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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단독 인터뷰

비범한 백지영의 보통 사랑 이야기

아홉 살 연하 남친 정석원과의 러브스토리, 결혼 계획 첫 공개

글·김지영 사진·조영철 기자, WS엔터테인먼트 제공

2011. 07. 15

‘나는 가수다’ 하차 후 새 앨범을 낸 백지영이 배우 정석원과의 열애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연예계 데뷔 후 숱한 일들을 겪으며 차돌같이 단단해진 그가 자신이 꿈꾸는 사랑에 대해 털어놓았다.

비범한 백지영의 보통 사랑 이야기


백지영(35)이 최근 무대로 돌아왔다. 여덟 번째 정규앨범과 함께. 앨범명은 ‘PITTA(팔색조)’. 댄스부터 발라드까지 다양한 색깔을 담은 앨범이라는 의미로 그가 직접 붙인 이름이다. 4월 그가 MBC 서바이벌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를 홀연히 떠났던 이유도 앨범 준비를 위해서였다.
도대체 어떤 앨범을 내놓으려고 ‘나가수’에서 자진 하차했을까. 팬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출시된 이번 앨범은 디지털 음원이 장악한 가요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타이틀곡은 발라드풍의 ‘보통’. 백지영의 대표 히트곡인 ‘총 맞은 것처럼’ ‘내 귀에 캔디’ 등을 작곡한 방시혁이 만들었다. 멜로디와 가사 모두 그가 썼다. 음반이 나오자마자 이 노래는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휩쓰는 저력을 보였다.
“(방)시혁 오빠는 저를 잘 알아요. 친분을 다져온 지도 7~8년이 됐고, 곡을 쓰기 전에 저와 많은 대화를 나눠요. 곡에 제가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으려고요. ‘보통’을 쓸 때도 그랬어요.”
‘보통’에는 백지영의 소박한 소망이 담겨 있다. 평범한 남자를 만나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평범하게 살고 싶은 소망. 그의 부연 설명은 이렇다.
“제가 보는 평범한 남자는 재산이나 학식의 많고 적음을 떠나 그저 평범한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에요. 그런 남자와 아담한 집 짓고, 아들딸 낳고, 때론 싸우기도 하면서 아옹다옹 사는 게 제가 꿈꾸는 평범한 삶이에요.”
평범한 삶을 꿈꾸는 나름의 이유도 있다. 그녀는 “연예인은 마음 편히 싸울 수도, 울 수도 없다”며 “정말 절제하고 자제할 것이 많은데 그런 데서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했다.
“슬플 때 마음껏 울어도 이상하게 비치지 않고, 동네 아줌마들과 모여서 남편 욕을 해도 흉이 되지 않는 그런 삶을 동경해요. 얼마 전 염정아 언니가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엄마들과 수다 떨고 그러는 모습을 TV로 봤는데 바로 그런 삶이요. 참 부러웠어요.”

“남자친구는 날 더 여성스럽게 만들어요”
현재 그는 연애 중이다. 상대는 9세 연하 스턴트맨 출신 배우 정석원. 공식 신장 184cm에 남성적 매력이 물씬 풍기는 ‘훈남’이다. 4월 전주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사물의 비밀’이 정석원의 첫 주연작이다. 두 사람은 6월 초 교제 사실을 알리고 연예계 공식 커플이 됐다. 예전 같으면 벌써 둘의 관계를 헐뜯는 흑색 비방이 난무했겠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뀐 듯하다. 30대 중반 이상의 미혼녀들은 심지어 백지영을 ‘골드미스의 희망’으로 치켜세운다.

한 팔로 나를 감쌀 만큼 포근한 남자
▼ 남자친구가 그동안 그리던 ‘보통’남자인가요.
“제가 볼 때는 보통남자예요. 기도를 하는 사람들은 결혼 적령기가 되면 배우자를 만나기 위한 기도를 해요. 탤런트 서민정씨가 배우자 기도를 디테일하게 했더니 정말 그런 사람이 나타났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배우자를 만나기 위한 기도를 시작했어요. 그 기도 중에 ‘아주 순수한 미소를 가지고 있고, 한 팔로 나를 감쌀 만큼 포근한 사람이면 좋겠고, 현재 능력보다는 비전이 있어서 나한테 열정을 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걸 배우자의 조건으로 소망했는데, 그 모습에 가장 가까워요. 비전도 있고 가정적이고 부모님 두 분이 서로 굉장히 사랑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걸 보고 자라서 많이 따뜻해요. 한편으로 보수적이고. 그래서 내가 더 여성다워지는 것 같아요. 날 여자로 만들어주는 사람이에요.”
▼ 남자친구가 어떻게 하기에요.
“제 경우는 생각이 깊으면서도 평소에는 단순하고 가벼운데, 이 사람은 매사에 진지해요. 한길밖에 몰라요.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운동을 해 스턴트맨이 됐고, 무술감독을 꿈꾸다 배우의 길로 들어섰어요. 지금은 최고의 액션배우를 꿈꾸고 있고요. 액션배우도 어려서부터 해온 운동이 밑거름이 되니까 그 방면으로 목표를 정해 가고 있는 거죠. 매일 운동을 하고 경험하지 못한 태권도도 배우면서요. 집념과 열정이 대단해요. 술 담배도 안 하고 일과 운동, 집, 가족 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요. 잘못은 주로 제가 해요. 과음 하는 걸 싫어해요. 술 마시면 많이 혼나요.”

