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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의 〈굿와이프〉 미드 원작도 동반 인기

기획 · 김지영 기자 | 글 ·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사진 · REX tvN | 디자인 · 최정미

입력 2016.07.27 14:17:05

인기 미드를 원작으로 한 tvN 드라마〈굿와이프〉의 반응이 뜨겁다.
원작의 디테일은 살리면서 한국적 정서를 녹여낸 것이 대중에게 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법정 드라마로서 얼개가 치밀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판 〈굿와이프〉는 과연 원작과 무엇이 같고 어떻게 다를까.
전도연의  〈굿와이프〉 미드 원작도 동반 인기
사실 리메이크란 건 여러모로 부담 되는 일이다. 일단 줄거리가 공개된 데다 원작의 성공이 리메이크의 성공을 담보해주기는커녕 오히려 비교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7월 8일 방송을 시작한 tvN 드라마 〈굿와이프〉는 그래서 전파를 타기 전부터 원작인 동명의 미국 드라마와 저울질을 당하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샀다. 원작이 2009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시즌 7을 이어오고 있는 인기 드라마여서 더더욱 그랬다.

이 때문에 한국판 〈굿와이프〉는 큰 부담을 안고 출발했는데, 첫 회부터 원작의 재미를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그것을 우리네 정서에 맞게 변용하는 유연함을 발휘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야심 찬 변호사로 거듭나는 여주인공 김혜경(원작의 알리샤) 역을 맡은 전도연, 김혜경의 남편 이태준(원작의 피터) 검사 역을 맡은 유지태의 호연도 빛을 발했다.

섹스 스캔들에 휘말린 검사 이태준과 그의 아내인 김혜경이 손을 잡고 나란히 기자들 앞으로 나가는 첫 장면이나, 거기서 이태준이 억울한 정치적 음모에 빠졌다고 강변할 때 그의 옷에 붙어 있는 실오라기를 혜경이 떼내려고 손을 내미는 장면은 모두 원작의 디테일을 그대로 살린 것이다. 이는 원작의 사소한 디테일들마저 충실히 담아내겠다는 한국판 〈굿와이프〉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원작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카리스마 vs. 페미닌한 오피스룩_11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전도연은 〈굿와이프〉의 한국적 변용에 있어서 중심 추 역할을 한다. ‘칸의 여왕’다운 자연스러운 연기로, 원작의 알리샤 역으로 여러 차례 상을 받은 배우 줄리아나 마굴리스와는 완전히 다른 전도연만의 매력을 〈굿와이프〉에 녹여내고 있는 것. 이는 두 사람의 패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알리샤가 그레이나 블랙, 때론 강렬한 레드 계열의 수트로 카리스마 철철 넘치는 모습을 표현했다면 전도연은 핑크나 화이트, 하늘색을 포인트로 한 오피스룩으로 여성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원작보다 짧아진 불륜 동영상
_원작에 비해 이태준이 저지른 불륜 동영상의 장면들이 굉장히 짧고 빠르게 처리되어 있다. 이태준의 스캔들에 뭔가 비밀이 있음을 암시한다. 원작은 이 영상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알리샤의 심적 고통에 초점을 맞췄다.

#아빠의 불륜 동영상 분석(?)하는 미국 아이들_원작에서는 컴퓨터에 익숙한 알리샤의 자녀들이 변호사가 된 엄마의 일손을 돕기도 하고, 익명으로 배달된 아빠의 불륜 사진을 자세히 분석해 그것이 합성이라는 걸 발견해내기도 하지만 한국판에는 이런 내용 자체가 없다. 아무래도 우리 정서에는 이런 설정들이 잘 맞지 않기 때문이리라.

#며느리 돕는 시어머니, 한국엔 없나
_원작에서는 아들이 교도소에 간 후 워킹맘이 된 며느리의 집안일을 시어머니가 돕는 것으로 나오지만 국내판에는 이 내용이 빠져 있다. 이는 아무래도 고부간의 정서가 미국과 한국이 달라서이지 않을까.

#한국에선 미인계보다 학연·지연
_원작에서 알리샤를 돕는 로펌 조사원 칼린다가 증거 자료를 얻기 위해 남성들에게 섹스 어필을 하는 장면도 한국판에서는 다르게 그려진다. 혜경을 돕는 조사원 김단(나나)은 필요하면 여성성을 드러내지만 그걸 노골적으로 강조하진 않는다. 대신 상대방이 쓰는 사투리를 따라 하는 식으로 지연을 이용하는 모습은 한국적 변형으로 보인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원작과의 차이점은 어찌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있을 정도의 소소한 것들이다. 〈굿와이프〉는 그래서 언뜻 보면 원작과 너무나 똑같다고(그 안에 들어 있는 사건 사례들까지 같다) 느껴진다. 그만큼 원작의 작가들이 실제로 변호사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디테일의 매력을 잘 살려낸다는 방증일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한국 사이에 놓인 정서적 간극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금껏 해외 작품의 리메이크라면 무언가 커다란 변화를 통해 정서적 차이를 극복해내야 한다는 믿음이 있어왔다. 하지만 〈굿와이프〉는 이런 정서적 차이의 극복이 큰 변화가 아니라 배우의 역량과 디테일들에 의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여성동아 2016년 8월 6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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