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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money #real_estate

살까요? 팔까요?

부동산과 예능을 통일한 세 남자 장용석 황현희 유재성

editor 김명희 기자

2018. 03. 07

지금이라도 ‘가즈아’ 열풍에 올라탈 것인가, 관망하며 다음 기회를 노릴 것인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쏟아지는 정부 정책으로 무주택자는 물론 다주택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예능과 시사 교양을 결합한 SBS CNBC ‘부동산 삼국지’가 방송 첫회에 큰 화제가 된 이유다.

‘부동산 삼국지’의 팩트 체크 담당 유재성 이사, ‘부동산계의 알파고’ 장용석 대표, ‘준비된 재벌’ 황현희 (왼쪽부터).

‘부동산 삼국지’의 팩트 체크 담당 유재성 이사, ‘부동산계의 알파고’ 장용석 대표, ‘준비된 재벌’ 황현희 (왼쪽부터).

#지난해 7월 서울 잠원동 아파트를 12억 원에 매도하고 인근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A는 요즘 울화병 때문에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 2013년 8억 원에 매입한 아파트로 4년 만에 4억 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거뒀으니 꽤 괜찮은 투자 축에 속하지만 요즘 이 아파트의 호가는 15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A는 “속상해서 그 아파트 쪽은 쳐다보기도 싫다”고 한다. 

#2016년 14억 원에 사들인 반포 재건축 아파트가 4억 원 이상 올라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B도 노심초사하기는 마찬가지. 자신의 아파트가 정부의 재건축 초과 이익환수제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다. 그는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사실 가장 상실감이 큰 사람은 무주택자인 C다. 맞벌이 고액 연봉자인 C 부부는 그동안 직업상 전국을 옮겨 다니는 탓에 집을 장만하지 못했다. C는 상대적 박탈감에 치를 떨면서 “지금이라도 대출을 풀로 받아 서울에 아파트를 장만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강북에 실거주 1주택을 갖고 있는 D는 이번 부동산 상승기에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부동산 양극화를 뼈저리게 실감한 그는 대출이라도 받아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야 할지, 아니면 갭투자에 나서야 할지 고민하며 열심히 부동산을 기웃거리고 있다.


부동산이 급등하면서 사람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무주택자와 1주택자는 부진을 만회할 반전 카드를, 다주택자는 급등에 따른 표정 관리를 하면서도 집값 잡기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한 정부의 대책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SBS CNBC의 ‘부동산 삼국지’가 1월 26일 방송 1회 만에 채널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는 것은 그만큼 부동산 정보에 목마른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장대장부동산그룹의 장용석(43) 대표와 개그맨 황현희(38), 장대장부동산그룹 유재성(48) 이사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딱딱한 부동산 정보 프로그램이라기보다 세 사람이 부동산을 소재로 수다를 나누는 ‘썰전’에 가깝다. 순발력이 뛰어나고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황현희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대변하는 창이라면, 장용석 대표는 해박한 지식으로 무장한 방패다. 황현희는 아침에 일어나면 포털 사이트에 들어가 부동산 시세부터 체크하고, 연예 뉴스보다 부동산 뉴스를 먼저 챙겨 본다. 또 경제학에도 관심이 많아 연세대 경제대학원 기업경제학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기도 하다. 그는 유재성 이사가 보유세 인상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하자 “해당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멘트 실명제’를 요구하는 재치도 보여줬다. 



“이제는 결혼도 해야 하고, 저희 또래가 딱 부동산에 관심을 가질 나이잖아요. 부모님도 부동산에 관심이 많으셔서 그 영향도 있고요. 15년 정도 용산에 살면서 내 집 마련을 하려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어요. 하지만 부동산은 관심만으로는 안되겠더라고요. 자신이 직접 공부하고 주변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죠. 처음 이 프로그램 제안을 받았을 때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재미있게 전달한다는 취지가 마음에 들었어요.” 

