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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리듬체조·펜싱 어디서 어떻게 배울까

올림픽 열기로 뜬 스포츠 클럽

글 | 허운주 자유기고가 사진 | 홍중식 기자

2012. 09. 05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의 선전에 힘입어 관련 종목들의 인기가 상한가다. 그중에서 리듬체조와 펜싱은 유소년들의 성장 발달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입소문과 함께 해당 스포츠 클럽에 수강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몸매 예뻐지는 리듬체조

리듬체조·펜싱 어디서 어떻게 배울까


리듬체조 손연재 선수가 올림픽 첫 출전에서 얻은 성적은 종합 5위. 동메달도 못 땄냐고 할지 모르지만 올림픽에 출전한 아시아 선수 중에서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이다. 손연재 선수의 선전에 힘입어 딸에게 리듬체조를 가르치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서울 용산청소년수련관 리듬체조반 홍정아 선생님은 “리듬체조를 배우는 데 비용이 많이 들지 않아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 리듬체조교실 수업료는 월 4회에 3만8천원이다.
8월 18일 무더운 날씨에도 초등학생 20여 명이 체육관에서 수구(볼, 리본, 줄, 후프, 곤봉)를 가지고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10분 정도 스트레칭이 끝나자 팝송 ‘You raise me up’에 맞춰 볼을 유연하게 굴린다. 몸에 딱 맞는 타이츠를 입고 왼쪽 허리에서 가슴을 지나 오른쪽 허리로 다리에서 목으로 볼이 떨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그러나 아름답게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배운 지 3년 정도 됐어요. 곤봉을 빼고는 모두 배웠어요. 스트레칭도 재미있고 볼 ,후프 모두 좋아하지만 리본이 최고예요.”
용산 미군부대 안에 있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삼총사 노하나, 세라 모리스, 크리스티 가그네트 양이 입을 모아 리듬체조의 재미를 말한다. 다리 스트레칭으로 삼각형을 만들기도 하며 즐겁게 깔깔대던 이들은 리본으로 바닥 그리기를 하자 이내 진지해진다. 파도도 그리고 리본을 들고 점프도 한다. 그러다 빅뱅의 ‘Bad boy’가 흘러나오자 신나게 후프를 돌린다. 허리로 돌리다가 오른팔, 왼팔, 다리까지. 마치 요정들이 숲 속을 신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리듬체조는 발레와 기계체조의 중간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발레를 하다가 오기도 하고, 기계체조를 하다가 종목을 바꾸기도 하지요. 재능은 보통 생활체육을 하다가 발견됩니다. 동네 스포츠센터나 청소년수련원 같은 곳에서 꾸준히 배우다가 잘하면 대회에 나가죠. 재능이 있는 아이들은 초등학교 4학년 정도 되면 본격적인 엘리트 코스에 들어가지요.”
홍정아 씨는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 처음 레슨을 시작할 때는 리듬체조와 기계체조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점차 집중적으로 레슨을 받고 대회 출전도 하면서 안목을 키운다. 박설희(서울 포이초교 6학년) 양은 일곱 살 때 동네 청소년수련관에서 리듬체조를 시작해 서울시교육감배에서 상을 탄 후 지금은 국가대표를 목표로 훈련을 하고 있다. 요즘은 월, 수, 금요일 주 3회 5시간씩 레슨을 받고 있으며 초등학교 졸업 후에는 체조부가 있는 광장중학교에 진학할 예정이라고 한다.
5년 동안 리듬체조를 배운 김혜리(서울 신용산초교 5학년) 양의 어머니 박창희 씨는 “스트레칭을 하니 몸의 선이 확실히 예뻐진다. 게다가 클래식과 유행하는 음악으로 동작을 표현하니 감수성이나 창의력 발달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박씨는 취미로 시작했는데 딸이 즐거워하고 어차피 일주일에 1회 정도 운동은 필요하다는 생각에 꾸준히 리듬체조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런던 올림픽에서 손연재 선수가 선전하는 것을 보니 욕심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이 정도 기량이면 딸이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리듬체조 어떻게 배울까
리듬체조를 배울 수 있는 곳은 의외로 많다. 청소년수련관, 전문학원 등에서 리듬체조를 가르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리듬체조 반을 여는 백화점 문화센터도 늘고 있다. 초보자의 경우 수강료는 한 달에 4만~5만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김경용 용산청소년수련관 관장은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땄을 때 수영 붐이 일었다. 리듬체조도 2년 전에 비해 수강인원이 3, 4배 늘었다. 올림픽 이후 문의가 꾸준해 강좌를 늘릴 계획이다”라고 했다.
리듬체조를 주 1회씩 3년 정도 배우면 웬만큼 수구를 다룰 수 있다. 수구 순서는 줄 → 후프 → 볼 → 곤봉 → 리본이다. 각각의 종목에서 배우는 구체적인 기술은 다음과 같다.

