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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말하고 싶은 것들

루이스 이리바르네 레스투차 우루과이 대사의 한국 부임 3년

EDITOR 정혜연 기자

입력 2019.10.10 17:00:02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우루과이 하면 ‘우루과이 라운드’를 떠올린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남미의 축구 강국’이라고도 생각하겠다. 루이스 이리바르네 레스투차 우루과이 대사는 “손꼽기 힘들 정도로 매력이 무궁무진한 나라”라고 설명한다.
그가 말하고 싶은 것들
남아메리카 대륙의 남동쪽,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사이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나라 우루과이. 사랑과 정열의 나라로 친숙한 남아메리카지만 지구 반대편에 있기에 면면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특히 우루과이는 우리나라로부터 약 1만9600㎞ 떨어진 지구 반대편, 대척점에 위치해 있어 국가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조차 쉽사리 가늠되지 않는다. 

우루과이 면적은 17만6220㎢로 우리나라보다 약 1.7배 넓지만 인구는 3백48만여 명으로 우리나라의 1/14에 불과하다. 17세기 유럽 각지를 떠나온 이민자들로 구성된 나라여서 인구의 90.7%가 백인, 약 8%가 아프리카 이민자이며 가톨릭 신자가 45.7%를 차지한다. 스페인어가 공용어이지만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각 가정마다 조상 대대로 써온 본국의 언어를 혼용하는 경우가 많다. 

우루과이는 2017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1만7천 달러인 국가로 세계 51위이며 남미에서는 가장 높다. 그만큼 정치·경제적으로 부정부패가 적고, 치안과 복지 수준이 높아 남미에서 가장 선진적 국가로 꼽힌다. 또한 영토의 대부분이 낮은 구릉과 초원 지대로 구성돼 세계적인 축산국으로 질 좋은 소고기와 양고기가 생산된다. 이러한 이유로 우루과이는 ‘남미의 밭’이라고도 불린다. 


남미에서 가장 선진적 국가로 꼽혀

알면 알수록 매력이 넘치는 나라인 우루과이를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9월 초, 서울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용산구 이태원 고층 주상복합 건물에 위치한 우루과이 대사관저를 찾았다. 관저 곳곳에 대사가 직접 고른 예술 작품이 전시돼 있어 마치 갤러리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업무상 전화를 마치고 집무실에서 나온 루이스 이리바르네 레스투차 대사는 훤칠한 키에 날렵한 몸매, 부리부리한 눈에 깎아지른 듯한 콧날의 소유자로 화보 속 모델이 잡지를 찢고 걸어 나오는 것 같았다. 우루과이가 백인 이민자들의 나라라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외모는 모델 같지만 인터뷰 내내 우루과이에 관한 정보를 백과사전처럼 줄줄 쏟아내 조국에 대한 자긍심이 높은 ‘대사님’으로 보였다.




올해 9월, 대사 부임 3년 차를 맞았는데 소감이 궁금합니다. 

3년이 하루처럼 지나가버렸어요(웃음). 그만큼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바쁘게 지냈어요. 한국도 지난 3년간 대통령 선거와 남북정상회담 등 정치, 경제, 외교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이슈가 있었죠. 우루과이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포함 4개국과 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최근까지 진행 중이죠. 또 한국 내 각국 대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오찬, 조찬, 세미나, 컨퍼런스 등에 빠짐없이 참석하느라 매우 바쁘게 지냈어요. 

한국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나요. 

서울에 처음 도착했을 때 마치 서구 사회 같아서 놀랐어요. 고층 빌딩이 빼곡한가 하면 경복궁 같은 전통 건축물이 공존하고, 도심 한복판에 한강도 흘러 매우 신선했어요. 전통과 서구적 모습을 조화롭게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또 거리에 나가보면 아이들과 젊은이 대부분 친절하고 영어도 잘해 인상적이었어요. 한국인들은 대체로 영어 실력이 높은데 이것이 외국인을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우루과이는 축구 강국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또 어떤 매력이 있는지 소개 부탁드려요. 