비범한 백지영의 보통 사랑 이야기

백지영의 남자친구 정석원. 드라마 ‘마이더스’ ‘닥터챔프’ 등에 출연했다.





▼ 나이 차를 느끼나요. 남자친구는 못 느낀다고 하던데….
“평소에도 농담처럼 자기(남자친구)가 노안이라고 해요. 그 사람도 나이차를 못 느낀다고 생각하고, 저도 제가 더 모자란 것 같아요.”
▼ 누가 먼저 사귀자고 한 건가요.
“누나 동생 사이로 지내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연애 감정으로 흘렀어요. ‘우리 사귀자. 이제 여친,남친(여자친구, 남자친구)이야’라고 말한 건 그쪽이지만 그 전부터 관계는 시작됐어요. 서로 호감이 없었으면 발전이 안 됐을 거예요. 서로 호감이 있었는데도 나이 차를 의식해 둘 다 말을 꺼내지 못했어요. 그러다 연말연시에 만나는 횟수가 잦아졌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귀었어요. 연애다운 연애는 2월에 시작했고요.”
두 사람의 교제가 물 흐르듯 시작돼 이렇다 할 기념일이 없었다. 그래서 이들은 처음 얼굴을 본 날을 기념일로 잡았다. 그게 지난해 7월. 이제 곧 만난 지 1년이 된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데이트는?
“우리 집 주변을 함께 산책하다 보니 꽤 긴 거리를 걸은 적이 있어요. 마침 둘 다 모자를 쓰고 있었어요. 나온 김에 데이트나 하자며 간 곳이 영화관이에요. 둘이 택시를 타고 한양대 근처에 있는 왕십리 CGV에 가서 ‘내 이름은 칸’이라는 영화를 봤어요. 그 사람이 힘든 시절 자취하던 집이 인근에 있었어요.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해서 그 집도 보고, 한양대 주위를 배회하며 2~3km를 걸었죠. 중간에 떡볶이도 사 먹었는데 맛은 별로였어요. 어묵 국물만 계속 마시다가 그 사람이 택시로 바래다줬어요. 그 데이트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 둘이 싸우기도 하나요.
“연애하면서 이렇게 많이 싸워보기는 처음이에요. 저와 그 사람의 잣대가 서로 달라요. 그 사람은 가족이 제일 중요하고, 내 여자가 중요하고, 일이 그다음이에요. 하지만 저는 일할 때는 자유롭고 싶어요. 그런 데서 마찰이 생기는 것 같아요.”
백지영은 예전에 자신의 이상형을 “지진희의 미소, 추성훈의 몸매, 신하균의 부드러움을 가진 남자”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남자친구가 그 이상형일까.
“가장 가까워요. 더구나 유머감각도 있고 참 밝아요.”
▼ 그 사람과 결혼할 생각도 하고 있나요.
“결혼을 언급하기엔 너무 일러요. 그 얘기를 하면 서로 부담이 돼요. 제 나이를 생각해도 부담스럽고, 그 사람이 아직 펼칠 게 너무 많고 어리니까 우리끼리는 (결혼에 대해) 아예 얘기를 안 꺼내요. 부모님도 마찬가지예요.”
▼ 주위의 반응은 어떤가요.
“무척 좋아해요. 저희 부모님과는 우연히 인사를 나눴어요. 차를 타고 가다 만난 적이 있어요. 아빠를 보더니 그 사람이 머리가 무릎에 닿을 정도로 인사하더라고요. 아빠가 원래 무뚝뚝하고 무서운 분인데 그거 하나 보고 괜찮아하셨어요.”
그룹 ‘쿨’의 보컬 출신인 그녀의 단짝친구 유리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유리가 남친(남자친구)이 없으니까 저를 부러워해요. 몇 년 전만 해도 제가 남친이 먼저 생길 것 같으면 괜히 훼방놓고 그랬는데 나이를 먹으니까 이제는 잘되도록 도와줘요. 유리는 대인배예요.”

단짝친구 유리와 쇼핑몰 하면서 더 친해져
그와 유리는 한때 위아래 층에 살았다. 지금은 백지영이 서울 서초동으로 이사해 거리는 멀어졌지만 둘의 관계는 여전하다. 인터넷 의류 쇼핑몰 ‘아이엠유리(www.iamyuri.com)’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는 “유리와는 회사에서도 만나고 거의 만날 본다”고 했다.
둘이 전생에 부부였을 것 같다고 운을 떼자 그가 대뜸 질문을 던졌다. “누가 마누라였을 것 같으냐”고. “백지영”이라고 답했더니 이내 맞장구를 친다. “유리는 같이 있으면 덩달아 즐거워지는 해피 바이러스”라는 인물평도 곁들인다.