리듬체조·펜싱 어디서 어떻게 배울까

서울 용산청소년수련관에서 리듬체조를 배우고 있는 아이들. 최근 2년 사이 수련생이 3~4배 늘었다고 한다.





- 줄 돌리기, 앞뒤 돌리며 넘어가기, 한쪽 끝 던져서 받기, 던지고 받기 등
- 후프 굴리기, 돌리기, 축으로 회전, 던지고 받기, 통과하기 등
- 볼 굴리기, 던지고 받기, 튀기기 등
- 곤봉 작은 원 그리기, 풍차 돌리기, 치기, 던지고 받기 등
- 리본 나선형 돌리기, 파도형 돌리기, 던지고 받기, 부메랑 던지기, 통과하기 등
처음에는 기초적인 동작을 배우다가 점차 수구 난도와 신체 난도를 더하고 여기에 예술을 더해 1분 30초 동안 연기를 선보여야 한다. 이 동작들을 소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유연성이다. 유연성을 키우려면 꾸준히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아침 10분 스트레칭
①기지개를 펴고 양쪽으로 흔들어주기를 3회 반복한다.
②팔꿈치를 잡고 등쪽으로 밀어주기를 양쪽 6회씩 반복한다.
③좌우 다리 찢기 후 몸을 앞으로 밀어주는 느낌으로 밀었다 당겼다 하는 것을 3회 반복한다.
④상하 다리 찢기 후 3초 동안 다리에 머리가 닿는 동작을 3회 반복한다.
⑤지금까지 했던 동작을 3회 반복한 후 심호흡을 한다.

잠자기 전 10분 스트레칭
①기지개를 펴고 앞뒤로 흔들어주기를 3회 반복한다.
②팔꿈치를 잡고 등쪽으로 밀어주기를 양쪽 6회씩 반복한다.
③좌우 다리 찢기 후 몸을 앞으로 밀어주는 느낌으로 밀었다 당겼다 하는 동작을 10회 반복한다.
④상하 다리 찢기 후 3초 동안 다리에 머리가 닿는 동작을 10회 반복한다.
⑤누워서 자전거 타기 동작을 한다.
⑥앞구르기를 3회 한다.
⑦지금까지 했던 동작을 3회씩 반복한 후 심호흡을 한다.

