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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luxury

명품 하우스와 K팝 스타의 강력한 시너지

글 이나래

2021. 06. 08

공고해진 K팝의 위상을 선도하며 명품 하우스의 뮤즈로 등극한 톱스타들의 스토리.

디올×수지

가수 겸 배우 수지가 6년째 진행을 맡은 ‘백상예술대상’이 열린 지난 5월 14일, 레드카펫에 오른 수지의 고혹적인 드레스에 카메라의 플래시 세례가 이어졌다. 어깨부터 팔까지 상체를 감싸는 망사 디테일과 섬세한 레이스 장식으로 우아함을 부각시킨 블랙 드레스는 수지가 앰배서더를 맡고 있는 디올의 2019~2020 오트쿠튀르 컬렉션 제품으로 알려지면서 “역시 인간 디올”이라는 탄성을 불러일으켰다. 수지는 지난해에도 백상예술대상 MC를 맡으며 디올의 오트쿠튀르 드레스를 입었었다. 당시 섬세한 드레이핑과 플리츠가 마치 그리스 여신을 연상시킨다는 찬사를 받았다. 오트쿠튀르 컬렉션의 경우 명품 하우스의 본사가 위치한 파리에서 직접 공수해오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만큼, 수지를 향한 디올의 신뢰가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다.

디올과 수지의 단단한 신뢰는 2017년부터 5년에 걸쳐 차곡차곡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해 디올 이벤트에 참여하며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온 수지는 디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와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브랜드 앰배서더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다. 평소 사복 패션에서도 다양한 디올 백과 의상을 매치하는 것은 물론이다. 지난 3월에는 디올의 2021~2022 F/W 컬렉션을 공개하는 포토콜에 한국 대표로 참여해 디올 특유의 페미닌한 감성을 뽐냈다.

구찌×아이유

(오른쪽)밀라노에서 열렸던 구찌 2020 F/W 패션쇼 관람을 위해 출국하던 아이유의 모습. 구찌 케이프 코트와 가방, 펌프스를 찰떡 매치해 ’구찌 요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오른쪽)밀라노에서 열렸던 구찌 2020 F/W 패션쇼 관람을 위해 출국하던 아이유의 모습. 구찌 케이프 코트와 가방, 펌프스를 찰떡 매치해 ’구찌 요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2월부터 구찌의 앰배서더로 이름을 올린 아이유는 그달 밀라노에서 열린 2020 F/W 패션쇼 관람을 위해 출국하는 첫 번째 일정에서부터 ‘구찌 요정’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탁월한 케미스트리를 뽐냈다. ‘2020 크루즈 컬렉션’인 체크 패턴 케이프 코트에 구찌 로고가 부각된 홀스빗 1955 탑 핸들 백과 미들힐 펌프스를 매치한 공항 패션이 포착된 후, 브랜드에는 백과 부츠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다는 후문. 밀라노에서 열린 패션쇼에 참가한 아이유는 이후 다양한 화보와 행사를 통해 구찌의 얼굴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였다.

레트로 무드를 자랑하는 구찌가 아이유를 앰배서더로 낙점한 이유는 2019년 방영된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영향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이유가 맡았던 드라마 속 배역 장만월은 1천 년간 호텔을 운영해온 경영자라는 설정이었다. 그녀는 이를 표현하기 위해 193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다양한 시대적 트렌드를 살린 의상을 다채롭게 소화해내면서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레트로 의상이 유독 많이 등장한 덕분에, 구찌가 최근에 선보이고 있는 패션 스타일링과의 공통점을 발견해내기도 쉬웠을 듯.

아이유와 구찌가 만들어내는 시너지의 가장 좋은 예는 지난 1월 초 열린 ‘제35회 골든디스크 어워즈’에서 찾아볼 수 있다. 디지털 음원 대상을 수상하면서 착용한 구찌의 옐로 컬러 드레스는 아르데코 스타일의 라인에 스퀸 장식과 벨트 디테일로 포인트를 준 아이템으로, 마치 아이유를 달의 요정처럼 보이게 한 주역이 됐다. 이 외에도 아이유는 구찌와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열린 구찌의 첫 번째 국내 전시 ‘이 공간, 그 장소 : 헤테로토피아’를 위한 모바일 가이드 녹음에 참여해 팬들은 물론 관람객의 호응까지 잡았다.



