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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프라이버시 인터뷰

한식요리사 자격증 취득해 화제 모은 개그맨 박수홍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어 요리 시작, 사랑받을수록 겸손함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글·김유림 기자 / 사진·박해윤 기자

입력 2005.08.31 15:23:00

인기 개그맨 박수홍이 한식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해 화제다.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싶어 요리를 선택했다는 그는 “이번 경험을 통해 요리 안에 심오한 인생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한다. 인기 MC로 자리매김한 박수홍에게 요리에 얽힌 에피소드 & 개그맨 박경림과의 특별한 우정, 결혼 계획을 들어봤다.
한식요리사 자격증 취득해 화제 모은 개그맨 박수홍

헌칠한 외모와 재치 있는 말솜씨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개그맨 박수홍(35). 현재 SBS ‘야심만만’,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해피타임’의 진행을 맡고 있는 그가 얼마 전 한식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평소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요리 솜씨를 평가받고 싶어 시험에 도전했다는 그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집에서 가까운 신촌 근처의 요리학원에 다닌 그는 지난 4월부터 석달 동안 하루에 두 시간씩 새벽반 수업을 들었다. 필기시험을 위해 호텔조리장 출신인 형 친구에게 족집게 과외(?)를 받고 학원에서는 실기 위주로 요리 연습을 했다고 한다.
“학원생들이 지나친 관심을 보이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는데 막상 수업이 시작되자 진도 쫓아가는 데 바빠 관심은커녕 제가 뭘 물어보면 귀찮아하시더라고요(웃음). 저야 취미로 배우지만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생업을 위한 준비단계로 요리를 배우시는 거니까요. 저도 지금까지 시간적으로 여유 있게 살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새벽에 학원에 나와서 요리 배우고 다시 회사로 출근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요리사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다는 소식 듣고 개그맨 시험 합격했을 때 만큼 기뻤어요”
해외 촬영이 있을 때만 빼고 하루도 빠짐없이 수업을 들었다는 그는 56가지 한식요리를 섭렵한 뒤에도 자신이 없어 다시 한번 수업을 듣고 시험에 임했다고 한다. 7월 초 실기시험 당일에는 생선찜이 과제로 출제됐는데 마지막에 생선머리를 돌려놓으려다 흰 접시에 양념을 묻히는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고. 그는 집에 돌아와 부모님께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일주일 뒤 합격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고 한다. 그는 “개그맨 시험 합격했을 때 만큼 기분이 좋았다”며 아이처럼 밝게 웃었다.
한식요리사 자격증 취득해 화제 모은 개그맨 박수홍

그는 학원에 다니는 동안 가족들에게 여러 번 음식 솜씨를 뽐냈다고 한다. 주말이면 국수장국, 오징어볶음, 잡채 등을 식탁에 올려 가족들의 냉정한 평가도 받았다고. 처음에는 국수 하나 마는 데도 한 시간 이상 걸려 “못 참겠다. 자장면이나 시켜먹자”고 말씀하시던 아버지도 나중에는 그가 만든 음식에 후한 점수를 주셨다고 한다. 그는 요리에 점점 자신감이 붙자 어머니가 요리를 할 때도 참견하기 시작했다고. 한번은 열무김치를 담그는 어머니 옆에 앉아서 이것저것 지적을 했다가 어머니에게 “수홍이 나가 있어”라는 말도 들었다고 한다. 그 뒤로 다른 사람의 요리 영역을 절대 침범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는 그는 “특히 미래의 아내가 될 사람에게는 더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요리를 하면서 배운 것은 비단 조리법만이 아니라고 한다. 음식의 중요성과 더불어 요리에 담긴 인생철학도 배운 것. 그는 평소 ‘생각이 말을 바꾸고 말이 행동을 바꾸고 행동이 인격을 바꾸고 인격이 인생을 바꾼다’라는 명언을 좋아했는데 요리를 배운 뒤로는 ‘식문화가 체질을 바꾸고 체질이 행동을 바꾸고 행동이 인격을 바꾼다’라는 새로운 문구를 스스로 만들었다고 한다. 좋은 음식을 먹어야 건강해지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는 것.
“최근 ‘식객’ ‘미스터 초밥왕’ 등의 요리 관련 만화책을 읽었는데 요리에도 정말 심오한 인생이 들어 있더라고요. 인류의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결정은 식탁에서 이뤄진다는 말이 있잖아요. 사람들이 음식 앞에서는 쉽게 친해지고 공감대를 찾는 것 같아요. ‘맛이 어떠세요? 이 음식은 좋아하세요?’ 등을 자연스럽게 물어보고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마음을 열게 되거든요.

