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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조공 받는 ‘왕세자’ 의 위엄 박유천

글 | 구희언 기자 사진 | 이기욱 기자, SBS 제공

2012. 04. 16

언제부터인가 작품 제작발표회나 공연장에 꽃 대신 쌀이 오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스타를 응원하려 기부의 의미로 팬들이 보내온 쌀 화환은 스타의 인기를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 JYJ 박유천의 새 드라마 제작발표회장 앞에는 곳간처럼 쌀 포대가 쌓여 있었다.

조공 받는 ‘왕세자’ 의 위엄 박유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 이선준 역으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드라마 인기의 견인차 구실을 한 JYJ 박유천(26). 마스크 훌륭한 신인 배우의 탄생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사실 그는 2004년 데뷔한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 출신이다. 동방신기 활동 시절 SBS ‘일요일이 좋다-반전 드라마’에서 팬들도 인정하는 ‘발연기’를 선보인 그가 세월이 지나 연기력 논란 없는 아이돌 출신 배우로 우뚝 설 줄 누가 예상했을까. 박유천은 굵직한 작품의 주연을 꿰차며 박유천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주연한 SBS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제작발표회가 열린 서울 잠실 롯데호텔 행사장에는 세계 30개국 수천여 명의 팬들이 보내온 쌀 화환이 가득했다. 이날 모인 쌀은 11.5t. 10만 명의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이는 드라마 제작발표회를 포함한 국내 단일 행사 중 개인에게 온 최다 쌀 화환 기록이기도 하다.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는데도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극 재도전으로 ‘유천앓이’ 이어갈까
‘성균관 스캔들’로 ‘연기자 박유천’을 시청자에게 각인시킨 그는 현대극 ‘미스 리플리’를 거쳐 다시 사극으로 돌아왔다. ‘옥탑방 왕세자’에서 그는 세자빈을 잃고 3백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현대로 날아온 조선의 왕세자 이각 역을 맡았다. 현생의 이름은 용태용. 로맨틱 코미디에 미스터리를 끼얹은 작품이다.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왕세자의 모습과 현대의 서울에 적응하지 못하는 엉뚱한 조선시대 남자의 모습으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여주인공 박하(전생의 ‘부용’) 역은 한지민이 맡았다.
“왕세자 이각은 근엄하고 카리스마 있지만, 현재의 서울 땅에 떨어지면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겪거든요. 그러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캐릭터예요.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죠.”
두 번째 사극에 임하는 소감을 물었다.
“선비와 왕세자, 두 캐릭터의 말투나 마음가짐, 자세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일부러 차별화를 두기 위해 연기한다기보다는 캐릭터에 스며들다 보면 차별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옥탑방 왕세자’는 사극이긴 하지만 현대극과 어우러진 작품이라 두 가지 매력을 뽑아내는 게 관건이겠죠. (극중에서 사극의 비중이) 30~40%예요. 낯선 땅에 도착한 왕세자를 어떻게 하면 과장하지 않고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추운 날씨에 트레이닝복만 입고 다니다 보니 힘들더라고요. 내복도 입고 핫팩도 붙였는데, 핫팩은 너무 많이 붙였더니 화면에서 살찐 것처럼 나와서…(웃음). 힘내서 재미있게 촬영하고 있습니다.”
옆에서 한지민이 “유천 씨 팬들이 먹을 것을 잘 챙겨주셔서 배부르게 촬영하고 있다”라며 “(유천 씨가) 촬영장의 보건복지부 장관”이라고 덧붙였다. ‘성균관 스캔들’의 잘금 4인방처럼 ‘옥탑방 왕세자’에도 박유천을 포함한 남성 4인방이 나온다. 조선의 ‘순정 마초’ 정석원과 ‘원조 초식남’ 최우식, ‘해를 품은 달’에서 양명 아역을 연기한 이민호가 사회성 제로의 까칠한 조선 남자 역을 맡았다.
“코믹 연기는 3인방(정석원, 최우식, 이민호)에게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저는 왕세자로서 꿋꿋하게 위엄 있는 모습을 보이려 하는데, 현세에 떨어지면서 상황에 적응하지 못해 자꾸 무너지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코믹함이 나오는 것 같아요.”

별을 그리다 별이 된 남자
그가 속한 JYJ 멤버 모두 가수 활동 외에 연기자로도 활약하며 외연을 넓히고 있다. 김재중은 지난해 ‘보스를 지켜라’·#44461;【?차무원 본부장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김준수는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초월적인 죽음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서로 연기 이야기를 나누는지 묻자 “(재중이가 나오는) 드라마도 봤고, 얼마 전에는 준수의 공연도 보러 갔다 왔다”며 운을 뗐다.
“저희 셋은 서로 모니터링하기보다 시청자, 관객 입장에서 즐기면서 봐요. 이건 어떻다, 저건 어떻다 말하지 않고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주죠. 좀 더 힘이 나도록 촬영 현장에 음식을 사가는 등 격려는 하지만,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삼가고 있어요.”
그는 “용포도 입고, 맡은 배역 이름도 용태용이다”라며 “용의 해인데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복이 아닐까 싶다”며 웃었다.
수많은 국내외 팬을 거느린 톱스타지만 그도 한때는 누군가의 팬이었다. 데뷔 전 찍힌 영상에서 그의 ‘팬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NRG 노래 ‘나 어떡해’에 맞춰 미친 듯이 춤추고 노래를 따라 부르던 멀끔한 청년. 동방신기와 JYJ로 활동하며 소녀들의 대통령이 된 박유천은 주연급 연기자로 성장해 잡을 수 없는 별이 됐다. 최근 사생팬 논란과 부친상이 겹쳐 가슴앓이를 한 그 앞에 엄태웅(KBS 2TV ‘적도의 남자’), 이승기(MBC ‘더킹투하츠’)와의 수목드라마 전쟁이 시작됐다. 누가 먼저 웃을까.

조공 받는 ‘왕세자’ 의 위엄 박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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