샤넬ב블핑’제니

4천5백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보유한 ‘블랙핑크’ 제니는 자타가 공인하는 ‘인간 샤넬’이다. 데뷔 초부터 샤넬의 다양한 의상을 즐겨 입는 제니를 보면서 팬들이 붙여준 이 별명 덕분일까? 2017년 연말 샤넬 뷰티의 뮤즈로 발탁된 제니는 이후 반년 만인 2018년 6월에 샤넬 코리아의 앰배서더로 등극하며 패션과 뷰티 모두를 아우르는 ‘샤넬 하우스’의 얼굴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제니가 가진 인간 샤넬의 면모가 본격적으로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 계기는 바로 2018년 11월 발매한 첫 번째 싱글 앨범 ‘SOLO’를 통해서였다. 유튜브에 공개된 지 한 달 만에 조회수 1억을 달성할 만큼 큰 화제를 모은 이 뮤직비디오에서 제니가 착용한 샤넬 빈티지 수영복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덕분. 이후 제니는 무대와 일상에서 자신만의 감각으로 매칭한 샤넬 의상을 선보이며 패션 피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샤넬을 사랑하는 수많은 스타 중에서 유독 제니가 주목받는 이유는 젊은 팬들에게 샤넬의 매력을 한껏 부각하는 대담한 스타일링의 힘이 크다. 클래식한 재킷에 청바지를 매치하거나, 최신 아이템에 빈티지 백을 드는 등 캐주얼과 클래식을 넘나드는 탁월한 믹스 매치 감각으로 샤넬의 이미지를 한껏 젊게 만들었다. K팝 스타 중에서도 눈에 띄게 얇은 허리를 자랑하는 제니의 체형도 그녀를 인간 샤넬로 불리게 하는 데 일조하는 요소다. 스키니한 라인에 최적화된 샤넬의 디자인을 구현하기에 최적의 모델인 셈. 올해 초 열애설에 휩싸이며 주목을 받은 지드래곤과 샤넬의 인연도 흥미롭다. 2012년 샤넬의 뮤즈가 된 지드래곤은 2016년, 아시아계 남성으로는 최초로 글로벌 앰배서더가 됐으며 YG와 샤넬 모두 제니보다 먼저 인연을 맺었다는 히스토리가 있다. 심지어 열애설 직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 관심을 불러일으키던 두 사람은 모두 인스타그램에 샤넬의 2021 F/W 컬렉션 영상을 업로드하면서 활동을 시작해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YSLב블핑’로제

생로랑은 지난해부터 ‘블랙핑크’ 로제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위촉하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생로랑과 로제의 인연은 2019년 9월 파리에서 열린 생로랑 ‘2020 S/S 패션쇼’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로제를 눈여겨본 생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앤서니 바카렐로 덕분에 지난해 3월 열린 2020 F/W 패션쇼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블랙핑크의 싱글 앨범 ‘How You Like That’이 발매된 직후, 로제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생로랑의 글로벌 앰배서더로 위촉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생로랑은 홈페이지와 모든 SNS 채널을 비롯해 전 세계 매장과 광고판에 로제의 이미지를 앞세운 광고를 게재해 팬들과 패션 피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생로랑과 로제의 만남은 패션계에서도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는데, ‘생로랑의 시크하면서도 모던한 분위기를 완벽하게 살려주는 파워풀한 조합’이라는 평가가 대세다. 호주의 패션 잡지 ‘러시’는 로제의 앰배서더 등극 이후 “(로제는) 그림이 완벽한 생로랑의 소녀다. 그녀는 옆집 소녀이면서 동시에 화려한 록 쇼의 주인공”이라고 표현했고, 올해 F/W 패션쇼가 열린 직후 ‘보그’ 영국판에서는 ‘Wait, Is Saint Laurent’s Latest Catwalk All about Rose?’라는 제목으로 이번 시즌 생로랑이 발표한 컬렉션 모두가 로제에게 어울릴 것이고, 앞으로 로제를 생로랑 쇼의 캣워크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티클을 발행하기도 했다.

페라가모ב레드벨벳’ 슬기

상큼한 레몬 컬러 페라가모 백을 든 슬기.

상큼한 레몬 컬러 페라가모 백을 든 슬기.

올해 새롭게 명품 하우스의 얼굴로 떠오른 이들도 있다. ‘레드벨벳’의 슬기와 조이가 그 주인공. 지난 2월 이탈리아 명품 하우스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새로운 앰배서더로 이름을 올린 슬기는 같은 달 진행된 브랜드의 온라인 컬렉션에 초대받으며 첫 번째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패션 매거진을 통해 공개된 화보에서도 2021 S/S 컬렉션의 주요 모티프였던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다양한 신을 탁월하게 소화하며 페라가모의 지향점을 잘 구현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토즈ב레드벨벳’ 조이

조이가 참여한 토즈의 글로벌 프로젝트 ‘In Our Shoes-Seoul’ 영상 모습.

조이가 참여한 토즈의 글로벌 프로젝트 ‘In Our Shoes-Seoul’ 영상 모습.

같은 그룹의 조이 역시 최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토즈의 글로벌 프로젝트 ‘In Our Shoes’에 참여하며 차세대 뮤즈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는 탭스 스니커즈를 소개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로, 지난 가을 최초 공개된 뉴욕 편의 뒤를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서울 편을 제작한 것. 슬기는 프로젝트 영상에서 서울을 배경으로 춤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토즈가 추구하는 가치를 전달했다.

사진 뉴스1 
사진제공 생로랑, 샤넬, 유튜브‘ Tod’s Tabs Sneakers featured in “In Our Shoes-Seoul” 화면 캡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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