의 사랑 이야기를 화제에 올렸다.
이태란은 윤다훈이 선물해준 알록달록한 스웨터를 입고 종영파티장에 나타나 밝은 미소로 선후배에게 인사를 건넨 후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축하인사를 받기에 바빴다. 축하인사를 받기는 윤다훈도 마찬가지.
사람 좋기로 소문난 윤다훈은 “오늘 하루종일 똑같은 말(열애설에 대한 답변)을 1백번쯤 반복한 것 같네요”라고 말하며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는 이태란을 언제부터 마음속에 두고 있었을까. 사랑의 감정은 3년 전 윤다훈의 가슴에서 먼저 일기 시작했다. 지난 99년 초 SBS 아침드라마 에 함께 출연하면서 윤다훈은 마음속으로 이태란을 ‘콕’ 점 찍어두었던 것. 그러나 그는 사랑하는 마음을 겉으로 내색 한 번 하지 못하고 가슴에 묻어둔 채 ‘짝사랑’만 했다고 한다.
“그땐 선뜻 다가가지 못했어요. 그냥 마음속으로만 좋아 했을 뿐이었죠.”
윤다훈은 사랑하는 여자에게 사랑 고백을 하고 싶어도 혼자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처지라 이태란에게 차마 다가가지 못했다고 한다. 드라마가 종영된 후 두 사람은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지만 이태란을 사랑하는 윤다훈의 마음은 좀체 가라앉질 않았다.
그러다 2001년말, 이태란이 당시 자신의 매니저와 불미스러운 일로 송사에 휘말리는 힘든 상황에 직면하게 되자 윤다훈은 마음속으로 이태란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윤다훈은 깊은 실의에 빠져 있던 이태란이 재기할 수 있도록 김수현 작가에게 이태란을 추천했다. 를 통해 아픔을 잊고 연기자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도록 도움을 준 것.
“오빠(이태란은 윤다훈을 오빠라 불렀다)가 김수현 작가님께 그런 부탁을 했다는 건 나중에 알았어요.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마음 써준 줄은 몰랐죠. 매니저와의 사건 이후 첫 출연작인 의 출연제의를 받고 많이 망설였어요. 그때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상의했더니 ‘아무 생각하지 말고 출연하라’고 조언해줬어요. 그 당시엔 오빠의 마음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죠.”
윤다훈은 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수줍은 소년처럼 “태란이는 화려한 듯 보이지만 참 소박한 여자예요. 작은 선물에도 매번 기뻐하곤 했거든요”라고 고백하며 “평생 감싸주고 싶은 여자”라고 말했다.
이태란에 대한 감정 3년 전부터 키워
두 사람 사이에서 사랑의 가교역할을 한 사람은 시원시원한 성격의 이승연. 가 시작되고 두달 남짓 지난 5월초쯤 윤다훈은 극중 아내역을 맡은 이승연에게 “이태란을 사랑하고 있다”고 고백하며 자신의 감정을 이태란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승연을 통해 윤다훈의 속내를 전해들은 이태란은 5개월 동안 끙끙 앓다 지난 10월15일 마침내 윤다훈에게 마음의 문을 열었다.
“오빠는 이후 매월 15일이 되면 내가 오빠를 받아들인 날을 기념한다며 사랑의 표시로 열쇠고리, 지갑, 골프장갑 등을 선물로 줬어요. 처음엔 후배라서 잘해주는 줄 알았지 오빠가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 잘해주는 건지는 꿈에도 몰랐어요. 워낙 선후배를 잘 챙겨주기로 소문이 나서 저 역시 후배 이상의 감정이 있어 그랬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던 거죠. 밥을 먹을 때 맛있는 반찬이 있으면 숟가락에 얹어주곤 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다 사랑의 표현이었더라고요.”
이승연은 두 사람의 열애사실이 알려지자 “속이 다 후련하다”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시치미를 떼고 모른 척하느라 힘들었는데 이제는 나도 발을 뻗고 잘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그는 또 “두 사람이 만날 때마다 소문을 차단하기 위한 방패막이 구실을 자청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서로의 ‘아픔’ 감싸안고 연인관계 선언한 윤다훈·이태란

종영파티를 하던 날 이태란은 윤다훈이 선물한 옷을 입고 나타났다.


