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사회 진입을 열망하는 오드리 헵번. 뉴욕 5번가 보석상 앞에서 크루아상을 베어 물며, 쇼윈도 안의 보석들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유명한 첫 장면이다. 여자들에게는 늘 동경의 세계일 수밖에 없는 것이 보석이고 그만큼 여성의 로망이자, 신분 상승의 심벌이기도 하다.
이러한 보석을 디자인해서 더욱 아름답고 섬세한 장신구로 만들어내는 보석 디자이너. 여자라면 꿈꿀 만한 직업 아닐까?
비록 현재는 거리에서 값싼 액세서리를 파는 노점상이지만, 언젠가는 보석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열망으로 밤새워 디자인 스케치를 하는 여자가 있다. MBC 주말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의 여주인공 정몽희(한지혜 분).
그녀와 악연으로 얽히게 되는 또 한명의 보석 디자이너. 그녀는 보석 회사 며느리이자 수석 디자이너인 성은(이수경 분)이다.
이들은 대결이라도 하듯, 서로 다른 개성 있는 스타일링을 선보이며 드라마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형편은 어렵지만 밝고 적극적인 정몽희의 패션은 ‘뉴욕이나 런던의 가난하지만 꿈을 좇는 예술가 스타일’. 한지혜가 직접 밝힌 드라마 스타일링 콘셉트이다.
블루종, 스키니 팬츠, 티셔츠 등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아이템들을 패셔너블하게 매치하는 것이 포인트.
기본형 회색 티셔츠와 블랙 진 팬츠에는 자수와 비즈로 장식한 에스닉풍 베스트를 걸쳐준다든지, 흰 티셔츠에 별 프린트가 포인트인 스키니 팬츠를 받쳐 입고, 빨강 멜빵으로 악센트를 준 스타일, 흰색 이너웨어에 연한 체크무늬 셔츠의 단추를 풀어 입고 아랫부분만 스커트에 슬쩍 넣어 여며주는 감각 등이 주목된다.
꾸미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캐주얼 룩으로 전체적인 컬러 매치, 스타일링 등에서 세련된 감각을 발휘하며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디자이너 지망생 캐릭터를 잘 표현한다.
반면 이수경의 패션은 단아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커리어우먼 룩이다.
주로 몸에 잘 맞는 슬림 핏 H라인 원피스로 여성스러운 멋을 강조하거나 흰 셔츠와 베스트, 스키니 팬츠로 세련된 오피스 룩을 연출한다. 때론 대담한 꽃무늬 패턴의 블라우스와 통 넓은 팬츠를 매치하는 파격적인 모습으로 캐릭터를 강렬하게 표현하기도 한다.
색상 역시 원색, 파스텔, 모노톤 등 자유자재로 입으며 감각을 발휘한다.
화려한 보석 목걸이 연출 역시 눈에 띄는 부분. 단정한 보브 헤어스타일로 드러난 목에 화려한 목걸이로 포인트를 준다. 이때 목걸이가 강조되면 귀고리는 아예 안하거나 귀에 딱 붙는 작은 것을 착용하는 것이 액세서리 연출법의 정석.
드라마에서 보석 디자이너는 화려한 매장을 배경으로 하거나 스케치북에 드로잉 하는 장면으로 많이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디자인 뿐 아니라 샘플 작업, 주물 작업 등 공방에서의 활동이 더 많다. 따라서 패션 콘셉트 역시 무엇보다 활동성이 필수. 단, 디자이너라면 갖춰야할 창의성과 색채 감각, 조형미, 유행 감각 등이 패션에도 자연스럽게 배어나올 것이다.
극중 상반된 캐릭터만큼이나 대조적인 스타일링으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한지혜와 이수경. 아마도 그 둘에게서 엿보이는 감각 모두가 보석 디자이너에게 찾을 수 있는 매력 아닐까.
http://thewoman.donga.com
* 우먼 동아일보 기사 제보 wdcareer123@gmail.com
글쓴이 김경화씨는...
Active Coaching 연구소 이사. 연세대 생활과학대 졸업. 여성지 ‘주부생활’ ‘퀸’ ‘25ans' ‘로피시엘’ 등에서 패션 기자와 편집장을 지낸 후 코칭으로 진로를 바꿔 비즈니스 라이프 코치로 일하고 있다.
hwa32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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