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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law

이혼한 배우자가 아이의 대리인 자격으로 유산 관리하는 것 막으려면

법무법인 청파 대표 변호사 이재만

입력 2021.01.19 10:30:01

Q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둔 싱글맘입니다. 4년 전 남편의 도박과 외도 문제로 이혼한 후 작은 가게를 열어 착실하게 운영한 덕분에 꽤 많은 재산을 일궜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건강검진에서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직 심각한 단계는 아니지만 만에 하나 제가 잘못될 경우 아이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군요. 혹시 제가 사망한 후 전남편이 아이의 대리인 자격으로 유산을 관리하게 되진 않을지 걱정입니다. 그 상황만은 피하고 싶은데, 이에 관한 법률 자문을 요청드립니다.

A 2013년 7월 1일 이전에는 이혼 후 단독 친권자로 지정된 아버지나 어머니가 사망한 경우 생존한 다른 어머니나 아버지가 자동으로 친권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자동으로 생존한 친부모나 최측근 연장자 순으로 후견인이 정해지다 보니 생존 부모가 이미 재혼하여 미성년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이 불편하거나 미성년 자녀가 이미 조부모와 이미 유대 관계를 형성하여 생존한 부모와 사는 것이 오히려 자녀의 정서에 좋지 않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고(故) 최진실 사망으로 이러한 모순이 전면적으로 논의되어 결국 민법이 개정되었고, 그 결과 2013년 7월 1일 이후부터는 이혼 시 단독 친권자로 지정된 아버지나 어머니가 사망하더라도 생존 부모 일방에게 자동으로 친권이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가정법원이 남은 생존 부모를 친권자로 지정할지 미성년 후견인을 선임할지 심사하여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생존 부모 일방에게 친권상실 사유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생존한 부모의 친권을 상실시키고 조부모나 친인척을 후견인으로 지정해줄 것을 가정법원에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은 고유정의 경우 미성년 자녀의 친모로서 자녀가 상속받은 전남편의 재산을 관리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자, 피해자 남편의 유가족은 고유정의 친권을 박탈하고 피해자 남편의 동생을 후견인으로 선임해달라는 내용으로 친권상실 및 후견인 선임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가정법원은 이를 인정하였습니다. 이처럼 의뢰인의 사망 후, 친인척이 미성년 자녀에 대한 후견인 선임 청구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전남편이 미성년 딸의 대리인이 되지 않도록 하여 궁극적으로 딸의 유산을 관리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설령 전남편이 미성년 자녀의 법정대리인이 된다 하더라도 자녀의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사용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2011년 신탁법 개정에 따라 도입된 유언대용신탁제도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유언대용신탁이란 피상속인이 사망 이전에 자신의 재산(예금·채권·부동산)을 금융기관에 맡겨놓으면 생전에는 금융기관이 자산을 관리하고, 사후에는 피상속인이 정한 내용에 따라 상속인에게 지급할 것을 내용으로 은행권 등의 금융회사와 신탁계약을 맺는 것입니다. 이때 피상속인은 지급할 재산, 상속인에게 지급할 시기, 방법, 상속 비율 등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이 미성년일 경우 일정 연령에 도달할 때까지 금융회사가 생활비처럼 지급할 수도 있고, 피상속인이 사망할 때까지 간병비·생활비 명목으로 지급받다가 남은 재산을 상속인에게 물려주도록 정할 수도 있습니다. 

유언대용신탁은 신탁자인 피상속인과 금융기관 사이의 약정이므로, 법정대리인도 마음대로 해지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미성년 딸에게 물려준 상속재산을 전남편이 마음대로 처분할까 봐 두렵고 내가 어렵게 모은 재산을 오로지 자녀의 복리에 사용되기를 원한다면, 의뢰인이 생전에 미성년 자녀를 상속인으로 하여 금융기관과 유언대용신탁 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이재만 변호사의 알쓸잡법Q&A

법무법인 청파 대표 변호사.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서울시 정신건강홍보대사, 연탄은행 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법률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여성동아 2021년 1월 6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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