“태란이랑 데이트다운 데이트도 못 해봤어요. 수요일과 목요일에 드라마 촬영장에서 잠깐 얼굴 보는 게 전부였고 문자 메시지나 전화를 통해 몰래 사랑을 키워 나갔죠. 태란이는 여자 분장실에서 난 남자 분장실에서 전화통화를 많이 했어요.”
윤다훈은 겉으로 보기에는 누구와 통화하는지 동료들이 전혀 눈치챌 수 없도록 치밀하게 ‘방어’를 하며 사랑을 키워나갔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음을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삭이지 못한 윤다훈은 열애 사실이 공개되기 직전인 지난 12월16일 늦은 밤 형제보다도 더 끈끈한 정으로 이어진 영화배우 김보성과 자신의 매니저, 영화제작자 등과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밑도 끝도 없이 “내가 지금 한 얘기는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 할 비밀이다. 지킬 수 있지?”라며 “절대 발설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입을 열었다.
“‘그래. 형. 무슨 비밀이든지 털어놓아봐. 무덤까지 가지고 갈게. 우리가 누구야. 의리 빼면 시체인 사람들 아냐. 다 얘기하라고. 뭐야’라고 물었더니 ‘태란이를 사랑한다’면서 ‘둘이서 사귀고 있다’고 고백하더라고요. 생각지도 않은 고백이었지만 모두들 축하한다면서 난리가 났죠. 다훈이 형 ‘결혼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장가보내려고 작당을 하던 때도 있었는데 그게 인력으로 안되는 일이더라고요. 그런데 세상에 허무하네요. 허무해. 그 비밀을 정말 의리를 지켜 무덤까지 가지고 가고 싶었는데…. 다훈이 형으로부터 사랑 고백을 들은 다음날 오후에 바로 열애설 기사가 터진 겁니다. 하하하.”
김보성은 호기롭게 웃으며 윤다훈이 이태란을 사랑하고 있음을 털어놓던 날 밤의 이야기를 계속 들려줬다.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형이 말한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 무덤까지 가지고 갈 이유가 사라져버렸잖아요. 우린 의리를 지키고 싶었는데…. 어쨌든 다훈이 형의 부탁은 ‘하루천하’로 끝나고 말았어요(웃음). 평소 결혼기념일에 집사람에게 변변한 선물을 못해줬던 제가 아내에게 시계를 선물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았더니 ‘야, 나도 이쁜 태란이에게 시계를 선물하고 싶어’라면서 어디서 구입했는지 꼬치꼬치 캐묻더라고요. 아마 형이 태란씨에게 시계도 선물했을 걸요?”
김보성은 “두 사람이 아주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면서 말을 이었다.
“무덤까지 가져가기로 한 비밀이 어떻게 새어나온 건지 다훈이 형에게 확인하기 위해 계속 전화를 걸고 있는데 연결이 안되네요. 기자들에게 시달리느라 바쁘겠죠(웃음). 무엇보다 다훈이형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생겨서 기분이 좋긴 좋아요. 정말 기분 좋아요.”
김보성은 마치 자신의 일이라도 되는 냥 입이 함지박만하게 커져 두 사람의 앞날에 좋은 일들만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양가 오가며 결혼 전제로 사귀어
윤다훈은 이태란과 결혼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저 사랑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사귀는 중이라는 것이다. 윤다훈은 “물론 나이 어린 사람들이 아니기에 결혼을 전제로 사귀고는 있지만 결혼 날짜를 잡았냐, 양가 상견례는 마쳤냐는 등의 질문은 다음에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빠가 우리집에 놀러온 적도 있고요. 내가 인덕원에 있는 오빠 본가에 놀러간 것도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결혼을 앞두고 인사차 방문한 것은 아니고. 그냥 친구집에 놀러가듯이 편안한 마음으로 갔어요. 전 엄마에게 다훈이 오빠와 사귀는 중이라고 얘기했는데 엄마가 오빠를 싫어하는 기색은 없었어요. 교제한 지 이제 두어 달 남짓밖에 안돼서 뭐라고 말씀을 안하시는 것 같아요.”
윤다훈의 열애설이 터지자 에서 동생으로 출연한 탤런트 류진은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라면서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동안 저는요, 다훈이형이 나와 (김)정현이만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우리 모르게 태란씨와 몰래 사랑을 키워오다니. 세상에 우리에게 이런 배신을 때려도 된답니까(웃음). 두 사람의 관계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어요. 상상도 못했다니까요. 워낙 후배들을 잘 챙기고 깍듯하고 살갑게 대해주는 형이라 태란씨에게도 사랑스런 후배로서 관심을 기울이는 정도인 줄 알았어요.”
류진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윤다훈은 류진의 어깨를 툭툭 치며 ‘씨~익’ 웃어 보였다.

