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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시대, 우리 아이 눈 건강 지키기” 조영주 더연세안과 원장

글 김명희 기자, 이승주 의학전문

입력 2021.12.30 10:30:01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듯이 눈은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1차적으로 눈을 통해 확인한다. 눈은 그 사람의 첫인상을 가르는 척도이기도 하다. 힘 있고 총명한 눈이 있는가 하면 초점을 잃은 흐릿한 눈도 있다. 내 아이의 눈은 어떨까. 혹시 시력 저하로 눈매와 표정이 달라지고 있는 건 아닐까.
“아이 시력이 좌우가 너무 달라요.”
“아이가 온종일 스마트폰만 보는데 시력이 나빠지지 않을까요?”
“매일 아침, 눈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어요.”

우리 주변에는 눈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많고 많다. 스마트폰과 태플릿 등 전자기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코로나19 감염 위험으로 인해 실내 생활이 너무 길어져서 햇빛을 볼 시간이 줄어들고 먼 곳을 바라볼 일이 없어지는 것이 더 큰일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가 눈 건강을 해치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 가장 큰 피해자는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다. 햇빛은 우리 눈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고 근시 진행을 억제하며 안구의 정상적인 성장을 돕는다. 문제는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집콕 생활과 근거리 작업만 지속하는 현실에 놓여 아이들의 근시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 초등학교 1학년 26%, 4학년 45% 정도이던 근시(맨눈 시력 0.7 이하 상태) 유병률이 코로나19 1년 후인 2021년에는 1~2학년 38%, 4~5학년 63%로 크게 증가했다.

안과 전문의 조영주 더연세안과(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원장에게 집콕 시대 어린이 눈 건강법에 대해 들어봤다.


햇빛 보지 못하는 어린이들, 근시 늘어

요즘은 안경 쓴 어린이들이 너무 많아요. 근시 인구가 늘어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최근 몇십 년 동안 아시아인들 사이에 근시 진행이 많이 되었어요. 요즘 아이들이 과거보다 발육도 좋고, 키가 많이 커졌잖아요. 일반적으로 성장기에 안구가 커지면서 앞뒤 길이가 길어지면 근시가 되거든요. 빛이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해서 망막에 상을 맺게 되는데, 안구 길이가 길어지다 보니까 상(이미지)이 맺히는 곳보다 망막이 더 뒤에 있는 거죠. 그래서 뒤쪽에 있는 망막으로 상을 밀어내야 정확한 상이 맺히게 되니까 근시인 사람들이 오목렌즈 안경을 쓰는 거예요.

시력 저하(근시) 어린이가 많아진 게 빨라진 성장 속도와 관련이 있다는 건가요.

빠른 성장 속도가 관련이 있긴 하지만, 더 중요한 게 있어요. 야외 활동이 줄고 근거리 작업이 많아진 것도 영향을 줘요. 예전에는 초등학생들이 바깥에서 많이 놀았어요. 멀리 쳐다보는 야외 활동을 주로 한 거죠. 그런데 최근엔 아시아 청소년들의 학업 시간이 서양 청소년에 비해 매우 길고, 근거리 작업(스마트폰, PC 등)을 많이 하는 게 근시 진행에 주된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이 우세해요. 근거리 작업이 근시 진행의 주된 원인인지, 멀리 보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 하는 것이 주된 원인인지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어요. 최근에는 밝은 햇빛 아래에서 야외 활동을 충분히 못하는 것이 근시 진행에 영향을 준다는 의견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요.



산과 들, 바닷가에 사는 어린이의 시력이 더 좋을 수 있겠네요.

아무래도 그렇겠죠. 멀리 있는 것을 바라보는 그 자체로 근시 진행이 억제되고,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힐링도 돼요. 초록색이 눈을 상쾌하게 하니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햇빛을 많이 봐야 해요. 비타민 D 혈중 수치가 낮으면 근시가 진행돼요. 자연광에 야외 활동을 많이 하면 성장기 어린이들은 시력 발달이 원활해져요.

요즘 스마트폰을 온종일 보고 있는 아이들이 많아요.

스마트폰을 오래 보면 눈이 나빠진다는 인과관계가 결론이 난 건 아니에요. 다만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건 피할 것을 권장해요. 어두운 곳에서 엎드린 채 뭔가를 보면 눈이 엄청 피곤해질 수 있으니까요.

최근 중국에서는 온라인 게임이 시력 저하를 불러온다며 온라인 게임 총량제(청소년 근시 예방)를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좋을 리가 없겠죠. 작은 화면을 오랜 시간 집중해서 쳐다보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스마트폰 보는 내내 눈에 힘을 주니까 주변 근육들이 초긴장 상태일 겁니다.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다가 먼 거리에 있는 사물을 보면 선명하지 않을 수 있어요. 눈이 침침하거나 쉽게 피로해지는 거죠.

