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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전문가 조언

세계적인 성학자 홍성묵 교수가 제안하는 부부 함께 오르가슴에 오르는 노하우

“수저로 밥을 먹듯 바이브레이터는 오르가슴 느끼기 위한 필수도구, 부끄러움 떨쳐야 해요”

■ 글·최호열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입력 2005.03.31 14:50:00

호주 웨스틴시드니대학 교수이자 세계적인 성학자인 홍성묵 교수가 귀국했다. 3월 말 한국성건강센터를 문 열고, 4월엔 아름다운 성에 이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다룬 ‘굿 섹스 & 굿 라이프’를 펴낼 예정인 그를 만나 주부들에게 도움이 되는 성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세계적인 성학자 홍성묵 교수가 제안하는 부부 함께 오르가슴에 오르는 노하우

지난 2003년 겨울,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부부들을 대상으로 1박2일 동안 ‘섹스 워크숍’이 열려 화제를 모았다. 워크숍은 적나라한 성관계 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보여주고, 배우자의 성기를 그리게 하고, 섹스 테크닉을 일러주는 등 구체적인 섹스 실습 강좌로 진행됐다. 또한 지난해 연세대학교에서는 이색 교양강좌가 개설되었다. 학생들에게 부모의 성관계 실태에 대해 조사하게 하고, 자신의 성기를 그리게 하는 등 파격적인 수업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어느 언론이나 단체에서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강사가 바로 홍성묵 교수(62)였기 때문이다.
30년 동안 성 심리와 치료를 연구한 세계적인 성학자이자 웨스틴시드니대학 심리학 교수인 그가 지난 3월 초 영구 귀국했다. 그는 돌아오자마자 은평구 구산동에 있는 서부재활체육센터에 ‘한국성건강센터’를 개설하는 등 한국에서의 본격적인 활동준비에 들어갔다.
“그동안 한국을 방문하면서 제가 외국에서보다 이곳에서 해야 할 일이 훨씬 많다는 것을 느껴왔어요. 그러다 이번에 사회복지법인 은평천사원으로부터 한국에서 성과 관련된 사회복지사업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용단을 내렸어요.”
그는 4월 중에 성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북 ‘굿 섹스 & 굿 라이프’를 펴낼 예정이기도 하다.
“섹스를 멋있게 하면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어요. 우리나라엔 성에 대한 많은 책들이 있지만 성학적으로 잘못된 내용이 담긴 책들도 많아요. 그래서 실제 연구된 것들을 중심으로 성생활을 하며 정서적·신체적·관계적 차원에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성적 어려움이나 문제점들을 극복하는 구체적인 실천지침들을 담았어요.”
홍 교수는 책에서뿐 아니라 한국성건강센터를 통해 우리나라의 성학 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성 전문가들을 재교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워크숍을 통해 ‘올바른 성의 대중적 확산’을 꾀할 생각이라고.
“우리나라를 오가면서 의사들은 상업적으로 성을 이용하고 사람들은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느꼈어요. 대표적인 게 질 성형수술이에요. 최근 남편들이 부부관계에 불만을 갖고 외도하는 이유가 아내의 질구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며 질을 좁히는 수술을 하는 게 유행이더라고요. 서구에서는 케겔운동 등 물리적인 요법, 자연요법으로 질구의 근육을 강화하지 수술은 상상도 안 해요. 한국의 많은 여성들이 남편을 기쁘게 하기 위해 몰래 그걸 하는 것 같은데, 이런 잘못된 성문화는 바뀌어야 합니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선 성에 대한 정보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클리토리스 오르가슴이니 지스폿이니 해서 여성의 오르가슴에 대한 정보들이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활발하게 소개되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성 불만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숫자는 줄지 않는다. 그 이유에 대해 홍 교수는 성에 대한 잘못된 지식 때문이라고 했다.
“섹스리스 커플에 대한 인식만 해도 그래요. 서구에서는 섹스를 하지 않아도 부부가 화목하게 잘 살면 그건 비정상이 아니라고 봐요. 삽입섹스를 하지 않고 손만 잡고 자도 서로 좋은 느낌을 가지면 그것도 섹스라고 인정을 하는 거죠. 그런데 한국에서는 삽입섹스를 안 하면 둘 중 한 사람에게 성기능장애가 있다고 결론짓고 치료를 받으라고 해요. 그러니까 ‘정말 내가 잘못된 거 아냐’ 하면서 없던 병을 만들어요.”