서로의 ‘아픔’ 감싸안고 연인관계 선언한 윤다훈·이태란

3년 동안 이태란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윤다훈.

윤다훈을 향해 “형, 내가 그렇게 무딘 사람도 아닌데 왜 그렇게 눈치를 못 챘을까”라고 말을 건넨 류진은 “신문기사에 실린 열애설 보도를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형이 알기나 하냐”면서 윤다훈의 어깨를 살짝 감싸안았다.
류진은 “지금은 두 사람이 사랑을 엮어 나가는 과정이라고 봐요. 남녀가 사귄다고 해서 다 결혼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결혼’이라는 결론을 짓지 말고 두 사람이 편하게 사랑할 수 있고 서로에 대해 깊이 알 수 있도록 동료나 선후배는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지켜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부탁했다.
이태란의 극중 남편인 김정현은 두 사람 사이를 끈끈하게 이어준 또 다른 가교역할을 했다. 세미프로 수준의 골프광인 김정현은 역시 골프애호가인 윤다훈과 초보골퍼인 이태란을 자주 골프장으로 불러냈고, 두 사람은 김정현과 함께 골프를 치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을 터놓고 지내게 됐다.
10월15일 이후 급속히 가까워진 두 사람은 지난 12월 를 수입한 대만의 웨이라이 TV의 초청으로 사흘 동안 함께 대만을 방문했는데 그 일을 계기로 확실한 ‘연인’관계로 발전했다고 한다. 타국에서 눈치 안 보며 사랑의 감정을 키울 수 있었다는 것.
얼마전 윤다훈은 ‘바다를 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이태란을 데리고 강원도 속초에 다녀왔다. ‘둘만’의 첫 데이트였던 셈.
“태란이가 너무 마음이 여리고 순수해서 마음의 문을 쉽게 열지 못했어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젠 주위의 축하 속에 좋은 만남을 이어가고 싶어요.”
윤다훈과 이태란은 둘 다 ‘아픈 상처’ 하나씩을 간직하고 있다. 윤다훈은 아직 딸 하나(16)에게 정식으로 ‘아빠의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조금 더 시간을 두었다가 할 생각이라고. 두 사람 사이에 용광로처럼 들끓는 사랑의 감정에 충실하고 이후의 일은 차츰 생각해보겠다고 한다.
“이제 우리의 사랑이 온 세상에 알려졌으니 사람들 눈을 피해 몰래 하는 데이트는 안해도 되겠네요. 이젠 공개적으로 데이트를 한다 해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이 없겠죠? 이제 비로소 사랑의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저희 두 사람을 잘 지켜봐달라고 부탁하고 싶어요.”

여성동아 2003년 1월 4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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