귀족 스포츠로 각광 펜싱

리듬체조·펜싱 어디서 어떻게 배울까


여름방학 막바지인 8월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펜싱 클럽 로러스를 방문했다. 입구에서부터 눈에 익은 사람들의 사진이 벽에 붙어 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펜싱 플뢰레 금메달리스트 김영호 선수,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고정선 선수,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구본길 선수 등이 주인공이다. 김영호 선수는 국가대표팀 감독을 거쳐 지난해부터 이 클럽 총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고정선 선수는 코치, 구본길 선수는 이 클럽 소속 선수다.
“포인트를 가지고 찔러!”
“옳지! 지금이 타이밍이야. 찔러!”
체육관에 들어서자 초등생 5, 6명이 열심히 플뢰레 동작을 배우고 있다. 찌르기, 방어 동작을 1시간 동안 익히더니 30분 정도 실전 게임도 펼친다. 고 코치는 “대부분 외국인학교 학생들이다. 서울 지역 외국인학교 아이들 뿐만 아니라 인천에서도 온다. 외국 중학교나 아이비리그에 진학하기 위해 온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진학용 스펙 만들기가 아닌 단순 취미로 배우러 오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일단 장비와 레슨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보호 장구와 검을 갖추는 데 최소 1백만원 정도 든다. 펜싱 장비를 생산하는 나라는 중국, 미국, 독일 등인데 독일제가 가장 비싸다. 제대로 장비를 갖출 경우 2백만~3백만 원은 훌쩍 넘는다. 레슨은 주 1회 5명씩 그룹을 짜서 진행된다. 월 4회 20만원, 8회 35만원, 12회 45만원. 이 정도면 왜 ‘귀족 스포츠’로 불리는지 알 만하다.
“작년 12월부터 배웠어요. 이제 플뢰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정도가 됐어요. 5학년이 끝나면 중학교에 진학해야 하는데 아직 학교를 정하지 못했어요. 미국 학교에 진학할 계획인데 도움이 될 것 같아 배우고 있어요.” (최동현·서울아카데미학교 5학년)
“방학을 이용해 한국에 왔어요. 미국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펜싱을 많이 배우고 대회에도 나가요. 저는 여섯 번 정도 대회에 참가했어요. 수영이나 농구 같은 다른 스포츠도 있지만 체력적으로 미국 아이들과 경쟁하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펜싱을 선택했어요.” (이수빈·미국 뉴욕시 메트로폴리탄 몬테소리스쿨 5학년)
미국에는 펜싱 클럽이 활성화돼 있어 학생뿐만 아니라 성인이 참가하는 전국대회도 있다. 그만큼 저변이 넓다는 뜻이다. 이수빈 양은 이번 올림픽에서 미국팀이나 유럽팀을 제치고 한국이 펜싱에서 메달을 많이 딴 게 신기하다고 했다.
로러스 클럽에서 펜싱을 배우는 유치부·초등부 학생들은 대략 60명 정도. 적지는 않다. 하지만 국가대표를 목표로 도전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었다. 사정은 다른 클럽도 비슷했다. 강남 부자들이 밀집해 있다는 도곡동의 지펜싱 클럽에도 초등부 수강생이 50명 정도 되지만 대부분 외국 학교 진학을 위해 배우러 온다. 수업은 학교, 학원 일정을 피해 상대적으로 한가한 토요일에 주로 이루어진다.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에요. 예전보다 문의가 늘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 수강생 수가 늘지는 않았어요.”
지펜싱 박지은 실장은 제법 펜싱을 잘하는 학생도 있지만 선수로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 국가대표가 되는 것을 목표로 오는 학생은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하버드대, 예일대, 스탠퍼드대, 프린스턴대, 코넬대, 컬럼비아대 등 미국의 명문 11개 대학에는 펜싱부가 운영되고 있다. 로러스 클럽은 매년 미국 스탠퍼드대와 공동으로 펜싱 캠프를 열기도 하고, 브라운대나 메사추세츠공대(MIT)에서 열리는 펜싱 캠프에 학생들을 보내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학생들은 펜싱을 통해 미국 명문대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펜싱 국가대표는 바늘구멍
한국은 펜싱의 불모지다. 국내에 등록된 펜싱 선수는 모두 1천4백50명. 유럽의 1백분의 1 수준이다. 초등학교에는 팀과 선수가 아예 없다. 펜싱 본고장인 프랑스의 경우 선수가 10만 명을 넘는다. 프랑스에는 펜싱 클럽이 한국의 태권도장처럼 동네마다 있다. 5~6세 때부터 펜싱을 배우는 유럽 선수들과 한국 선수들은 기본기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는 뜻이다. 대한펜싱협회에 따르면 전국에 펜싱부가 있는 고등학교는 남녀 합쳐 57곳이고, 등록된 선수만 4백63명이다. 하지만 펜싱부가 있는 대학은 14개, 선수는 1백90명이 전부다. 이마저도 특기생 전형에 성별, 종목별로 선발 요건이 달라 대학 진학의 문은 더 좁아진다.
일단 서울 지역에 펜싱부가 있는 중학교는 신동중·신수중·서연중 등이다. 펜싱부가 있는 중학교를 거치면 고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는데 중경고, 서울체고, 홍대부속고가 대표적이다. 대학은 동의대, 한국체대, 인천대가 펜싱으로 유명하다.
“일단 펜싱부가 있는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제대로 훈련을 받고 국가대표 선발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로러스 클럽 고정선 코치의 설명이다. 그도 펜싱부가 있는 중·고교를 나와 한국체대를 졸업했다. 바늘구멍 꿰기일지라도 현실적으로 그 방법밖에는 없다는 뜻이다. 결국 바늘구멍에 들어가려면 실력을 쌓아야 한다. 김영호 전 펜싱 국가대표팀 감독은 굳이 대표선수를 목표로 하지 않아도 펜싱을 배워두면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한다.
“펜싱을 하는 동안에는 자연스레 집중력이 높아지고 신사도를 강조하기 때문에 정서적으로도 안정이 되죠. 오래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균형 잡힌 몸매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일반인이 펜싱을 배울 수 있는 곳으로는 로러스 펜싱 클럽(서울 용산구 한남동·부산), 윤남진 펜싱 클럽(서울 강남구 대치동), 리더스 펜싱 클럽(경기 성남시 이매동), 지펜싱(서울 강남구 도곡동) 등이 있다.

