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Welcome Back! Skinny Strap Sandals

안미은 프리랜서 기자

2026. 06. 01

1970년대 뮤즈를 떠올리게 하는 우아한 스키니 스트랩 힐이
이번 시즌 런웨이를 사뿐히 지르밟고 돌아왔다.

클래식과 디스코, 펑크가 한데 뒤엉키며 볼거리가 넘쳐났던 1970년대는 하이힐이 가장 화려한 전성기를 누리던 시기다. 높이 치솟은 굽은 여성의 권위와 우아함을 상징했다. 사실 하이힐의 시작은 여성 패션의 역사보다 훨씬 앞선다. 17세기 유럽의 남성 귀족들이 키를 커 보이게 하고 지위와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신던 것이 그 출발이다. 이후 18세기 후반 계몽주의의 영향으로 남성들의 하이힐 착용이 점차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여성복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특히 1950년대 들어 금속 성형 기술이 발전하며 굽은 더욱 가늘고 길어졌다. 이른바 지금의 스틸레토 힐이 등장한 것. 바닥을 안정적으로 지탱하기 위해 발등과 발목을 감싸는 스트랩 장식도 더해졌다. 이후 제인 버킨과 로렌 허튼, 제리 홀 같은 시대의 뮤즈들이 즐겨 신으며 스트랩 힐은 세련되고 도시적인 여성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지나오며 패션계에 실용주의 바람이 불자 여성들은 점점 높은 힐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발레코어가 불러온 납작한 스니커즈와 메리제인 슈즈 열풍까지 더해지며 굽은 더욱 낮아지고 실루엣은 한층 둥글어졌다. 그런데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다시 달라지고 있다. 미니멀리즘에 싫증을 느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다시 불편한 옷들을 찾기 시작한 것.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던 스키니 진과 부츠컷 데님 팬츠가 소환되면서 스트랩 힐 역시 자연스럽게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소환된 스트랩 힐 

이번 시즌 런웨이에서 가장 눈에 띈 건 플립플롭과 스틸레토 힐을 한데 섞은 듯한 하이브리드 디자인이다. 한때 편의점 앞을 오갈 때나 신던 플립플롭, 일명 ‘쓰레빠’가 이제는 런웨이 한복판까지 치고 올라온 셈이다. 일례로 지방시는 엄지와 검지 발가락 사이를 가로지르는 T스트랩 스틸레토 힐에 플립플롭에서 따온 폭신한 레드 바 스트랩을 더해 미니멀한 오피스 룩에 예상 밖의 포인트를 만들었다. 프로엔자슐러는 발가락과 발등을 감싸는 실버 메탈 스트랩으로 맨발을 시원하게 드러내며 보다 미래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알라이아는 위태로울 만큼 날렵한 스트랩 샌들 힐에 찰랑이는 프린지 스커트를 매치해 한층 대담한 디스코 무드를 완성했다. 예상 밖의 불균형을 택한 브랜드들도 있다. 셀린은 앞코 대신 누드 톤 밴드로 발등을 고정하고 높이 들어 올린 아웃솔을 그대로 노출하는 담대함을 보였다. 실키한 드레스 아래로 훤히 드러난 발등은 해방감은 물론 섹슈얼한 분위기마저 선사한다. 그런가 하면 미우미우는 스트랩 샌들의 중심을 아킬레스건 쪽으로 틀고 금속 링으로 느슨하게 고정해 어딘지 불안정한 긴장감을 만들어냈고, 코페르니는 한발 더 나아가 의도적으로 스트랩 일부를 잘라내 걸을 때마다 가죽끈이 달랑거리도록 연출했다. 지나치게 정돈된 스타일보다 어딘가 비어 있고 흐트러진 디테일이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보여주듯 말이다.

일상에서 인기! 중간 높이 키튼 힐 스트랩 샌들

런웨이에서 위태로울 만큼 높이 치솟은 스틸레토 힐이 시선을 끌었다면, 리얼웨이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한결 낮아진 중간 높이의 키튼 힐로 한층 실용적이고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것. 패션 인플루언서 케이트는 퍼프소매의 스트라이프 셋업에 화이트와 골드 투톤 스트랩 힐을 매치해 경쾌한 오피스 룩을 완성했다. 또 프랑스 출신 모델 겸 디자이너 잔느 다마스는 순백의 러플 드레스에 버건디 컬러 스트랩 힐을 더해 프렌치식 관능을 드러냈고, 콘텐츠 크리에이터 린다 스자는 하늘색 니트 카디건에 블랙 미디스커트와 얇은 플립플롭 힐을 조합해 힘을 뺀 듯한 시티 룩을 선보였다. 스트랩 슈즈가 꼭 맨발 위에서만 존재감을 발휘하는 건 아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패션 인플루언서 콘은 롱 삭스를 활용해 소녀적인 분위기를 강조했고, 핀터레스트 핫 걸 클라라는 시스루 스타킹에 더블 스트랩 샌들을 매치해 보다 시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굽이 조금 낮아졌다고 해서 스트랩 샌들의 본질까지 달라진 건 아니다. 아무리 유행이라고 해도 스트랩 샌들은 분명 불편한 신발이다. 오래 걷다 보면 발목은 금세 지치고, 얇은 스트랩은 생각보다 피부를 더 단단히 조여온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다시 스트랩 힐을 꺼내 신기 시작했다. 가느다란 힐 위에 몸을 곧게 세우는 일. 예나 지금이나 적당한 긴장감은 자세는 물론 태도까지 바꾸며 스스로를 꽤 근사한 사람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그러니 올여름만큼은 스니커즈를 잠시 내려두고 당당하게 걸어보자. 



#스트랩샌들 #여름샌들 #여성동아

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제공 미우미우 빅토리아베컴 셀린 알리이아 코페르니 프로엔자슐러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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