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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스타들의 소박한 밥상

아침마다 영양가 넘치는 방송을 한상 가득 차리는 DJ 이숙영

“어머니가 암으로 갑작스레 돌아가신 후 일상적인 밥상에도 늘 건강 챙기는 음식만 올려요”

■ 기획&글·함영주 ■ 사진·최문갑 기자

입력 2002.12.23 15:48:00

라디오에서 아침방송을 진행하는 DJ 이숙영. 세월도 비켜갈 듯한 통통 튀는 목소리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지 올해로 열여섯해를 맞았다.
아침방송을 진행하다 보니 남들보다 이른 아침을 맞게 되지만 한번도 아침식사를 걸러본 적이 없다는 그. 얼마전 친정어머니를 암으로 떠나보낸 후 건강을 더욱 챙기게 됐다는 이숙영의 남다른 밥상이야기.
아침마다 영양가 넘치는 방송을 한상 가득 차리는 DJ 이숙영
오전 7시면 어김없이 상쾌한 아침을 열어주는 이가 있다. 따뜻한 음악과 사람 사는 얘기, 거기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쏠쏠한 정보까지 매일 아침 청취자들을 사로잡는 여자 이숙영(44). 아침방송을 진행하는 DJ로 십수년을 살아온지라 그의 아침은 남들보다 일찍 시작된다. 보통 새벽 4시면 일어나 살림하는 주부로, 글을 쓰는 작가로, 다방면의 정보를 수집하는 정보사냥꾼으로 하루를 출발한다는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식사를 단 한번도 거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아침은 주로 빵이나 떡으로 해결해요. 냉동실에 얼려둔 인절미를 녹여 꿀에 찍어 먹기도 하고, 프렌치토스트를 만들어 잼을 발라 먹기도 해요. 여기에 우유 한잔과 과일을 곁들여 먹고, 토마토는 하루도 빠짐없이 챙겨 먹어요. 토마토가 몸에 그렇게 좋다잖아요.”
이숙영이 토마토를 유독 챙겨 먹는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평생을 의사로 살아온 친정어머니가 당신의 건강은 정작 챙기지 못하시고, 얼마전 암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그의 밥상에는 적잖은 변화가 생겼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로는 암에 대한 공포가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된장이나 두부처럼 항암효과가 크다는 콩 음식을 많이 먹어요. 건강을 생각해서 마늘도 많이 먹는데, 통째로 구워서 네댓개는 그냥 먹기도 해요. 양파도 열심히 먹는데, 중국사람들이 기름진 음식을 그렇게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이유가 마늘과 양파를 많이 먹기 때문이라잖아요. 이전에도 몸에 좋은 음식들을 따져가며 먹는 편이었지만, 이젠 의식적으로 더욱 신경 써서 챙겨 먹게 돼요.”
“토마토와 마늘은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건강 음식에 포함된다”며 설명을 아끼지 않는 이숙영. 그는 ‘건강에 좋은 먹거리를 택한다’는 원칙에 덧붙여 ‘조금씩 다양하게 먹자’는 것을 건강 식사의 방침으로 세워두고 있다.
“한가지 음식으로 배부를 때가 ‘정말’ 억울하고, 맛없는 음식으로 살찔 때가 ‘제일’ 억울한 것 같아요(웃음). 그래서 제 나름대로 세운 식사철학이 ‘조금씩 먹더라도 골고루 먹자’예요.”
가령 이런 것이다. 밥을 먹다가 빵을 먹기도 하고, 빵을 먹다가 떡을 먹기도 하고, 떡을 먹다가 고구마를 먹기도 하는, 그야말로 ‘입맛 당기는 대로’식. 이숙영의 취향(?)은 그야말로 퓨전식이다. 커피와 김치, 밥과 포도주 등 동서양이 마구 어우러진 ‘이상한 조합’에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
커피와 김치, 밥과 포도주가 어우러진 그만의 독특한 밥상
“저는 음식을 어떤 식으로 먹어야 된다는 선입견이 전혀 없어요. 그래서 커피와 김치, 과자, 떡, 빵, 밥 등을 다같이 차려놓고 먹거도 하죠. 이것저것 다양한 맛을 음미하며 먹는 것이 참 즐거워요.”
예의 통통 튀는 목소리로 ‘그만의 음식철학’을 얘기하던 그가 갑자기 목소리톤을 낮췄다. 음식얘기를 하다보니 췌장암 판정을 받고 3개월 만에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그리울 때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바로 팥빵과 카스텔라다.
“병원 일로 항상 바쁘셨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학교에 우산을 들고 찾아오셨어요. 보온병에 뜨거운 커피와 팥빵을 싸들고요. 그래서 팥빵을 보면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나요. 또 오븐에 카스텔라를 구워주시곤 하셨는데, 지금도 빵 굽는 냄새가 나면 너무 행복해져요. 대학교 때 첫사랑이었던 남자도 제게 빵을 많이 사주곤 했는데, 그러고 보니 빵은 제게 모성애와 사랑의 상징인 것 같아요.”
온 가족이 모인 일요일이면 어머니는 ‘스키야키’를 즐겨 만들어주던 어머니. 우리나라의 즉석전골과 비슷한 일식 요리로 육수에 야채와 고기를 넣고, 즉석에서 끓여 먹는 것. 간장에 달걀을 풀어넣은 소스에다 고기와 야채를 찍어 먹는 스키야키는 겨울철 온 가족이 오순도순 둘러앉아 간편하게 먹는 별식으로도 손색없다. 더불어 이숙영이 추천하는 겨울 별미는 순두부찌개와 제육보쌈이다.
“순두부찌개도 어릴 때 어머니가 자주 해주시던 음식이에요. 된장찌개나 순두부찌개는 ‘밥상 위의 보약’이라고 생각해요. 또 제육보쌈은 김장철에 특히 추천할 만하죠. 배추와 속은 어차피 준비된 재료니까 돼지고기만 삶으면 아주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잖아요.”

