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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남녀의 혼외관계에 관한 연구’ 석사논문 통해 외도 원인 분석한 양다진

■ 기획·김정은‘여성동아 인턴기자’ ■ 글·장옥경‘자유기고가’ ■ 사진·홍중식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5.03.03 11:03:00

기혼남녀의 외도는 영화나 TV 드라마의 단골 소재. 혼외관계는 이혼을 비롯한 가정 해체의 주요인이 될 수 있다. 최근 기혼남녀의 혼외관계를 주제로 석사논문을 발표한 성균관대 가정학과 양다진씨를 만나 기혼남녀의 외도 양상과 그 원인에 대해 알아보았다.
‘기혼남녀의 혼외관계에 관한 연구’ 석사논문 통해 외도 원인 분석한 양다진

“남자들은결혼생활이나 성생활에 만족해도 기회가 생기면 바람을 피워요. 주로 욕구에 의한 외도라는 거죠. 반면 여자들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야 다른 사람을 만나요. 주로 시집과의 불화, 경제적 상황 등이 원인이 되죠.”
최근 ‘기혼남녀의 혼외관계에 관한 연구’라는 석사학위 논문을 통해 기혼자의 혼외관계 실태와 원인을 조사한 성균관대 가정학과 양다진씨(27)는 “가족과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혼외관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혼외관계의 원인과 관련 요인들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 연구의 동기를 밝혔다.
서울 YMCA 가락종합사회복지관에서 전임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미혼이지만 가족문제 가운데서도 부부상담에 중점을 두어 재작년부터 논문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서울·경기에 거주하는 20~50대의 기혼남녀 2백63명(여성 1백96명·남성 6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가운데 ‘혼외관계를 가진 적 있다’는 응답자는 남성이 46.2%로 절반에 육박했어요. 이에 비해 여성은 26%로 상대적으로 낮았고요. 외도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 가운데 ‘현재 외도 중’인 경우는 여성이 14.3%로 12.3%인 남성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습니다.”
양다진씨는 현재 외도 중이라는 응답이 여성에게서 높게 나타난 것은 조사에 참여한 여성의 수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설문조사 단계에서 외도의 이유가 남녀간 차이가 있는 것처럼 설문에 응답하는 남녀간 태도에도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여자들의 경우 미용실이나 친목계 등을 통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호의적이었어요. ‘재미있는 주제네’ 하는 반응을 보인 분도 있었고요. 반면 남성들은 설문지 작성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데, 어떤 분은 설문조사를 부탁했을 때 ‘내가 바람피울 사람처럼 보여?’ 하며 화를 내기도 했어요.”

남녀 모두 결혼생활 길수록, 외도 경험 있을수록 혼외관계 유혹 느껴
남성들의 권위적인 태도는 혼외관계를 바라보는 의식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유부녀의 바람에 대한 기혼남들의 의식은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는 쪽이 압도적이었다는 것. 반면 유부남의 바람에 대해 기혼녀들은 ‘남자가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는 쪽이 많았다고 한다. 양씨는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여자는 바람을 피우면 큰일나지만, 남자는 괜찮다’는 의식의 이중 잣대를 엿볼 수 있어 씁쓸함을 느꼈다고 한다.
바람을 피우는 여성의 74%(복수응답)는 외도의 이유로 ‘결혼생활 불만족’을 꼽았다고 한다. 시집과의 갈등, 경제적 이유 등이 이에 해당된다. 73.2%는 성관계에 대한 불만족이 외도의 이유라고 밝혔고, 이외에도 여성 본인의 개인적인 도덕성(26.0%), 충동성(25.6%) 등의 사유가 그 뒤를 이었다. 이에 비해 남성 응답자의 경우 여성 응답자와 달리 뚜렷하게 세분화된 이유 없이 ‘묻지 마 외도’가 주를 이루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기혼남녀의 혼외관계에 관한 연구’ 석사논문 통해 외도 원인 분석한 양다진

“남성은 나이가 많을수록, 결혼생활이 길어질수록 과거에 혼외관계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응답이 많았습니다. 그외에는 별다른 경향을 보이지 않았어요. 여성 역시 결혼생활이 길어질수록 외도 경험자가 많다는 결과는 같았지만,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연애혼일수록 현재 혼외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응답이 많아 눈에 띄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특히 40대 여성 가운데 비교적 교육 수준이 낮은 이들에게서 혼외관계 경험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40대 여성은 일반적으로 자녀가 청소년기 혹은 성인기에 돌입, 시간의 여유가 생긴데다 남편들이 사회적 지위가 안정되면서 매우 바쁘거나 반대로 명예퇴직 등을 겪으면서 심리적인 불안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아 ‘빈 둥우리 증후군’을 느끼기 때문. 양씨는 이와 같은 빈 둥우리 증후군을 겪는 시기에 잘 나타나는 ‘자신을 확인하고 싶은 욕구’가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외도로 연결되기 쉬운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진단했다.
혼외관계 경험이 있는 남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도덕성, 자아 존중감, 결혼 만족도, 성관계 만족도 등에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반면 과거에 외도를 한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외도 경험이 없는 여성보다 자아 존중감과 결혼 만족도, 성관계 만족도가 모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부관계에서의 불만족이 직접적으로 외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부부관계에 불만을 가질 때 여성들이 외도를 꿈꿀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기혼남녀의 과거 외도 경험과 현재 외도 경험 간의 차이를 살펴보면, 남녀 모두 과거에 외도 경험이 없으면 현재도 한눈을 팔고 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것은 과거 외도 경험이 없었던 사람은 현재에도 외도를 할 가능성이 비교적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죠. 반대로 이것은 과거에 외도 경험이 있는 사람은 현재나 미래에 외도를 할 가능성이 좀 더 높을 수 있다는 추측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양씨는 일부 텔레비전 드라마나 영화에서 외도가 결혼생활의 외로움과 권태를 견뎌내고 가정을 유지시키는 ‘감정의 도피처이자 충전소’ ‘가정이란 깨진 그릇을 다시 붙여주는 접착제’ 구실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번의 외도는 다음 외도로 연결되기 쉬워 결혼생활을 파괴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외도는 결혼생활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가장 고통스런 경험 중 하나입니다. 배우자 어느 한쪽의 책임 여부를 떠나 가족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위험한 일이죠. 건강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절제’가 가장 중요한 덕목입니다. 또 사회적으로도 이혼율 감소를 위해 부부관계 개선 프로그램, 부부상담 및 교육의 확대 등 대책이 필요하고요.”

여성동아 2005년 3월 4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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