남아메리카는 보통 열대기후로 알려져 있지만 우루과이는 사계절이 있어요. 제주도가 북위 30도 정도인데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는 남위 30도로 두 도시의 날씨가 비슷하죠. 여름에는 최고 기온 30℃ 정도를 유지하면서 선선한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영하 2~5℃로 서울처럼 춥지 않아요. 그 덕분에 호주나 유럽 등에서 휴가철에 여행을 많이 오죠. 우루과이는 100% 이민자들의 나라인데 각자 DNA에 예술, 음식, 건축 양식 등이 전수돼오고 있어 다양성이 존중되는 문화예요. 몬테비데오에 가보면 ‘건물이 로마 양식 같아’ ‘프렌치풍 건물이네’라고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음식 또한 종류가 다양한데 특히 농산물이 풍부해 건강한 식단을 맛볼 수 있죠. 기름이나 원유 자원은 없지만 땅이 넓어 세계적인 와인 산지와 축산물 생산국으로 유명해요. 한국과 FTA가 체결된다면 한국에서도 1등급 우루과이 소고기와 와인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을 거예요. 

요즘 한국에서 남미로 여행 가는 사람이 많은데, 추천 명소가 있나요. 

남미는 아름다운 해변으로 잘 알려져 있어서 수도이자 해안 도시인 몬테비데오를 돌아보기를 권해요. 아름다운 경관과 날씨, 흥겨운 탱고 음악과 멋진 춤사위 등을 즐길 수 있죠. 또 남부의 ‘푼타 델 에스테’는 우루과이 최대 휴양지로 해변가에 레스토랑과 카페가 줄지어 있어 여행자들이 많아요. 갤러리도 즐비해 ‘에스테 아르테’라는 아트 페어가 펼쳐지고, 패션 위크도 열리는 생동감 넘치는 곳이에요. ‘호세 이그나시오’는 힙스터가 많이 찾는 여행지예요. 기네스 팰트로, 키아누 리브스 등 할리우드 배우와 영국, 모나코 등 유럽 왕실가에서도 주로 찾는 여행지로 알려져 있어요. 

우루과이에 가서 꼭 먹어야 할 대표 음식은 무엇인가요. 

우루과이는 ‘우루과이 나투랄’을 국가 슬로건으로 삼을 정도로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이 풍부해요. 건강하고 육질 좋은 소고기를 저렴한 값에 먹을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죠. 대부분 우루과이 와인 한 잔에 소고기 요리를 함께 즐기죠. 현지에서 재배한 신선한 식재료로 요리한 음식을 맛보길 권합니다. 

우루과이 사람들은 어떤 문화생활을 누리는지 궁금해요. 

매년 1~2월 카니발이 열리는데 온 국민이 40일 동안 즐겨요. 대부분의 시민들이 오랜 기간 노래와 춤, 퍼레이드를 준비하죠. 사실 탱고도 우루과이가 원조예요. 가장 유명한 ‘라 쿰파르시타(La Cumparsita)’도 원곡은 우루과이에서 만들어졌어요. 지금도 주말이면 우루과이 곳곳에서 탱고 음악을 쉽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이가 일상적으로 즐겨요. 

한국에서는 여가를 어떻게 활용하나요. 

테니스나 승마 등 운동을 해요. 쉬는 날엔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길 좋아해요. 특히 서촌을 좋아하는데 가장 한국적인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화벽화마을도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부산과 전주, 제주 등도 흥미로웠는데 개인적으로는 조용한 동해가 가장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루과이에 대해 더 설명하자면. 

우루과이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건 ‘안정적인 사회’라는 점이에요. 한 통계에 따르면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잘 발달한 나라로 우루과이가 15위를 차지했어요. 다양한 유럽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나라다 보니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가 생성된 거죠. 정치, 사회, 경제 면에서 안정적이기 때문에 매우 높은 수준의 외국인 투자도 진행되죠. 문화적, 예술적, 건축학적으로도 볼만한 것들이 많아 여행자들이 와서 즐기기에 매우 좋은 나라라고 자부합니다.


사진 김도균 디자인 김영화




여성동아 2019년 10월 6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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