과거에는 책을 많이 봐서 시력이 나빠졌다고 했는데.

예전에는 엎드리거나 누워서 책을 많이 봤잖아요. 스탠드 등도 요즘처럼 LED가 아니고요. 특히 40대 이후 녹내장 위험군인 분들은 컴컴한 곳에 엎드려서 스마트폰 보다가는 녹내장이 올 수도 있어요.


아이 눈 건강 체크 3~4세 때 시작해야

더연세안과 조영주 원장과 오백록 교수. 두 사람은 의대에서 만나 함께 공부하며 사랑을 키웠다.

더연세안과 조영주 원장과 오백록 교수. 두 사람은 의대에서 만나 함께 공부하며 사랑을 키웠다.

아이를 키우면서 눈 건강은 간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은 한쪽 눈이 잘 안 보여도 이야기를 안 하니까 상당 기간 모르고 지나갈 수 있어요. 초등학교에서 시력검사를 하면서 알게 되더라고요. 어린이들은 시력이 발달하는 시기에 시력 검진을 하고 안경을 씌워주는 것이 중요해요.

요즘 아이들 가운데는 좌우 시력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경우도 많다고 하던데요.

‘부등시’라고 하죠. 한쪽 눈은 안경을 써야 잘 보이고 반대쪽은 안 써도 잘 보인다면, 안경을 써야 잘 보이는 눈은 선명히 못 보고 있었던 거예요. 그렇게 되면 잘 안 보이는 눈의 시력 발달이 늦어져요. 오랫동안 방치하면 약시가 올 수 있어요. 한쪽 눈이 잘 보이니까 생활에 불편함을 모르고 방치했다간 평생 시력 저하 상태가 되는 거죠.

좌우 시력 차이가 있거나 약시가 오면 안경으로 치료가 되나요.

만 10세 미만이라면 가림 치료가 효과가 있어요. 잘 보이는 쪽을 가려서 잘 안 보이는 쪽으로 보도록 유도하는 거죠. 불편해도 잘 참아내면 시력을 정상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아이 눈 건강은 몇 세부터 체크하는 것이 좋을까요.

만 5세 정도에는 교정시력이 1.0까지 나와야 하고, 7~9세경이 되면 어느 정도 시력이 완성돼요. 따라서 만 3~4세부터는 안과 검진을 권고하고 있어요. 적어도 매년 검진을 해주어야 해요. 3~4세 때 검진으로 약시를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아요.

눈이 나쁜 아이에게 라식수술, 혹은 라섹수술을 시킬 최적기가 있나요.

라식이나 라섹수술은 성장이 끝난 다음에 하는 게 좋아요. 10대보다는 20대 초반이 적기라고 봅니다. 대학에 입학할 때 즈음이면 딱 좋아요. 30대 후반부터는 빠른 분들은 노안이 와요. 그때는 근시가 오히려 도움이 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30대 후반 이후 분들이 라섹, 라식수술을 하러 오면 기다려보라고 해요.

라섹수술과 라식수술의 차이점은 뭔가요.

라섹수술은 각막의 겉을 차지하는 아주 얇은 뚜껑(상피)를 벗긴 다음에 각막 모양을 바꾸는 것이고, 라식수술은 뚜껑(상피)을 열고 레이저로 각막 모양을 다시 만든 다음 덮는 것이에요. 덮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고 세포가 자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죠. 수술하고 당장 활동해야 한다면 라식수술을 권하고, 그렇지 않다면 라섹수술도 요즘은 많이 아프지 않으니까 권할 만해요. 각막이 너무 얇다거나 각막에 혼탁이 있어서 수술이 어려운 경우도 있어요.

드림 렌즈가 수술을 하지 않고 시력 교정에 효과가 있다고 하던데요.

잘 때 착용하는 특수 콘택트렌즈라고 해서 드림 렌즈로 불려요. 각막 모양을 변형시켜서 아침에 일어나 렌즈 빼고 하루 종일 안경 없이 보낼 수 있어요. 렌즈가 각막 중심부를 눌러서 근시를 일시적으로 교정해주는 거예요. 성장기 어린이일 경우 빠른 근시 진행을 막을 수 있죠. 콘택트렌즈를 오래 사용하면 각막 두께가 얇아진다고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신데, 그렇지는 않아요.

유전에 의해 시력에 문제가 생기거나 안질환이 발병하기도 하나요.

