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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권말부록│도서관 꼼꼼 정보

엄마가 알아야 할 도서관 이용법

글·강지남 기자 / 사진·홍중식 기자

입력 2005.10.18 15:06:00

2002년부터 서울 강남구의 6개 구립도서관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좋은책 읽기 가족모임’의 변현주 사무국장은 수많은 엄마와 아이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모습을 가까이 지켜보면서 올바른 도서관 이용법에 대해 고민해왔다. 변현주 국장이 말하는 엄마들이 고쳐야 할 도서관에 대한 편견과 바람직한 도서관 이용법.
엄마가 알아야 할 도서관 이용법

‘좋은책 읽기 가족모임’은 91년부터 책이 턱없이 부족한 산간벽지와 농어촌 마을에 작은 도서관을 건립해주는 활동을 벌이는 사단법인으로 2002년부터는 서울 강남구의 구립도서관 6개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청주MBC 아나운서 출신의 ‘좋은책 읽기 가족모임’ 사무국장 변현주씨(42)는 95년부터 이 모임에 참여하다 2001년 방송일을 그만두고 전체 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변씨는 부모님이 오랫동안 서점을 운영하신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책과 친숙하게 지내면서 ‘책의 힘’을 잘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탈무드의 교훈처럼 아이들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자는 것이 도서관 건립과 도서관 위탁 운영의 취지”라고 설명한다.
“아이들이 책에서 삶의 지혜를 얻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는 게 우리 모임의 가장 큰 바람이에요. 도서관을 지어준 시골마을 아이들이 종종 편지를 보내오는데, ‘사실은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선생님들이 도서관도 세워주고 책도 가져다주신 게 미안해서 한번 책을 읽어봤다. 그런데 책 읽는 게 참 재미있어서 요즘엔 자주 도서관에 간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을 때 가장 기쁘고 보람돼요. 책을 친숙하게 느끼고 책 읽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새삼 깨닫게 돼죠.”
요즘 공공도서관이나 어린이도서관은 모두 단순히 책 읽는 곳이 아니라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동화구연이나 독서토론, 글짓기교실, 체험학습, 독서나 교육법 관련 특강 등 책을 소재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 것.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아이에게 책에 대한 흥미를 더욱 높여주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유익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저희가 운영하는 도서관들은 곧잘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가져요. 저희 도서관에 거의 매일 와서 책을 읽는 초등학교 2학년생 준희는 수십 번 반복해 읽을 정도로 오진희 작가의 ‘짱뚱이 시리즈’를 좋아했어요. 오 작가를 초청하는 시간을 갖자 준희는 오 작가와 이메일로 서로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해졌고, 책도 더 열심히 읽게 됐죠. 도서관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이처럼 아이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어요.”
변현주씨는 도서관이 운영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 중에서 특히 동화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은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시켜주고 책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고 말한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두 자녀를 둔 변씨는 방송일로 바쁠 때도 반드시 하루에 한 시간씩은 책을 읽어주었다고 한다. 덕분에 두 아이 모두 서너 살 때 한글을 깨치게 됐다고.

책과 멀어지기 쉬운 초등학교 3학년 때 ‘독서관리’ 해주어야
“괴테의 어머니는 어린 괴테에게 많은 책을 읽어주었는데, 항상 가장 흥미진진한 대목에서 책읽기를 중단했대요. 그러면 어린 괴테는 그 다음 이야기를 너무 궁금해하면서 더 읽어달라고 어머니를 조르거나 직접 찾아 읽곤 했대요. 저도 아이들이 한글을 깨친 뒤에는 한 문단씩 번갈아 읽었어요. 그러면 아이의 호기심과 집중력이 더욱 커지죠.”
책 읽어주는 프로그램의 유용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많은 엄마들이 이 프로그램에 자기 아이들을 출석시키고 있다. 하지만 평소 엄마가 책을 읽어주지 않는 아이는 수업 분위기가 낯설어 딴짓을 하거나 심지어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다고. 때문에 변씨는 먼저 엄마가 집에서 아이에게 많은 책을 읽어주라고 권한다.
“책도 그냥 낭독하기보다는 엄마가 감정 표현이나 발음에 세심하게 신경쓰며 읽어주는 게 좋아요. 엄마가 책을 읽으며 연기를 하면 아이도 그것을 따라 하면서 호기심도 느끼고 감정 표현도 풍부해지거든요.”
좋은책 읽기 가족모임은 서울 강남구의 논현정보문화마당, 청담도서관, 대치도서관, 논현도서관, 삼성2동도서관, 세곡도서관 등을 위탁 운영하는데 주요 ‘고객’은 엄마와 함께 오는 아이들이라고 한다. ‘효과적인 도서관 이용’에 대해 변현주 국장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엄마가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다니며 책을 읽어주거나 도서관 이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엄마가 알아야 할 도서관 이용법

