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호텔부산 델리카한스의 시그니처 버블 케이크.

던킨도너츠 우베 츄이스티.
2026 S/S 디저트 컬러 트렌드는 우베 퍼플
보랏빛의 주인공은 필리핀산 보라색 참마 ‘우베’다. ‘디저트 업계의 트렌드는 색으로 짐작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주황빛이 감도는 노란색 황치즈가 쇼케이스를 채웠던 시기를 지나, 피스타치오의 연둣빛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고, 지난해에는 말차의 진초록이 인스타그램 #디저트 피드를 장악했다. 그리고 지금, 그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 우베의 보라색이다.우베는 필리핀에서 즐겨 먹는 보라색 참마의 일종이다. 자색고구마나 타로와 혼동되기도 하지만, 맛과 식감에서 분명한 차이점을 가진다. 은은한 바닐라 향, 구운 밤의 고소한 맛, 크리미한 질감이 특징이다. 우베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나 색깔에 있다. 인공 색소를 전혀 쓰지 않고도 진한 보라색을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SNS 시대 디저트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시장에서는 항산화 성분을 함유한 식물성 재료라는 점에도 높은 점수를 매긴다. 비건이나 글루텐 프리 등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베 트렌드의 출발점은 미국이다. 필리핀계 이민자가 많은 LA, 뉴욕 등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우베 아이스크림, 우베 라테, 우베 치즈케이크가 등장한 것. 필리핀에서는 우베를 조려 잼처럼 만든 ‘우베 할라야(ube halaya)’가 전통 디저트로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왔다. 최근 유행하는 우베 라테나 우베 크림 상당수가 바로 이 우베 할라야의 현대적 변주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흐름이 본격적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간 시기는 2025년이다. 미국 스타벅스에서 선보인 ‘아이스 우베 코코넛 라테’는 우베 열풍을 글로벌 트렌드로 확산시켰다.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된 우베 트렌드는 우리나라에서도 2026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개인 카페에서 우베 파우더나 우베 페이스트, 냉동 우베 등 가공된 원재료들을 활용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 것.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서울 성수동 주변을 중심으로 우베 라테나 우베 팬케이크 등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여름철을 맞아 우베 빙수나 우베 칵테일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되면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설빙 우베라떼.
대기업까지 합류한 우베 트렌드는 현재 진행형

연세우유 우베 생크림빵.
봄을 뜨겁게 달군 우베 트렌드는 마침내 제과·빙과 업계까지 움직였다. 롯데웰푸드는 7월 나뚜루, 크런키, 카스타드, 명가 찰떡파이 등 스테디셀러 4개 제품에 우베를 접목한 신제품 5종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촉촉한 케이크 속에 우베 라테 크림을 채운 ‘카스타드 우베라떼맛’, 찰떡과 크림치즈에 우베 코팅을 입힌 ‘명가 찰떡파이 우베크림치즈맛’, 웨이퍼롤 속 크림치즈와 우베를 결합한 ‘크런키 초코바 우베크림치즈’가 대표적이다. 하절기를 맞아 수요가 증가하는 아이스크림 코너에도 우베가 등장했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 역시 ‘우베밀크 파인트’와 ‘우베 초콜릿바’로 보랏빛 물결에 합류했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트레이더스를 통해 ‘우베 크림 모찌 브레드’를 선보이며 대형마트 베이커리 코너에서도 우베의 존재감을 키웠다.
글로벌 대세에 발맞추어 호텔들도 우베 트렌드에 탑승했다.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의 레스토랑 빈야드15에서는 여름 시즌 한정 메뉴로 ‘우베 빙수 프로모션’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호텔부산 더라운지 앤 바에서는 우베를 활용한 음료를, 베이커리 델리카한스에서는 우베로 보랏빛을 더한 시그니처 버블 케이크를 선보였다. 이는 6월에 열린 BTS의 부산 콘서트와 맞물리면서 팬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대기업까지 뛰어든 우베 트렌드에 대해 F&B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에 우베 크림이나 분말, 페이스트만 얹어도 손쉽게 신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익숙한 맛은 유지하면서 색으로 확실하게 차별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우베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한 이유”라고 입을 모았다.
말차가 그랬듯 우베 역시 한때의 유행으로 그칠지, 새로운 디저트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을지는 아직 지켜볼 일이다. 다만 카페와 베이커리를 넘어 편의점과 대형마트까지 보랏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지금의 속도를 보면, 당분간 디저트 진열대의 주인공은 확실히 ‘우베’가 될 듯하다.
#우베 #보라색디저트 #디저트트렌드 #여성동아
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던킨도너츠 롯데호텔부산 CU 설빙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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