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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Star's life

화가 & 평범한 주부로 느끼는 투 톤의 행복 최수지

“아이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따뜻하고 순수한 그림 그리고 싶어요”

글·김유림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장소협찬ㆍ갤러리 전 ■의상협찬ㆍ제시뉴욕 아이잗바바콜렉션 lattul 테스제이킴 ■코디네이터ㆍ정수영

입력 2005.12.06 14:15:00

지난해 MBC 아침드라마 ‘빙점’으로 8년 만에 연기활동을 재개했던 탤런트 최수지가 내년에는 미대에 진학해 06학번 새내기가 될 예정이다. 3년 전 미국에서 돌아온 뒤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가 용기를 내 대학입시에 도전, 합격한 것. 지난 11월7일 첫 개인전을 연 최수지를 만나 그림에 대한 열정 & 평범한 주부로서의 생활에 대해 들어보았다.
화가 & 평범한 주부로 느끼는 투 톤의 행복 최수지

탤런트 최수지(37)가 대학에 진학, 06학번 새내기가 된다. 취미로 시작한 미술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은 욕심에 대구예술대 서양화과 수시모집에 응시해 합격한 것. 요즘 그는 뒤늦게 대학생이 된다는 사실이 무척 기쁘고 설레는 한편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혹시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고 말한다.
어려서부터 막연히 그림에 관심이 많던 그는 군의관인 남편을 따라 5년 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는 동안에도 전시회를 자주 보러 다니고 대학 내에 마련된 아트센터에서 유화를 배우며 그림에 대한 열정을 조금씩 키워나갔다고 한다. 3년 전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대구국제부인회(TIWA)에서 유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한 회원의 소개로 서양화가 조몽룡씨를 만나 개인지도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고. 그는 지난 7월 ‘여름’이라는 제목의 수채화로 삼성현대미술대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상을 타고 나니 그림에 대한 애착이 더 커지더라고요. 취미로 하는 것도 좋지만 보다 체계적으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 결국 용기를 내 대학 문을 두드렸어요. 처음 합격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저의 노력과 의지로 뭔가를 해냈다는 사실이 정말 감격스럽더라고요. 합격 소식은 남편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왔어요. 남편이 제게 전화를 걸어 그 소식을 전해줬고 ‘4년 뒤 졸업할 때는 지금보다 더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거야’라는 격려의 말도 함께 해줬어요.”

