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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사연

장은영·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결혼 11년 만에 파경 내막

“2~3년 전부터 별거, 서로를 아끼는 마음으로 이혼 결정”

글 박혜림 기자 사진 지호영 기자,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입력 2010.06.15 16:09:00

최원석·장은영 부부가 지난 4월20일 이혼했다. 2~3년 전부터 두 사람을 둘러싸고 별거설이 떠돌았지만 부부 사이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던 이들이 갑작스레 이혼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혼 소송을 담당한 이재만 변호사에게 그 내막과 근황을 들을 수 있었다.
장은영·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결혼 11년 만에 파경 내막


지난 99년 스물일곱 살 나이차를 극복하고 결혼해 화제를 모았던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67)과 장은영 전 KBS 아나운서(40)가 이혼했다. 장씨가 지난 4월9일 이혼소송을 제기하면서 4월20일 법적으로 남남이 된 것. 그가 내세운 재판상 이혼 사유는 나이차와 성장환경, 자녀문제 등. 이로 인해 세간에서는 그가 그간 최 전 회장의 전처 자식들과의 관계로 힘들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 부부를 둘러싸고 별거설이 돌던 2008년 2월, 장은영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소문을 부정하며 “요즘은 부부싸움도 거의 안한다. 세월이 흐를수록 둘 사이에 의리와 우정이 두터워지는 것 같다”고 말해 부부 사이에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 또 그가 2008년 언니와 카페전문점 사업을 시작하는 등 그동안 조용히 살던 것과는 달리 적극적인 외부활동을 펼치면서 부부를 둘러싼 별거설도 차츰 수그러들었다.
그랬기에 부부의 이혼소식은 뜻밖이었다. 이혼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장씨는 휴대전화를 끈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를 만나기 위해 반포동 카페 ‘데일리 브라운’ 1호점을 찾았지만 매장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는 왔었지만 그 후로 온 적이 없다”고 말했고 최원석 전 회장의 장충동 자택 인근 주민들도 “최근 두 사람 모두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최 전 회장이 이사장직을, 장씨가 이사직을 맡고 있는 동아방송예술대(공산학원)에서도 두 사람을 만날 수 없었다. 학교 관계자는 “최원석 이사장은 평소 일주일에 2~3번 출근했지만, 이혼 보도가 나간 후로 학교에 나오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2~3년 전부터 두 사람의 사이가 심상치 않았다는 것. 동아방송예술대 교내신문사 관계자는 “2년 전 쯤부터 신문에 두 사람이 같이 찍은 사진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 전에는 다정하게 함께 찍은 사진이 많았다”고 말했다. 교내방송국 관계자도 “지난해 말 촬영소 개소식과 올해 3월 입학식에 두 분 모두 참석했지만 굵직한 행사를 제외하고는 두 사람이 교내에서 함께 다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지난 5월14일 최원석·장은영 부부의 이혼 소송을 담당한 이재만 변호사가 보도자료를 통해 “두 사람의 이혼은 특별한 사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상대를 편안하게 해 주려는 차원에서 성립된 것”이라고 이혼 사유를 공개했다. 부부의 이혼 상담부터 소송까지 지켜본 그를 만나 숨겨진 이혼 이유와 근황을 물었다.

“장은영, 자신의 가정 이루지 못했다는 생각에 많이 힘들어 해”

장은영·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결혼 11년 만에 파경 내막

1 서울가정법원에 접수한 소장. 원고‘장은영’, 피고‘최원석’으로 돼있다. 2 장은영씨의 이혼 소송을 담당한 이재만 변호사.