세계적인 성학자 홍성묵 교수가 제안하는 부부 함께 오르가슴에 오르는 노하우

또한 지스폿에 대해서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지스폿이 질벽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질벽과 요도 사이에 있어요. 12시 방향으로 손가락을 넣고 1~2분 정도 계속 애무를 해야 반응이 와요. 그런데 대부분 몇 번 문질러보고는 없다면서 ‘아내가 이상하다’ ‘남편은 그것도 못 찾는다’고 불만을 가져요. 실제로 없는 사람도 많고요. 제가 호주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40%는 못 찾았어요. 없으면 없는 대로 만족스런 성생활을 위해 노력해야지 없다고 환자 취급하는 건 잘못된 거예요.”
홍 교수는 “외국에서도 부부의 40% 정도는 성적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은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 부부가 서로 테크닉을 개발하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여성은 오르가슴을 못 느껴도 그 사실을 남편에게 말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이야기를 하면 밝힌다고 오해를 받거나 성불구자 취급받을까봐 말을 안 해요. 그리고 상대가 섹스 후에 ‘좋았어?’ 하고 물어보는데 ‘난 못 느꼈어’라고 말하기 힘들죠. 남편이 실망을 하니까 안 좋아도 좋았다고 말해요. 그래서 대한민국 여성들은 불행해요. 제대로 즐길 수도 없고, 이야기도 못하고, 거짓말을 해야 하니까요.”
성 전문가들은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것뿐 아니라 성적욕구를 느끼지 못하는 것, 성적흥분을 느끼지 못하는 것, 그리고 성교때 통증을 느끼는 것도 성기능장애라고 규정한다.
“옛날엔 그렇게 규정을 했어요. 성 반응의 단계가 남자와 여자 모두 성적 충동 → 욕구 → 흥분 → 오르가슴의 단계를 거친다고 봤거든요.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 성 반응의 단계가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는 것을 밝혀냈어요. 여성들은 신체적인 흥분보다 심리적인 흥분을 더 중요시하며 옛날 기준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성적 어려움과 고충을 경험한다는 거죠. 남자 발기치료용 비아그라는 개발되었지만 여성용 비아그라는 개발이 안 되는 것도 이 때문이에요.”
남편에게 의지하지 말고 자신이 먼저 자위 통해 오르가슴 느껴야
그는 여성의 성기능장애(정확히 표현하면 성적 어려움이나 문제점)를 일으키는 것으로는 질병 등 육체적인 요인과 심리적인 요인이 있는데, 심리적인 요인에서 가장 큰 게 부부관계라고 했다. 부부간에 해결해야 할 갈등이 있는데 그걸 해결하려면 골치 아파 자꾸 덮고 넘어가다보니까 갈등이 쌓이고 싸여 나중엔 해결할 수 없을 정도가 되고, 그게 성기능장애로 이어진다는 것.
“예를 들어 성적욕구상실이라는 것은 한사람하고 부부관계를 오래 하다 보니 싫증이 난 것일 수도 있고, 외도를 하면서 집에선 성욕을 느끼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심지어 부부생활을 10년 넘게 해도 아내가 자기 성감대가 뭔지 모르는 경우도 많아요. 본인이 모르는 걸 상대가 어떻게 알아요. 일반적인 섹스만 자꾸 하다 보니까 흥미를 잃게 되는 거죠.”
부부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그는 우선 아내에게 스스로 성적 매력을 갖도록 가꾸라고 충고했다. 또한 침실을 아름답게 꾸미고, 침실에선 절대 부부싸움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섹스를 하다 부부싸움 하던 생각이 나서 흥분이 사라진다는 것. 그리고 평소에도 로맨틱한 생활을 즐기라고 했다. 평소 로맨틱해야 섹스를 할 때 더 로맨틱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내가 오르가슴을 못 느끼는 것은 남편과 아내 둘 다에게 책임이 있어요. 남자 쪽에선 테크닉이 부족한 것이고, 아내 입장에서는 자기 성감대가 뭔지도 모르니까 그런 것이죠. 그러니 남편만 테크닉을 연마하기를 바라지 말고 자신이 먼저 자기의 성감대를 찾고 적극적으로 섹스에 임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에요.”
그는 성적욕구를 느끼기 위해, 성적흥분을 하기 위해,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해서는 먼저 성감대를 찾아야 한다며 부부가 함께 성감대 지도를 만드는 작업을 하라고 충고했다.
“성감대를 찾고 개발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국의 부부들을 보면 섹스에 대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 않아요. 손으로, 입술로, 혀로, 혹은 부드러운 솔이나 오일로 몸 구석구석을 탐색하며 서로의 몸을 애무해보세요. 반응이 오는 곳이 있을 거예요.”