비범한 백지영의 보통 사랑 이야기


비범한 백지영의 보통 사랑 이야기


“제 생각에도 제가 마누라였을 것 같아요. 유리는 챙겨줘야 해요. 항상 ‘케세라세라(Que sera sera·될 대로 되라는 의미의 스페인어)’예요. 깊이 고민해서 해결하는 게 아니라 안 되면 바로 포기해요. 반면에 저는 사소한 일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타입이에요. 그런 둘이서 8년을 지내다 보니 서로 좋은 영향을 받았어요. 난 유리처럼 아니다 싶으면 포기하고 던져놓을 줄 아는 여유가 생겼고, 유리는 좀 더 신중해지고 맡은 일에 열중하게 됐어요.”
문득 이런 유리와의 우정을 남자친구가 껄끄러워하지 않는지 궁금했다.
“남친이 생겨도 절대 유리와의 관계는 터치할 수 없어요. 남친이 그걸 건드리면 언짢아요. 서로 다른 관계니까요.”
두 사람이 운영하는 쇼핑몰은 지금 성업 중이다. 인터넷 의류쇼핑몰 중 방문자 수 순위는 2위. 5월 하루 평균 매출이 6천만원을 돌파했다. 친한 친구끼리 동업하면 의만 상하고 망한다는 말도 이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싸우는 과정에서 서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알게 되고, 일 때문에 금세 화해하면서 사이가 더 돈돈해졌어요. 쇼핑몰을 운영하니 유리는 자기 감각을 발산하고 표출할 데가 있어서 좋고, 저는 비즈니스를 많이 배워서 좋아요.”
백지영 주변에는 늘 사람이 들끓는다. 역시나, 삶의 키워드가 뭐냐는 물음에 대한 답도 “사람”이다. 그는 “사람이 재산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 말끝에 고마운 이들을 하나씩 떠올린다. 절친한 친구 유리는 물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소속사 사장과 수년간 함께해온 매니저, 그리고 데뷔 전부터 알고 지낸 탤런트 오지호를 비롯한 ‘천하무적야구단’ 식구들까지.
“그런 사람들이 주위에 있어서 든든해요. 아무런 계산 없이 인간적으로 맺어진 인연들을 소중히 지켜나가고 싶어요. 그런 이들이 절 필요로 할 땐 저 또한 열 일을 제쳐두죠.”

‘나가수’ 통해 얻은 것 많지만 재출연 생각 없어
백지영이 떠난 ‘나가수’는 여전히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3월 김건모의 재도전을 허락한 김영희 PD가 경질되면서 한때 프로그램 존폐 위기를 겪기도 했다. 백지영은 그 사건이 있고 얼마 후 ‘나가수’를 스스로 떠났다. 진짜 이유가 뭘까.
“(김 PD의 경질이) 아예 영향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어요. 바통을 이어받은 신정수 PD도 제가 좋아하는 분이에요. 두 PD 모두 프로그램에 애착이 있기 때문에 김 PD가 신 PD에게 맡겼다고 해서 ‘못 하겠어’ 한 건 아니에요. 김 PD가 경질된 데 대한 안타까움으로 그만두는 게 의리를 지키는 길 아닌가 싶어 고민도 했어요. 그러나 그게 100%는 아니고 한 15~20% 정도 작용했어요. 나머지 80%는 앨범에 매진하고 싶은 마음이었죠.”
그에게 ‘나가수’에서 다시 출연 제의를 하면 수락하겠냐고 묻자 손사래를 쳤다.
“못 하겠어요. 무서워요. 시청자의 눈으로 보면 ‘저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다’가 반이고, 당시 상황을 돌이켜보면 ‘진짜 잘 나왔다’는 생각이 반이에요. 정말 힘들었거든요. 앨범 활동을 하면서 ‘나가수’까지 해야 한다면 정말 ‘헉’이에요.”
힘든 기억만 남은 건 아니다. ‘나가수’를 통해 그가 얻은 것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큰 소득은 “무대를 두려워할 줄 알게 된 것”이다.
“그동안 제가 무대를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다는 걸 알았어요. 김범수와 박정현이 노래하는 걸 보면서 잘하는 사람이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그의 롤 모델은 마돈나. 1980년대 미국에 댄스 붐을 일으킨 섹시 가수다. 그는 마돈나가 “영화 속 자신의 연기력에 대해 혹평을 들어도 개의치 않고 트렌드를 이끄는 도전정신을 거듭 발휘해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앨범에서 다양한 도전을 시도해 ‘팔색조’ 같은 매력을 뿜어내는 이 여자. 다시 태어나도 과연 가수로 살고 싶을까.
“다음 생이 있다면 가수 말고 선생님이 될래요. 제가 가진 재능을 아낌없이 가르치는 사람이고 싶거든요. 가수라는 직업도 멋지지만 후학 양성을 위해 재능을 나눠주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봉사가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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