▼ 두 사람은 특별한 이혼사유가 아닌 서로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헤어진다고 했는데 왜 협의이혼이 아닌 소송을 택했나요.
“협의이혼은 부부가 협의를 한 후에 판사 앞에서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요즘은 너무 빨리 이혼을 해버리니까 자녀가 없는 경우에는 한 달간의 숙려기간을 줍니다. 두 사람은 결혼을 할 때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을 만큼 유명한 사람들이니 사람이 많은 법정에 가기를 껄끄러워했고 외부에 알려지는 것 또한 원치 않았습니다. 또 이미 합의를 봤는데 시간을 끌 필요도 없었고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소송입니다.
다시 말해 실질적으로는 협의이혼이지만 형식은 소송을 택한 것입니다. (소장을 보여주며) 보통 이혼을 하면 각자의 이유가 많아서 소장이 두꺼워지기 마련인데 최원석 전 회장과 장은영씨는 이렇게 간단합니다.”
▼ 그래도 진짜 이유가 있을텐데.
“최원석 전 회장이 원체 크고 남다른 인물인데 반해 장은영씨 자신은 너무나 평범한 사람이라 큰 사람을 받아들일 만한 그릇이 안 돼 버거웠다고 했습니다. 장은영씨가 29세 때 결혼을 했어요. 이미 만들어진 가정의 일원으로 들어가 자신의 30대를 한 남자의 아내로서는 물론이고 엄마, 할머니로 살았습니다. 문득 인생을 돌아보니 자신의 가정은 이루지 못했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웠다고 합니다.”



장은영·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결혼 11년 만에 파경 내막


▼ 스물일곱 살 나이차를 극복하고 한 결혼인데 그 정도는 예상하지 않았을까요.
“정신없이 달릴 때는 모르는데 멈춰 서서 숨을 고르다보면 그간의 힘들었던 삶이 버거웠다는 걸 깨닫잖아요. 장은영씨는 최 전 회장이 아플 때 열심히 간병을 했고, 법적인 문제가 있을 때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했고, 전처의 자식들을 시집·장가 보내고, 손주까지 봤어요. 이제 법적인 문제도 마무리되고 최 전 회장의 수술도 잘 되고, 다 끝나고 보니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 평범한 가정이 그리웠던 건가요.
“여자로서 장도 보고 밥도 차리고 남편과 아이들과 알콩달콩 사는 그런 가정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요. 처음부터 이미 가정이 만들어진 곳에 들어갔으니 너무 일찍 며느리를 맞이하고 할머니가 되고 많은 경험을 한 거죠. 장은영씨가 그러더군요. 나를 닮은 딸이 있었다면 의지가 됐을 것 같다고요.”
▼ 아이가 없었던 것이 결정적인 이유처럼 들리는데, 최 전 회장은 아이를 원치 않았던 건가요.
“부부가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부부의 측근에 의하면 최 전 회장은 과거에 정관수술을 받았는데 아이를 갖기 위해 복원수술을 했다고 한다)
▼ 서류상 이혼사유가 ‘자녀문제’라서 전처 자식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건 아닙니다. 이혼 보도가 나간 후, 장은영씨가 전화를 걸어서는 ‘자식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억측보도가 나가서 속상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이혼 후 아들 은혁씨가 장은영씨에게 ‘마음을 잘 추스르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합니다.“
▼ 그렇다면 최원석 전 회장은 왜 이혼을 선택한 거죠.
“장은영씨가 나중에는 항우울제를 먹어야 할 정도로 고통이 심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본인이 이혼하겠다고 하지는 않았어요. 최 전 회장이 고통스럽게 약을 먹는 모습을 보고 ‘아 이렇게 젊은 나이에 힘이 들어서 항우울제까지 먹는다면 자유롭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결혼생활 동안 너무 미안했다. 미안함의 표현으로 이혼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혼 결심하고 처음 찾아와

장은영·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결혼 11년 만에 파경 내막


▼ 처음 이혼 문제로 찾아온 게 언제입니까.
“지난해 10월입니다. 최 전 회장 부부와 이전부터 친분이 있었는데 아마도 이혼은 민감한 문제이니 잘 아는 변호사를 찾은 거겠죠. 장은영씨가 혼자 찾아왔는데 처음에는 이혼이야기를 하지 않았어요. 대화가 거의 끝나갈 때쯤 ‘사실 우리 부부가 이혼 합의를 했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1~2주 뒤에 하자고 약속을 하고 갔는데 5개월이 지난 3월 초쯤에서야 다시 찾아왔더군요. 그때 이혼절차, 법정을 안가고 이혼할 수 있는 방법과 같은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갔어요. 이혼 사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제가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다 못한 남편이 이제는 놓아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이혼이 합의가 됐어요’라고 했습니다.”
▼ 왜 5개월이나 지나서야 다시 찾은 거죠. 고민이 많았나 봅니다.
“이혼을 하는 이유가 자신의 인내심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때문에 쉽게 진행을 하지 못한 것 같아요.”