“초등학교 3학년인 의찬이는 2년 전부터 엄마를 따라 도서관에 오기 시작했는데, 지금 가장 좋아하는 말이 ‘도서관 가자’래요. 엄마가 도서관에 데려다놓으면 혼자서 책읽기에 몰두하는데 나중에는 억지로 집에 데려가야 할 정도예요. 일단 도서관에서 책읽기에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아이 스스로 알아서 독서하게 돼요.”
의찬이처럼 ‘기특한’ 단계까지 이르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엄마의 인내심이다. 도서관을 지루하게 느끼는 아이를 억지로 붙들고 있으려 하지 말고, 엄마가 먼저 도서관에서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한 독서연령과 신체연령은 다를 수 있으므로 아이 나이 또래가 읽어야 하는 권장도서를 강요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특히 도서관에서 빌려간 책을 집에서 자녀에게 읽히면서 엄마 자신은 TV를 보거나 전화로 수다 떠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금물. 그렇게 되면 아이에게 독서는 그저 ‘재미없는 의무사항’으로만 느껴지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 때가 중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채팅 등 외부의 다양한 놀거리에 눈을 뜨기 때문이죠. 물론 이러한 것도 요즘 아이들에게는 중요한 문화이기 때문에 아예 못하게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요. 다만 하루에 30분 정도씩 온 가족이 책 읽는 시간을 가져 아이의 손에서 책이 멀어지지 않도록 해줘야 해요.”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여러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독서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기 위한 수단이에요. 그런데 도서관을 즐겨 찾아오면서 정작 책은 읽지 않고 이런 프로그램만 이용하는 엄마들이 있어요. 아이들은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해놓고는 엄마들끼리 모여 수다 떠는 모습을 자주 보죠. 도서관을 공짜 혹은 저렴한 학원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 아쉬워요.”
좋은책 읽기 가족모임이 운영하는 도서관들은 종종 독서퀴즈대회를 연다. 과학책이나 역사책 등 세심하게 읽을 필요가 있는 책들에서 퀴즈를 출제함으로써 아이들에게 이런 책들을 좀 더 차분하게 읽도록 하기 위함인데 많은 엄마들이 이 퀴즈대회를 무슨 경시대회 정도로 간주하며 아이들에게 책을 외우라고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동사무소 통해 집 근처 도서관 찾고 작은 도서관 서비스까지 챙겨야
“많은 엄마들이 아이가 각종 추천도서를 많이 읽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반복해 읽을 때마다 마치 새로운 책을 읽는 것처럼 재미있어해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누려야 그 다음의 것을 찾아나서죠. 그러니까 좋아하는 책, 그게 설령 만화책이더라도 실컷 읽도록 내버려두세요. 그러면 점차 아이의 관심 분야가 확장돼가요.”
변씨는 “옆집에 놀러가고 문방구에 들르는 것처럼 도서관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가 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도서관보다는 아파트관리사무소의 방 한 칸, 2층짜리 건물에 들어서 있는 구립도서관처럼 작은 생활도서관이 좀 더 확산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
“아직까지는 도시나 시골이나 도서관이 부족한 형편이에요. 하지만 자기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 존재조차 모르는 엄마들도 의외로 많죠. 일단 동사무소 등을 통해 집 근처 도서관 위치를 파악한 다음에 현명하게 도서관을 이용했으면 합니다. 요즘 도서관 사서들은 독서지도사 등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분들에게 상담을 요청하면 흔쾌히 아이가 도서관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줄 거예요. 또 요즘 도서관들은 이용자들에게 읽고 싶은 책을 신청 받아 구입하잖아요. 이런 작은 도서관 서비스까지 꼼꼼하게 챙기면서 도서관을 200% 활용하길 바랍니다.”

여성동아 2005년 10월 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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