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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training tips

멈추지 않는 반려견 입질, 어떻게 해야 할까

서상원 반려견 트레이너

입력 2022.12.19 10:00:01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경기도 부천에서 열린 ‘2022 튼튼 펫 페스타’에서 행동 교정 조언 부스를 운영했다. 행사 기간 중 200여 명의 보호자가 상담을 요청했는데, 이 중 70% 정도가 반려견의 ‘입질’과 ‘짖음’ 문제를 호소했다. 반려동물 가구 1500만 시대에 이렇게 공통된 사항을 호소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보호자와 반려견 사이 ‘보디랭귀지’를 통한 소통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반려견은 사람처럼 말을 하지는 못하지만 ‘보디랭귀지’라는 전 세계 공통언어를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부모견과 떨어져버린 반려견조차 매우 서툴지만 본능적으로 보디랭귀지를 사용한다. 최근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된 ‘카밍 시그널’을 보디랭귀지와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반려견은 놀자는 표현, 경고, 그리고 소통을 끝내고 싶다는 의사를 보디랭귀지를 통해 전달한다. 오늘은 반려견의 수많은 의사 표현 중에서 불편한 상황에 처했을 때 나오는 대표적인 보디랭귀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의사소통 안 되면 사나워진다

반려견이 불편한 상황에서 표현하는 보디랭귀지는 여러 단계가 있다. 대표적으로 낮은 단계의 보디랭귀지는 눈 깜빡이기, 하품, 코 핥기, 시선 피하기, 앉기, 몸 긁기 등이 있다. 중간 단계는 자리를 피해 도망가기, 살금살금 걷기, 귀 뒤로 젖히기, 웅크리기, 꼬리를 다리 사이로 말기, 눕기, 앞다리 들기 등이 있다. 높은 단계는 으르렁거리기, 짖기, 경직, 똑바로 쳐다보기, 입질과 공격이 있다. 반려견은 스트레스가 높아질수록 높은 단계의 보디랭귀지를 사용한다. 다시 말하면 일상에서 일어나는 짖음·입질은 대체로 반려견이 최후로 택하는 의사 표현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반려견이 사납다는 말은 부적합하다. 유전적인 이유를 가지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상황에서 반려견이 공격적일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반려견의 공격성은 그간의 의사 표현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다.

“어릴 땐 안 그랬는데….” 보호자들이 자신의 반려견이 변했다며 자주 하는 말이다. 실상은 반려견이 그간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인내해왔다고 보는 게 맞다. 무엇을 참았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상 반려견에게 양치, 하네스 착용, 발톱 깎기, 귀 청소, 낯선 사람과의 마주침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다. 개들끼리 살았으면 평생 경험하지 않았을 일들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경험을 반려견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보통의 반려동물 가정은 별도의 교육 없이 산책을 위해 난생처음 보는 하네스를 착용시킨다. 산책이 끝나면 발이 더럽다는 이유로 안아 들고 발을 강제로 씻긴다. 그리고 귀여운 자신의 반려견을 자랑하기 위해 공개적인 자리에서 낯선 사람들에게 무분별하게 소개한다. 혹은 산책길에서 처음 보는 반려견을 만나게 한다. 낯선 사람이나 반려견이 무례하거나 싫어하는 행동을 하든 말든 말이다.



어린 반려견들은 코 핥기, 하품, 몸 긁기 등 여러 가지 표현을 통해 보호자에게 간곡하고 완곡하게 그만해달라고 요청했을 것이다. 그러나 의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반려견은 자기의 보디랭귀지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학습한다. 도망도 가보고 드러누워도 본다. 중간 단계의 표현도 해보지만 반려견의 언어를 모르는 보호자에겐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얘가 오늘따라 왜 이래!” 하며 보호자가 하고자 했던 행동을 강제로 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반려견은 “그만해달라”는 말을 으르렁대거나 입질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우리가 반려견이었어도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선택지밖에 없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이해하면 반려 생활이 편안해진다

당신의 반려견은 공격성을 보이기 이전에 이미 여러 차례 그만해달라는 의사 표현을 했을 것이다.

당신의 반려견은 공격성을 보이기 이전에 이미 여러 차례 그만해달라는 의사 표현을 했을 것이다.

반려동물과 함께하기 위해선 그들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 필수다. 반려견이 사람의 말을 배우는 속도보다 높은 지능을 가진 우리가 그들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다. 또 이는 나와 같이 살아가는 반려견을 위한 의무이자 책임이다. 반려견의 언어만 제대로 숙지해도 행동 교정을 위해 트레이너를 고용하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만약 반려견이 높은 단계의 표현을 쓰고 있지 않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반려견 보디랭귀지를 공부하고, 잘 관찰하면서 교육을 시도해보자. 다른 매체보다는 전문가가 쓴 책으로 공부하면 좋은데, 김윤정 저자의 ‘당신은 반려견과 대화하고 있나요?’를 특히 권유한다. 투리드 루가스의 ‘카밍 시그널’도 훌륭한 책이다. 반려견이 불편해하는 지점을 찾아 그런 자극에 차근차근 익숙해지게 하는 방법을 주로 소개한다. 조금의 공부가 당신과 반려 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꿔놓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만약 반려견이 이미 높은 단계의 의사 표현을 하고 있다면 솔직히 보호자 혼자서 해결하기에는 벅찬 상황이다. 이때는 반려견의 언어를 잘 알고 있는 전문가를 찾아 도움받길 추천한다. 여건상 어렵다면 2가지의 대처 방식을 알아두자. 첫 번째로 책을 사서 공부하고, 두 번째로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지금까지 강제로 해왔던 모든 것을 중단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반려견의 장기기억 능력은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을 오래 기억하므로 부정적인 자극으로부터 멀어져야 한다. 열심히 교육해도 딱 한 번의 실수 때문에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발톱 손질을 무서워한다면 발톱 깎기를 소개하는 교육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네스 착용이나 위생 관리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사람, 다른 반려견과의 만남도 추천하지 않는다. 윽박지르고 강제로 묶는 방법은 더더욱 지양해야 한다. 공포를 무기 삼아 반려견 위에 군림하는 것과 같다. 다른 사람에게 하지 못할 일은 반려견에게도 하지 말자.

반려견과의 생활은 쉽지 않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입양 전부터 차근차근 공부하며 자신이 정말 한 생명을 책임질 수 있을지 충분히 검토해보는 것이다. 출산을 앞둔 엄마가 태어날 귀한 생명을 위해 태교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사람보다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 훨씬 쉽다. 반려견은 보호자만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들의 의사 표현에 더 귀 기울여보자.

#여성동아


서상원
현) 더 나은 반려견교육상담소 운영
미국 전문 반려견트레이너 협회(APDT) Professional Member
미국켄넬클럽(AKC) Canine Good Citizen Evaluator
FearFree Animal Trainer Certified Professional
Karen Pryor Academy Puppy Start Right For Instructor
(사) 한국애견협회 반려견지도사 자격

사진 게티이미지 



여성동아 2022년 12월 7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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