리듬체조·펜싱 어디서 어떻게 배울까

펜싱은 집중력이 좋아지고 정서적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현재는 외국 학교 진학을 위한 스펙 쌓기로 배우는 아이들이 많다.



펜싱 종목 이해하기
에페(epee) 전신 찌르기만 가능하다. 이탈리아 남부 지방에서 남자들끼리 하던 결투에서 시작됐다. 공격권이 없으며 찌르는 시간의 느리고 빠름에 따라 승점이나 패점을 얻게 되므로 상대방보다 먼저 찌르기만 하면 된다. 서로 동시에 찔렀을 경우에는 모두 승점을 얻는다. 플뢰레나 사브르는 500g 이하의 검을 쓰고, 에페는 770g 이하의 검을 사용한다. 가드가 달린 단단한 검으로 칼의 단면도 제일 날카로운 삼각형이다. 근대 5종 경기의 한 종목이며, 1953년부터 전기장치를 한 검을 사용하는 전자 심판기를 도입했다.
플뢰레(fleuret) 상체 찌르기만 가능. 17세기 이탈리아에서 단순히 훈련용을 목적으로 개발됐다. 공격 범위는 얼굴, 머리, 팔다리를 제외한 상체에 한정돼 있다. 공격 동작이 빠른 쪽이 반격의 권리를 얻는 특징이 있다. 이 공격권은 먼저 팔을 뻗거나 전진할 때 얻는다. 1955년부터는 모든 유효면(상반신, 등, 어깨)을 덮는 전기선으로 이루어진 재킷을 입어 전기장치를 한 검 끝이 유효면을 적중할 경우 빨간불이 켜지고, 무효 면에 닿으면 흰색 불이 켜지는 전자심판기를 사용하고 있다. 가드가 달린 유연한 검을 사용하며, 칼의 단면이 사각형이다. 칼끝이 꽃과 유사한 버튼으로 돼 있어 플뢰레(프랑스어로 fleur는 ‘꽃’이라는 뜻)라는 이름이 붙었다.
사브르(sabre) 베기·찌르기 가능. 사브르는 러시아 우랄산맥 지역 출신의 기병들이 사용하던 무기에서 유래했다. 1989년부터 전자 심판기를 도입했다. 플뢰레, 에페와 달리 베기 또는 찌르기를 유효로 인정하는 경기다. 공격을 우선으로 하고 방어자는 반격의 권리를 얻어 공격하게 된다. 공격 범위가 머리와 상체(허리뼈보다 위)이며 양팔도 포함된다. 플뢰레와 다른 점은 아랫배가 공격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과 팔 및 손목도 공격 대상이라는 점이다. 가드가 달린 유연한 검을 사용하며, 칼의 단면이 장방형이다. 칼날의 길이가 에페와 플뢰레가 90cm로 손잡이와 함께 110cm를 넘을 수 없는 데 비해, 사브르는 이보다 짧아 88cm의 칼날에 105cm가 제한 길이다. 너무 과격해서 여자 종목이 없다가 1999년 제50회 세계펜싱선수권대회부터 신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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