유전자에 의한 안질환이라고 해서 가족력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아이는 질환이 있는데, 부모님은 정상인 경우도 많거든요. 망막색소변성이나 스타가르트병이 대표적인 유전성 망막질환인데, 요즘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정확한 원인이나 유전자변이를 찾는 것이 가능하고, 이에 대한 유전자치료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어요. 대부분 연구 단계지만, 임상시험에 성공한 치료제도 나오고 있어요.

최근 신생아 안질환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들었어요.

미숙아망막병증이라는 질환이 있어요. 의학 기술 발달로 미숙아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이 질환이 부상하기 시작했어요. 임신 후기에 태아의 눈에 망막이 생기고 망막혈관도 발달하는데, 이른둥이로 태어날 경우 망막 주변부의 혈관 발달이 덜 되었을 수 있어요. 이로 인해 여러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 실명하게 될 수도 있어 안타까워요.

눈을 지키는 영양소는 어떤 것이 있나요.

눈의 대사 요구량이 생각보다 많아요. 본다는 것은 무척 많은 일을 하는 거예요. 계속 보면서 빛에 노출되니까 열도 발생하고, 활성산소도 많이 생기고요. 대사산물도 많겠죠. 열을 식히기 위해서 혈액 공급도 많아야 하고, 대사를 위해서 포도당 소모도 많고, 활성산소를 처리하기 위한 항산화 물질도 분포해 있어요. 흔히 비타민 A가 눈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지만, 현대 식생활에서 비타민 A가 부족하진 않아요. 눈 건강에 가장 중요한 건 항산화제라고 봐요. 대표적인 항산화제가 비타민 C이고, 눈과 관련된 항산화제로는 루테인이 있습니다. 루테인과 지아잔틴은 안구 안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요. 그런데 이들 성분은 태어나면서 안구 안에 가지고 있는 영양소이고, 사람 몸에서는 새롭게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나이 들면서 줄어들죠. 미국국립보건원(NIH)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기 황반변성일 때 루테인을 포함한 항산화제를 복용했더니 황반변성 진행이 많이 줄었다고 해요. 그래서 루테인이 눈 건강에 좋다는 것이 밝혀졌고, 관련 시장이 급속히 커진 거죠.

눈 건강을 위해 생활 속 식단에서 챙겨야 할 게 있다면.

지중해식 식단이 좋아요. 등푸른생선, 녹황색 채소, 달걀노른자, 케일, 당근 등에 루테인 같은 항산화 물질이 많이 들어있어요. 오메가3가 풍부한 음식도 좋고요. 비타민 C·E, 아연 등도 권해요.

안과 전문의시니만큼 자녀 눈 건강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실 듯 합니다.

남편(오백록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이 조금 심했어요. 대학병원이라 눈을 다쳐 응급으로 오는 아이들을 많이 만나서인지 아이 눈높이에 뾰족한 것이 있는 것을 불안해하더라고요.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일일이 치우는 걸 남편이 다 했어요.

남편도 안과의사면 서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그런 편이죠. 남편과 저는 학생 때 만났어요. 당시 남편은 본과 2학년이었고, 저는 본과 1학년이었죠. 만난 지 2년 만에 결혼해서 같이 공부했다고 봐야죠. 전문의 시험 준비하고 공부하느라 결혼하고 8년 후에 아이를 낳았어요.

결혼을 일찍 하셨네요.

남편이 “인턴이나 레지던트(전공의) 때 결혼하면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까 지금 하자”고 했어요. 양가 부모님을 레스토랑에 모셔놓고 파워포인트까지 준비해서 ‘왜 지금 결혼해야 하는가’에 대해 브리핑을 하더라고요. 부모님이 설득당한 게 아니라 기가 차서 허락하신 것 같아요(웃음). 지금 생각하면 어릴 때 용감하게 결혼하길 잘한 것 같아요. 그때 뒤로 미뤘으면 결혼을 선택했을까 싶어요.

안과의사로서 앞으로 포부가 있다면.

원칙대로 정직하게 진료하고 싶어요. 지역 특성상, 환자 본인이 의사이거나 의사 가족인 경우가 많아요. 의사도 믿고 찾는 안과를 만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공부하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눈 건강 지키는 5계명
1 스마트폰이나 TV를 너무 가까이서 오래 보지 마세요.
2 집콕 생활보다는 햇볕 아래에서 멀리 보는 습관을 가지세요.
3 눈을 비비지 마세요. 눈을 비비다 보면 미세먼지, 알레르기로 인해 각막에 상처가 날 수 있어요.
4 눈에 온 감기(눈병) 예방을 위해 손 씻는 습관을 가지세요.
5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꼭 필요해요.

사진 홍태식



여성동아 2022년 1월 69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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