장용석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잘 나가던 무역 회사와 수입차 딜러 자리를 박차고 나와 발품을 발아 전국 각지를 돌며 부동산 보는 안목을 키운 실전 전문가다. 그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안전하게 투자하자’는 주의다. 

“요즘 같은 시기가 굉장히 위험해요. 웬만한 부동산들은 다 오르다 보니 한두 번 재미를 본 사람들이 묻지 마 식으로 투자를 하다가 크게 발목이 잡힐 수 있거든요. 이럴 때일수록 더욱 신중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기자 출신에 감정평가 전공 부동산학 석사인 유재성 이사는 엄태욱 국제투자연구소 소장 등과 번갈아가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방송에서 정부 정책 등에 대한 팩트 체크와 함께 부동산으로 실패한 사람들을 다독이는 따뜻한 멘트를 담당하고 있는 그는 “작은 호재로 가격이 조금 올랐을 때 팔았다가 후회하는 사람들이 요즘 많다”며 “부동산은 파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부동산은 실물이기 때문에 오를 곳을 골라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것이 유 이사의 지론이다. 

“요즘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고 대출을 무리하게 받아서 시장에 진입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부동산도 행복하자고 하는 건데 매일 부동산 시세표 보면서 노심초사하고 정부 정책이 하나 발표될 때마다 일희일비하고, 세입자한테 전화 올 때마다 가슴 졸이고 그럼 안 되잖아요. 한강변 아파트나 2030 서울 플랜에 포함된 3도심(한양도성, 강남, 여의도영등포)·7광역중심(용산, 잠실, 마곡, 가산대림, 상암수색, 창동상계, 청량리왕십리)·12지역중심(동대문, 수서문정, 천호길동, 목동, 봉천, 사당이수, 연신내불광, 신촌, 마포공덕, 성수, 망우, 미아) 등 정부와 지자체가 밀어주는 곳,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이 신설되거나 확장되는 곳 등 오를 만한 지역을 골라서 장기 투자하시길 권합니다.”

interview | 장용석 장대장부동산그룹 대표
“강남, 작은 아파트나 신축 빌라를 노려라”

Q1 요즘 부동산 시장이 굉장히 뜨거운데 무릎, 어깨, 상투로 봤을 때 어느 정도에 왔다고 보나요. 

지역마다 달라요. 지방의 경우 양도세 중과 대상에 포함된 지역은 매물이 쌓이는 상황이지만 서울 강남은 다주택자도 움직임이 없어요. 보유세든 양도세든 다 내면서 정부 정책이 조금 더 명확해지면 그 이후 움직임을 결정하겠다는 거죠. 정부가 어떤 카드를 내놓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중심 지역은 보합권을 유지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갈 거라고 전망됩니다. 

Q2 최근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재초환)이 최대 8억 원이 넘는 단지가 있을 거라고 발표되면서 강남 재건축이 주춤했는데, 앞으로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나요. 

재초환은 재건축 종료 시점의 주택 가액에서 개시 시점의 주택 가액, 정상 주택 가격 상승분 총액, 개발 비용을 뺀 액수에 해당 부과율을 곱해 부과하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관망하자는 쪽이 많아요. 예를 들어 재건축 중간 시점에 들어간 사람은 어떻게 할 것인지, 또 재초환을 납부한 이후에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경우에는 정부가 그 금액을 보전해줄 것인지 등 명확지 않은 부분이 많거든요. 반면 지난해 관리처분을 신청해 재초환 부담을 벗어난 단지들은 호가가 더욱 높아졌죠. 8·2 부동산 대책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됐다가 지난 1월 풀린(1가구 1주택, 10년 보유 5년 거주요건을 충족한 경우) 반포1단지 1·2·4주구 84㎡형의 경우 이전보다 7억 원 이상 오른 34억~35억 원에, 개포주공1단지 45㎡형의 경우는 2억 원 이상 오른 15억 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어요. 

Q3 평당 1억 원이 넘네요. 여기에 재건축 분담금까지 포함하면 실제 투자 비용은 그보다 훨씬 높아질 텐데 거래가 될까요. 