한식요리사 자격증 취득해 화제 모은 개그맨 박수홍

박수홍은 “정상에 오를수록 자신을 웅크리고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 책에 보니까 돈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 ‘30%는 안정적인 투자, 30%는 위험하지만 고수익의 투자, 30%는 나 자신에게, 그리고 나머지 10%는 그 어떤 것에 써라’라고 되어 있던데 저는 요리를 배우면서 수입의 10%는 무조건 먹는 것에 투자하기로 했어요(웃음).”
그의 도전은 한식요리사 자격증에 그치지 않는다. 요리를 배우면서 식재료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올해 처음 치러지는 국가공인 ‘유기농관리사’시험을 보기로 결정했다고. 10월 초에 치러질 필기시험을 준비하느라 요즘에는 유기농 관련 책과 씨름 중이라고 한다. 또한 그는 “궁중요리와 테이블 세팅에도 관심이 있고 두피·경락 마사지도 배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식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에도 주위에 알리고 다니지 않아 친한 동료 개그맨들도 그가 자격증을 땄다는 사실을 한동안 몰랐다고 한다. 그러다 지난 8월 초 SBS ‘야심만만’에 박경림이 출연해 그 사실과 함께 “박수홍이 라디오 방송국으로 계란말이를 싸온 적이 있다”고 말하면서 밝혀졌다. 박수홍은 평소에도 박경림과 ‘박남매’라 불릴 정도로 두터운 친분을 과시, 당시 함께 출연했던 김용만은 “우리는 요리사 자격증 딴 것을 전혀 몰랐는데 둘이 정말 사귀냐”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날 박경림은 방송을 통해 자신이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박수홍과의 일화를 낱낱이 공개했다. 먼저 “박수홍씨가 나를 여자로 생각한 적은 없지만 나는 남자로 생각한 적이 있다”고 말한 박경림은 “학창시절 일기장에 ‘박수홍이랑 결혼할 거야’라고 쓴 적이 있다”고 깜짝 고백을 했다. 또한 박경림은 당시 박수홍에게 팬레터를 보낸 뒤 받은 첫 답장을 아직까지 가지고 있으며, 박수홍이 군에 있을 때 크리스마스 카드를 많이 받는 사람에게 포상휴가를 보내준다는 말을 듣고 친구들을 동원해 무려 7백여 장의 카드를 그에게 보냈다는 얘기도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묻자 그는 “경림이가 다른 방송에 출연해서는 최면에 걸린 상태에서 전생에 자신의 남편이 나였다고 말한 것도 들었는데, 그만큼 경림이와는 친남매처럼 막역한 사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자친구와 이별, 10년 넘게 알아온 박경림과는 친남매 같은 사이”
“경림이가 어릴 때 저를 굉장히 좋아했어요(웃음). 그래서 쉽게 포기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쉽게 포기하더군요. 중3인가 고1 때부터 경림이의 남자친구는 제가 다 봐왔어요. 경림이는 남자친구도 자신처럼 아주 성실하고 착한 아이들만 만났던 것 같아요. 경림이가 고3이었을 때 경림이랑 남자친구에게 피자를 사줬던 기억도 나요. 경림이가 군대시절 포상휴가 때문에 카드를 보낸 것은 물론이고 제가 제대하고 방송 복귀하는 첫날에는 저를 서태지 버금가는 스타로 만들어줬어요. 3백여 명 되는 자신의 학교 아이들을 동원해 방송국 앞에서 진을 치고 ‘박수홍! 박수홍!’을 외쳐줬거든요. 녹화할 때 들렸던 그 친구들의 환호소리를 지금도 잊지 못해요. 제 나름대로 경림이에게 신세를 갚으려고 했던 게 바로 ‘박고테 앨범(박경림 고속도로 테이프 프로젝트)’ 제작이에요(웃음).”
그는 박경림이 자신의 부모님까지 포섭(?)할 줄 아는 능력을 가졌다고 말한다. 그가 신인이었을 때 소녀 팬들이 집으로 전화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부모님이 박경림의 전화만큼은 꼭 바꿔주셨다는 것. 부모님은 “어쩜 어린아이가 이렇게 어른스럽고 예의 바르냐”며 좋아하셨다고. 얼마 전 오랫동안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진 그는 “여자친구가 있을 때는 이성 간 고민도 털어놓았을 정도로 경림이는 정말 친여동생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헤어진 여자친구와는 지금도 좋은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결혼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한다. “결혼할 생각이 있었으면 요리를 배우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떠는 그는 “혼자로 지내는 지금이 자유롭고 좋지만 언젠가는 결혼을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MC로 많은 사랑 받고 있지만 꿈은 여전히 편안한 웃음 선사하는 개그맨”
“요리 솜씨를 발휘해 레스토랑을 차릴 계획은 없냐”고 묻자 그는 축구감독 히딩크의 말을 인용해 “아직까지 방송 일에 배가 고프다”고 말했다. 일에 더 많은 열정을 쏟아붓고 싶다는 것.
“지금은 MC로서의 비중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아직도 제 꿈은 개그맨이에요. 강호동씨나 김제동씨처럼 남을 웃기는 재능이 많지 않지만 지금의 MC로서의 경험이 훗날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예전에 임성훈씨가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훌륭한 MC의 첫 번째 덕목은 크게 듣고 부드럽게 말하는 것’이라고요. 아직은 많이 듣고 많이 웃으면서 내공을 쌓은 뒤 훗날 많은 분들께 자연스럽고 편안한 웃음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한식요리사 자격증 취득해 화제 모은 개그맨 박수홍