화가 & 평범한 주부로 느끼는 투 톤의 행복 최수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늘을 올려다보는 습관이 생겼어요”
지난 11월7일 대구 동아백화점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가진 그는 개막식을 앞두고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처음 갖는 개인전이라 설레고 내 실력이 공식적으로 알려지는 마당이라 ‘벌거벗은 임금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미소를 잃지 않으려 애썼다. 개막식이 시작되고 그림을 보기 위해 여러 명의 지인들과 관객들이 몰려들자 그의 얼굴은 금세 아이처럼 밝아졌다. 또한 최명길, 이응경, 최재성 등 동료 연기자들의 방문도 이어져 이날 행사는 더욱 북적거렸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꽃과 풍경’인데 그가 평소 좋아하는 소재 역시 꽃, 하늘, 나무 등 자연이라고 한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늘을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다는 그는 오묘한 색의 조화와 포근함을 안고 있는 자연이야말로 최고의 소재거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화폭에 옮기기보다는 자연에서 느낀 것들을 자신만의 형태와 색감으로 표현하는 걸 더욱 좋아한다.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밤을 새우며 작품을 완성했는데 주로 남편과 아이가 잠든 시간을 이용해 집에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낮에는 청소며 빨래, 아이 간식 만들기 등 주부로서 해야 할 일들이 많기 때문에 주로 밤에 그림을 그렸어요. 밤 11시부터 새벽 3~4시까지 작업을 하는데 그 이상 할 경우에는 일부러 잠을 자지 않고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려요. 예전에 한번 잠깐 누웠다가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아이가 학교에 지각할 뻔한 적이 있었거든요(웃음). 밤을 새우며 그림 그리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 순간만큼 행복한 시간이 또 없는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릴 때는 연기할 때와는 또 다른 희열이 느껴지는데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 오로지 나 혼자의 힘으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는 것이 큰 매력인 것 같아요.”
그는 특히 유화 그리는 걸 좋아하는데 여러 번의 덧칠을 통해 나오는 오묘한 색깔과 투박한 감촉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유화 물감의 끈적끈적하고 찰떡같은 느낌이 한국인의 정서와도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화를 그리면서 굳은살이 박이고 하루에도 몇 번씩 주방세제를 듬뿍 발라 철수세미로 물감을 벗겨내는 바람에 손이 많이 거칠고 건조해졌다고 한다. 그는 “요즘에는 남에게 손을 보여주는 게 부끄럽다”며 등 뒤로 손을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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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남편에게 늘 고마운 마음 갖고 있어요”
그가 본격적으로 그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준 사람은 바로 남편 백진범씨(43). 백씨는 내년에 다른 지역으로 전근을 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아내의 학업을 위해 4년 동안 대구에 머물기로 결심하고 근무기간까지 연장했다고 한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1년 뒤 바로 미국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어요. 숱한 시행착오를 겪다 겨우 미국생활에 적응하려던 찰나에 한국에 온 거라 오랫동안 머물면 미국으로 다시 돌아갈 용기가 나지 않을까봐 두려웠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아이가 이곳에서의 생활을 무척 즐거워하고 심지어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다 한국에서 다니겠다’고 말할 정도여서 체류기간을 예상보다 2년 더 늦췄어요. 그러다 보니 3년째 대구에 살게 됐는데 이제는 이곳이 저희 가족에게 제 2의 고향이 되었어요. 처음엔 남편 때문에 왔지만 그 다음엔 아이 때문에, 그리고 이번엔 저 때문에 대구를 못 떠나게 됐네요(웃음).”
그는 평소 모든 일을 남편과 상의하고 어디를 가더라도 항상 동행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서로 얼굴 보며 대화할 시간도 많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생각을 간파할 수 있어 다툴 일이 거의 없다고. 남편은 평소 집안일을 잘 도와주고 주말이면 함께 장을 보는 등 가정을 소중하게 여겨 그는 언제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탤런트 김원희씨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저희만 부부 동반으로 왔더라고요(웃음). 항상 함께 다니다 보니까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도 같아 어떤 모임에서든 어울리기 편하고 대화도 잘 통해요. 물론 터치받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간섭하려 들면 문제가 생기겠지만 부부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을 늘려가는 것은 좋다고 생각해요.”

화가 & 평범한 주부로 느끼는 투 톤의 행복 최수지

“내성적이던 아이가 한국에 온 뒤 몰라보게 밝고 명랑해졌어요”
현재 외국인 학교에 다니고 있는 딸 진아(8)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 모두 집에서 한국어를 사용해 의사소통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요즘엔 대구 사투리까지 배워 친구들과 대화하는 걸 들어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고. 또한 진아는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성격이 몰라보게 활발해졌다고 한다. 예전에는 친구한테 맞거나 상처를 입더라도 얘기하지 않는 성격이라 걱정했는데 요즘엔 ‘너무 부산스러워진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활발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보통아이들에 비해서는 다소 내성적이고 예민한 성격이라 그가 처음 학교에 다니기로 마음먹었을 때도 아이 양육문제가 가장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지금까지 줄곧 아이와 함께 지냈기 때문에 조금만 상황이 바뀌어도 아이가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지난해 드라마에 출연할 때도 거의 매일 새벽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 촬영을 마친 뒤 밤늦게 열차를 타고 다시 대구로 내려왔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아이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머리에 탈모증까지 생겼어요. 이번에도 제가 학교에 다닌다고 하자 지레 겁을 먹고 다니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를 앉혀놓고 ‘진아가 학교에 가 있는 시간에 엄마도 잠깐 학교에 갔다 오는 거야’라고 설명해준 뒤 동의를 얻을 수 있었죠.”
그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으로 딸 진아의 초상화를 꼽았다. 바이올린 켜는 모습을 그린 것인데 정작 아이에게 처음 그림을 보여주었을 때는 “너무 못생기게 그렸잖아”라는 투정을 들어야 했다고.
피아노 연주에 재능이 많은 진아는 엄마의 영향 때문인지 요즘 들어 부쩍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때로는 하루 종일 그림만 그려 그만하라는 잔소리를 해야 할 정도라고. 아이가 활동적이고 창의력이 풍부한 아이로 성장하길 바란다는 그는 학습 위주의 공부만을 강요하기보다 아이 스스로 잠재적 능력을 발견할 수 있게끔 옆에서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학교에 다니며 미술공부에 전념하고 싶어 연기활동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한다.

여성동아 2005년 12월 5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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