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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신입은 프라다를 못! 입는다

‘브그즈트 컬렉션’에서 생긴 일, 샤넬·에르메스 백 실컷 구경하고 득템까지 가능

이진수 기자

2022. 08. 05

아무에게나 안 보여준다는! 그 콧대 높은 에르메스 백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매장이 있다. 전국에 딱 한 곳. 정품 보증은 물론, 가격까지 착하다. 중고 플랫폼 ‘번개장터’의 세 번째 오프라인 스토어 ‘브그즈트 컬렉션’에 다녀왔다.



에르메스 켈리·버킨 백, 샤넬 클래식 캐비어…. 지난 6월 초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브그즈트 컬렉션’에 갔다가 예상치 못한 기록을 세웠다.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인기 제품들을 같은 곳에서 만난 것도 모자라 태어나서 명품 가방을 가장 빨리, 많이 들어본 것. 번개장터가 지난해 11월 26일에 선보인 라이프스타일 중고 명품 편집 숍으로, 지난해 2월 번개장터가 처음 문 연 오프라인 스토어 ‘브그즈트 랩’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매장 내부 전경

매장 내부 전경

지난해 2월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이 막 오픈할 때였다. 번개장터가 백화점 내에 국내 최대 규모의 한정판 스니커즈 컬렉션 브그즈트 랩을 연다며 전국 패션 피플들을 줄 세웠다. 가오픈 기간이었음에도 스토어 입장을 위한 웨이팅은 필수였다. 당시 기자도 30분가량을 기다렸다. 그럼에도 ‘한때겠지’ ‘오픈발이겠지’ 하고 가볍게 봤는데, 얼마 전 오랜만에 더현대 서울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브그즈트 랩 매장 앞은 물론이고 옆 화장실까지 대기 줄이 늘어서 있는 게 아닌가. 가장 최근에 문을 연 브그즈트 컬렉션도 ‘아는 사람만 아는’ 매장으로 입소문이 나, 5월 매출이 올 초 대비 약 50% 신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중고 명품 매장은 어떤 곳일지, 호기심이 발동해 직접 방문해보기로 했다.

족집게 특강 대신 족집게 쇼핑

브그즈트 컬렉션은 서울에서 호캉스 핫 플레이스로 꼽히는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과 같은 건물에 있다. 위치 선정으로 보나 유럽의 대저택 분위기를 풍기는 외관으로 보나 번개장터가 ‘작정하고 만든 곳’이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다. 취급 제품은 신발을 제외한 가방, 시계, 주얼리, 옷 등. 대부분 명품 브랜드의 한국 본사와 미국·유럽 현지에서 확보한 새 제품 및 새것에 가까운 S급 중고 상품들이다. 가격대도 100만~7000만원대까지 폭넓다. 특히 해외 한정판이나 시즌이 지나 구하기 어려운 제품을 찾고 있는 사람에게는 가려운 곳을 정확하게 긁어줄 만한 곳이다.

매장은 라운지, 젠틀맨 존, 레이디 존 세 공간으로 구분돼 있다. 먼저 라운지부터 둘러보자. 이곳은 거실을 연상시키는 공간 연출로 희소성 있는 하이엔드 브랜드의 리빙 제품을 모아놓았다. 루이비통의 골프백과 국내에서 보기 힘든 티파니앤코의 토이 제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젠틀맨 존은 말 그대로 남성 고객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바 콘셉트의 손목시계 섹션으로 롤렉스 40여 종이 비치돼 있다. 레이디 존은 브그즈트 컬렉션의 꽃이라 할 수 있다. 패션계의 거장 칼 라거펠트 디자이너의 서재를 모티프로 구성해, 들어서자마자 수십 개의 명품 가방이 시선을 압도한다. 그야말로 샤넬과 에르메스 천국이라 할 수 있다. 매장 관계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을 물어보니 1위는 샤넬 클래식 플립 백, 2위는 샤넬 코코핸들 백이라고 한다.



입고, 들고, 차보고

기자가 착용한 샤넬 의상과 가방

기자가 착용한 샤넬 의상과 가방

기자는 샤넬 의상 3가지와 샤넬·에르메스 가방 5가지를 매치해봤다. 착용 후기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갖고 싶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아직 명품 가방에 큰 관심이 있는 건 아니다.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 자체가 귀찮아서다. 지난해 연말 회사에서 받은 성과급으로도 ‘가방을 살까, 옷을 살까’ 고민하다가 몽클레르 패딩 재킷을 구입했다. 그런데 명품 가방을 이것저것 들어보니 ‘괜찮네!’ ‘나랑 잘 어울리는데?’ ‘이참에 가방을?’ 하며 마음이 갈대처럼 흔들렸다. 여차하면 카드까지 꺼내 들 뻔한 위험한 곳이었다. 의류는 제품군이 그리 많진 않다. 주로 셋업 위주라 살짝 아쉬웠다. 셀럽들이 즐겨 입는 캐주얼 아이템이나 힙한 느낌을 기대하고 방문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매입 상품(왼쪽)과 위탁 상품 비교.

매입 상품(왼쪽)과 위탁 상품 비교.

착용한 제품 중 내 마음을 사로잡은 아이템은 샤넬 가방 두 개였다. 첫 번째 가방은 ‘베니티 탑핸들 레드(공식 매장 판매가 236만5000원)’. 카드 홀더와 립스틱 한 개가 겨우 들어갈 법한 초미니 백이라 호불호가 갈릴 듯하지만 ‘노 가방(가방 들기 싫어하는)족’인 나에겐 ‘극호(극도로 호감)’다. 색깔도 여기저기 잘 어울릴 것 같은, 레드 중에서도 ‘예쁜’ 레드다. 두 번째 제품은 샤넬 2022 S/S 컬렉션 스몰 핸드백 ‘샤이니 카프스킨(골드 화이트, 공식 매장 판매가 671만원)’. 한동안 SNS를 도배하며 이 가방을 들지 않은 인플루언서가 없을 만큼 유명한 제품이다. 키 159cm, 자그마한 체구의 나에겐 S사이즈가 딱 맞았다. 생각보다 착용감이 편하고, 아무 데나 들고 다니기 좋을 것 같은 아이템이다. 무엇보다 여름에는 화이트가 진리 아닌가.

마지막으로 매장 방문 시 도움 될 만한 꿀팁을 전수하겠다. 가장 중요한 정품 확인 절차와 가격. 브그즈트 컬렉션에는 자체 매입 상품과 소비자가 위탁한 판매 대행 상품이 있다. 우선 매입·위탁 상품이 입고되면 매장에서 1차 검수 후 상품 정보 태그 및 구성품 중 누락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한 뒤 검수센터에서 2차 검수를 진행한다. 상품에 따라 금액 차이가 있는데, 위탁 상품은 매입 상품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매입·위탁 상품 모두 동일 재고가 있는 것에 한해 즉석에서 가격 비교가 가능하다. “혹시 이 가방 위탁 상품이 있나요?”라고 매장 직원에게 꼭 물어보고 꼼꼼히 따져볼 것. 명품 위탁 상품을 구입하려는 이들, 혹은 부담 없이 명품을 구경하고 싶은 이들 모두에게 강추하는 곳이다!

#번개장터 #중고명품 #여성동아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231 웨스트동 1층 W124호 

‘신입은 프라다를 못! 입는다’
여성동아 이진수 기자가 가장 핫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선정해, 쇼룸에 직접 찾아가 여러분의 퍼스널 쇼퍼가 되어드립니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제공 번개장터 사진출처 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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