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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보다 인기 핀란드의 건축 사교육

글·사진 | 이보영 핀란드 통신원

입력 2012.06.05 10:10:00

국·영·수보다 인기 핀란드의 건축 사교육


한국 사람들이 의사, 변호사를 선망하는 것처럼 어느 사회나 선호하는 직업군이 있다. 학력과 직업 차별이 비교적 적은 핀란드에서도 엄연히 선망받는 직업이 있다. 바로 건축가다. 북유럽에 자리 잡은 핀란드는 겨울이 유난히 길다. 춥고 어두운 겨울 내내 실내에서 생활해야 하는 핀란드인들에게 집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그런 이유로 건축가의 위상도 높아진 것이다.
사교육이 거의 없는 핀란드지만 건축 사교육만은 필수 코스로 꼽힌다. 특히 1996년 설립된 아르키(Arkki)건축학교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핀란드 최초의 어린이 건축 취미 학원으로 건축과 함께 환경 교육도 하고 있다. 현재 4~19세까지 약 4백 명의 학생이 매주 정기적으로 건축 교실에 참여하고, 단기 강좌에도 매년 1천 명 이상이 등록하고 있다.
가장 어린 4~6세 반에서는 돌, 플라스틱, 나무, 모래 등의 재료를 이용해 자신이 생각하는 건축 모형을 만든다. 아이들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코로 냄새를 맡는 등 그야말로 오감을 활용해 기초 건축 재료의 질감, 용도 등을 자연스럽게 배워나간다.
이곳에서는 1:1 혹은 소규모 그룹 교육이 원칙이다. 수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아이들 사이에서 경쟁심이 생겨날 우려가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사들은 누가 누구보다 잘하거나 빨리 하는 것과 같은 경쟁심은 교육에 불필요한 요소이며, 진정한 동기 유발은 내적인 것(흥미, 호기심, 성취감 등)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영·수보다 인기 핀란드의 건축 사교육

1 학생과 학부모들이 아르키 건축학교에서 집을 만드는 실습을 하고 있다. 2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만든 집. 3 아르키 학교의 교육 방식을 소개한 잡지 기사.



오감 활용해 스스로 환경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법 배워
매년 여름에는 ‘오두막 짓기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오두막을 만들기 전 아이들은 시대와 문화별로 다양한 오두막에 대해 공부한다. 그 후 주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와 그 용도에 대해 조사한다. 오두막의 구조, 지지대의 연결법과 매듭 묶는 법, 오두막을 덮을 천을 염색하는 법 등도 찬찬히 배워나간다. 이 작업은 ‘교육의 종합 선물 세트’와 같다. 건축학 외에도 천연 재료를 통해 자연과학을, 과거의 오두막을 조사하며 역사를, 다양한 문화의 오두막을 접하며 사회문화와 인류학을, 오두막의 구조와 공간 개념을 익히며 물리와 수학을 덤으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모든 작업이 그룹별로 이뤄져 협동심, 사회성도 함께 배우게 된다. 오두막을 지으며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 대처하며 단순한 지식을 넘어서는 순발력, 창의력, 문제 해결 능력까지 키울 수 있다.
아르키 교사들은 학원을 거쳐간 아이들이 모두 건축가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 학교의 궁극적 목표는 아이들이 환경에서 소외되지 않고 환경과 조화롭게 살며, 주위 사물과 환경에 대해 호기심을 잃지 않고, 인생이란 길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길 때 스스로 해결해 나갈 능력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해가는 것이다.

이보영 씨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교육공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1999년부터 핀란드에 거주하고 있으며 핀란드 교육법을 소개한 책 ‘핀란드 부모혁명’ 중 ‘핀란드 가정통신’의 필자이기도 하다.

여성동아 2012년 6월 5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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