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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 변호사가 ‘전세사기 방어전략’ 알려드림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

입력 2022.09.18 10:00:01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년(2019~2021)간 전세 사기 피해자 수는 1351명. 나도 당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 변호사가 전세 사기를 방지하는 팁과 대응법을 명료하게 정리했다.
“전셋집을 알아보는 신혼부부입니다. 모은 돈이 많지 않아 빌라 전세를 구하고 있어요. 문제는 요즘 전세가가 매매가를 추월하는 상황에 전세금 돌려받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접했다는 겁니다.”

전세 계약이 종료되면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 게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최근 금리 인상과 부동산 가격이 치솟자 전세가가 매매가를 웃도는 ‘깡통 전세’가 늘어나면서 전세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한 이들이 많다. 전세 사기도 기승을 부린다. 임차인 처지에서 전세 사기 사전 방지법과 사후 대응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전세 사기를 방지하려면 전세 계약 전부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세입자는 우선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거주를 희망하는 지역의 매매 시세와 전세 가격을 비교해봐야 한다. 만약 매매 시세와 전세가 차이가 없는 매물이라면 계약을 피하는 것이 좋다.

“계약 전 무엇을 유의해야 하나요?”

그럼에도 계약을 희망한다면 집주인에게 월세 계약을 제안해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 대출 이자를 무리하게 부담하기보다 보증금을 낮추고 그 차액을 월세로 내는 방법이다. 가령 집주인의 자금 상황에 문제가 생겨 부동산이 경매에 넘어간 경우, 세입자가 사전에 보증금을 낮췄다면 부동산 낙찰가가 매매 시세보다 낮아지더라도 돌려받을 보증금에 영향을 덜 미친다.



세입자가 사전에 취할 수 있는 두 번째 안전조치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에서 해당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주의할 점은 계약 당시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이미 거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입하고자 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보증보험은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을 때는 가입이 불가하다. 보증보험사 입장에서는 세입자의 전세금을 보증하는 대신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잡게 되는데, 담보 부동산의 매매가보다 세입자에게 내줄 전세가가 높으면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입자는 보증보험 가입을 계약 기간 중으로 미루지 말고 계약 전부터 미리 준비해야 한다. 만약 집주인이나 보증보험사가 가입을 거부한다면 전세 계약을 피하는 게 안전하다.

부동산중개업자에게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집주인은 부동산중개업자에게 세입자를 찾아달라고 맡겨놓고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중개업자는 집주인 동의 없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세입자와 계약하기도 한다. 이때 여러 가지 법률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중개업자만 믿지 말고 반드시 직접 집주인에게 계약 사실을 확인해야 한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안 돌려주네요…”

7월 28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세 사기 전담수사본부’를 설치하고 “2023년 1월 24일까지 6개월간 집중 단속에 나선다”고 밝혔다.

7월 28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전세 사기 전담수사본부’를 설치하고 “2023년 1월 24일까지 6개월간 집중 단속에 나선다”고 밝혔다.

정상적으로 계약을 맺고 난 뒤에도 세입자가 체크해야 할 사항은 많다. 우선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세입자의 우선변제권과 대항력을 갖추는 중요한 요소다. 추후 집주인 잘못으로 부동산 경매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전입신고를 마치고 확정일자를 받은 세입자는 전세금을 우선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생기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다.

한편 전세 기간이 끝났는데도 부동산 시세를 핑계로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이 있다면 세입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세입자는 우선 집주인에게 전세금 반환에 협조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해야 한다. 해당 절차만으로도 법률상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세입자의 의사전달을 하는 셈이다.

주택임대차 계약에서 세입자의 명도 의무(집을 비워줄 의무)와 집주인의 전세금 반환 의무는 동시이행 관계다. 동시이행은 동시에 의무를 이행한다는 뜻으로, 세입자가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증명을 집주인에게 전달한다면 계약을 해지하는 효력이 생긴다.

예상치 못한 전세 사기를 당한 경우라면 관련 내용을 모두 적어서 내용증명을 발송해야 한다. 소송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내용증명은 소송에서 중요한 증거자료로 활용된다. 내용증명을 발송했는데도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세입자는 전세금반환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전세금반환소송이란 계약이 끝났음에도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을 상대로 세입자가 제기하는 소송을 말한다. 소송 기간은 평균 4개월 정도 소요된다.

소송에서 이겼는데도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판결문으로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다. 집주인의 집을 경매로 넘기거나 통장 차압, 가구 등의 재산을 압류해서 돈을 받을 수도 있다.

“차라리 이 집을 사버리면 어때요?”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없으니 세입자에게 “차라리 집을 매입하라” 유도하는 집주인도 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보다 나은 건가’ 생각할 수 있지만 마냥 반길 만한 일은 아니다. 세입자 처지에서 예상치 못한 재산이 생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세입자는 취등록세나 재산세 같은 불필요한 세금을 지출하게 되고, 추후 해당 주택을 매도할 때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세입자가 무주택 자격으로 주택청약을 계획한 상황에서는 유주택자로 분류돼 낭패를 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집주인이 빚을 진 채권자가 많은 상태에서 집을 세입자에게 넘길 경우 해당 주택에 묶여 있던 채무 관계도 함께 넘어올 위험이 있다는 것. 따라서 전세금을 돌려받는 대신 주택 매입을 고려한다면 매도하려는 집주인에게 채무 문제를 정리하도록 하거나, 부동산경매를 통해 집을 낙찰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다시 정리해보자. 전세 계약을 맺기 전 먼저 주변 시세를 확인하고 사전에 보증보험에 가입하는 게 좋다. 전세 계약을 맺은 후에는 바로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 전세 계약이 끝날 때 전세금 반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세금반환소송 절차를 진행한다. 무엇보다 전세보증금의 가격 변동이 크거나 보증보험에 가입되지 않는 지역 또는 주택은 전세 계약을 피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전세사기 #부동산 #엄정숙 #여성동아

사진 게티이미지 뉴스1



여성동아 2022년 9월 7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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