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영국 디자인 전문 매체 ‘디진(Dezeen)’과 공동 주최한 에코 패키지 디자인 공모전 ‘아웃 오브 더 박스’의 파이널 리스트 수상작품들.
해당 공모전은 종이 폐기물을 줄이려는 삼성전자의 노력에서 비롯됐다. TV 포장재는 제품을 보호해야 하는 특성상 두꺼운 골판지가 주로 사용되는데, 2017년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국내 종이 폐기물은 매일 약 5천톤, 연간 2백만 톤으로 추산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환경보호에 기여하고자 업사이클링 아이디어를 냈다. 패키지 표면에 점선을 인쇄해 정확한 치수를 잴 필요 없이 누구나 쉽게 가구를 만들 수 있게 했다. 예시로 제공되는 매뉴얼은 인쇄물 대신 박스 상단 QR코드를 통해 제공된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환경을 생각하는 세심함을 엿볼 수 있다.
일찌감치 환경에 주목한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1969년 설립한 이후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1등 기업으로 성장했다. 10월 7일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백57조5천9백억원으로 1위다. 2위인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60조7천1백5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단연 압도적이다. 2020년 3분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글로벌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매출 66조원, 영업이익 12조3천억원이라는 시장 컨센서스를 훨씬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그러나 기업이 아무리 실적이 좋다해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면 빛이 바래고 만다. 삼성전자는 1992년 ‘삼성 환경선언’을 발표하며 전사적 녹색경영의 효시를 알렸다. 1996년엔 본격적으로 녹색경영을 선언하고 2009년 녹색경영 비전 및 중기목표 발표, 2014년 녹색경영 2차 중기목표를 발표하는 등 친환경 경영 방침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아웃 오브 더 박스’와 같은 업사이클링 공모전도 이러한 경영방침에 따른 결과물인 셈이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부터 제품 포장재에 플라스틱과 비닐대신 종이와 펄프몰드, 바이오 비닐과 같은 친환경 소재를 단계적으로 적용해오고 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펄프몰드 : 대나무, 사탕수수 찌꺼기를 원료로 하며 금형을 사용하여 포장재 형태를 성형·열건조 시킨 것. 해당 포장재는 비목재원료 대나무 또는 사탕수수 찌꺼기 등의 폐자원을 원료로 이용하기에 목재원료 사용을 저감할 수 있다.
※바이오 비닐: 일반 비닐은 석유와 같이 한정된 자원인 화석연료를 정제·가공해서 생산하는 소재인 반면 바이오 비닐은 전분, 사탕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를 포함하고 있다. 화석원료 사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친환경 비닐소재로 간주된다.
※재생 비닐 : 일반 비닐 제작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비닐을 수거해 비닐의 원료로 다시 사용한 것. 일반 비닐을 만들 때 사용되는 석유화학 원료의 사용량과 석유화학 원료 생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대기오염물질 및 온실가스 등을 저감 가능하다.
※종이(지속산림가능 인증종이) : 목재 채취, 가공, 유통 전 과정에서 합법적인 벌목 제품을 사용했음을 인증하는 것. 무분별한 불법 산림 파괴, 생태계 파괴 등을 예방하는데 기여 가능하다.
비닐, 플라스틱을 최소화한 갤럭시 S20+ 5G 친환경 패키지.
가전제품은 부피가 크고 분리배출이 안 되기 때문에 폐기 처리도 문제다. 삼성전자는 1998년 국내 전자업계 최초로 자체 폐제품 회수처리센터를 설립, 일찍부터 폐제품 수거에 관심을 기울였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의 누적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폐제품 회수량은 3백80만 톤에 달한다. 이는 자원으로 재활용 되며 재자원화율은 95%에 이른다.
대를 잇는 친환경 경영…코로나 시대 일류기업 증명
2020 대한민국 올해의 녹색상품에 선정된 비스포크 냉장고(왼쪽). 2020 대한민국 올해의 녹색상품에 선정된 그랑데 AI 세탁기
앞으로도 삼성전자의 친환경 방침은 굳건하다. 삼성전자는 6월 발간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기후행동(에너지‧온실가스 관리), 순환경제(자원의 재사용‧재활용) 등 환경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코로나19가 경제 한파를 불러왔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용을 따지기 보다는 사람과 자연을 존중하는 기업 활동을 기본 이념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의지는 코로나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할 전망이다.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람들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기업이 코로나 경제위기로 인해 친환경에 역행한다면 당장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겠지만 결국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CSR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명확히 이해하고 회사의 DNA로 내재화시킨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제공 삼성전자
*제로 웨이스트는 깨끗하고 건강한 세상을 꿈꾸는 여성동아의 친환경 기사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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