지금의 그가 있기까지 가장 큰 힘이 된 사람은 바로 부모님이라고 한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어머니는 그를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기도를 한다고. 또한 그에게 항상 절제의 미덕을 강조하는 부모님은 “시청자는 네가 잘할 때까지는 몇 번이고 기다려주지만 네가 어느 순간 지혜롭지 못하고 변했다고 생각되면 바로 외면해버린다”라는 말씀을 누누이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가장 친한 동료 연예인으로 개그맨 윤정수를 꼽았다. 자신의 생활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윤정수는 언제나 자신을 세심하게 챙겨주는 ‘보모’같은 존재라고. 두 사람은 촬영차 외국에 함께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마다 길을 잃고 헤매는 그에게 윤정수가 ‘뜯어진 쇼핑백’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손잡이가 뜯어진 쇼핑백은 제대로 들지 못할 뿐 아니라 안기에도 부담스럽고 안에 들어 있는 물건들이 쏟아질까봐 사람을 안절부절못하게 하는 귀찮은 존재라는 것. 윤정수의 조금은 잔인한(?) 비유에도 그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술을 좋아하지 않지만 얼마 전 초등학교 동창생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로 일주일에 한 번씩 친구들과 술자리를 갖고 있다고 한다.
“사실 새로운 친구가 생긴다는 게 부담스럽고 겁날 줄 알았는데 어려서 만난 친구라 그런지 정말 반갑고 편해요. 결혼해 아이까지 둔 친구들도 많은데 이제는 제 여자친구의 남편과도 친구가 됐어요. 며칠 전에는 호프집에서 세 살 된 아이를 보행기에 재워놓고 저희끼리 신나게 놀기도 했어요(웃음).”
“너무 완벽한 것보다 빈틈이 있는 것이 더 좋다”고 말하지만 일에 있어서만큼은 철두철미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속이 꽉 찬 남자, 박수홍. 그는 앞으로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해보고 싶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여성동아 2005년 9월 5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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