김장철의 별미인 제육보쌈. 12월에 활용도가 높다는 점도 그렇지만 이숙영이 제육보쌈을 적극 추천한 데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흔히 로스구이로 즐겨 먹는 삼겹살을, 건강을 더욱 고려해서 색다르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오키나와가 장수촌으로 유명하잖아요. 그곳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삶아서 많이 먹는대요. 저는 제육보쌈을 만들 때 주로 삼겹살을 사용하는데, 삼겹살도 수육으로 먹으면 건강에 훨씬 좋은 것 같아요. 부드럽고 담백한 맛도 그만이고요.”
라디오 DJ로, 칼럼니스트로, 강사로 바쁘게 살아가는 이숙영. 그래서 장을 담그거나 김장을 하는 일은 사실 엄두도 내기 힘들다.
“시집와서 몇해 동안은 시집과 친정을 번갈아가며 공수해와서 먹었어요(웃음). 시어머니는 지금도 김치를 담가 보내주시곤 하시는데, 시댁이 전주라 음식이 정말 맛깔스러워요. 특히 갓김치는 시집와서 처음 먹어봤는데, 톡 쏘는 맛에 정말 반했죠. 열무김치가 여름에 먹어야 더 맛있듯, 갓김치는 찬바람 불기 시작하면서부터 먹어야 제격인 것 같아요.”
‘갓김치 마니아’라고 할 정도로 이숙영의 갓김치 사랑은 유별나다. 그는 갓김치를 아무 음식에나 곁들여 먹는다. 밥이나 떡은 물론이고, 빵에도, 과자에도, 심지어는 커피나 우유 한잔에도.
자칭 ‘애정당 당수’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숙영. 청취자들이나 주변의 친구들도 그를 애정당 당수로 모시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가 출간한 책을 훑어봐도 알 수 있듯 남녀간의 문제나 심리에 대한 이숙영의 관심은 지대하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나의 영원한 화두는 사랑”이라고 말할 정도. 이젠 도통한 수준에 이르렀다 해도 과언이 아닐 터인데, 그런 그에게 ‘음식솜씨’와 ‘좋은 아내’의 상관관계에 대해 물었더니, 음식을 못해도 남편에게 사랑받는 비결까지 덤으로 일러준다.
“결혼생활이 오래될수록 사랑받는 아내의 조건에서 음식솜씨가 차지하는 비중은 커져요. 신혼 때야 사랑만으로 모든 게 커버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의식주에 대한 인간의 본성이 고개를 드는 거죠. 하지만 문제될 건 없다고 봐요. 다른 면으로 보완하면 되니까요. 이를테면 바가지를 긁지 않는다든가, 기를 팍팍 살려준다든가,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거죠. 모든 행복의 지름길은 ‘감사하는 마음’에 있는 것 같아요. 부부관계도 예외는 아니죠. 무엇보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한 것 같아요. 키가 작으면 작은 대로, 돈을 못 벌면 못 버는 대로 인정하고, 남편에 대한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면 요리를 못해도 얼마든지 사랑받을 수 있거든요.”
“오늘 점심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제일 좋아한다는 카레라이스를 드셔보시는 건 어떠세요?” 아침마다 영양가 넘치는 방송을 한상 가득 차리는 여자 이숙영. 청취자들의 점심메뉴까지 살뜰하게 골라주는 우리의 애정당 당수의 밥상은 그의 방송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김장철 별미인 제육보쌈과 항암효과가 뛰어난 순두부찌개로 건강을 챙겨보세요”
평상시 밥상 위에 올라오는 음식에 건강의 열쇠가 있다고 믿는 이숙영.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신 후 그는 항암효과가 뛰어나거나 몸에 좋다는 음식을 부지런히 챙겨 먹는다고 한다.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는 12월, 김장철의 별미로 꼽는 제육보쌈과 고소한 순두부찌개는 DJ 이숙영이 강력 추천하는 건강음식이다.