세계적인 성학자 홍성묵 교수가 제안하는 부부 함께 오르가슴에 오르는 노하우

그는 자신은 불감증이라고 하는 여성들이 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인간의 몸은 온몸이 성감대라는 것. 실제 유방암으로 가슴을 들어낸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잘라낸 유방 아랫부분을 계속 자극하니까 나중엔 그곳이 유방에 버금가는 성감대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성감대는 개발하기 나름이라는 것.
또한 자신의 성감대가 어디인지를 남편에게 확실하게 이야기하라고 충고했다. 그렇지 않고 부끄러운 마음에 거짓말로 오르가슴을 느낀다고 말하다 보면 나중엔 심각한 성기능장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 따라서 부부 사이엔 성에 대해 솔직하게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케겔운동으로 질벽의 근육 긴장시켜 놓으면 작은 반응에도 떨림 와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위해서는 집에서 혼자 자위행위를 한다든지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한다든지 해서 오르가슴을 스스로 느껴봐야 합니다. 제가 실험을 해본 결과 남편하고 삽입섹스에서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여성도 자위행위를 통해 100% 오르가슴을 느꼈어요. 자전거를 한번 혼자 탈 수 있게 되면 다음부터는 쉽게 탈 수 있는 것처럼 오르가슴도 한번 느끼면 그 후에는 계속 느낄 수 있어요. 그러면 그 다음엔 남편에게 자신이 했던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해달라고 요구하세요. 처음엔 자기가 하는 게 아니니까 못 느낄 수도 있지만 자꾸 하다 보면 느껴져요. 그러면 마지막 단계로 남편이 자위행위를 도와주어서 오르가슴에 오르기 직전에 삽입섹스를 하는 거예요. 그걸 몇 차례 반복하면 나중엔 자위행위를 하지 않고 삽입만으로도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어요.”
그는 자위를 하거나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여성들이 많은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고 했다.
“우리가 밥을 먹을 때 손으로 안 먹고 숟가락을 쓰잖아요. 마찬가지로 그것도 하나의 편리한 보조기구예요.”
자위행위에는 정해진 법칙이 없다고 한다. 사람마다 성기의 모양이 다르고 민감한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각자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노력을 하라고 충고했다.
“케겔운동도 중요해요. 여자에게는 성감대를 높여주고, 남자에게는 사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거든요. 먼저 소변을 볼 때마다 소변줄기가 끊어지도록 아래에 힘을 주세요. 그렇게 수십 번씩 끊어가면서 소변을 보는 연습을 하다 보면 나중엔 소변을 보지 않을 때에도 그 근육을 수축할 수 있게 돼요. 그걸 하루에 2백 번씩 틈나는 대로 연습하면 명기가 돼요.”
오르가슴은 신체적으로 질벽이 1초에 7~17회 정도 파르르 떨리는 것을 말한다. 평소 운동을 안 해 근육이 이완되어 있는 질벽을 남성의 성기만으로 자극해서 떨림을 일으키기란 힘들다고 말하는 그는 케겔운동으로 질벽의 근육을 긴장시켜 놓으면 작은 반응에도 떨림이 쉽게 온다고 한다. 그래서 자극이 올 때마다 떨림이 오는, 즉 오르가슴을 수차례 반복적으로 느낄 수 있는 멀티플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게 된다고.
하지만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서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자꾸 섹스에 대해 고민하는 건 사랑과 섹스를 별개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혼 때는 뭘 해도 정성과 사랑이 들어가잖아요. 그래서 키스만 해도 가슴이 떨리고 아랫도리가 흥건해지죠. 그게 오르가슴이에요. 그 기분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의 사무실 벽엔 맨살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옷을 입은 남녀가 서로를 사랑이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는 그림이 걸려 있다. 홍 교수는 이게 바로 진정한 섹스라고 말했다. 진정한 사랑이 있으면 테크닉이 없어도 ‘너무너무’맛있는 섹스가 되고 오르가슴에 저절로 오른다는 것이다.

여성동아 2005년 4월 49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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