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저녁식사 자리에는 처녀와 유부녀가 섞여 있었다. 이로써 대화가 더 야해질 거라 기대했지만, 예상 밖이었다. 유부녀들은 오히려 처녀들의 다채로운 섹스담에 정신이 팔려서 ‘뭐 재미있는 일 더 없어? 간접경험이라도 즐기게 얘기라도 실컷 들려줘!’라는 눈빛이었다. 신혼 6개월인 유부녀 A는 남편이 섹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고, 2년 차 유부녀 B는 임신 중이었으며, 6년 차 유부녀 C는 “야야, 섹스보다 잠이 더 좋아”라고 할 정도였다.
반면 처녀들의 섹스담은 여느 부부들의 섹스 못지않게 과감했다. 함께 목욕을 하고 비누칠을 해주면서 애무하는 건 기본이고, 섹스 중 남자를 흥분시키기 위해 자기 가슴을 스스로 애무하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있었다. 평소 다소곳해 보이던 모범생 후배 D마저 “전 메이드 복장이나 간호사 복장을 입어보고 싶어요. 재미있잖아요”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분명 그들은 섹스토이도 사용해봤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내가 남자라도 내숭 떠는 늙은 여자보다 과감하고 발랄한 젊은 여자와의 섹스를 환영할 수밖에. 카사노바 후배 E가 한 말이 떠올랐다.
“남자들이 어린 여자를 좋아하는 이유가 탱탱한 피부 때문이라고 생각해? 물론 어리면 예쁘지.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야. 어린 여자들이 훨씬 솔직하고 용감해. 내가 영화 한 편 보자고 하면 ‘친구와 연인 사이’가 보고 싶다는 둥 ‘조선명탐정’이 보고 싶다는 둥 적극적이거든. 그런데 나이 든 여자들은 ‘그럴까요?’가 전부야. ‘전 아무거나 좋아요’라는 태도로 자신을 보여주길 꺼리는 거지. 아마 이전 상처 때문에 방어기제가 발동한 거겠지만, 남자로선 그런 여자가 재미없거든. 그런데 가끔은 그렇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데도 매력적인 여자들이 있잖아. 그래서 내가 적극적으로 대시를 하면, 어느 날 소개해준 친구에게 ‘그 남자 바람둥이 같아’라는 말을 전해 듣게 되더라. 자신은 꼭꼭 감추고 나만 뚫어져라 관찰하는 여자를 무슨 수로 사랑하겠어!”
섹스도 마찬가지. 몸의 대화를 하는 자리에까지 가서 자신을 꽁꽁 감춘 여자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반면 과감한 애무가 남녀 간의 욕망을 새삼 불타오르게 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지? 연애건 섹스건 과감한 여자가 매력적이다.
최근 처녀들의 식사에서 들은 여러 애무 중 가장 자주 등장하는 애무법은 ‘깨물기’였다. 한 후배가 “다섯 번째 남자친구가 가슴을 깨무는 애무를 즐겼어요. 처음엔 아파서 그에게 막 짜증을 냈는데 그게 은근 쾌감이 있는 거예요. 싫다고 하면서도 즐겼던 거죠. 그러다 그 친구랑 헤어진 후부터는 ‘깨무는 애무’를 해주는 이가 없으니까 불만이 생기더라고요. 깨무는 애무에 중독이 됐던 거예요. 그 후부터는 다른 친구들이 가슴에 뭘 해줘도 만족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좀 세게 해줘’라고 돌려 말했죠. 그런데 말을 못 알아들어요. 그냥 세게 흡입만 하는 거죠. 어쩔 수 없이 ‘깨물어줘’라고 말했어요. 그제야 만족스럽더라고요. 참, 아프면서도 짜릿한 쾌락에 중독됐어요”라고 말을 꺼내자 다른 후배도 “난 남자친구가 커닐링구스를 하다가 음핵을 흡입하면서 살살 깨물어줄 때 오르가슴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때 이후로 깨무는 애무보다 더 좋은 애무를 찾을 수 없는 것 같아요. 페니스를 삽입할 때도 약간 아프면서 쾌감이 느껴지잖아요. 깨무는 애무도 비슷해요. 약간 아프기도 하지만 고통이 사라지면서 이내 그동안 못 느껴봤던 쾌감이 느껴지니까요. 아찔하다고 할까”라고 받아쳤다.
나 역시 가슴과 음핵에 그가 깨무는 애무를 해준 적이 있다. 깨무는 애무를 경험했을 때, 나 역시 그녀들과 마찬가지로 처음엔 놀랐고, 반복되는 섹스와 함께 중독돼 지금까지도 꾸준히 즐긴다. 한번 경험하면 포기할 수 없는 즐거움이 되기 때문이다.
깨무는 강도 적절히 조절해야 효과적
그런데 이에 대한 남자들의 생각은? “좋아한다면야 뭘 못해주겠어. 아플까봐 못해주는 거지” “깨물어달라고 해놓고 깨물면 아프다고 난리고.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게 대부분이다. 사실이다. 깨무는 애무는 적당할 때는 쾌락이지만, 조금만 세게 깨물어도 그저 아프기만 할 뿐 쾌락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그래서 깨무는 애무에는 연습이 필요하다. 1단계부터 10단계까지 강도로 서서히 물어보는 훈련이랄까? 거기서 가장 적당한 강도를 찾아내는 것인데, 그 과정도 분위기를 잘 만들면 에로틱해질 수 있다. 덜 아픈 단계와 많이 아픈 단계 사이에서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애무법.
애무의 신체부위는? 역시 성감대를 공략해주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그것 역시 정답은 없다. 애무의 강도를 찾아가듯, 신체부위 역시 두 사람이 찾아가야 할 미로인 셈이다.
남자들은 깨무는 애무를 어떻게 생각할까? 페니스를 깨문다? 오, 노! 아무 데나 깨물었다간 남자들의 짜증만 사게 될 것이다. 당신도 그렇지 않나? 아무리 깨무는 애무를 경험하고 싶었다지만 남자가 너무 세게 물었다거나 너무 민감한 분위를 물면 확 짜증이 날 게 분명하다. 페니스가 남자의 그런 부위다. 그러면 어디를? 가슴, 귓불, 옆구리 등등 찾아보면 많다. 게다가 남자는 그동안 우리의 부드러운 애무에 지쳤을지도 모른다.
단, 깨물 때만큼은 부드러움을 가지시길! 살살살~ 깨물고 그 강도를 조절하면서 상대의 신음소리를 듣고, 몸의 꼬임을 보는 것이 에로틱한 섹스의 비결. 무턱대고 퍽, 퍽 깨물다 ‘앗!’이라는 비명 소리와 함께 밀쳐지지는 마시길!
박훈희씨는…
‘유행통신’ ‘앙앙’ 등 패션 매거진에서 10년 넘게 일했고, 현재는 뷰티·라이프스타일 매거진 ‘얼루어’ 피처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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