제육보쌈
아침마다 영양가 넘치는 방송을 한상 가득 차리는 DJ 이숙영
■ 재료삼겹살 600g, 배추 ½포기, 무 ⅓개, 대파 ½대, 다진 마늘 1큰술, 생강 1쪽, 고춧가루·청주·소금 약간씩, 배추속양념(고춧가루 3큰술, 새우젓 2큰술, 다진 생강 ½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다진 파 1큰술·깨소금·설탕·참기름 약간씩)
■ 만드는 법① 다듬어 씻어놓은 배추에 소금을 고루 뿌려 한시간 정도 절인다.② 고기는 덩어리째 준비한다. 끓는 물에 대파와 다진 마늘, 다진 생강, 청주, 소금을 넣은 다음 삼겹살을 넣어 30분 정도 삶는다. 쨕 고기가 다 삶아지면 꺼내어 식힌 후 먹기 좋게 납작납작 썰어 준비한다.③ 무는 5cm 길이로 가늘게 채썰어, 꼭 짜서 물기를 뺀다. 여기에 고춧가루를 약간만 넣어 고춧가루 물이 들도록 조물조물 무친다.④ 배추와 곁들여 먹을 속을 만드는데, 먼저 고춧가루에 물을 부어 30분 정도 불린다. 거기에 준비한 양념을 섞은 다음 ③의 무에 넣어 버무린다.⑤ 배추가 적당히 절여지면 물에 3~4번 씻어 채반에 밭쳐놓는다.⑥ 접시에 완성된 배추와 무채, 삶은 삼겹살을 보기 좋게 담아낸다.
■ tips● 돼지고기는 다른 부위를 써도 무방하지만 삼겹살을 사용하는 것이 부드럽고 맛있다. 제육보쌈은 고기가 따뜻할 때 먹는 것이 더욱 맛있게 먹는 비결.● 청주와 마늘, 생강으로 양념한 물에 고기를 삶아야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고기 특유의 누린 맛도 없앨 수 있다.

순두부찌개




아침마다 영양가 넘치는 방송을 한상 가득 차리는 DJ 이숙영

■ 재료시판 순두부 1봉지, 쇠고기 100g, 쇠고기양념(고춧가루 2작은술, 간장 ½큰술, 다진 마늘 ½작은술, 참기름 약간), 바지락조개 10개, 멸치육수 3컵, 다진 마늘 ½큰술, 다진 파 1큰술, 고춧가루 2큰술, 참기름 ½큰술, 소금·김 부순 것 약간씩
■ 만드는 법① 바지락은 소금물에 잠시 두어 해감을 빼낸 뒤 깨끗이 씻어서 준비해놓는다.② 냄비에 물을 붓고, 국물용 멸치를 넣고 끓여서 멸치국물을 미리 만들어 둔다.③쨕 얄팍하게 썬 쇠고기에 준비한 쇠고기양념을 넣어 조물조물 버무린다.④ 순두부는 체에 쏟아 노르스름한 물을 빼둔다.⑤ 뚝배기에 멸치국물을 넣고, 끓으면 양념한 고기, 바지락 순으로 넣어 바글바글 끓인다.⑥ ⑤에 순두부를 숟가락으로 큼직하게 떠서 넣고, 끓으면 다진 마늘과 다진 파 등 양념을 넣는다.⑦ 소금이나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마지막에 김 부순 것을 솔솔 뿌려준다.
■ tips●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청양고추를 잘게 썰어 파, 마늘을 넣을 때 같이 넣어주면 칼칼한 맛이 난다.● 멸치국물로 순두부찌개를 끓이면 화학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 건강에 좋다. 이숙영씨 순두부찌개에는 달걀, 김치 등을 넣지 않지만, 기호에 따라 신 김치 등을 넣어도 맛있다.


여성동아 2002년 12월 4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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