장은영·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결혼 11년 만에 파경 내막


▼ 부부가 함께 찾은 것이 언제이고 소송은 어떻게 진행됐죠.
“3월26일에 부부가 합의서를 작성하러 함께 왔습니다. 소장에는 원고 장은영, 피고 최원석이라고 작성했지만 사실 위치가 바뀐다고 해도 크게 중요치 않았어요. (소장을 보여주며) 이혼 사유가 나이차, 성장환경, 자녀문제인데 큰 의미를 두고 쓴 것이 아닙니다.
서류를 다 작성한 후에도 장은영씨가 다시 소장 넣는 것을 일단 보류해달라고 했습니다. 제게 ‘인내심이 부족해서 자괴감이 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장씨가 최종 결심을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4월9일이 돼서야 소장을 접수했습니다. 그리고 4월20일 조정 결정이 났고 법적으로 남남이 됐습니다. 이제는 구청에 가서 이혼 기재까지 끝낸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두 사람은 서로를 어떻게 대하던가요.
“이혼을 하러 온 부부는 그 특유의 무거움 같은 게 있는데 두 사람은 서로를 아끼고 배려하는 모습이 지극해 보였습니다. 부부지간은 아무리 나이차가 많아도 아내는 남편을 큰아들 대하듯 하는 법인데, 예의를 깍듯이 차리며 대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조금 짠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호칭은 ‘회장님’과 ‘장 이사’였습니다.”
▼ 2~3년 전부터 두 사람의 별거설이 나돌았는데 이미 그때부터 이혼을 고민하고 있진 않았나요.
“별거를 한 것은 맞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때부터 마음이 어땠는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 재산분할청구나 위자료청구 소송은 하지 않나요.
“부부가 사전에 정리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재산분할청구는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 이혼 후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떠한가요.
“3월26일 합의서를 쓴 후에 최 전 회장이 목디스크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제 남남이지만 장은영씨가 옆에서 간호를 했다고 합니다. 장은영씨의 공산학원 이사직 자리도 변함없이 유지된다고 했습니다. 최 전 회장은 ‘부부 관계는 끝났지만 인간관계는 계속된다’는 말을 했습니다.”
장은영 자괴감 커 회복에 시간 필요할 듯
▼ 장은영씨는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방송 복귀에 대한 기대도 있던데.
“이혼에 대한 자괴감도 많이 느끼고 날개가 많이 꺾여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나이도 젊은데 얼른 추스르고 빨리 활동해야죠’했더니 ‘제가 그걸 할 수 있겠어요’하더라고요. 아마 방송을 당장은 하기가 힘들 겁니다. 11년을 함께하던 사람과 헤어졌고 자신에 대한 자책감도 크니까요.”
▼ 이혼 후 장은영씨가 한 말은 없나요
“이혼 후에 ‘이혼을 결정하기도 힘들었는데 막상 이혼을 하고 나니 깊은 자괴감이 듭니다. 이것은 모두 제 인내부족이었으니 제가 감당해야할 몫이겠죠’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문자메시지를 보내왔어요.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순간들, 막상 실행에 옮길 때 그리고 공개될 때의 순간들이 각각 다 아픕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겨내지는 못해도 견뎌내겠습니다’라고요.”

최원석·장은영 부부의 이혼은 11년의 결혼생활 동안 자신의 가정은 꾸리지 못했다는 장씨의 괴로움과 아내의 고통을 지켜봐야 하는 최 전 회장의 미안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였다. 두 사람의 이혼은 일반적인 이혼과는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장씨가 소송을 진행하는 동안 여러 차례 결정을 미루며 자신을 자책했고 부부가 동행했을 당시 서로를 여전히 아끼고 신뢰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이재만 변호사의 설명이 이를 뒷받침한다. 두 사람은 이 변호사의 사무실에 왔을 당시 “이혼 후에도 달라질 것이 없다. 서로 가장 염려하고 격려해주는 사람으로 남길 원한다(최원석 전 회장)” “여전히 회장님을 존경하고 세상 누구보다 인정한다(장은영)”고 말했다.

여성동아 2010년 6월 5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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