지금 분위기를 보면 오히려 매도자들은 느긋해요.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매수가 들어오면 팔고 아니면 보유하겠다는 입장이거든요. 지난해 10월 압구정 구현대아파트 196㎡를 36억 원에 매도하기로 하고 계약금 3억6천만 원을 받았다가 위약금 7억2천만 원을 물고 매물을 회수한 사례가 있어요. 그 이상 오를 거라고 판단한 거죠. 사실 저는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곧 평당 1억 원 이상 찍는 아파트가 나올 거라고 얘기해왔어요. 얼마 전 홍콩을 다녀왔는데 25평 아파트가 80억 원까지 가더군요. 집은 많지만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은 한정돼 있어요. 부자들의 심리가 한 곳으로 쏠리면 우리도 걷잡을 수 없는 시장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Q4강남 외에 상승이 예상되는 곳은 어디인가요. 

정부 규제가 있어도 기업이 들어오거나 일자리가 창출되는 곳은 오를 가능성이 많아요. 예를 들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이 있는 미국 시애틀은 연간 주택 가격 상승률이 13.5%로 미국 평균의 2배에 달하죠. 우리나라에서는 LG사이언스, 롯데, 넥센, 코오롱 등 대기업들이 입주하는 마곡 지구가 대표적이죠. 이 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은 이미 많이 올랐지만 가양역을 비롯한 9호선 인접 지역은 교통도 좋고 직장인 수요가 많아 아직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봅니다. 일산 킨텍스역 근처와 송도는 GTX 개통이라는 교통 호재가 있죠. 이들 지역은 주거 환경에 비해 저평가돼 있었는데 GTX가 개통돼 서울 강남까지 이동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되면 호재가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Q5 요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뜨고 있는데, 이들 지역은 어떤가요. 

마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한강변 아파트들이 재건축되고 공덕역 일대가 개발되면서 고급 주거 환경이 형성됐죠. 교통이 좋고 학원가가 형성되는 등 교육 여건도 개선되고 있어서 더 살기 좋아질 거라 생각돼요. 용산은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이 입주하고 있는 데다 용산마스터플랜 발표를 앞두고 있어 장차 좋아지겠지만 개발이 완료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장기적으로 봐야 할 것 같아요. 강남에 비해 용산의 전세가가 낮은 건 그만큼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죠. 금호, 옥수 지역도 많이 올랐는데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강남과 가깝다는 거예요. 강남에 사는 부모가 자녀들에게 집을 사주고 싶은데, 강남이 너무 부담스러우면 이 지역에 마련해주는 경우가 많아요. 

Q6 단 하나만 고르라면 대표님은 어디에 투자할 건가요. 

저라면 강남에 투자하겠습니다. 강남 대단지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지만 아직 실거주로 노려볼 만한 작은 아파트들이 있어요. 강남에는 삼성동 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을 비롯한 메가톤급 호재가 있어요.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 그러려니 하지만 입주 시점이 되면 부동산 시장에 굉장한 파급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합니다. 꼭 아파트가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지만 실거주하기에 좋은 신축 빌라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7 요즘 같은 시장에서 부동산 투자자들이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서울 전역에서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나다 보니 부동산을 보지도 않고 묻지 마 투자를 하거나, 못난이 매물이라도 일단 잡고 보자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아파트는 같은 단지 안에서도 동과 층, 향에 따라 가치가 천차만별입니다. 시장이 조금만 호흡 조절에 들어가면 매수자들이 매물을 깐깐하게 보기 때문에 신중하게 투자하길 바랍니다. 사실 부동산 투자는 돈이 많을수록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요. 시장 상황에 따라 오를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지, 수익을 조금만 내고 팔지 선택의 여지가 많거든요. 하지만 가용할 여력이 적은 사람은 더 떨어지길 기다리다가 매수 타이밍을 놓친다거나, 더 오르길 기다렸다가 매도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부동산은 되도록 전문가를 비롯한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발품을 팔아가며 부지런히 다니면서 안목을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photographer 김도균 designer 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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